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무료우산대여-당신의 '양심' 반납하셨나요?

작성일2013.08.11

이미지 갯수image 7

작성자 : 기자단

 

사진촬영=최요셉 기자

 

여름 하면 떠오르는 게 무엇일까 바다 맥주 신 나는 음악 바캉스 땀 여러 가지 많지만 여름 하면 피해 갈 수 없는 게 바로 장마이다. 일주일이고 열흘이고 쏟아지는 비 때문에 집에 있자니 습하고 덥고 밖에 나가자니 빗물 뚝뚝 떨어지는 우산 들고 여기저기 다니기 불편하다. 하지만 외출은 해야 하고 맑은 날씨에 설마 비가 올까 하고 그냥 나갔더니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금세 주룩주룩 비가 쏟아진다. 행여 제대로 챙기고 나갔다면 음식점이고 지하철이고 잃어버리기 일쑤이다. 잃어버린 우산을 생각하면 애통하고 새로 구매할 우산 때문에 얇아질 지갑을 생각하면 눈물 난다. 올여름 당신이 구매한 우산은 몇 개인가  

 

(왼쪽부터 시계방향) 영화 클래식, 늑대의 유혹, 연애소설, 번지점프를 하다 사진출처=네이버 영화 

 

  비가 오는 날 혹시 이런 걸 기대하는가 착각은 금물이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애석하게도 우산이 없는 나에게 우산을 가져다줄 멋진 남자는 어디에도 없다. 대신에 서울시 및 경기인천 지역 곳곳에서 진행하고 있는 무료우산대여서비스가 있다. 비 오는 날 우산도 없고 남자친구도 없다고 울지 말고 무료 우산을 대여해보자.  

 

 사진제공=부천시청 민원담당실 사진편집=김경순

 

부천시청에서 2013년 5월부터 시작한 무료우산대여서비스는 ‘우산을 빌려드립니다’라는 이름으로 시민에게 다가가고 있다. 부천시청에 들어서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선간판이 세워져 있다. 그리고 안내데스크에 비치한 대여대장에 간단한 인적사항을 기록하면 바로 우산을 대여할 수 있다. 반납장소는 최초 대여장소인 부천시청에 해도 되고 부천시 각 구청 민원실에 3일 안에 반납하면 된다. 부천시청 민원담당관 황인순씨는 작지만, 시민들에게 피부에 와 닿는 실질적인 민원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실행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최초 우산 구매개수는 400개이며 시청 및 3개의 구청에 100개씩 준비되어 있다고 한다. 

 

▲부천시청 무료 대여 우산 사진촬영 편집=김경순 기자

 

서비스 실행 2개월째인데 회수율은 80%라고 황인순씨는 긍정적이라고 환하게 웃음 지었다. 검정색 장우산을 구입하고 어떤 문구를 인쇄할까 고민하다 장난삼아 한 찜질방에서 했던 것처럼 ‘훔친 우산’이라 할까 했다고 전했다. 최종 선택된 건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판타지아 부천-부천시민의 우산입니다’라는 정겨운 문구이다. 누구의 소유가 아니라 ‘부천시민의 것’ 이라는 문구가 인상 깊다. 인터뷰 요청에 황인순씨는 열정적으로 응해주시며 끝으로 시민들에게 한마디 전했다. “전국 최초도 아니고 벌써 몇 년 전부터 다른 지자체도 시행했다가 없앴다가 한 거라 별거 아니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취재까지 나와주시고 감사할 따름이네요. 가장 문제는 ‘양심’인데요. 빌려 가실 때의 마음 그대로 돌려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동수역 역무실에 비치되어 있는 우산과, 교통카드 발매기 옆에 붙어 있는 안내문구

 사진촬영 편집=김경순기자

 

인천 1호선 동수역 역무실 우산대여 서비스이다. 간단한 인적사항을 기재하면 바로 대여가 이루어진다. 역무 장의 말에 의하면 대부분 동네 주민이 대여해가고 있어 회수율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고 한다. 처음 우산을 지원 받은 건 부평감리교회라고 한다. 교회에서 지원받은 서른 개에 기존에 있던 이십여 개를 합쳐서 현재 쉰 개 정도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주로 인근주민이 빌리는 상황이고 가끔 우산이 바뀌어서 오기도 하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반납상황은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도 이 서비스는 계속될 예정이고 시민들의 협조만 있다면 지속해서 유지할 수 있다고 역무장님이 전해주었다.

 

 

▲부천시청 우산 대여대장

사진 촬영 편집=김경순 기자

 

차이가 있긴 하지만 두 곳의 대여대장 항목은 매우 간단한다. 하지만 빌려갈때엔 쉽게 빌려 가지만 반납은 쉽게 이루어지 않는 무료우산서비스이다. 인적사항을 허위로 기재하여 전화통화를 시도하면 결번인 경우가 허다하다.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해주고자 시작된 서비스는 그만큼 시민들의 협조가 시급한 상황이다. 80%의 회수율을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얘기이다. 이런 회수율에 도달하지 못하는 곳이 사실 더 많다. tbs교통방송에 의하면 지하철 2호선 신촌역은 역 인근 병원으로부터 우산 5백 개를 기증 받아 대여 서비스를 해왔는데 현재 남은 우산은 2백여 개이다. 이대역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인근 교회에서 백여개의 우산을 기증받았는데 장마가 지나가고 남은 우산은 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메트로는 현재 1-4호선 120개 역 가운데 16곳에서 양심우산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상당히 적은 숫자이다. 시민들이 가장 편하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이고 대여절차가 편한 만큼 우산을 소중히 대하는 마음이 사라진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런 서비스는 대부분 지하철역과 자매결연한 교회 같은 곳에서 기부를 받아 진행하고 있는데 낮은 회수율에 기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서비스가 종료되는 건 시간문제이다. ‘양심우산’이라고 이름 지은 만큼 자신의 양심에 부끄럽지 않게 대여한 우산 다시 반납해주는 기본 에티켓을 시민들이 갖추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해당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로 영현대 저작권이 있습니다.
                                            해당 콘텐츠의 상업적 이용을 금지하며, 비영리 이용을 위해 퍼가실 경우 내용변경과 원저작자인 영현대 워터마크 표시 삭제는 금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