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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의 미학, 슬로시티(Slow City)

작성일201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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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전주 한옥마을 앞 슬로시티 팻말 (사진-김단아)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 중 요즘 우리가 가장 잊고 사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여유'라고 생각한다. 점점 바쁘게 사는 것에 익숙해져 느림, 여유와 같은 것이 잊혀져 가고 있다. 이런 우리를 위해서 '슬로시티'가 생겼다. 1999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었고, 2007년 아시아 최초로 신안, 완도, 장흥 그리고 담양이 슬로시티로 지정되었다. 달콤한 인생, La Dolce Vita 와 정보 시대의 역동성의 중도를 찾기 위해 생겨난 슬로시티를 영현대와 함께 집중탐구 해보자!  

 

 

 

 

슬로푸드 운동의 시작이자 슬로시티의 발상지 이탈리아 오르비에토 (사진-네이버 백과사전)

 

슬로시티는 이탈리아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이탈리아어로는 시타슬로(Cittaslow)이고, 패스트푸드에 대항하는 슬로푸드에서 확대되어 전통과 자연생태를 슬기롭게 보전하면서 느림의 미학을 기반으로 한 도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슬로시티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우선 인구가 5만명 이하여야 하고 도시와 주변 환경을 고려한 환경 정책을 펴야 하고 또 유기농 식품을 소비하여야 한다. 그리고 또 가로등이 없어야 한다. 즉, 기계보다는 사람이 우선시 되는 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이 조건들을 모두 충족하는 도시는 우리나라 안에 많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담양군 창평면 삼지천마을, 장흥군 유치면, 완도군 청산도, 신안군 증도를 포함하여 경남 하동군 악양면, 충남 예산군 대흥면, 전주 한옥마을, 남양주시 조안면, 청송군 부동ㆍ파천면, 상주시 함창ㆍ이안ㆍ공검면, 강원 영월군 김삿갓면, 충북 제천시 수산면 이렇게 총 12곳이 슬로시티로 지정되었다.  

 

 

슬로시티로 인정받는 과정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표 (사진-www.cittaslow.kr)

 

슬로시티는 그림에서 보이는 과정을 거쳐서 선정된다. 생각보다 많은 과정을 거쳐 지정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인정 받는다고 슬로시티로 지정되는 것이 아니라, 국제슬로시티연맹에서도 인정을 받아야 했다. 국제 슬로시티 시장 총회에서 직접 국제 슬로시티 연맹 회장에게 인증서를 받으면 끝나는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지역이 슬로시티로 인증받기 위해 노력중이었다. 지리산 근처에 자리잡고 있는 구례 오미와 경북 구미 등 20여곳 넘게 준비하고 있다. 그만큼 많은 지역이 탈락의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또한 얼마전 장흥군과 신안군은 슬로시티로 선정되었지만 다시 '보류'단계로 접어들었다. 너무 상업성에 빠졌다는 것이 바로 이유였다. 이처럼 슬로시티는 생각보다 까다롭게 지정되고 있었다.

 

 

 

 

 

 

전망대에서 바라몬 증도 갯벌염전(왼쪽)과 증도에서 잡은 짱뚱어(오른쪽) 사진(사진-김단아)

 

증도에는 우리나라 최대 갯벌염전이 있는 곳이다. 갯벌염전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중요하다고 여겨 슬로시티로 지정받게 되었다. 증도 갯벌에서는 여러 가지 체험을 해 볼 수 있었다. 맨발로 걷는 갯벌생태체험을 시작으로 1분 동안 침묵하며 갯벌의 소리 듣기, 짱뚱어 다리 건너기, 소금 아이스크림 맛보기 등 갯벌을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느껴볼 수 있었다. 증도는 짱뚱어와 꽃게가 많이 살아서 정말 그냥 걸어만 다녀도 잡아볼 수 있었다.

 

 

 

한옥마을 내부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는 사진 (사진-김단아)

 

 

전주 한옥마을은 일본 강점기 때 일본이 한국 고유의 건축양식을 없애고 일본식으로 개축하는 것에 반대하기 위해 한옥촌을 건설하면서 만들어 졌다. 전주 한옥마을은 가장 한국적인 전통문화를 갖고 있는 전통문화도시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슬로시티로 지정되었다. 또 한국음식을 대표하는 전주비빔밥이 대표적인 슬로푸드로 인정받고 있고, 한지와 한지공예품, 판소리 등 한국적인 모습을 가장 잘 담고 있다는 점에서 지정받게 되었다. 전주 한옥마을은 어느 한 곳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그 거리 전부가 한옥으로 꾸며져 있었다. 카페, 식당, 안내소 등 전부 한옥으로 꾸며져 있어 돌아다니는 내내 옛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받았다. 어딜 가나 사람들이 많았고, 커플, 가족, 외국인 등 아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는 슬로시티로 지정된 후 술 박물관에서 전통 술 체험, 한지 부채 만들기, 판소리 공연 등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거리들이 많아졌다.

