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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지 없는' 결혼식

작성일201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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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시민청 결혼식이 열리는 '태평홀' 내부 <사진=김단아>

 

 

인생에서 가장 행복해야 하는 행사인 '결혼식'이 이제 사람들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결혼식을 네이버에 검색해보았을 때, 가장 먼저 뜨는 연관검색어는 무엇일까 웨딩드레스 턱시도 결혼사진 모두 아니다! 바로 결혼식 '비용'이다.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12년도 전국 결혼 및 출산동향조사'에서는 전국 1만8000가구의 남녀 1만 338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적으로 약 6300여만 원이 결혼식 비용에 들어간다고 하였다. 이러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서울시가 발 벗고 나섰다. 바로 '시민청 결혼식'! 시민청 결혼식에는 원래 결혼식과 달리 ‘네 가지’가 없다고 한다. 도대체 무엇이 없는지, 그 현장에서 함께 알아보자! 

 

 

 

시민청 결혼식의 진행방식 <사진=시민청 홈페이지>

 

 

우선 시민청 결혼식에 대해서 알아보자. 시청을 시민에게 돌려주고자 하는 취지로 제일 처음 시민청 결혼식을 진행하게 되었다. 특히 시민청 결혼식은 과도한 비용과 허례허식으로 고민하고 있는 예비부부들에게 ‘작지만 뜻 깊은 결혼식’을 열어주고자 시작된 서울시의 새로운 프로그램이다.  

 

 

SBS에서 보도 된 시민청 결혼식 1호 부부 <사진=www.sbs.co.kr>

 

 

올해 1월 12일에 제 1호 결혼식이 열렸고,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고 있다. 서울시는 시민청 결혼식의 기본 운영방향을 천편일률적인 결혼식이 아닌 나만의 스토리가 있는 품격있는 결혼식, 환경을 생각하고 나눔과 기부가 있는 착한 결혼식, 특별한 공간에서 여유롭게 이루어지는 가족 이벤트, 사회낭비적인 불필요한 과정들을 없앤 검소하고 합리적인 결혼식으로 정했다. 일반시민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현재 수많은 사람들이 지원하여 2013년 모든 시민청 결혼식 신청 접수는 마감되었다.  

 

 

 

저기 보이는 창문을 통해서도 결혼식을 관람할 수 있다 <사진=김단아>

 

 

8월 10일 5시, 시민청 지하 2층 ‘태평홀’ 신랑 양창모 씨와 신부 홍성원 씨의 시민청 결혼식이 열렸다. 시민청 결혼식은 공개 결혼식으로, 누구든 상관없이 축하해 줄 수 있다. 사진에 보이듯이 직접 태평홀을 찾아가지 않더라도 창문을 통해서 결혼식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 볼 수 있었다. 곽영희 씨도 11월에 시민청 결혼식을 여는 지인을 대신하여 사전 답사 차원으로 이번 결혼식에 참석하였다. 곽영희 씨는 “특히 경비 면에서 절약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 홀 자체가 예식장으로만 쓰이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전혀 어색함 없이 잘 꾸며진 것 같아서 올해 11월 지인의 결혼식도 기대됩니다.”라고 하셨다.  

그리고 신부 어머님 유수희 씨는 “이런 결혼식이 조금 더 대중화 되었으면 좋겠어요. 하객을 120명 정도밖에 수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은 사람들을 초대 못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또 너무 검소하지 않을까 잠시 걱정도 했지만 막상 와보니 전혀 그런 생각이 안 들더라구요. 이런 문화가 많은 젊은이들에게도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라고 이야기 해주셨다. 

 

 

결혼식장 앞 신랑, 신부가 직접 꾸며놓은 사진들 <사진=김단아>

 

이번 결혼식의 순서는 기존의 결혼식과 사뭇 달랐다. 사회를 맡은 남편의 친구 분께서 “아시다시피 이번 결혼식은 조금 특별한 결혼식으로, 기존에 있는 의례를 따르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양해 부탁합니다.” 라는 말로 결혼식이 시작되었다.  

 

⑤번 순서인 신랑과 신부 서로를 소개하기 <사진=김단아>

 

 결혼식은 이런 순서로 진행되었다.
① 양가 부모님께 인사 ② 신부의 편지 ③ 신랑의 편지 ④ 신부 아버님의 편지 ⑤ 신랑이 소개하는 신부 & 신부가 소개하는 신랑 ⑥ 여태껏 함께 한 사진들 ⑦ 신랑의 자작곡과 신부의 노래 ⑧ 혼인서약 ⑨ 반지교환 ⑩ 신랑 아버님의 인사 ⑪ 축시 ⑫ 신랑 조카의 피아노 연주 ⑬ 인사


한 눈에 봐도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결혼식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일 처음 '신부의 편지'로 시작 된 것 부터 상당히 파격적이었다. 보통 결혼식에 가면 신부가 마이크를 쥐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시민청 결혼식에서는 신부가 먼저 마이크를 쥐고 시작을 했다. "모든 분들의 사랑을 기억하며 살겠다"라고 끝을 맺은 신부의 편지는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신부가 직접 신랑에게 노래를 불러 주고 있는 장면이다 <사진=김단아>


인상 깊었던 것은 '신랑이 소개하는 신부 그리고 신부가 소개하는 신랑' 순서였다. 시민청 결혼식이 공개 결혼식인 만큼 축하해 주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함께 축하해줄 수 있는 자리이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서로를 소개해주며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정말 좋았다.  

