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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 혹은 공대 생활백서

작성일2014.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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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한국 사회에서 특정한 문화적 상징을 갖는 공대생 혹은 여대생. 공업계열로 진학하는 여학생의 수가 적은 사정상 특정 공과대학에는 남학생이 몰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이는 여학생만이 재학하는 여자 대학교와 비교되곤 한다.
20대, 젊고 싱그러운 나이. 한창 이성 혹은 연애에 관심 많을 나이에 주위를 둘러보면 한쪽의 성만이 존재하는 학교에서 생활하는 이들의 일상은 어떨까. 여대생에 대하여 ‘항상 향기가 나고 밝은 후광이 잔잔하게 따라다닐 것만 같다.’라고 상상해본 공대생 B군. ‘여자 앞에서는 수줍음을 잘 타지만 용기 있는 남학생이 많을 것 같다.’라고 공대생을 떠올린 여대생 A양. 서로에 대해 궁금한 것 투성이인 이 둘의 생활을 한 번 직접 들여다보자.

 

 

 


 


띠리리~ 띠리리~ 아침을 깨우는 알람 소리. 1교시 수업시간에 맞춰 가려면 8시에는 나서야 하는 공대생 B군. 알람은 7시부터 힘차게 울리지만, 숙면에 빠진 그는 요지부동이다. 알람이 울린 지도 어느덧 30분… 그제야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B군에게 겉치장은 사치에 불과할 뿐. 중요한 약속이 없는 한 그는 본연 그대로의 모습, 일명 네추럴 룩을 택한다.
그의 아침준비를 단계로 나누어보면 간단하다.

1단계 침대에서 나온다.
2단계 간단한 세수와 양치질’은’ 한다.
3단계 손에 잡히는 옷을 입는다.
4단계 밤새 베개로 다듬어진 자연스러운 컬(curl)을 잘 다듬고 집을 나선다.
*이때 자연스럽게 아침밥을 건너뛰는 센스! 속이 허한 날이면 집 앞 편의점에서 바나나우유와 함께 아침을 시작한다.

느긋했던 아침준비로 행여 늦을까 걱정은 되는지 걸음은 성큼성큼 걷는다. 아침을 마주하는 공대의 수많은 남자 동기들은 서로의 이러한 아침 모습에 이미 익숙하다

 


 아침 7시, 학교 근처의 원룸에서 자취하는 A양의 핸드폰 알람이 시끄럽게 울린다. 9시에 시작하는 1교시 강의에 늦지 않게 준비를 하기 위해선 지금 당장 일어나야 하지만 몇 일째 밤늦도록 과제를 한 탓에 몸은 천근만근. 5분만, 10분만, 하며 좀처럼 이불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던 A양은 어느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급하게 몸을 일으켜 핸드폰을 보니 시간은 벌써 7시 반.
허둥지둥 욕실로 향한 A양은 10분 후 수건으로 머리를 감싸며 뛰쳐나왔다. 대충 얼굴의 물기를 닦고 화장대 앞에 앉아 스킨과 로션을 바른다. 요즘 부쩍 건조한 날씨 탓인지 피부가 푸석해진 것 같아 물끄러미 거울을 바라보던 A양은 문뜩 지각할 수 있겠다는 위기감에 에센스, 로션, 아이크림, 수분크림을 순서대로 열심히 찍어 바르며 기초화장을 마친다. 색조화장에도 돌입해야 하지만 시간은 벌써 8시를 넘었다. 일단 보정을 위한 CC크림을 바르고 옷장을 열어보니 입을 만한 하나도 옷이 없다. 분명 지난 주말에 쇼핑했건만, 왜 오늘 난 또 입을만한 옷이 없는 건지, 한숨만 나온다. 이것저것 대보다가 결국 오늘도 A양의 선택은 맨투맨 T에 치마 레깅스.
A양은 사람들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걸으며 아이라인을 살짝 덧대고 입술색을 입히는 신공을 발휘한다. 학교에 도착한 A양은 잠시 교내 카페에 들려 커피 한 잔을 테이크 아웃 한 후, 잠시 화장실에 들러 화장을 마무리하고 강의 시작 5분 전 자리에 앉는다.