 

'느림'을 보여주는 우체통 (사진-김단아)

 

 

그리고 전주 슬로시티 곳곳에서 '느린 우체통'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 우체통에 편지를 넣으면 1년 후에 보내지는 그런 우체통이다. 거의 1분에 몇 십통을 서로 주고 받는 메신저들과 달리 1년 후에 편지가 도착한다면 상당히 색다른 느낌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작은 우체통조차도 슬로시티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한옥마을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전주 전동성당 (사진-김단아)

 

 또, 그 주변에는 한옥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볼거리들도 많았다. 태조의 어진을 모신 경기전과 함께 그 맞은편에는 전주 전동성당이 있었다. 전동성당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 중 하나로 꼽힌다. 그리고 성당이 세워진 자리는 우리나라 천주교 첫순교자가 나온 곳이라 더 의미가 깊다고 한다. 딱 전동성당에 들어서는 순간 외국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상당히 정교하게 디자인 되어 있었다.  

 

 

 

 

삼지내 마을에 들어서면 제일 처음 맞이하는 벽화 (사진-김단아)

 

 

1위는 바로 창평 삼지내 마을이다! 창평 슬로시티는 삼지천 마을, 삼지내 마을 등으로 불린다. 담양은 2007년에 슬로시티로 인정받았고, 아시아 최초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서울에서 3시간 30분 정도 버스를 타고 가면 담양에 도착하게 된다. 담양에 딱 들어서는 순간 공기부터 달라졌다. 눈 앞에는 탁 트인 논이 늘어져 있고, 마을에 사는 개들이 뛰어다니고 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그리고 길거리에는 정말 10분 정도 걷다 보면 한 두 명 마주칠 정도로 사람이 많지 않았다. 처음에는 교통이 불편하다고 불만을 갖기도 했지만, 들어오는 순간 ‘돌아가기 싫다’라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들었다. 전주에서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면, 담양에서는 그 반대로 ‘힐링’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어떤 슬로시티보다도 진정한 ‘슬로’를 실현하고 있는 도시라는 느낌이 가장 많이 들었다. 

 

 

  

슬로시티에 대해서 설명하고 계신 담양 삼지내 마을 해설가 송희용 씨 (사진-김단아) 

 

 

그리고 창평 슬로시티 마을 해설가 송희용 씨를 통해 슬로시티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조건들이 생각보다 까다로워서 슬로시티로 지정받기가 생각보다 힘들어요. 그리고 우리나라의 슬로시티는 이상하게 관광에만 치우쳐서 참 안타깝습니다. 또 단순한 관광보다 역사적인 공부를 하고 갔으면 하는 마음에 하나라도 더 설명하고자 하면 학생들이 지루해하더라고요. 그래도 찾아오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슬로시티를 오는 사람들 모두가 단 하루라도 그 여유를 느끼고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담양 삼지내 마을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체험들 (사진-김단아)

 

슬로시티로 지정된 삼지내 마을에서는 다양한 볼 거리 뿐만 아니라 즐길 거리도 있었다. 마을에서 빌려주는 자전거를 타고 직접 동네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비가 와서 눈으로만 보아야 했지만 자동차나 오토바이 등이 아닌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다는 것에서 환경을 생각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또 아쉽게도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매주 토요일 달팽이 장터가 열린다. 주민들이 직접 나와서 만든 음식 등을 파는 시장이다. 그리고 '달팽이 가게'가 있었다. 슬로시티를 상징하는 '달팽이'를 이름으로 해서, 안에서는 각종 담양에서 맛 볼 수 있는 유과, 대통주 등을 팔고 있었다. 또한 현수막을 재활용해서 만든 가방도 팔고 있었다. 슬로시티답게 그 수익금은 모두 그 마을을 위해서 쓰인다고 했다. 길거리를 걷다보면 야생화 효소 체험장을 발견할 수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도시에서 보기 힘든 야생화들이 피어있었다.

 

 

 

담양의 낮과 밤의 모습이다. 밤낮할 것 없이 탁 트인 풍경은 진정한 슬로시티의 매력을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사진-김단아)  

 

 

 

  

경기전 넘어 보이는 전동성당의 모습 (사진-김단아) 

  

나 또한 그랬고 많은 대학생들이 해외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다. 하지만 이번 슬로시티 여행을 통해 깨달았다. '일단 우리나라부터'. 우리나라 안에도 해외 못지 않게 아름다운 곳이 많고, 또 가보지 못 한 곳들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9월이 시작된 지도 벌써 몇 일이 지났다. 아마 모든 대학생들은 학기가 시작된다는 설렘 반, 방학이 끝났다는 슬픔 반일 것이다. 학기가 시작되면서 또 다시 바쁜 삶이 시작되겠지만, 한 번쯤은 숨을 돌릴 필요도 잇지 않을까 슬로시티를 다녀 온 뒤 하고 싶은 한 마디가 있다. "단언컨대 슬로시티는 진정한 힐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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