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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 이동수단에서 스포츠로!

작성일201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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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지난 가을에 개최된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여러 스포츠 종목이 화제가 되었다. 인기 스포츠 야구, 축구 두 구기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위엄을 다시 한번 증명했는데, 여기 인기 종목이라고는 섣불리 말할 수 없지만 초미의 관심사가 된 스포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승마’이다.

 


▶ 출처: MBN 뉴스


한국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 무려 ‘5연패’. 한국의 마장마술 종목은 이미 아시안게임에서 경쟁자를 찾을 수 없으며 종합마술 종목 역시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했다. 마장마술은 경주나 장애물 뛰기 같은 시합이 아니라, 마장 안에서 말과 기수가 정해진 운동과 춤을 얼마나 예술적으로 소화하는지를 평가하는, 즉, ‘인마일체’를 목적으로 하는 종목으로 한국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부터 이 마장마술의 최강자 자리에 군림하고 있는 셈이다.




과거 교통수단이었던 ‘승마’
  

그러나 ‘승마’라는 스포츠로 익숙한 말은 모두가 알다시피 가장 원초적인 이동수단이자 교통수단으로 이용되었던 동물이다. 이들은 동서양 할 것 없이 현재의 ‘자동차’와 같은 역할을 맡았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먼지 날리는 흙길을 달렸고, 자신의 주인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주었다. 하지만 점점 발전한 과학기술은 자전거, 자동차, 기차, 비행기까지 더 효율적인 이동수단을 만들어냈고 자연스레 이동수단으로서의 말은 점점 설 곳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컴퓨터의 발달로 인해 지구상에서는 더 이상 종이가 쓰이지 않을 거라는 헛된 예언처럼 말 역시 이와 비슷한 행보를 걷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말은 그 성격을 달리하여 다시 우리 곁에 돌아오게 된다. 비록 이동수단으로서는 그 운명을 다한 셈이지만, ‘승마’라는 일종의 고급 스포츠로 남은 것이다.



  클럽하우스 전경


스포츠로서의 승마는 과연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사실 승마는 대학생들에게 더욱더 멀게만 느껴질 수 있는 종목 중 하나이다. 우선 말을 소유하거나 관리하기가 어렵고 도심에서는 승마장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여러 이유들로 승마를 접해보지조차 못한 사람이 많고, 그렇기 때문에 승마가 더더욱 엘리트 스포츠라는 편견의 벽에 갇혀 버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편견과 한번 부딪쳐 보기 위해 채널 영현대는 강원도에 위치한 한 승마장을 찾았다. 스포츠로서의 승마는 과연 어떤 색을 갖고 있을지 직접 배워보고 또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말의 웅장한 모습


승마장 클럽하우스에 입장하면 실제 말 크기와 똑같은 말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이나 텔레비전에서 혹은 경마장에 있는 말을 봤을 땐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이만한 크기의 생물이 옆에 있다고 생각하니 설레면서도 조금은 무서웠다. 조금 이따 살아있는 말을 만난다면 얼마나 더 떨릴까 진짜 말을 맞을 채비를 하기 위해 락커룸으로 이동해 보자.


 

종아리에 대고 지퍼를 올려 착용하는 챕(Chap)


승마를 하기 위해서는 ‘챕(Chap)’이라는 종아리 보호대를 꼭 착용해야 한다. 하의 역시 원래는 승마바지를 입는 것이 원칙이지만, 긴 청바지 혹은 면바지를 입어도 무방하다. 신발 역시 승마부츠 대신 바닥이 평평한 운동화를 신어도 상관없다.


 

신체 사이즈에 따라 다양한 길이의 챕(Chap)이 구비되어 있다


가까이에서 본 ‘챕(Chap)’이다. 종아리에 덧댄 뒤 저기 보이는 지퍼를 올려 사용한다. 승마를 할 땐 기승자의 다리가 말의 배에 계속 마찰되는데, 이때 옷이 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 ‘챕(Chap)’을 사용하는 것이다.


