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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의 구역에서 A+를 외치다

작성일2013.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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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늦은 밤에도 훤히 불이 켜져있는 숙명여대 열람실 (사진-김단아)

 

 

 9월 말, 아직까진 여유가 있다. 10월부터 하지 뭐 하면서 미루기 마음껏 여유를 즐긴다. 그리고 10월 첫째 주, 슬슬 팀플과 과제의 압박이 시작된다. 10월 3일, 10월 9일 올해부터 10월 초에 공휴일이 2일이 되었다. 그러면서 우리들의 마음은 더 가벼워 졌다. '한글날 다음 부터 열심히 하지 뭐.' 그리고 본격적으로 10월 중순이 되면 ‘중간고사’라는 무시무시한 것이 어김없이 우리를 찾아온다. 이제 한강으로, 홍대로, 강남으로 향하던 발걸음이 이제는 열람실을 향한다. 아니 그래야만 하는 때다. 남자들도 물론 여대에 입장()할 수는 있다. 하지만 들어가지 못하는 딱 두 곳, 바로 여대 도서관과 여대 열람실이다. 금남의 구역, 바로 여대 열람실을 샅샅이! 뒤져보았다. 

 

 

 

 

 

 

 

숙명여대 '지하던전' 입구의 모습이다. (사진-김단아) 

 

숙명여대 여대 학생들 사이에서 열람실을 부르는 특별한 이름이 있다. 바로 ‘지.하.던.전’. 처음에 그 이름을 들었을 때 왜 그렇게 부르지 했는데 딱 보는 순간 이해가 되었다. 다른 학교들과 달리 숙대 열람실은 지하에 있다. 그래서 가끔 학생들이 열람실 특유의 냄새가 난다며 항의 글을 올리곤 한다. 지하에 있어서 좋은 점은 딱 한 가지. 밖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 모른다. 축제시즌에 가장 과제 하기 좋은 곳 1위가 열람실이라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들어갈 때는 카드 학생증이나 모바일 학생증을 찍고 들어간다. 숙대를 다니는 학생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그 기계에 학생증을 찍지 않으면 "학생증을 대 주세요"라는 말을 수없이 반복한다. 그리고 어플로 열람실 좌석을 확인할 수 있다. 시험기간에는 그 어플에 여석이 1이 뜨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리기도 한다. 처음에 6시간을 이용할 수 있고 6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그 자리는 빈 좌석이 된다. 그래서 너무 공부에 집중한 나머지 시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앉아있는 학생들을 발견할 수 있다. 아마 세 학교 중에서 가장 열람실의 정석을 보여주는 곳이 아닌가 싶다. 딱딱한 책상과 딱딱한 의자, 그리고 칸막이. 그런데 잘 둘러보다 보면 소파가 보인다. 수면실이 따로 없는 숙대에서는 그 소파가 곧 침대이다. 가끔 통금이 있는 기숙사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수면실이 되기도 한다. 시험기간에는 소파 쟁탈전도 벌어진다. 24시간 내내 출입할 수 있다. 그래서 작년 2학기 중간고사 기간에는 엄청난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어떤 남자가 여장하고 학교에 들어온 것이다. 단발머리 가발을 쓰고 투피스 정장을 입고 심지어 하이힐까지 신고 있었다. 그것도 시험기간에 가장 사람이 많을 때 그런 일이 일어났다. 생각만 해도 정말 끔찍한 일이다.  

 

 

한 눈에 봐도 열람실임을 알 수 있는 숙대 열람실 내부 (사진-김단아) 

 

 

학생증을 찍고 들어간 뒤 자리를 배정받는다 (사진-김단아) 

 

 

 

 

 

 

ECC에 위치한 이화여대 열람실 내부 모습이다 (사진-today.ewha.ac.kr)

 

