본문바로가기

요르단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도 졸업한다!

작성일2013.06.24

이미지 갯수image 23

작성자 : 기자단

  초등학교 3학년이 졸업을 한다. 어라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 명제가 거짓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초등학교 3학년이 졸업을 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르단에서 이것은 참인 명제이다. 좀더 구체와하면 '요르단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인 남학생은 졸업을 한다.'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요르단이 어떤 나라인지를 이해해야 한다.  

 

 

이슬람 국가, 요르단  

   

  요르단은 국교가 이슬람인 이슬람 국가이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매일 다섯 번씩 들리는 기도 시간을 알리는 모스크의 아잔 소리. TV에서 24시간 방송되는 코란 해설 방송. 일상 대화에서도 수십 번은 자연스럽게 나오는 단어 '알라'. 확실한 남녀 구별. 발목까지 내려오는 흰색 옷을 입은 남자와 히잡을 쓴 여자. 하지만 요르단은 사우디아라비아나 쿠웨이트처럼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요르단은 다른 종교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타종교를 가진 사람들에게 무슬림으로 개종할 것을 강용하지 않는다. 또한 코란에서 술을 금해야 하는 것으로 말했음에도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술집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히잡을 쓰지 않은 여자들이 히잡을 쓴 여자들만큼 많고, 하루에 다섯 번 기도를 하는 것이 무슬림의 의무이지만 하루에 한 번 하는 사람들도 많다.  

 

 

초등학교부터 시작되는 남녀 구별

 

  하지만 요르단도 다른 이슬람 국가처럼 남녀간에 구별이 확실하다. 본격적인 남녀 구별은 2차성징과 사춘기가 시작되는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시작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공립, 사립 초등학교는 4학년을 기준으로 남녀가 분반되거나, 남학생들은 다른 남자 학교로 전학을 가야 한다. 이처럼 이곳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남자와 여자가 같이 생활하는 일이 흔하지 않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도 내외를 한다. 무슬림이 아닌 많은 사람들은 '이것이 과연 남녀 차별은 아닐까'라는 의문을 품을 것이다. 나 또한 이런 의문을 가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3년동안 전공으로 아랍어를 공부하고 이들의 문화를 배우면서, 이러한 남녀 구별은 서로에 대한 배려에서 나온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 우리나라처럼 요르단도 공연이 끝나면 꽃다발을 선물한다(사진=심아영)

 

 

암만의 명문 카톨릭 학교 Rosary College School

 

  Rosary College School은 암만에 있는 명문 카톨릭 학교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요르단은 다른 종교를 이해하고 박해를 하지 않기 때문에, 명문 카톨릭, 기독교 학교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Rosary College School이라는 울타리 안에 유치원, 초등학고,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모든 교육기관이 있다. 공립학교에 비해 학비가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암만에서 좀 산다는 집의 자녀들만 다닐 수 있다. 하지만 학비가 비싼 만큼 시설도 좋고, 교육 커리큘럼도 훌륭하다. 암만에서 가장 좋은 강당을 갖춘 학교이기도 하다. 또한 카톨릭 학교답게,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고학년, 중학교, 고등학교의 교장선생님들은 수녀님들이다. 이슬람 국가에 이런 학교가 있다니!  

  요르단에 와서 지금까지 나에게 가장 많이 도움을 준 친구가 있다. 요르단대학교 한국어과 4학년에 재학중인 Rania이다. Rania가 졸업한 학교가 바로 Rosary College School이다. 그녀의 대학교 이전 사진들을 보면 항상 여자들밖에 없었다. 그녀의 친구들을 만나서 학교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도 당연히 여자 학교라고 생각했는데, 공연을 보러 갔을 때 남학생들이 있어서 놀라웠다. 