 

척추를 보호하는 안전조끼


다음은 안전조끼이다. 이 안전조끼는 기승자가 낙마했을 때 척추가 다치는 것을 방지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숨이 막힐 정도로 작은 사이즈를 착용해야 한다는 것! 그래야 말 위에서 떨어질 때 입는 부상 정도가 덜하다. 어린 아이들은 XS사이즈, 여성들은 보통 S사이즈를 착용한다.


 

안전을 위해 안전모자는 꼭 착용하도록 한다


안전모자 역시 꼭 착용해야 한다. 사실 착용했을 때 아무래도 모양이 세련되고 예쁜 건 벨벳으로 된 얇은 모자겠지만, 초보 기승자의 경우 내부에 완충장치가 있는 이 안전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 말을 탈 때 항상 명심해야 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안전모자는 머리에 꼭 맞도록 사이즈를 조절해야 한다


아프기 직전인 상태까지 끈을 조인다. 일반 안전모를 쓸 때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복장 점검 완료!


모자, 조끼, 챕 등 승마를 하기 위해 필요한 복장점검을 완료했다. 기승할 때는 손가락 장갑이 꼭 필요한데, 이는 승마장에서 대여해주지 않으니 반드시 개인 장갑을 챙겨가야 한다.
  자, 이제 본격적인 승마를 하러 이동해보자! (두근두근)

 


안전수칙 정독하기


승마장에 들어가기 전 안전수칙은 필수로 읽어보자!


 

승마장 내부


오늘 수업을 받게 될 초보 전용 승마장이다. 울타리가 없는 일반 승마장과 달리 초보 기승자들을 위해 울타리가 쳐져 있다. 말을 타고 이 울타리를 따라 ‘평보, 좌속보, 경속보’ 이 세 가지 기승 방법을 배우게 된다.


 

거세마 ‘파비스타’를 타고


가장 먼저 승마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먼저 말에 가깝게 붙어 왼손에 갈기와 고삐를 함께 잡는다. 말은 갈기를 잡아도 아픔을 느끼지 않으니 갈기를 잡는다고 해서 크게 긴장할 필요는 없다. 그 다음에는 왼쪽 다리를 등자쇠에 올리고 오른발을 힘껏 밀며 땅에서 뛰어올라 말 위에 탄다. 이때 말이 크게 하중을 느끼지 않도록 안장에 천천히 앉는 것이 좋다.

올바른 승마 자세는, 우선 어깨와 상체에는 힘을 빼고, 두 다리로 말의 배를 껴안는다는 듯 힘을 줘야 한다. 이때 등자쇠에 걸친 발은 발뒤꿈치가 아래를 향하도록 하고, 2/3 이상 걸치지 않는다. 그래야 긴급한 상황에서 다리를 빨리 뺄 수가 있다. 머리는 똑바로 해야 하고, 눈은 항상 앞쪽을 주시하여 다른 말의 동태를 확인해야 한다.


 

올바른 고삐 잡는 법


고삐를 잡을 때는 두 주먹 사이에 10cm정도의 간격이 있게 한다. 또한 말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위험상황에 대비해서 고삐를 항상 짧게 쥐어야 한다. 고삐는 자동차의 안전벨트와도 같다. 즉, 안전을 잡아주는 생명줄과 같기 때문에 말을 타는 동안에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절대 이 고삐를 놓으면 안 된다. 방향을 바꾸는 것, 말을 멈추게 하는 것 모두 고삐로 할 수 있는 일이다. 왼쪽 고삐를 당기면 말이 왼쪽으로 움직이고, 양쪽 고삐를 기승자의 몸쪽으로 잡아당기면 말이 속 도를 줄이거나 멈춘다.


