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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녹이는 따듯한 사람들을 만나다.

작성일201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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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11월 13일 서울의 온도는 영하 1도를 기록했지만 서울광장은 따듯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나이, 성별, 심지어 국가도 다르지만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일념으로 서울광장에 모여든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괜찮아, 바람 싸늘해도 사람 따스하니] 서울도서관에 걸린 글귀가 이것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서울특별시와 한국야쿠르트가 공동주최하고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후원하는 ‘사랑의 김장 나누기 축제’ 매년 이맘 때 김치를 버무려 소외계층에게 전달하는 행사다. 2001년 부산의 한 야쿠르트아줌마의 제안으로 시작되어 2004년 이후 수도권 및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매년 개최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사랑의 김장나누기 축제’ 공식 사이트를 통해 참가 신청한 시민 자원봉사단 1000여명도 참여해 축제를 더욱 빛나게 했다.  (오른쪽 두 번째부터) 주한미국대사관 미셸. Y. 아웃러 외교관, 박원순 서울시장, 한국야쿠르트 김혁수 사장, (왼쪽 첫 번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이연배 회장 등도 참석해 함께 김장을 버무렸다. 한편 이번 행사는 한 장소에서 가장 많은 인원(약 3000명)이 김장을 담그는 주제로 ‘월드기네스’ 수립에 도전한다.

 

 

 

25사단 군악대의 축하 공연이 끝나고 자원봉사자들은 사회자의 구호에 맞추어 준비운동을 시작했다. 수련회에 온 학생들처럼 옆 사람의 어깨를 주무르는가 하면 무대에서 흘러나오는 흥겨운 음악에 맞추어 춤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몸을 푸는 모습은 제각각 이었지만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봉사자체를 즐기려는 그들의 모습에서 훈훈함이 느껴졌다.

 

 

 


김장을 나누는 주제로 진행되는 봉사다보니 주로 아줌마 자원봉사자들이 많았는데 눈에 띄는 두 사람이 있었다. 세종대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조현정(20), 김영철(20) 커플이 바로 그들이다. 이날 학교 수업이 일찍 끝나 봉사를 신청할 수 있었다는 이 커플은 데이트 시간을 쪼개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다. 대학교 1학년 커플이면 가고 싶은 곳도 참 많을 텐데 이렇게 시간 내어 봉사하는 것을 보니 같은 대학생으로서 부끄럽게 느껴졌다.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힘들어도 재밌다며 미소 짓는 그들이 더욱 빛나 보였다. 

 

 

 

자원봉사자들은 김장이 시작되자 기다렸다는 듯 능숙한 솜씨로 절임배추에 속을 넣어갔다. 김장재료를 옮겨 달라고 필자를 불러 세웠던 (오른쪽 위) 한영외고 봉사단 세빛또래(세상의 빛이 되는 또래모임) 최선예 회장(52)은 학부모들과 좋은 뜻으로 모여 지원하게 되었다고 한다. 최 회장은 물론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봉사의 즐거움은 해본 사람만 안다며 다른 사람들도 꼭 김장이 아니더라도 나눔과 봉사의 즐거움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왼쪽 위) 특이하게 춤을 추며 김장을 하고 있었던 임영자(67) 할머니는 관악구에서 30년간 봉사를 해왔다고 한다. 서울시장 표창, 구청장 표창 외에도 다수의 상을 받은 임 할머니는 ‘봉사는 이미 내 삶의 일부’라며 김치 버무리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 모든 분야에 장인이 있듯이 임영자 할머니는 봉사의 장인이었다.

 

 

 

 

김치를 버무리는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무대 중앙에는 우리 주변의 따듯한 마음씨를 가진 나눔 천사를 소개해주는 보이는 라디오가 진행되었다. 개그맨 안윤상 씨, 배우 오지혜 씨가 진행을 맡아 재미에 감동을 더했다. 특히 안윤상 씨는 전매특허 성대모사를 선보여 긴 시간 김장으로 지친 자원봉사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사연 중에서는 ‘허은숙’씨의 이야기가 귀를 기울이게 했다. 1주일에 한번 정기적으로 반찬봉사를 나간다는 그녀는 왜 이제 오냐고 손을 붙잡아 주시는 노인들을 볼 때 마다 눈물을 글썽이게 된다고 한다. 봉사를 함으로써 내 자신이 행복해지고 그분들도 행복해지니 이보다 좋은 것은 없다며 그녀는 마지막으로 김장봉사에 참여하는 분들도 지금 이 시간이 앞으로의 시간을 더 값지게 만드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랑의 김장나누기 축제’에는 외국인들도 참가했다. 외국인들은 뜻 깊은 행사에 참가해 즐거운 것도 있었지만 한국의 전통 문화인 김치를 담그는 것 자체에도 신기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치가 생소한 외국인들에게는 젓갈 냄새가 싫을 수도 있는데 얼굴을 찡그리는 외국인은 찾아볼 수 없었다. 국민대학교 봉사를 위해 13학번 동기들과 행사장을 찾은 외국인 학생들은 어색하지만 “김치 맛있어요~! 김치~”를 외치며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김치가 점점 완성되어가자 참가자들은 그 먹음직스러운 모습에 하나 둘 맛을 보기 시작했다. 김치 맛을 보는 참가자들 중 SBS TV 프로그램 ‘붕어빵’에 함께 출연중인 탤런트 이정용 씨와 아들 믿음이가 많은 취재진들의 눈길을 끌었다. 아빠가 주는 김치를 맛있게 먹던 믿음이는 처음으로 김장을 해본다며 행사 내내 신이 난 모습이었다. 어머니가 주시는 김치를 맛보던 25사단 군악대 소속 김민성 일병은 소외계층을 돕는 뜻 깊은 행사에 참가하게 되어 기쁘고 김치가 맛있게 잘 만들어진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행사장 뒤쪽에는 현대자동차의 마이티가 여러 대 서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가까이가 보니 행사관계자 및 자원봉사자들이 완성된 김치를 마이티에 싣느라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행사관계자는 이 날 서울광장에서만 버무려진 김치의 양은 총 130톤(약 6만 포기)이고 약 1만 3천여 소외계층 가정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양이라고 전했다. 완성된 김치는 전국 각 지부로 옮겨진 후 소외계층에게 전달된다고 덧붙였다. 며칠 후면 맛있게 버무려진 김치를 받고 행복해할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김장이 마무리 되어갈 때 쯤 프라자호텔 22층에서 내려다 본 서울광장은 하트를 연상시켰다. 시간이 지나 그림자가 걷히면서 하트의 붉은색이 점점 검은 부분을 덮어갔다. 마치 만들어지는 김치만큼 따듯한 사랑이 충전 되는 것 같았다. 시간이 많이 지났음에도 자원봉사자들은 소외된 이웃을 생각하며 마지막 구슬땀을 흘렸다. 그렇게 서울광장은 36.5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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