 

 

△ 영어, 프랑스어, 아랍어로 자신의 졸업 소감을 발표하는 졸업생들(사진=심아영)

 

 

초등학교 3학년 남학생들을 위한 졸업식

 

  Rania의 Rosary College School에서의 추억에 남학생이 없었던 이유는 간단했다. 바로 이 학교에서 남학생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이곳에 입학했던 남학생들이어도 초등학교 3학년이 그들이 다닐 수 있는 최고 학년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이슬람이라는 종교적 특성상,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는 남학생과 여학생이 다른 곳에서 공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6월 13일에 있었던 졸업식을 Rosary College School를 떠나야 하는 남학생들을 위한 행사였다. 졸업식에 참석한 초등학교 3학년 남학생들의 태도는 대학교 졸업생 못지않게 진지했다. 정말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것처럼... 졸업식은 귀여운 남학생 3명이 강당에 서서 웅변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한 학생은 아랍어, 한 학생은 영어, 한 학생은 프랑스어로 자신의 졸업 소감을 발표하고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했다. 우리나라의 9시 뉴스처럼 요르단 국영 방송의 8시뉴스에서도 이들의 졸업식을 주목할 정도였다. 

 

 

△ 자신의 메이크업 순서를 기다리는 아이들(사진=심아영)         ▲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춤을 춘 Reem(사진=심아영) 

 

 

△ '팜,팜'하면서 예쁘게 립스틱을 바르는 아이들(사진=심아영)      ▲ 팔다리가 길쭉해서 시원시원하게 인도 춤을 춘 Nour(사진=심아영)

 

 

Rosary College School 졸업식 준비하기 

 

  행사 한 달 전에도 학교에 가서 졸업식 준비를 도왔다. Rosary College School에서 발레, 미술, 음악을 가르치시는 Rania어머니께서 졸업식과 함께 하는 공연을 기획하셨기 때문이다. '전세계 아이들의 모임 : 어린이 권리에 관해서'라는 주제로 공연을 기획하셨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중국어를 가르쳐달라고 부탁하셨기 때문이다. 곧잘 따라하는 아이들을 보니 기특했다.

  행사 당일에도 5시에 졸업식이 시작되었지만, 3시부터 학교에 가서 Rania와 어머니를 도왔다. 80명에 달하는 아이들의 메이크업을 맡았는데, 준비 시간 2시간이 정신없이 빠르게 지나갔다. 준비를 끝내고 한 숨 돌리고 보니 아이들 머리와 얼굴에 붙였던 금색, 은색 가루가 온몬에 묻어있었고, 준비해간 립스틱과 아이라이너는 망가져있고, 땀으로 범벅 되어서 팔이 끈적거렸다. 하지만 예쁘게 꾸미고 순수하고 맑게 장난을 치고 있는 아이들을 보니 저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졸업식이 시작되다

 

  5시가 되자 요르단 국가와 함께 졸업식이 시작되었다. Rania어머니 덕분에 앞에서 두 번째 줄 가운데에 앉을 수 있었다. Rosary College School의 졸업식은 거의 학예회 같았다. 졸업식은 10분뿐이었고, 50분동안 초등학교 1,2,3학년의 공연이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행사는 졸업 소감 발표, 공연, 졸업식 순서대로 간단했다.

 

  

△ Children's Rights(사진=심아영)                  ▲ 공연의 시작 부분(사진=심아영)                 △ 전세계 아이들의 모임(사진=심아영)

 

  졸업생 대표의 졸업 소감 발표가 끝나고 Rania 어머니께서 기획하신 공연이 시작되었다.  한 요르단 가정의 아들과 딸이 TV를 통해 '전세계 아이들의 모임'을 보는 것부터 시작되었다. 할머니 역할을 맡은 아이가 그 역할을 너무 충실하게 해서 공연장이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전세계 아이들의 모임은 말 그대로 전세계 각국의 대표들이 모여서 기아, 폭력 등 어린이에 관해 이야기를 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유럽, 아시아, 미국 이렇게 순서대로 대표 아이들이 나와서 어린이 권리에 대해 저마다 의견을 내놓은 다음에 여러명의 아이들이 나와서 춤을 추었다. 프랑스, 독일, 영국, 스페인, 네덜란드의 전통 옷을 입을 대표 아이들이 발표를 한 뒤에 Rania동생 Selina가 있었던 프랑스 춤을 연습하 아이들이 섹시한 춤을 귀엽게 추고 들어갔다. 다음으로 한국, 일본, 인도, 중국의 전통 옷을 입은 아이들이 나와서 발표를 했다. 사전 준비와 메이크업을 가장 많이 도왔던 부분이어서 더 몰입해서 지켜봤다. 아시아 대표들의 발표가 끝난 뒤에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노래에 맞춰 아이들이 춤을 추었다. 공연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강남스타일을 따라 불렀던 것도 신기한 경험이었다. 러시아 인형춤, 미국 남부와 하와이 춤을 추던 아이들도 모두 하나같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 러시아 인형춤을 추는 아이들(사진=심아영)                     ▲ 일본, 한국 대표 아이들(사진=심아영) 