 

암말 ‘메이플’을 타고


출발할 때는 혀를 이 사이에 두고 ‘쯧, 쯧’이라고 소리를 내거나 말의 배를 발로 차면 된다. 기승자는 다리 부분을 조심해야 하는데, 말을 타다 실수로 다리를 잘못 놀려 말의 배를 계속 건드리게 되면 더 빨리 달리라는 뜻인 줄 알고 말이 엄청난 속도를 내며 달리기 때문이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다. ‘안전장치가 없는’ 롤러코스터… 꼭 조심해야 한다.




 


 
평보와 좌속보

 

경속보 시 기승자의 하체운동


마지막으로 경속보는 3박자 운동으로, 보통 달리기에 비유되는 말의 움직임이다. 평보나 좌속보와 달리 기승자가 안장에 앉아만 있으면 안 된다. 위에 사진처럼, 달리는 말 위에서 하체를 앉았다 일어섰다 하며 말의 리듬을 자연스레 타야 한다. 그러나 초보 기승자라면 꾸준히 이 박자를 맞추기 어렵고, 반복적으로 움직이기에 체력적으로도 조금 힘들 것이다. 승마, 그냥 말 위에 타있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한 시간에 무려 3000kcal를 소모하는 운동으로 승마를 만만히 보아서는 안 된다.


 

코치님과 함께


우리가 탄 이 말들은 은퇴한 경주용 말로, 품종은 ‘더러브렛’, 한국 말이다. 레슨을 받을 때는 꼭 거세마를 앞에 가게 하고 암말을 뒤로 가게 항상 순서를 정했는데, 이유를 물어보니 말은 뒤에 물체가 있으면 발로 차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암말의 성격이 예민한 편이기 때문에 보통 암말이 뒤로 가는 쪽으로 순서를 정해야 한다고.


 
이곳에서 더러워진 옷을 세척할 수 있다


승마를 끝내고 나오면 더러워진 바지나 신발을 깨끗이 할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다. 물이나 공기를 선택할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마사 안쪽에 있는 샤워장 및 적외선 찜질방


말이 샤워를 하는 샤워장도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샤워를 끝낸 말은 몸을 말리고 적외선기 밑에서 적외선 찜질을 한다. 아마 빛깔이 곱고 예쁜 게 다 이유가 있지 싶었다.


 

붕대를 감은 말의 다리


기승을 잠시 쉬는 말은 이렇게 다리에 붕대를 감고 있다. 기승할 때는 붕대 대신 아대를 찬다고 한다. 이렇게 하나하나 말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체계적인 승마 문화를 만들었다 생각하니 새삼스레 대단하다는 느낌이 든다.


 

오드아이 눈동자를 가진 말


특이한 오드아이 눈동자를 갖고 있는 말이다. 오른쪽 눈동자의 크기는 이렇게 작은데, 왼쪽 눈동자는 다른 말처럼 크기가 크다. 꼭 인형 같아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마사의 전경


말들이 쉬고 있는 마사에도 방문해 보았다. 세 곳이나 되는 마사는 깨끗하게 꾸며져 있었는데, 코치님께서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해 주셔서 열심히 공부하며 들었다. ‘말의 주식은 뭘까요’ 코치님의 물음에 ‘당근이요.’라고 대답했는데 그건 간식이라고 하셨다. 말의 주식은 풀이라고 한다. 어쩐지 말들 입가에 형체를 알 수 없는 초록색이 잔뜩 묻어 있었다.
이 마사에는 ‘포니, 더러브렛, 웜블러드’ 이 세 품종의 말이 살고 있다. 자동차의 브랜드, 디자인 그리고 성능이 제각각 다른 것처럼 말들도 여러 품종에 따라 각자 다른 생김새를 가진다.


 

인형 같은 ‘포니’


이 작은 말이 ‘포니’다. 영국에서 태어난 조랑말로, 주로 어린 아이들을 태울 때 쓰는 말이다. 실제로 보면 정말 작아서 귀여운 인형 같은 느낌도 난다.


