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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어렵지 않아요~ 느낌 아니까!

작성일2013.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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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Q. 어느 날 친구가 묻습니다. ‘전시회 보러 갈래

 이 때, 당신의 반응을 고르시오. (3점)


A: 갑자기 무슨 전시회 전시회 재미 없는데……(먼 산을 바라본다)
B: 난 그림 볼 줄 몰라. (황급히 자리를 피한다.)
C: 멜론빙수가 그렇게 맛있다는데 빙수 먹을까 (황급히 다른 대화 주제를 찾는다)

 

 

세가지 선택지 중 어떤 답안을 고르셨나요 누구나 전시회 하면 한번쯤 어렵다 혹은 재미없다는 생각을 떠올려 본적이 있을 겁니다. 작품을 봐도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이 안되고, 그러다 보니 대충 훑어보게 되고 결국 비싼 돈 주고 전시회에 입장해서 한 시간 만에 전시 관람을 마치는 신기록을 세우게 되지 않던가요 아직은 전시를 즐기기엔 부담스러운 우리, 어떻게 하면 전시장을 나오는 발걸음이 뿌듯하고 즐거울 수 있을까요 전시회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 번 관람해 보겠습니다.

 


 

최근에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알폰스 무하 전을 다녀왔습니다. 전시회 포스터에 그려진 아름다운 여인의 그림을 보고 충동적으로 표를 예매 했는데요. 이처럼 관심 있는 전시회가 생겼을 경우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정보 탐색입니다.


위 그림은 피카소의 게르니카라는 작품입니다. 이 그림을 처음 보면 난해하지 않나요 말은 오른쪽으로 달리는 건지 왼쪽으로 달리는 건지, 사람들 얼굴은 왜 저렇게 그렸는지 하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이 그림은 스페인 내전의 참상에 충격을 받은 피카소가 전쟁의 참혹함을 알리고 반전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그렸다고 합니다.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알게 되면 구석에 죽은 아이를 안고 오열하는 어머니의 모습과 말에 짓밟힌 사람의 모습 등 그 전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입니다. 이처럼 작품에 관한 사전 정보를 어느 정도 갖추고 있어야 그림을 소화하는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전시를 보러 가기 전에 검색 창에 전시회 이름을 검색한 후 나오는 각종 정보들을 한번 훑어보는 것을 권장합니다.


알폰스 무하의 자화상_사진 출처: 무하 재단 공식 홈페이지

 

알폰스 무하 전을 감상하기에 앞서 제가 검색해본 정보는 알폰스 무하라는 인물과 전시회의 부제인 아르누보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알폰스 무하는 19-20세기 유럽을 대표하는 체코 출신 작가로 아름다운 여성과 꽃, 자연을 바탕으로 한 포스터로 사랑 받기 시작한 후 제품 디자인에서부터 실내 디자인, 의상 디자인 등 장식예술의 전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가라 불렸습니다. 그는 오늘날까지 아르누보의 대표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아르누보(art nouveau)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유럽과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장식 양식을 뜻하는 미술용어인데요. 그 당시 공예는 전통적인 그리스 로마 양식이나 고딕 양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양식에 반기를 들고 자연에서 모티프를 얻어 특이한 장식과 움직임을 담은 장식을 만들어 낸 것이 바로 아르누보 작가들인 것입니다.


이러한 정보를 탐색하는 과정을 통해 이번 전시회에서는 알폰스 무하의 여성을 중심으로 한 포스터에 기대를 품게 되었고 자연을 모티프로 한 장식 예술을 감상할 수 있음을 예측하고 그런 점들에 중점을 맞춰 전시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막연하게 작품을 맞닥뜨리는 것 보다 간략한 정보라도 알고 있으면 내가 아는 지식을 작품에 대입하며 감상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있습니다.

 

배경지식이 중요한 것을 알지만 너무 바빠서 사전에 전시에 관해 검색해볼 시간이 없었다면 우선 전시장으로 무작정 갑니다. 요즘은 전시 현장에서도 작품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요. 발품을 팔거나 어느 정도의 돈을 투자하면 손쉽게 전시에 관한 정보를 엑기스만 쏙쏙 뽑아 취할 수 있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전시회는 하루의 두세번 정도의 작품 해설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습니다. 다수의 관람객과 도슨트가 함께 전시장을 돌면서 주요 작품에 관한 설명과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입니다. 이러한 도슨트 프로그램은 쉽게 작품에 대한 정보를 얻고 그림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지만 많은 사람들과 함께 움직이며 설명을 듣기 때문에 그림을 자세히 볼 기회가 없고, 그렇기 때문에 혼자서 그림을 따로 감상하면서 관람시간이 길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알폰스 무하전의 도슨트는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그의 그림이 후세의 세일러문이나 타로카드 그림에 영향을 주었다는 깨알 같은 정보에서부터 무하가 그린 연극 포스터에 담겨 있는 내러티브를 암시하는 요소까지 집어주시면서 무심코 지나칠 수 있었던 작품의 일부를 다시 한번 주의 깊게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히아신스 공주_발레 연극 홍보 포스터에서 주요 캐릭터의 특징과 내러티브를 암시하기 위해 뒤 배경에 망치와 하트 문양을 삽입했다

사진 출처: 무하 재단 공식 홈페이지

 

도슨트 프로그램이 불편하신 분들을 위한 대안은 바로 돈을 투자하여 오디오 가이드를 빌리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전시장에서는 작품해설이 담긴 오디오 가이드를 삼천원에 대여해주고 있는데요. 오디오 가이드의 도움을 받으면 눈으로는 작품을 보면서 귀로는 해설을 듣기 때문에 매우 효율적이라는 강점이 있습니다.

 

알폰스 무하전의 오디오 가이드에는 약 38점의 그림과 사진에 대한 해설이 담겨있습니다. 초기 알폰스 무하는 아름다운 작품이 인간에게 힘을 북돋아주고 삶의 질을 높여준다고 믿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예술작품이 대량생산되어 생활 전반에 적용되길 바라는 마음에 포스터에서부터 달력 등 다양한 생활 소품에 아름다움을 담고자 노력했다고 합니다. 오디오 가이드는 이러한 작가의 예술적 가치관에 관한 설명에 덧붙여, 작품 하나하나의 세부적인 요소의 함의를 짚어주는 역할도 합니다. 이러한 정보들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사전조사를 많이 했더라도 오디오 가이드를 빌려 사용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알폰스 무하가 디자인 한 과자박스_사진 출처: 무하 재단 공식 홈페이지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격언이 가장 극명히 적용되는 분야가 바로 전시 분야입니다. 배경지식에 한계가 있을 경우 작품 감상에 소홀해지거나 작품의 의도를 전혀 다르게 받아들이는 실수를 하기 쉽습니다. 반대로 도슨트나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충분한 정보를 얻어 바탕으로 깔고 그 위에 개인적인 생각을 더하면 작품에 대한 특별한 감상이 남습니다. 이번 알폰스 무하 전에서 처음으로 오디오 가이드의 도움을 받아 작품을 감상해 보았는데요.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알폰스 무하의 예술적 경향이 아름다움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것에서 슬라브 민족의 통합과 독립, 평화 등으로 변해가는 것을 듣고 실제로 작품의 주제가 변해가는 것을 직접 감상하고 느낄 수 있어서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더운 여름 날 시원한 전시장 속에서 오디오 가이드를 끼고 수천, 수백만년 전의 작가와 소통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지적 유희가 더위로 인한 불쾌감을 씻은듯이 날려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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