 

 

△ 프랑스 춤을 추는 아이들(사진=심아영)                  ▲ 미국 남부 춤을 추는 아이들(사진=심아영)

 

  50분의 공연이 모두 끝나고 다시 졸업식이 시작되었다. 하늘색 학사모를 쓰고 정장을 단정차게 입은 남학생들이 호명되는 순서대로 나와서 수녀님과 악수를 하며 졸업장을 받았다. 졸업장을 받은 뒤에 졸업생들이 한 줄로 나란히 서서 우리나라 졸업식 노래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 다시 만날 그 날 위해 이 노래를 부르네'와 비슷한 가사의 노래를 불렀다. 이렇게 졸업식 노래와 함께 행사는 끝났다.

 

△ 졸업식 노래를 부르는 졸업생들(사진=심아영)

 

 

△ 졸업장을 받는 졸업생들(사진=심아영)                          ▲ 한줄로 서서 호명되길 기다리는 졸업생들(사진=심아영)

 

 

졸업식이 끝난 뒤에...

 

  졸업식이 끝나고 나서의 분위기는 우리나라와 굉장히 비슷했다. 졸업한 학생들과 공연한 아이들은 꽃다발을 들고 서로 사진을 찍거나, 부모님, 선생님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메이크업을 해주면서 친해졌던 아이들도 나에게 다가와서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다. 뿌듯했던 순간이었다. 강당과 강당 밖은 그렇게 졸업식이 끝나고 20여분동안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복잡했다.

 

△ Rania와 Yieun과 함께(사진=심아영)           ▲ Rania동생 Selina와 친구(사진=심아영)      △ 사진 찍는 사람들로 붐비는 모습(사진=심아영)

 

  요르단에서는 졸업한 사람들이 탄 차들이 요란하게 경적 소리를 내면서 달리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시끄러워서 짜증을 낼 법도 한데 요르단 사람들은 오히려 박수를 쳐주고 환호성을 보내며 졸업한 사람들을 축하해준다. 이번에 졸업한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탄 차들도 학교 주차장에서부터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학교를 떠났다. 졸업식 끝나고 바로 집으로 가려고 했는데 Rania 어머니께서 같이 저녁을 먹자고 하셔서 함께 집으로 향했다. 요르단에서도 우리나라처럼 졸업식이나 공연 등의 큰 행사가 끝난 뒤에 가족이 다같이 모여서 식사를 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 Rania집에서 함께 만들어 먹은 연어김밥(사진=심아영)            ▲ 나의 요르단 엄마 Rania의 어머니(사진=심아영) 

 

 초등학교 3학년 남학생들을 위한 졸업식이라는 특별한 경험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요르단의 새로운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졸업식의 이유와 방식은 우리나라와 다르지만, 학생들의 졸업과 새로운 출발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사람들의 모습은 같았다. 이러한 기회를 준 친구 Rania와 가족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 요르단에서 마주할 새로운 모든 경험들이 기대된다.

 

   

 

 


해당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로 영현대 저작권이 있습니다.
                                            해당 콘텐츠의 상업적 이용을 금지하며, 비영리 이용을 위해 퍼가실 경우 내용변경과 원저작자인 영현대 워터마크 표시 삭제는 금하고 있습니다.

SNS 로그인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할 계정을 선택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