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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며 행복한 여행자, 청춘유리

작성일2016.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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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경환

꽃다운 나이 26살 여행자. 본명은 원유리. 그녀는 동국대학교 관광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며, 40개국 120개 도시를 총 600여 일 간 다녀온 여행자고 동시에 ‘그대의 봄’이라는 책의 저자다. 수많은 강연과 세미나에 서는 연사이기도 하고 개인 SNS 팔로워가 5만 5천 명에 달하는 ‘핫’한 스타로도 불린다. 스물여섯이라는 나이에 무려 다섯 개의 별칭을 얻으면서 120개 도시를 떠돈 청춘유리. 자칭 ‘여행 좋아하는 사람’인 그녀의 여행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자.


1. 600일, 떠나기로 마음 먹다



Q. 많은 여행을 결심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여행을 떠나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있었나요?

문득 지금 나에게 올 수 있는 행복을 놓치고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전까지 저는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비록 입학을 좋은 성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지만, 재학 중에는 1등을 놓쳐본 적이 없었어요. 통학이 5시간이나 걸렸지만, 지각이나 결석도 없이 학교에 나갔고요. 그러다가 시험 기간에 한 번 공부하던 도중 쓰러졌어요. 응급실에 실려 가서 링거를 맞는데 그 와중에도 시험이 걱정되어서 링거 맞을 시간을 줄여달라고 했었죠. 그런데 몸이 버틸 수 없었는지 일어나보니 원래 링거를 맞아야 하는 시간을 훨씬 지나있었습니다. 그때 건강 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서 저 멀리 나중의 행복을 쟁취하기 위해 달리는 게 무슨 소용일까 싶더라고요. 그런 뒤 ‘죽기 전에 후회하는 10가지’ 라는 책에서 “결국 행복은 내 선택이다” 는 문장을 보고 계속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물었습니다. 후회하지 않으려고요. 제가 결론적으로 내린 답은 여행이었죠. 18살부터 이룬 꿈이 세계여행이었거든요. 지금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사는 것을 목표로 여행을 다니는 중이랍니다.


2. D-600, 여행 전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앞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앞

Q. 많은 여행을 다녀오셨어요. 가기 전에 여행 계획들은 어떻게 세우셨나요?

우선 단기여행인지 장기여행인지 구분해요. 여행을 가는 기간에 따라서 계획을 세우는 방법이 다르거든요. 단기여행은 정말 세세한 것까지 계획 세울 때 고려합니다. 밥을 먹는 장소나 쉬는 장소까지도요. 하지만 장기 여행이면 큰 틀만 정하죠. 가고 싶은 나라와 머무를 곳 정도요. 그런 다음에는 그 지역을 거점 삼아서 지역 사람처럼 생활하며 여행해요. 시간이나 돈에 크게 구애받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이고 그다음으로 출발할 매력적인 대륙을 발견하면 바로 떠날 수 있게 준비합니다. 그래서 장기 여행 중에는 숙박이나 항공권도 현지에서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요.

Q. 여행경비를 마련하는 게 어렵지는 않으셨나요?

정말 열심히 돈을 모았어요. 학교에서 받은 장학금과 아르바이트로 번 돈까지 모두 여행경비로 들어갔죠. 아르바이트도 편의점, 옷가게, 명품 가게, 아울렛 매장, 학원, 피자가게 등 안 해본 것을 찾기 힘들 정도로 많이 했었어요. 학기 중에도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했고 보통 8개월 정도 일한 뒤에 1년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경비를 현지에서 충당한 적도 있어요. 아일랜드에서 현금 200만 원을 소매치기당해서 가정부로 일했었죠.


3. D+600, 여행을 돌아보며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앞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앞

Q. 여행지에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꼽는다면요?

여행지에서 작고 사소한 것들에 행복을 느낄 때요. 정말 멋진 관광지들도 좋았지만 저는 오히려 일상이나 뒷골목 등 소소하게 마주쳤던 것들이 더 좋았어요. 정말 그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이잖아요. 예를 들면 아침에 도시 뒷골목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봤던 것, 갈이 장난쳤던 것들 등이 포함되겠네요.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행복이 가까이 있는 것을 느껴지면서 덩달아 저도 즐거워졌습니다. 이런 과정 안에서 제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어서 더 좋았어요.

Q. 언어 소통에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사실 처음에는 엄청나게 힘들었어요. 외국인이면 무조건 긴장되어서 YES나 NO도 제대로 못 했죠. 아일랜드를 갔을 때는 입국 심사 도중에 영어를 한마디도 못 알아듣는 바람에 가방 안 물건이 다 꺼내지는 수모를 겪었어요. 그 후에 이런 무시를 다시는 당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면서 외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서 공부하기도 하고 노력을 했죠. 호스텔에서 외국 친구들을 만나면서 영어가 늘기도 했어요. 하지만 몇몇 나라를 제외하고는 영어가 거의 통하지 않아서 손짓 발짓으로 버틴 적도 많습니다. 어떻게든 통하기는 하더라고요.