 

 

공대생 B군은 같은 동아리 선배가 밥을 사주기로 해 친구들과 함께 밥 먹을 장소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오늘의 점심은 선배가 추천하는 학교 앞 불고기 집! 그곳에서 점심 특선을 시키고 자리를 잡았다. 식당에 앉아 메뉴를 시키면서 자연스럽게 “소주도 1병 주세요.”라는 말이 그들의 입에서 나왔다.
점심을 먹으면서 반주하는 것이 남은 수업을 듣는데 얼마나 좋은지 아마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를 것이라는 둥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밥이 나오자마자 아무 말 없이 약 10분 만에 폭풍흡입 한 뒤 그들이 찾아간 곳은 바로 당구장.
밥을 빨리 먹은 덕에 1시간도 넘게 시간이 남아 당구 한 게임 하러 당구장으로 향했다. 당구장에 들어가자 이미 남학생들로 북적북적하다. 수업 시간에도 수많은 남자 사이에 있었는데 당구장마저... 가방을 구석에 쌓아놓은 채 저녁 내기를 걸고 한 게임씩 치기 시작했다. 평소에 당구를 자주 치는 B군은 자신 있게 내기에서 이기고 다음 수업을 듣기 위해 학교로 향한다.

 

 


겨우 지각을 면한 여대생 A양은 오전 수업을 마치고 점심시간을 맞이했다. 여대 생활도 이제 마무리가 되어 가는 지금 A양에게 혼자 밥 먹는 것쯤이야 아무렇지 않은 일이다. 친구들 몇은 벌써 졸업을 했고 또 남은 친구들마저 공강 시간이 맞지 않아 아무렇지 않게 혼자 끼니를 때우기 위해 이곳저곳 돌아다닌다. ‘오늘은 뭐 먹지’ 고민하던 A양이 선택한 것은 학식.
학생식당에 들어가자마자 메뉴를 선택하고 줄을 서서 밥을 받았다. 어디에 앉을까 두리번거리던 A양 눈에 들어온 것은 이어폰을 끼고 휴대폰을 쳐다보며 밥 먹는 여성들. 새내기 때는 신기한 눈으로 쳐다봤지만 이젠 익숙한 광경이다. 다들 그렇듯이 A양도 자연스럽게 혼자 앉아 밥을 먹기 시작했다.
*여기서 잠깐! 여대에서 익숙한 합석문화를 아시는가 사람이 많은 시간, 빈자리를 찾기 어려운데 테이블 내에 빈자리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앉아서 밥을 먹는다. 이것이 바로 여대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합석문화!

밥을 다 먹을 시간이 될 때쯤 친구가 수업을 마치고 공강이 생겼다고 톡이 왔다. 항상 만나는 곳에서 친구와 만난 뒤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을 한다. 바로 친구의 소개팅 후기를 듣기 위해서! 서로의 소개팅 이야기는 가장 핫한 주제가 된다. 어제 만났어도 1년 만에 만난 것처럼 열심히 수다를 떠는 여대생 A양의 입은 말하느라 커피 마시랴 바쁘다.


 

 


