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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찹쌀떡은 어디로 갔을까

작성일201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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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우중, 조영은, 유지민 , 신동학, 장백산



따듯한 봄이 오기 전, 막바지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길거리 위의 사람들은 저마다 두꺼운 점퍼를 껴입고 몸 속으로 침투하는 바람을 막기에 여념이 없다. 추위로부터 손과 발을 보호하기 위해 착용한 장갑과 부츠들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가히 ‘겨울나기’ 아이템들의 진화라고 할 법하다. 장갑은 ‘수분장갑(손에 수분을 채워주며 부르틈을 방지하는 신종 장갑), ‘발열장갑’ 등 사람들의 요구에 맞춰 발 빠르게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속에 털이 풍성한 털 부츠의 시대를 넘어 이제는 체열반사소재를 적용한 ‘발열 패딩 부츠’까지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미나 문방구>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미나 문방구>

지금과 같은 패딩 점퍼와 핫팩이 발달하지 않았던 1980년도, 우리의 부모님들께서 추위를 이겨내셨을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다. 당시 뉴스자료에 의하면, 1980년대에는 10월에 한강이 언 기록이 2회나 발견된다. 더불어 요즘 겨울 최저기온보다 훨씬 추웠던 영하 0.4도를 웃도는 기후를 보여주고 있다. 지금보다 훨씬 춥지만, 추위를 견딜만한 용품이 발달하지 않았던 그 시기에는 과연 어떻게 추위를 이겨냈을까 이어진 물음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듣기 위해 나선 채널 영현대! 우리들의 부모님께 듣는 그때 그 시절 이야기, 함께 들어보자.


”노는 것이 최고죠.”
”노는 것이 최고죠.”

많은 먹거리가 발달했으나 여전히 사랑 받고 있는 국민 간식, 호두과자를 굽고 계신 아저씨를 만났다. “아저씨께서 어리셨을 적엔, 어떻게 이 강력한 추위를 나셨나요”라고 묻는 채널 영현대의 질문에 개구쟁이 같은 미소로 대답하시던 아저씨. “우리가 어릴 적엔, 그저 노는 것이 최고였지. 손과 발은 부르트고 피가 나도, 그저 뛰어 노는 것이 제일이었어.” 아저씨께는 잠깐 이지만 어린 시절의 그 때를 즐겁게 되짚어보고 계시는 듯 보였다. 요즘 아이들은 좀처럼 밖에 나오지 않고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말씀도 함께 전해주셨다.


”따듯한 아랫목에서 가족끼리 오순도순 모여 나눠먹던 고구마가 생각납니다.”
”따듯한 아랫목에서 가족끼리 오순도순 모여 나눠먹던 고구마가 생각납니다.”

자신을 조선족이라고 밝히신 아주머니께서는, 어릴 적 부모님과 한국으로 넘어오시어 쉽지 않은 적응기를 보내셨다고 했다. 추운 겨울이 오면 불을 때던 아궁이에 가서 몇 개 되지 않는 고구마와 감자를 넣은 후 그것이 익기만을 기다리던 설렘이 생각나신다고. 방은 차가웠지만 유일하게 펄펄 끓던 아랫목에 가족들이 모여 앉아있는 일이야 말로 추위를 이길 수 있는 가장 강한 무기라고 하셨다. 그 따스함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금도 오래도록 남아계신다는 말에 채널 영현대 또한 괜스레 뭉클해졌다.


”꽁보리밥 죽 한 그릇이면 든든했어요.”
”꽁보리밥 죽 한 그릇이면 든든했어요.”

분주히 음식을 준비하시던 아주머니께 채널 영현대가 질문을 드렸다. “아주머니는 어떤 비장의 무기로 겨울을 나셨나요” 아주머니께서는 꽁보리밥으로 만든 죽 한 그릇이 그 무기라고 말씀하셨다. 먹을 것이 풍족하지는 않았던 그 때 그 시절, 그러나 꽁보리밥에 김치를 송송 썰어 넣고 끓인 꽁보리죽은 지금도 생각나는 추억의 음식이라고. 따듯한 죽 한 그릇을 먹고 등교하던 길은 추위도 두렵지 않을 만큼 든든하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기, 겨울철 진리입니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기, 겨울철 진리입니다.”

