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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猫(묘)한 급식소

작성일2013.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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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길가다가 찍은 귀여운 길고양이 사진! (사진 - 김단아) 

 

얼마 전, 페이스북에 ‘고양이 잡은 날’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와서 큰 논란이 되었다. 1분 정도 되는 이 영상에는 길고양이 한 마리가 개에 물려 질질 끌려다니는 모습이 나오고, 뒤이어 동영상 게시자가 길고양이를 발로 차는 등 각종 이해할 수 없는 장면들이 나온다. 이 동영상을 올린 박 모 씨는 아무 생각 없이 올린 동영상이라며, 동물 학대 의혹을 부인했지만 결국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가 시작되었다. 이 영상이 논란이 된 후, 길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동물보호법에서 길고양이를 ‘도심지나 주택가에서 자연적으로 번식해 자생적으로 살아가는 고양이’로 정의하면서 보호 대상으로 규정하였다. 안락사의 대상이 아닌 보호 대상으로 인정받은 길고양이. 하지만 여전히 문제점은 많다. 특히 계속해서 늘어나는 길고양이의 수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 와중, ‘길고양이’ 관련 뉴스를 살펴보다가 강동구에 길고양이 급식소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강동구의 猫(묘)한 급식소, 그것이 궁금하다! 

 

만화작가와 캣맘들이 만나면  

 

한 눈에 발견할 수 있는 강동구청 앞 길고양이 급식소의 모습! (사진 - 김단아)

 

6월 3일, 강동구에는 신기한 급식소가 생겼다. 노숙자를 위한 급식소 아니다. 홀몸노인들을 위한 급식소 그것도 아니다. 바로 ‘길고양이’를 위한 급식소다. 전국에서 최초로 서울시 강동구에는 길고양이 급식소가 설치되었다. 길고양이 급식소에 대한 이야기가 최근에서야 등장한 것은 아니다. 지난 2월부터 만화작가 강풀은 지역 캣맘으로 구성된 미우캣보호협회와 뜻을 같이하면서 길고양이 급식소에 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1월 말 트위터를 통해 강동구 캣맘들과 만났어요. 제가 강동구에 길고양이를 위한 제안을 하나 해볼 테니, 고양이들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죠. 급식소가 가장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였어요.  

 

강풀 작가는 이해식 강동구 구청장과 단독면담을 진행하는 등 길고양이에 대한 대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4년 전 우연히 길고양이를 주워 기른 것을 계기로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고 한다. 강풀은 1500만 원 상당의 사료비와 함께 사료그릇 50개와 사료 6톤을 기부하였다. 미우캣보호협회는 캣맘, 캣대디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사람들은 6개월에서 20여년 가까이 길고양이들을 돌봐온 사람들이다. 이렇게 길고양이 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하나둘씩 모여들면서 ‘십시일반’이라는 말과 같이 길고양이 급식소가 시작되었다. 

 

十匙一飯(십시일반) 급식소 

 

왼쪽 사진은 현재 강풀씨 블로그에 올라와있는 강동구 길고양이 급식소 디자인 (사진-강풀닷껌)이고 오른쪽 사진은 실제 길고양이 급식소의 사진이다. (사진 - 김단아)

 

현재 강동구의 관내 주민센터 18곳과 주요 관공서 주변에 길고양이 급식소가 설치되어 있다. 이 이유는 전국에서 최초로 시행하는 만큼 ‘홍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 앞에 배치하기로 했다. 강동구청에 들른 52세 이지선 씨는 "강동구청에 볼 일이 있어서 들렀는데, 길고양이 급식소라는게 만들어 진걸 보고 신기했어요. 이렇게 구청 앞에 있으니까 구에서 길고양이 문제에 큰 관심이 있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안그래도 여름이라 더워서 집에 있을 때 창문 열어놓고 있으면 고양이 소리 때문에 잠을 못 잘 때도 많아 길고양이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던 참이었어요. 길고양이 급식소가 보다 확대되어 좋은 성과를 거두었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길고양이 급식소에 필요한 물품들은 모두 기부로 마련되었다. 강풀씨의 기부와 더불어 캣맘과 캣대디들의 따뜻한 마음이 모여서 몇 년동안은 거뜬할 만큼 모였다고 한다. 이런 따뜻한 도움의 손길이 하나둘씩 모여 만들어진 길고양이 급식소는 캣맘 혹은 캣대디들이 순수하게 자원봉사로 운영된다. 또한, 길고양이 급식소를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주변에 CCTV가 설치되어 있다. 

 

길고양이 급식소, 너는 어떻게 생각해  

 

 

캣맘들과 캣대디들의 자원봉사로 채워진 고양이 밥 그릇과 물 그릇 사진 (사진 - 김단아)

 

김미자 미우캣보호협회장은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공급하면서 중성화 수술을 병행하면 점차 개체 수를 줄일 수 있는데다 쓰레기봉투를 뜯어 주변을 더럽힌다거나 울음소리가 시끄럽다는 등의 민원이 사라져 결국 고양이와 주민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길고양이 급식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숙명여자대학교 미디어학부 이명현 양은 “길고양이들이 쓰레기통을 뒤지고 어지럽혀 놓는 것은 먹을 것이 없어서라고 들었어요. 배고파서 쓰레기통을 뒤지게 되고, 그래서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더럽다’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래서 이 문제는 길고양이 급식소를 통해서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고 보아요. 하루빨리 전국적으로 확대되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이야기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모두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강동구에 사는 21살 이수연 양은 “길고양이 급식소를 굳이 우리 동네에 만들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어요. 그렇게 되면 길고양이들이 다 거기로 모이게 되지 않을까요 한둘씩 모이다 보면 그 중 만약 질병이 있는 길고양이들도 있을 수 있는데, 그 질병이 다른 길고양이들에게도 전염될 수 있다고 보아요. 또 소음 문제도 더 심해질 것 같아요.”라고 우려하였다.  

 

그럼 너네 지역 길고양이들은 어때 

 

강동구에서 전국 최초로 길고양이 급식소가 시작되었다. 그보다 훨씬 전부터 길고양이에 대해 대책을 세운 곳이 있다. 바로 부산이다. 부산시는 2009년부터 TNR사업(중성화사업)을 시작해왔다. TNR이란 Trap-Neuter-Return의 약자로, 길고양이를 포획해 중성화 수술을 한 뒤 다시 길로 되돌려주는 방법이다. 처음 시작 4000만 원에서 올해 약 1억 원까지 예산이 확대될 만큼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부산시를 시작으로 인천시, 서울시 거의 모든 구에서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고양시 또한 길고양이에 큰 관심이 있는 지역이다. 고양시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 정발산역 2번 출구 미관광장에서 ‘고양시 유기동물 거리입양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시작해 6개월 동안 230여 마리에게 주인을 찾아주는 등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한성준 고양시 동물방역팀 계장은 “일 년에 두 차례 쉬는 날을 빼곤 매주 10마리 이상 유기동물이 입양된다. 고양시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안락사 되는 동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길고양이가 아닌 독립고양이로
 




강풀작가가 올린 길고양이 급식소 관련 만화 중 가장 마지막 장면이다. 길고양이에 대한 강풀작가의 마음이 드러나는 삽화이다(사진-강풀닷껌)


길고양이도 이제 법적으로 도시 생태계의 일원으로 인정받았다. 집이 없어 돌아다니는 ‘길’고양이가 아닌 주인 없이 스스로 자생하는 ‘독립’고양이로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여전히 도시를 더럽히는 존재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너무 따가운 눈초리로만 보지 말고, 오늘 한 번 길고양이 급식소에 사료 한 그릇 담아주고 오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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