다소 칙칙하게() 하루를 보내고 난 공대생의 방과 후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들에게 빛과 같은 톡이 도착한다. ‘축구 한판 어때’ 이에 바로 답장이 온다. ‘그냥 가볍게 한잔하고 싶네.’ 이런 톡을 주고받던 그들은 이렇게 축구 한판 하고 가볍게 한잔하는 것으로 결론짓는다. 어쩌면 그들만의 세계에서 우애를 돈독히 다져주는 데 빠질 수 없는 것이 운동과 게임 혹은 가벼운 알코올. 남자들이 많은 공대의 경우 상대적으로 운동 동아리가 활발히 운영되는 편이다.
아무래도 남자들이 많은 그들의 세계에서 운동은 높은 관심사이기 때문에 대표적으로 농구, 축구, 야구 등의 운동 관련된 동아리가 활발히 운영된다. 운동을 좋아하는 남자들만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운동을 좋아하는 여학우들이 함께하기도 한다. 물론 같이 즐기기도 하지만 매니저로서 톡톡히 역할을 다하기도 한다. 투박하고 칙칙할 수 있는 그들의 리그에 활발한 리액션과 응원으로 동아리 활동에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운동 후 저녁과 함께하는 가벼운 알코올은 마치 하루를 마무리하는듯한 자연스러운 행위가 되곤 한다. 공대생들에게 방과 후 운동과 술은 일상으로 다가올 만큼 친숙한 존재들이 되어가는 것도 이미 그들 사이에선 어색하지 않은 문화가 되고 있다.


 


모든 강의가 끝난 뒤 A양은 팀 발표를 위한 조모임에 참석한다. 높은 학번 탓에 얼떨결에 조장이 되어 부담이 큰데 정작 조원들은 그리 열심히 하지 않는 모습에 스트레스가 쌓인다. 오늘은 어떻게든 끝장을 봐야겠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찾고 같이 토론하고 정리를 하다 보니 1시간이면 끝날 것으로 생각했던 조모임은 3시간이나 걸려 끝이 났다. 파김치가 된 A양은 맥주 한 캔을 사서 집으로 향한다.
불금인데 방에서 혼자 궁상맞게 뭐 할 거냐며 나와서 같이 밥도 먹고 놀자는 친구의 문자를 받았지만, 이미 지칠 대로 지친 A양은 밥맛도 없고, 의욕도 없다.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집에 도착한 A양은 텔레비전을 켜고 곧바로 침대로 직행한다. 잠시 누워서 이대로 자 버릴까 하지만 클렌징을 제대로 하지 않아 피부가 뒤집혔던 경험이 있는 A양은 힘들게 몸을 일으켜 욕실로 향한다. 내 피부는 소중하니까.
리무버와 클렌징 오일, 클렌징 폼 등을 이용한 두세 번의 꼼꼼한 클렌징을 끝내고 샤워를 한다.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말리고 텔레비전 앞에 앉으니 잊었던 허기가 밀려와 냉장고를 열어보니 있는 것이라고는 집에 갔을 때 엄마가 챙겨준 김치와 먹다 남은 참치 조금, 그리고 며칠 전 할인판매를 하길래 대량으로 사다 놓았던 즉석 카레 몇 개가 전부이다. 즉석 카레를 전자레인지에 데워먹고 설거지를 끝낸 A양은 드라마를 보며 어제 사 놓았던 과자 한 봉지를 뜯어놓고 맥주를 홀짝인다. 취기가 조금 오르자 온몸이 노곤해지면서 잠이 솔솔 오기 시작한다.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마스크 팩을 하나 꺼내 붙이고는 침대에 누워 30분 후에 떼야지 생각하지만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버티지 못하고는 결국 그대로 잠이 든다.

 

 

 

 

 

A양과 B군의 일상을 파헤치며 비교해 보고나니 그들의 삶이 자연스럽게 눈 앞에 그려지는 것만 같다. 어쩌면 다른 학교보다는 특별하게만 느껴질지도 모르는 여학교 혹은 남자들이 다수를 이루는 공대가 사실은 소소한 일상들로 이루어진, 아주 다르지만은 않은 곳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특성상 그곳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재미있는 문화들이 자리 잡고 있지만, 이 또한 사람 살아가는 공간이니만큼 일반적인 일들이 아닐까.
이제 곧 개학이다. 캠퍼스도 따뜻한 봄의 기운이 내려앉을 준비를 마쳐가고 있다. 꼭 성의 비율이 절반 대 절반으로 들어맞는 것은 아니지만, 여학우 혹은 남학우만이 존재하더라도 꽃같이 아름답고 나무같이 듬직한 학생들이 있기에 캠퍼스는 늘 싱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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