예전에 대학내일 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이 도서관을 가장 많이 가는 학교 1위로 이화여대가 뽑혔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은 곧 학구열이 높다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그래서 그런지 이화여대의 열람실 모습은 숙명여대와 달리 사뭇 따뜻한 모습이었다. 자리마다 켜진 램프가 분위기를 아늑하게 만들어 주어 처음 들어갔을 땐 열람실보다 카페에 온 느낌을 더 많이 받았다. 전등이 오렌지계열의 색이라 잠이 잘 온다고 한다. 다른 학교와 같이 이대도 열람실 입구에 학생증을 찍고 들어간다. 이 시스템이 얼마 전에 바뀌었는데 많은 학생이 시끄럽다는 말을 한다고 한다. 이대를 다니는 한 학생의 말을 빌리자면 열람실에서 제일 시끄러운 것은 사람이 아니라 이 기계라고 했다. 숙대와 같이 어플로 좌석을 확인할 수 있지만, 오류가 많아서 크게 믿지는 않는다. 그리고 시험기간에 밤을 새우는 학생들을 위해 잠을 청할 수 있는 수면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원래 수면실에 침대가 있었지만, 문제가 생겨서 소파로 교체되었다.

 

이화여대 열람실 입구와 자리를 배정받는 모습이다. (사진-김단아)

 

 

 

 

올 4월에 새로 개장한 성신여대 열람실의 모습이다 (사진-www.sungshin.ac.kr)

 

성신여대 열람실은 세 학교 중에서 가장 최근에 리모델링 했다. 그래서 제일 깨끗하고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었다. '비행기'라는 컨셉을 가지고 새로 리모델링 하였다. 특히 벽면에 한 명씩 앉을 수 있는 개인 열람실이 있는데 개인 스텐드가 있고 또 노트북도 이용할 수 있다. 그래서 성신여대 학생들 중에서는 졸업하기 전에 저 자리에 한 번 앉아보는게 소원일 정도로 인기가 많은 좌석이다. 숙명여대와 달리 성신여대의 열람실은 도서관 안에 있었다. 성신여대 도서관은 15층 정도로 세 학교 중에서는 가장 크다. 원래 24시간 개방이 아니었는데 얼마전부터 바뀌어서 이제 24시간 내내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다. 그런데 앞의 두 학교와 다르게 성신여대의 경우 밤 11시부터 새벽 5시까지는 출입이 자유롭지 않다. 즉 밤 11시에 들어가면 꼼짝달싹 없이 새벽 5시까지 열람실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도서관 안에서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지만 보안이나 안전 문제로 출입은 불가능 하다고 한다.

 

 

 

 

Q. 여대 열람실에 남자화장실이 있다 없다 

 

숙명여대 열람실 안에 있는 남자 화장실 (사진-김단아)

 

A. 답은 "있다". 여대 열람실에 대해 무엇이 궁금하냐고 물어봤을 때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이었다. 금남의 구역 여대 열람실에도 남자들이 들어올 수 있다. 당연히 모든 남자는 아니고 일부 남자들에게만 허용된다. 바로 그 학교 학생증을 가진 교환학생이나 학점교류생의 경우이다. 교환학생이나 학점교류생들은 다른 여대생들과 똑같이 열람실을 사용할 수 있다. 가끔 열람실을 이용하는 교수님들도 계신다. 가끔 열람실에 있는 남자들을 보면 여대생들이 '여기 남자가 왜 있지'라는 눈빛으로 쳐다보기도 하지만 다른 나쁜 뜻이 있는 게 아니라 정말 신기해서 쳐다보는 거다. 

 

 

 

 

 

열람실 책상위에 그대로 올려져 있는 쓰레기들 (사진-김단아)

 

원래 "금지"하면 가장 호기심이 자극되는 것처럼 다른 열람실이랑 별반 다를 것 없어도 "금남의 구역"이라는 말이 붙으면 괜히 더 궁금해하는 것 같다. 여대 열람실이건 공학 열람실이건 시험기간이 되면 다들 피곤하고 또 예민해진다. 그만큼 서로에 대한 배려가 가장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자리를 배정받아서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책상에 갔는데 나를 반기는 것은 쓰레기들. 정말 공부할 맛이 안 난다. 또 자리 배정된 시간이 넘었는데도 계속 앉아있으면 "저..거기 제 자린데..."라는 말을 해야한다.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아도 괜스레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게 된다. 다들 한 번쯤은 이런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항상 역시사지 자세로, '내가 기분이 안 좋으면 남도 안 좋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열람실을 이용해야 한다. 이 기사를 읽은 모든 대학생의 A+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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