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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머무르는 이곳에 잠시 마음을 맡기다.

작성일2013.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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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1. 매일 반복되는 데이트에 지루함을 느끼는 당신의 애인은 시무룩해한다.
      2. 더위와 일상에 지친 당신은 기계적인 도심이 지겹고 마음  속 깊이 박힌 한줄기 감성이 그립다.
      3. 오늘도 애인은 당신에게 ‘우리 내일 뭐할까 우리 내일 어디 갈까’ 라는 무언의 압박을 보낸다.
      4. 당신은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지만 집에만 있기에는 이젠 답답하다.
      5. 한국 근, 현대사에 관심이 많은 당신, 도심 속 역사 명소를 찾아 떠나는 체험을 하고 싶어졌다.

 위의 항목 중 어느 한 가지라도 해당되는 당신에게 새로운 데이트코스 혹은 여행코스를 위해 종로구 소재 ‘정독도서관’을 추천한다.


 

 


#01. 

 정독도서관은 서울특별시 종로구 북촌길에 위치하고 있다. 이전 경기고등학교가 위치하고 있던 자리에 터를 잡고 있는 정독도서관은 1977년 1월 개관한 곳으로, 현재 서울시립공공도서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근대건축 등록문화재 2호로 지정되어있는 정독도서관은 한국의 근대건축 양식을 그대로 품고 있는 역사 그 자체이다.
 도서류 529,373권, 비도서류 22,200점 등을 소장(2013.5월 기준)하고 있을 정도로 큰 규모의 정독도서관은 서울시에 위치한 공공도서관 중에서도 손에 꼽힐만한 규모의 소장서와 면적, 역사를 가지고 있다. 
 조선 역사의 중심지인 북촌길에 위치한 정독도서관. 조선의 뿌리를 품었던 정독도서관 터에는 많은 역사적 명소들이 숨어있다. 영화나 드라마, 책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는 정독도서관. 이곳에 들어서면 조선 역사의 한복판에 서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터. 그렇다면 이곳 정독도서관 터에는 어떤 역사가 흘러왔을까.

 

 


 ▲화기도감터였음을 알리는 비석.
사진=김명수
 
 첫 번째로 이곳 정독도서관은 조선 시대 총포를 만들었던 화기도감(조총청의 후신)이 위치하고 있던 ‘화기도감터’였다. 계속되는 왜군과의 크고 작은 전투에서 신식무기의 필요성을 절감했던 조선인들은 신식 총포의 개발 및 제작에 대한 열망을 보였다. 그곳 화기도감터가 바로 북촌 정독도서관에 위치하고 있었다.

 
 
▲성삼문선생 집터를 알리는 비석
사진=김명수

 다음의 역사는 어떤 모습으로 이곳에 자리했을까. 바로 사육신 중 한 명이었던 성삼문 선생의 집터. 성삼문 선생은 태종~세조의 시절 관직을 가졌던 선비로 익히 알려진 인물이다. 끝까지 두 임금을 섬길 수 없음에 대한 절개와 옳지 못한 권력에 대한 투쟁을 지속하다가 고결한 죽음을 맞이했던 성삼문. 그의 집은 이곳과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전 경기고등학교 자리에 위치하고 있는 정독도서관.
사진=김명수
 
 세 번째로는 중등교육발상지, 경기고등학교를 꼽아볼 수 있다. 고종에 의해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관립중등학교인 경기고등학교가 바로 이곳 정독도서관에 자리했다. 1900부터 1976년까지 계속해서 이곳에 위치해 있던 경기고등학교는 1976년 강남구 삼성동으로 이전하게 되었고, 이후 그 건물을 개보수하여 정독도서관으로 사용하게 된다.
 


  ▲김옥균 집터에 위치한 비석.
사진=김명수
 
 다음은 어떤 명소가 있었을까 정독도서관 안에는 이곳에 김옥균 집터가 있었음을 가리키는 비석이 서 있다. 조선의 근대 흐름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김옥균. 갑신정변이 논의되었고 조선 근대 역사의 치열했던 정점을 차지했던 김옥균의 집이 이곳에 있었다.
 
 
 
  ▲비석은 동아일보가 이곳 정독도서관 터에 위치하고 있었음을 알려준다.
사진=김명수

 마지막으로는 동아일보 창간사옥 터를 꼽아볼 수 있다. 민족의 혼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1920년 창간한 동아일보. 한국 근대 언론이 바로 이곳, 정독도서관 터에서 태동하였다.


#02. 

 다양한 문화와 역사가 가득한 정독도서관. 이 정독도서관을 찾아가보면서 문화와 여유를 느껴보는 것도 좋은 나들이 코스가 된다. 그렇다면 정독도서관은 어떻게 갈 수 있을까.
 