보스니아의 모르타르
보스니아의 모르타르

Q. 여행지에서 아찔했던 순간도 많았나요?

그럼요. 저는 영어도 못하고, 돈도 많지 않아 힘든 일을 여러 번 겪었어요. 몸이 안 좋아져 귀가 갑자기 안 들린 적도 있었고, 성추행을 당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위험을 피하려고 남장하기도 했었어요. 한 번은 밤에 나갔다가 정말 위험했었는데요. 여행 온 지 9개월 정도가 지나서 자신감이 꽤 붙었던 시기에요. 현지에서 가정부로 일하고 있었는데 휴가여서 시내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버스 뒷좌석에 앉아있던 남자 두 명이 계속 저를 따라오더라고요. 제가 영어를 못 알아들을 줄 알고 얘기를 크게 해서 그 사람들이 제 핸드폰을 뺏으려 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당시에는 알자마자 겁먹어서 무조건 뛰었어요. 장바구니 봉지가 터지면서 김칫국물이 튀고 난리가 났죠. 뛰어가다가 트럭에 몸을 숨겼는데 바로 옆 수풀에서 저를 쫓아오던 남자들 무리가 나오더라고요. 저를 찾지 못해 다행이었지만 정말 무서웠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지역이 범죄로 유명하더라고요. 그 일이 있고 난 후에는 여행지에서 절대로 밤에 나가지 않아요.

Q. 홀로 여행하는 것이 많이 위험한가요?

우선 어디에서든 조심하는 것이 좋죠. 특히 동양인 여성들은 체구가 작으므로 표적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더 조심을 기울여야 해요. 위험이 두려워 여행을 못 떠나는 것은 아니지만, 항상 긴장의 끈을 놓치면 안 돼요.


4. 600일이 남긴 것




Q. 600일의 여행이 많은 것을 남겼을 텐데 가장 많이 얻은 것이 궁금해요.

우선 살이요. 여행지에서 가장 저렴한 것이 빵이어서 빵을 정말 많이 먹었어요. 제가 또 빵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좋아하는 것을 주식으로 많이 먹다 보니 저절로 살이 찌더라고요. 하지만 살이 늘어난 만큼 생각의 부피도 커진 것 같아요. 특히 제 삶에 대한 가치관이요. 다양한 세상을 둘러보면서 제가 사는 삶이 틀린 것이 아니고 취직을 위한 공부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점을 확연히 느꼈습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바로 행복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이렇듯 여행은 제게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새로 가르쳐주었습니다.

Q. ‘그대의 봄’이라는 책까지 나왔습니다. 특별히 책을 내야겠다고 생각한 건가요?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가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스스로 ‘충분히 경험이 쌓인 후에 내자.’ 고만 막연히 생각했어요. 그러다 라오스에서 만난 분이 제 이야기가 한 명에게라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면, 책을 내는 것이 누구에게든 도움을 줄 수 있지 않겠냐는 말에 책을 내겠다고 결심했어요. 후원을 통해 책 제작을 진행했는데 처음에는 400만 원을 목표로 잡았지만 총 800만 원이 모여 성공적으로 책을 낼 수 있었습니다.



Q. 지금 청춘유리에게 여행이란?

너무 멋없는 대답일지는 모르겠어요. 여행은 지금 가장 좋아하고 앞으로도 가장 좋아할 것이요. 제 여행에는 주제가 있는 것도 아니에요. 오히려 단순히 좋아해서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죠. 저는 앞으로도 제가 좋아하는 이 일을 계속해나갈 예정이에요. 여행하면 꿈꾸는 것들이 정말 이뤄지는 기분이거든요.

Q. 앞으로 여행 계획은요?

아무래도 우선 학교로 돌아가니 6살 어린 친구들한테 풋풋함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노력하려고요. 조기 졸업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 학점과 졸업 요건에도 신경 쓸 부분이 많아요. 올해 상반기에 새로운 책을 출간하고 나면 여행을 다시 갈 예정입니다. 인도와 파키스탄, 에콰도르, 모로코를 중심으로 보고 남미와 중미 지역 6개월 정도 다녀올 계획이에요.


5. 여행을 앞둔 사람들에게


그리스의 자킨토스
그리스의 자킨토스

Q. 여행을 꼭 가야만 할까요?

반드시 떠나야 할 이유는 없어요. 다만 떠나고 싶다면, 그 순간 떠나세요! 여행 안에서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알게 될 거에요. 떠나지 않았다면 느끼지 못했을 고생까지도 배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그러했듯 여러분들도 세상을 살아갈 때 생각하는 그릇이 조금 더 넓어지지 않을까요?

Q. 여행지를 추천해주세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 싶다면 그리스, 가장 아름다운 밤하늘을 만나고 싶다면 조지아요! 아일랜드에서는 제일 맛있는 술을 마실 수 있고요. 사람들은 네팔이 가장 순수했던 것 같아요.


크로아티아의 라박
크로아티아의 라박

Q. 상황과 환경이 어려워서 떠나기를 주저하는 20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사실 제가 왈가왈부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원유리라는 삶만을 살아왔기에 다른 분들의 사정을 모르죠. 그분들에게 함부로 떠나라는 말도, 그렇다고 현실에 안주하라는 말도 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꼭 전하고 싶은 말은 1. 인생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2. 정말 그 일을 하지 않아도 죽기 전에 후회하지 않을지, 3. 가슴이 뛰는 일은 무엇인지 이 세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보시라는 거에요. 질문 후에 조금이라도 생각이 바뀐다면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그 답을 행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주신다면?

인생과 여행에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누군가는 저를 틀렸다고, 또는 대단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저 제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살아가고 있을 뿐이에요. 누구나 한 발자국만 내디딘다면 저처럼 마음이 이끄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여러분 모두 맞춰진 정답을 향해 가기보다는 스스로 자신만이 생각한 정답을 만들어가는 삶을 살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케도니아의 오흐리드
마케도니아의 오흐리드

오늘도 우리는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각자의 삶은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치열하며, 조금은 더 위대하다. 삶을 여행이라 본다면, 우리는 각자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삶을 여행처럼 살아간다면, 우리는 조금 더 즐겁게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영현대기자단12기 이경환 | 동아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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