그리고 또 이 결혼식에는 신랑 신부가 서로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순서가 있었다. 결혼식에서 축가는 보통 지인들이 불러주거나 신랑 분이 부르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이 결혼식에서는 신랑이 직접 곡을 만들어 신부에게 불러주고, 또 신부는 신랑이 제일 처음 불러준 노래를 불러주었다.  이 두 순서는 신랑, 신부가 얼마나 서로를 아끼는 지 처음보는 나도 느낄 수 있을 만큼 감동적이었다. 

 

보통 가운데 주례가 서 있지만, 시민청 결혼식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사진=김단아>

 

여기서 하나 없는 것을 발견 할 수 있다. 바로 ‘주례사’. 주례사가 없다는 말은 곧 주례가 없다는 말과 같다. 시민청 결혼식의 경우 거의 대부분의 순서를 신랑과 신부가 직접 마이크를 쥐고 진행을 한다. 그리고 주례사 대신, 신랑이나 신부와 특별히 인연이 있는 분이 직접 축하의 말을 전해주는 것이다. 이번 결혼식에서는 신랑 분의 가장 가까운 지인 분께서 축하하는 마음을 담은 시를 읊어 주셨다. 

 

직접 눈으로는 볼 수 없었지만 숨은 또 하나 없는 것을 ‘시민청결혼식 가이드북’에서 발견하였다.바로 ‘환경오염’. 시민청 결혼식의 예복을 자연섬유로 만든 원단을 이용하여 보다 친환경적인 요소를 가미하였다. 또, 예식장에 빠질 수 없는 ‘꽃’은 뿌리가 있는 꽃을 이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단순 장식용이 아닌 보다 실용도를 높이는데 기여하였다.

 

마지막으로 시민청 결혼식의 가장 큰 장점이자 가장 매력적인 이유! 바로 ‘경제적 부담’이 없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기존의 결혼식에 비해서 약 6배 정도 적은 돈이 든다. 그리고 거의 모든 부부가 자신들의 축의금을 기부하는 방향으로 결혼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결혼식도 예외는 아니었다. 현재 후원하고 있는 시민단체에 축의금 일부를 기부할 예정이라고 이야기 했다.

 

 

 

 

 

<부산> 

 

 

부산 작은 결혼식이 열리는 부산경남경마공원의 모습 <사진=race.kra.co.kr/race/busan>

 

올해 6월 22일, 4쌍 합동 결혼식을 시작으로,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도 ‘작은 결혼식’ 캠페인에 참여하게 되었다. 특히 결혼식이 열리는 호스토리랜드는 분수대와 그리스신화 조각물이 조화롭게 이루어져 있어 부산경남경마공원 개막식 당시 오프닝 공연을 했을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단순히 결혼식장만 제공해주는 것이 아니라 드레스, 턱시도를 포함해 메이크업, 대형버스 등 최대한 많은 것을 지원해주고 있다. 대상은 장애인, 새터민, 다문화 가정 등 사회 소외계층을 우선으로 하지만, 작은 결혼식에 참여하고 싶은 예비 부부도 신청이 가능하다.

 

<경기도> 

 

 

 

경기도청 운동장에서 열린 야외결혼식 <사진=http://blog.naver.com/kord1Redirect=Log&logNo=150149384971>

 

시민청 결혼식보다 몇 개월 더 빠른, 2012년 8월부터 경기도청에서는 무료로 결혼식장을 개방하고 있다. 도청 직원 및 다문화 가정, 저소득층 등에게 주말 및 공휴일에 한해 결혼식에 필요한 예식장, 폐백실, 신부대기실, 피로연장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결혼 전문업체와 협약을 통해 제1회의실을 일반 웨딩홀 못지않게 꾸며 제공하고 있다. 야외 결혼식 또한 가능하다. 도청 운동장을 결혼식장으로 꾸며 진행할 수 있다. 

 

 

 

 

앞에서 본 듯이, 시민청 결혼식에는 네 가지가 없다. 첫 번째, 신부대기실. 두 번째, 주례. 세 번째, 환경오염. 그리고 마지막 하나, 네 번째, 경제적 부담. 신부대기실 대신 신부는 자연스럽게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축하를 받고, 주례 대신 축사를 해주고, 화려한 웨딩드레스 대신 천연 섬유로 만들어진 웨딩드레스를 입는다. 그리고 결혼식 평균 비용인 6300만원을 들이는 대신 그 돈을 다른 곳에 기부하고 있는 부부들도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청 결혼식의 경우 정말 그 '부부'가 주인공이 된다는 것이다. 이번 결혼식을 보고, 직접 어떤 순서로 진행할 지, 그리고 어떤 이야기를 할 지 수 많은 고민을 했을 것 같다는 느낌이 확 들었다. 시민청 결혼식의 경쟁률은 2~3대 1 정도로 점점 많은 사람이 신청하고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기존의 결혼식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네 가지 없는 시민청 결혼식, 아름답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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