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니에스타를 꿈꾸다, 축구선수 김나경
작성일2016.06.13이미지 갯수image 8

열악한 인프라 안에서 여자축구계에 단비가 되는 소식이 있었다면 바로 단국대학교에 11번째 대학 여차축구부가 생긴 것. 이곳은 충남지역의 유일한 여자축구부다. 이제 막 첫걸음을 뗀 단국대학교 여자축구부의 이야기와 여자축구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기 위해 영현대가 단국대학교의 여자축구부 주장, 김나경 선수를 찾아갔다.

A. 저는 단국대학교 국제스포츠학과 16학번 김나경입니다. 단국대학교 여자축구부 주장을 맡고 있고 현재 팀에서는 왼쪽 수비로 뛰고 있습니다.

A. 네 맞습니다. 올해 1월에 여자축구부로는 전국에서 11번째로 출범했습니다. 선수 출신 신입생 8명과 일반학생 6명으로 구성지어 창단했죠. 작년 말에 급작스럽게 창단이 진행되다 보니 현재 팀 상황이 조금 어려운 편입니다. 선수와 예산도 부족한 편이고, 인프라도 아직 제대로 구축이 되지 않아 여러모로 난항을 겪고 있어요.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팀원들이 똘똘 뭉쳐 신생팀의 기반을 닦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A. 팀이 창단되고 나서 감독님께서 일주일 동안 지켜보시고선 주장을 뽑겠다고 하셨어요. 저는 처음부터 주장에 욕심이 전혀 없었고, 당연히 제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었죠. 그런데 제가 그라운드 위에선 상대 선수에게 지는 걸 싫어해서 악바리같이 뛰어요. 이런 모습과 뭐든지 열심히 하고자 하는 태도를 좋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다른 선수들을 잘 이끌어 달라며 주장을 시키셨죠.
Q. 주장으로 고충도 꽤 있을 것 같아요. 어떤가요?
A. 아무래도 팀이 제대로 정비가 되지 않는 터라,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요. 코치님이 안 계셔서 운동 외적으로도 살필 부분이 여럿이거든요. 또 제가 주장이지만 나이가 막내인 탓에 저보다 나이 많은 언니들을 모두 이끄는 게 벅찰 때도 가끔 있기도 해요.
2. 여자축구선수, 김나경

A.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권유해 주셨어요. 아버지가 운동을 업으로 삼지 못한 데에 미련이 남으셨는지 언니랑 제게 운동을 적극적으로 추천하셨거든요. 언니가 먼저 아버지의 권유로 운동을 시작했고 지금은 현대건설 배구단에서 프로선수로 활동 중이에요. 처음에는 저도 언니를 보면서 배구 선수가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제 축구 재능을 알아보셨는지, 집에서 먼데도 불구하고 축구부가 있는 학교로 전학까지 시켜주시면서 본격적으로 축구를 응원해주셨어요. 초반에는 손을 쓰는 스포츠만 계속하다가 갑자기 발을 쓰려니 적응도 안 되고 하기 싫었는데, 지금은 축구의 매력에 푹 빠져 버렸어요.
Q. 축구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요?
A. 운동을 적극적으로 권유한 아버지와 달리, 어머니는 운동하는 걸 결사반대하셨어요. 그래서 당시 아버지와 어머니의 다툼이 좀 있으셨죠(웃음). 하지만 곧 어머니도 제가 축구에 가진 열정을 보시고는 결국 허락해주셨어요.

A. 부상했을 때요. 중학교 1학년 때 축구를 시작하자마자 동계훈련에서 십자인대를 다쳤어요. 수술과 복귀를 계속해서 반복하면서 수술을 총 4번 했어요. 아픈 것보다도 친구들이 경기 뛰는 걸 보면서 뛰고 싶다는 열망과 하나라도 더 배우고 싶단 욕심으로 인한 불안감이 절 너무 힘들게 하더라고요.
Q. 축구선수 중 가장 닮고 싶은 롤모델이 있다면?
A. FC바르셀로나의 이니에스타 선수를 좋아해요! 그 선수는 일단 시야가 넓고 축구 지능이 높아요. 어떤 포지션에 두더라도 평균이상을 해낼 수 있는 선수죠! 저도 이니에스타처럼 만능이 되고 싶어요. 또 우리나라 선수 중에는 김진수 선수를 좋아해요. 김진수 선수는 필드에서 열심히 뛴다는 게 한눈에 보일 정도로 항상 열심히 임하시더라고요. 저는 그렇게 뭐든지 열심히 하는 선수가 좋더라고요(웃음).

A. 일단은 주장으로서 팀의 중심을 잘 잡아서 팀의 기반을 잘 닦고 싶어요. 내년이 되면 후배도 많이 들어올 테고, 선수단이 어서 빨리 정비가 되어서 탄탄한 전력으로 우승을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졸업 후에는 WK리그 실업팀에 입단해서 기량을 쌓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꼭 국가대표가 되어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여자축구선수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A. 기본기는 초등학교부터가 시작인데, 국내에는 그런 기본기를 쌓을 여자축구부가 있는 초등학교가 10여 개 밖에 안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에요. 그러한 상황 속에 현실적인 부분에 부딪힐 수도 있는데, 그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분명 성장이 더디다고 느낄 때가 올 거예요. 매일 운동을 한다고 해도 실력이 바로 늘지 않는 게 정상인데 그 성장통을 못 견디고 그만두는 학생들이 많아요.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간 꼭 성장하는 걸 느낄 수 있을 테니 절대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그랬으니까요. (웃음)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슬럼프를 잘 극복하고 이겨내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