공원에서 만난 서글 서글한 인상의 아주머니께서는 자신만의 어릴 적 추위 방지 노하우를 ‘얇은 옷 껴입기’라고 전해주셨다. 당시 두꺼운 옷을 쉽게 구할 수도 없었지만, 얇은 옷을 여러 개 껴 입는 것이 더욱 따듯하다는 생활의 지혜를 몸소 깨우치셨다고. 지금도 몸을 움직이기 불편한 두꺼운 옷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것을 선호하신다고 한다. 앙고라 스웨터 하나를 가지는 것이 당시 소원이었다는 아주머니께서는 “지금은 모든 것이 풍족하죠. 학생들이 색색의 니트나 스웨터를 입고 다니는 모습이 참 예뻐요.”라고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요즘 사람들에게도 추위를 나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을까 채널 영현대는 80년대에 비해 훨씬 좋아진 환경 속에서도 여전히 물러서지 않는 강추위에 대처하여, 현대인들은 어떻게 이 추위를 이겨내는가가 궁금해졌다. 이에 우리는 사람들이 추위를 나는 이모저모를 담아보고자 서울 곳곳의 시민들을 인터뷰해보았다. 사람들마다 개성 있는 자신만의 ‘추위 나기’ 비법이 있을까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소정(22)양은 추위를 이겨내는 자신만의 비법이 ‘따듯한 아메리카노’에 있다고 했다. 추운 날씨이지만 따듯한 커피 한 잔이면 피곤함까지 함께 가시기에 아침마다 빼놓을 수 없는 코스가 돼버렸다고. 주변 친구들도 많이 커피를 사 마신다고 했다. 여대생들에게 따듯한 커피 한 잔이 몸에 붙이는 핫팩보다 낫다는 그녀는 “아무래도 여자이다 보니 멋은 포기할 수 없거든요. 코트 하나를 입는 날이면 정말 추울 때도 있는데, 커피를 들고 가면 손도 따듯하고 맛도 있고요. 속이 따듯해지니까 괜찮아요.”라고 말했다.



요즘 세상이 좋아졌다며 발열내의 사랑을 온몸으로 보여주시던 아주머니를 만났다. 값은 점점 저렴해지지만 그 성능이 진보하고 있는 발열내의를 실제로 착용하시고 선호하신다는 아주머니께서는 “보정기능이 있는 발열내의라면 일석 이조고요.”라며 즐겁게 웃으셨다. 채널 영현대는 기술과 물질문명의 발달이 인간에게 미친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으나, 이런 면에서는 참 좋은 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하게 웃으시는 아주머니의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는 우리까지 기분이 좋아지니 말이다.



여기, 상상하지 못했던 아름다운 방법으로 추위를 이기는 현장을 만났다.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에 자리한 1평 남짓한 작은 카페. 이 곳에서는 5명의 가족이 하나가 되어 김밥을 싸고 커피를 팔고 있었다. 비슷한 규모의 카페가 여러 곳 있었으나, 이곳은 특별했다. 온 가족이 새벽부터 하나가 되어 장사를 하며 서로 격려하는 모습을 발견한 채널 영현대는 그곳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가족의 훈훈한 사랑이 있기에, 그 따스함은 손님들에게도 전해졌다. 주변 상점에 비해 월등히 많은 손님들의 숫자가 그것을 증명하는 듯 했다. 환하게 웃으며 손님들을 맞이하는 작은딸(좌측 하단 사진)은 “가족이 함께하니 추위가 무섭지 않습니다.”고 전했다.



“어학원에 다니고 있어요. 취업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자신을 학구파 남학생이라고 소개해달라는 박두남(26)군은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도 어학원의 학구열에 오히려 몸이 더울 지경이라고 밝혔다. 학원의 모든 학생들이 밀집해서 공부하는 공간이 있는데, 그곳의 열기는 온풍기가 필요 없을 만큼 뜨겁고도 푹푹 찐다고. “사람들은 발열체니까요. 그런데, 저는 지금이기에 누릴 수 있는 그 열기가 좋아요. 정말 확실한 목표가 있으니 추위를 생각할 겨를도 없죠. 주변 학생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날마다 자극 받고 더 열심히 하게 되거든요.”라고 말하는 박두남 군은 이 시대 취준생의 아름다운 표상을 보여주었다.



채널 영현대가 아파트 단지를 방문했다. 아침에 유치원을 가기 위해 기다리던 어린이에게 “춥지 않느냐”고 물으니 “안 추워요.”라고 금세 대답했다. “추울 때는 어떻게 해요”라고 물으니 “엄마가 사준 뽀로로 목도리랑 로보카 폴리 신발이 있어서 안 추운데요”라고 대답하는 오준명(7)어린이를 보며 추위를 못 느낀다는 어린아이의 동심이 너무도 부러웠다.






사람들마다 다양한 추위 나기 방법이 있었다. 어떤 이는 열정으로, 어떤 이는 아이템으로 이 추위를 이겨내며 겨울을 보내고 있었다. 문득 겨울이 되면 귓가에 울려 퍼지던 정겨운 소리가 떠오른다. “찹쌀떡~ 찹쌀떡~.”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겨울이 되면 어디선가 등장하셔서는, 우리에게 맛있는 찹쌀떡을 파셨던 찹쌀떡 장수 아저씨들의 우렁찬 외침이다. 그 많던 찹쌀떡은 다 어디로 갔으며, 누가 다 먹어버렸을까 시대는 지나가고, 이제 많은 사람들은 찹쌀떡을 먹으며 겨울을 보내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채널 영현대는 시대를 뛰어넘어 추위를 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노력’이었다. 추위를 나기 위한 그들만의 방법은 결국 삶을 살아가려는 노력이었고, 그것은 곧 살아있기에 누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아무쪼록 추운 겨울이 무사히 지나가고, 따듯한 꽃 내음이 곳곳에 퍼지는 봄이 어서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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