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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아이들의 놀이터, 새롭게 태어난 놀이공간.

작성일201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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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메인 사진의 놀이터는 제가 초등학생 때 맘껏 뛰어놀던 장소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놀이터는 제가 뛰어놀 당시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원래는 바닥이 흙으로 되어 있었고, 오른편에 자동차가 주차되어있는 공간도 놀이터의 일부였습니다. 세 개의 미끄럼틀이 있었고, 곳곳에 시소, 철봉, 정글짐, 그네 등 수십 명의 아이들이 한 번에 놀 수 있는 천국 같은 곳이었습니다. 학교가 끝나면 매일같이 이곳에서 신문고놀이를 하며 놀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지금은 주차장으로 변해 버린 놀이터의 절반이 세월의 변화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동심이 자라나는 장소를 빼앗긴 기분이 들어 아쉽기만 합니다. 그래서 취재해보았습니다. 과연 새로 생긴 아파트단지의 놀이터는 어떤 모습일까요 그리고 요즘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놀기는 하는 걸까요



처음 찾은 곳은 강남 한티역 부근에 재건축된 아파트단지입니다. 재건축된 곳이다 보니 놀이터의 트렌드를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역시나 흙 대신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탄성 바닥재가 사용되어 있었습니다. 크기 또한 크지 않았습니다. 놀이기구도 제가 어릴 때와는 많이 다르단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소 대신 있던 일인용 놀이기구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아마 요즘 어린이들은 알겠죠) OXO놀이판이 있었습니다. 조금 조사를 해 보니 시소는 아이들에게 위험할 수 있어서 웬만해선 설치를 잘 안 한다고 합니다. 흙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안전과 위생을 위한 것이겠죠 OXO 놀이판을 가지고 조금 놀아보았는데 동심이 많이 사라진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놀이터에서 노는 것은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사면이 높은 아파트 빌딩으로 둘러쌓여 있다 보니 조금 답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겨울이라 아이들이 없었지만, 여름에는 햇빛이 잘 들어서 많은 어린이가 뛰어놀 수 있었으면 합니다.



바로 옆에 위치한 또 다른 단지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이곳의 놀이터는 더욱더 황량했습니다. 물론 겨울이고 눈까지 와서 노는 아이가 없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이곳은 놀이터라는 느낌보단 아파트 단지에 미끄럼틀 하나 놓여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순전히 제 생각이지만 이 놀이터는 와서 놀다 가라고 지어진 게 아닌 지나가다 시간 나면 미끄럼틀 한 번 타고 가라는 식이었습니다. 날씨에도 불구하고 네 명의 아이들이 학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들려 아주 잠시 놀다 갔습니다.2분 정도 매달려 놀다가 숙제를 해야 한다며 가는 모습이 짠했습니다. 사진을 찍고 돌아가는 길에 경비아저씨께 들려 요즘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많이 노는 지 물어보았습니다. 역시나 대답은 예상했던 대로. 요즘 애들은 학원 다니느라 바빠서 놀이터에서 노는 걸 못 봤어. 날씨가 좋아도 놀이터엔 사람이 한 명 없어.” 예상했던 답이었지만 초등학생 때부터 스펙을 관리해야 한다는 속설이 진짜인가 싶어 살짝 씁쓸해졌습니다.




자동차에 뺏기고, 아파트에 뺏겨버린 아이들의 놀이터. 그렇다면 요즘 아이들은 어디 가서 놀까요 아파트 단지에서 5분만 걸어가면 요즘 신세대 엄마아빠들이 아이와 함께 즐겨 찾는다는 아이들의 새로운 놀이 공간이 있었습니다. 이름 하야 키즈카페.’ 요즘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카페에 가서 음료수를 시키고 수다 떨며 노냐구요 아닙니다. 이곳은 어린 아이들을 위한 실내놀이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말이어서 그런지 굉장히 많은 아이들이 놀고 있었습니다. 놀이터와는 다르게 아이들만 와서 놀 수 있는 곳은 아니라고 합니다. 보육시설이 아니다 보니 보호자가 함께 동행해야 합니다. 이곳이 키즈카페인 이유는 아이들이 노는 동안, 아이의 부모는 카페처럼 음식이나 음료를 시키고 사방 곳곳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아이를 지켜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실내 놀이터와 부모를 위한 카페가 함께 마련되어 있는 셈이지요. 놀이터보다 다양한 놀이기구를 체험할 수 있으며, 곳곳에 위치한 안전요원 덕분에 아이들이 다치는 일도 없을 것 같았습니다. 또한, 날씨와 상관없이 부모는 아이와 함께 놀 수 있고, 배가 고프면 언제든 맛있는 음식을 먹일 수 있는 곳이었기에 신세대 엄마아빠들에겐 각광받고 있다고 합니다. 어쩌면 아이들의 놀이터는 자동차와 아파트에 뺏겨버린 게 아닐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와 아이들이 좀 더 편하고 깨끗한 곳으로 눈을 돌리다보니 자연스럽게 놀이터가 사라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언젠가 결혼을 해서 아이가 생긴다면, 아늑한 실내 놀이 공간에서 아이가 보호받으며 뛰어놀 수 있기를 바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인도 납치를 비롯한 각종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요즘 같은 세상에 아이를 혼자 밖에 내보내는 게 안심이 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키즈카페는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고 충족시켜주는 것 같습니다. 아마 그렇기에 저렴하지 않은 가격을 내고까지 많은 부모가 찾는 게 아닐까 합니다. 제가 방문했던 키즈카페만 하더라도 두 시간에 9,000원이 넘는 비용을 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 30분씩 대기를 하며 기다리는 가족단위 고객이 많다는 건 그만큼 키즈카페가 부모에게 매력적인 장소라는 이야기이겠지요. 하지만 제가 어렸을 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실내공간의 히터나 에어컨 바람보다는 햇빛과 선선한 자연의 바람과 함께 야외에서 뛰놀고 싶을 것 같습니다. 따뜻한 햇살은 그 존재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아직까지도 그 당시의 꽃내음은 잊혀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방과 후 친구들과 놀이터로 뛰어가서 아무 걱정 없이 놀던 그때가 그리워지네요. 모래밭에서 구른 탓에 집에 돌아오면 늘 깨끗하게 씻는 게 일이었지만 그마저도 즐거운 추억입니다. 안 그래도 학교 체육 시간과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시간 외에는 밖에 있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우리 아이들인데 이런 아이들에게 놀이터마저 앗아가는 것은 잔인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키즈카페라는 곳이 생겨난 이유도 어찌 보면 시대의 변화, 생활패턴의 변화가 만들어낸 우리 시대의 산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어머니, 아버지 세대에는 놀이터 없이도 자연을 벗 삼아 뛰놀 수 있었고, 우리 시대에는 사회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놀이터라는 공간이 필요했던 것처럼, 요즘의 아이들은 도시 속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를 대체할 공간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변화겠지만, 아이들이 자연과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했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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