 

왕년에 마차를 끄는 말이었던 얼룩무늬 ‘더러브렛’


젖소무늬 얼룩을 가지고 있는 이 말은 ‘더러브렛’. 더러브렛은 더운 지방에서 서식했던 말들의 혈통으로 피부가 약하고 스피드가 발달했다고 한다. 오늘 우리가 탔던 말들도 이 더러브렛 종으로, 웜블러드 종보다는 더 타기 쉬운 말이다.

 


고급스러운 ‘웜블러드’


더러브렛보다 훨씬 큰 덩치를 갖고 있는 ‘웜블러드’이다. 실제로 보았을 때 두 배정도 더 큰 듯해서 정말 깜짝 놀랐다. 웜블러드는 더러브렛이 가지지 못한 파워를 갖고 있고, 피부도 더러브렛보다 더 두껍다. 그렇기 때문에 기승자가 말의 몸통을 다리로 더 세게 조여야 하고, 박차를 가할 때도 더 세게 쳐야 한다. 그래서 웜블러드가 다루기 힘든 말이라고 한다.

말들을 보며 궁금해졌다. 마사에는 거세마만 있었지 수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유를 물어보니, 수말은 성격이 드세고 파워가 넘치기 때문에 승마용 말로는 부적합하다고 한다. 그래서 경주용 말이나 장애물을 뛰는 말 중에는 그 성질을 이용한 수말이 많지만, 그 외의 상황에는 수말의 성격을 죽인 거세마, 암말들이 많은 것이다.

 


한적한 실외승마장


마사를 나오면 이렇게 넓은 실외승마장이 마련되어 있다. 우리는 이 넓은 마장을 한동안 바라보다 집으로 돌아가는 아쉬운 발걸음을 떼었다.

승마는 우리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정말 건강하고 활기찬 스포츠였다. 기계를 이용한 인위적인 맛이 없어 다소 당황스러웠던 때도 잠시 있었지만(말이 갑자기 빨리 달려서 너무 무서웠다...) 올해가 다 끝나가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중 가장 흥미로웠던 시간”이라며 우리는 엄지를 추켜올렸다. 한창 재미있게 웃으며 즐겁게 탄 것 같은데 등 뒤로 차갑게 배어있었던 땀. 정말로 발걸음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말들의 검은 눈동자는 어찌나 예쁜지, 자꾸 생각나기 바빴으니 말이다.

말은 자동차처럼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간중간 계속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도 해줘야 하고, 그들이 불편하지 않게 고삐를 너무 세게 잡아당겨서도 안 된다. 박차를 가할 때 배를 세게 차면 말의 피부가 벗겨져 피가 날 수도 있다. 그들은 눈을 반짝반짝 빛내는 생물이다. 빠름과 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는 이동수단으로서의 말은 더 이상 메리트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점점 단순화되고 단일화되는 사회는 아이러니하게도 다시 옛것을 찾고, 손길이 깃든 것을 찾는다. 클래식을 되새김질하고, 통기타를 꺼내 든다. 8-90년대까지 이어진 기계우동 열풍이 사그라지고 손맛이 깃든 수타우동이 대세로 떠오른 것처럼 말이다.

스포츠로서 승마가 점점 더 대중화되고 인기가 높아지는 것도 점점 더 발전되고 현대화된 사회에 한번쯤 거꾸로 가보고 싶어지는 우리의 자연스러운 마음 때문인 것 같다. 숨 돌릴 곳을 찾는 것, 잠시 클래식에 손 담가 보고 싶은 것. 그런 점에서 승마는 너무나 매력적인 스포츠로 발전해 있었다.

서울 외곽에도 몇몇 승마장이 위치해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꼭, 꼭! 한번 말을 타보는 기회를 다들 가졌으면 좋겠다. 다. 물론 정기적으로 승마를 하는 것은 한 달 기간의 헬스클럽을 결제하는 금액보다 살짝 비싸지만, 말과 함께 웃고, 땀내고, 달리는 그 시간이 어떤 운동보다도 훨씬 건강하다는 것을 듬뿍 느끼고 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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