 
▲곳곳에 팻말이 위치하여 정독도서관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사진=김명수 

▲풍문여자고등학교 담으로 이용되는 안동별궁 터 돌담.
사진=김명수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로 나오면 정독도서관을 향한 여정이 시작된다. 우측에 위치한 풍문여자고등학교 돌담길을 끼고 걷고 있으면 마치 여느 여행지를 걷고 있는 느낌이 든다. 풍문여자고등학교는 조선의 안동별궁 터에 위치한 곳으로 이전 안동별궁의 돌담은 풍문여고의 돌담길로 남아있다. 조선의 마지막 황제, 불운의 국왕 순종이 가례를 올린 곳인 안동별궁의 모습은 풍문여고 곳곳에 남아있다. 고종시대 즈음 심어졌다는 커다란 은행나무와 학교 내부에 남아있는 옛 별궁 건물 일부 등을 통해 국운을 다해가던 무렵 조선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다.
 

▲삼청동만의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길.
사진=김명수
 
 돌담길을 따라 계속 걷다 보면 데이트 명소 삼청동길이 시작된다. 빠름에 익숙한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한 느림과 소소함의 미학이 묻어나는 동네, 삼청동. 삼청동에는 각종 갤러리, 화랑, 꽃집, 아기자기한 가게 등 다양한 문화 컨텐츠를 간직한 모습을 하고 있다. 정독도서관을 향해 올라가면서 중간중간 삼청동의 문화에 푹 빠져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이다. 삼청동길은 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차 없는 도로로 지정되어 있다. 차로 늘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는 기분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또 하나의 포인트가 된다.
 
 

  ▲정독도서관 입구 바로 우측에 자리한 서울교육박물관.
사진=김명수
 
 그렇게 삼청동길을 거슬러 오르다 보면 정독도서관을 안내하는 입구를 만나게 된다. 입구의 우측에는 서울교육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교육박물관 주위에는 매장문화재 발굴작업이 한창이다. 이곳이 얼마나 역사 깊은 곳인지를 다시금 느껴볼 수 있다. 교육박물관의 왼편으로 정독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다. 
 

▲정독도서관 입구.
사진=김명수
 
#03.

 정독도서관으로 들어서면 너른 풀밭이 가장 먼저 이용객을 맞이한다. 정독도서관의 풀밭 곳곳에는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연인들, 벤치에 몸을 기대 책을 읽고 있는 사람, 엄마 손을 잡고 소풍 나온 아이들 등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정취를 즐기고 있다. 수많은 나무와 바닥을 채우고 있는 잔디들은 푸름으로 온 세상이 꽉 찬 느낌을 들게 한다.
 
 

 ▲여름의 정독도서관.(위,아래 모두)

사진=김명수



 이렇게 푸르게 우거진 정독의 녹음은 가을에는 노랗게 옷을 갈아입는다. 사방의 푸르던 나무는 커다란 단풍과 은행나무 길로 바뀐다. 여기저기에서 나뭇잎이 흩날리는 은행나무 밑 연인과 함께하는 산책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선물한다. 정독도서관의 봄날에는 각종 붉은 꽃들이 활짝 핀 꽃밭을 만날 수도 있다. 이처럼 정독의 사계는 뚜렷하게 그 색을 드러내며 데이트의 명소로 손꼽힌다.

 


 

  ▲가을의 정독도서관.(위, 아래 모두)
사진=지인 제공
 

#04. 

 
  정독도서관은  매월 1,3주 수요일에 정기 휴관을 하며 법정 공휴일에도 휴관한다.  책 대여 및 개인공부를 위한 일반 열람실 이용이 모두 가능하며  이외에도 정독도서관에서는 주기적으로 독서토론, 인문학 스터디, 원화 전시, 저자 강연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들이 열린다. 단순한 책 읽는 도서관, 공부하는 열람실을 벗어나 많은 시민과 함께 하고자 하는 모습을 추구하는 정독도서관을 엿볼 수 있다. 자세한 정보는 도서관 홈페이지( http://jdlib.sen.go.kr/)를 참고하면 된다.


 

  사진=김명수  

 
 역사의 중심에 서서 시간의 흐름을 천천히 보내고 있는 곳, 정독도서관. 올여름 책 한 권과 함께 세월을 낚는 강태공이 되어 화려했던 조선역사의 한복판에서 일탈을 즐겨보는 것이 어떨까. 연인 혹은 친구와의 데이트에도, 나 홀로 일상탈출에도 제격인 공간, 정독도서관을 찾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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