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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의 이별을 준비하기

작성일2016.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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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학훈

2002년에 태어난 우리 집 막내 ’허치’의 나이는 올해로 14살을 맞았다.

2년 전부터 조금씩 어두워지던 귀는 이제는 큰 소리가 아니면 안 들리게 됐다. 그렇게 좋아하던 산책을 나가도 5분이면 헉헉대며 집에 가자는 눈치를 준다. 하지만 아직 식욕도 왕성하고 애교도 많아 가족들이 집에 돌아오면 느릿느릿 현관으로 마중을 나온다.


대한민국의 사회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려동물



이제는 ‘가족’으로서 우리 사회의 깊숙이 들어와있는 반려견들. 그중에서도 늙은 반려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볼까 한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2015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전체 가구의 21.8%인 45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5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는 것이다.


함께 나이 들어가는 반려동물들


2005년의 허치(좌) / 2016년의 허치(우)
2005년의 허치(좌) / 2016년의 허치(우)

특히 우리나라에 애견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한 시기는 2000년대 초반으로, 기억을 더듬어보면 상가를 따라 애견숍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났던 것이 생각난다.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했던 나도 부모님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유난히 귀여워 보였던 강아지 한 마리를 분양받았었다. 마냥 귀여웠던 강아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새 얼굴에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늙은 개가 됐다.


늙은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



2000년 초 당시 강아지를 입양했던 아이들은 현재 20대 중반의 대학생들이 됐다. 10~15년으로 알려진 개의 수명, 아이들이 어른이 되는 동안 반려견들은 어느덧 황혼을 바라보는 나이가 돼버렸다. 이 때문에 현재 늙은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20대들은 생각보다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4년째 반려견 ‘바우’ 를 키우고 있는 대학생 심은솔(26)씨를 만났다.



Q. 반려견 ‘바우’가 늙어가는 것을 느꼈던 순간이 있다면?

A. 바우는 생김새에서는 노화가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한 1년 전부터 귀가 안 들리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아예 못 들어요. 그리고 2개월 전부터 다리를 절기 시작했죠. 병원에 갔더니 허리디스크에 걸렸대요. 이 나이 때 강아지들이 허리디스크가 걸리거나 골반 쪽에 연골이 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약 먹고 많이 나아지긴 했는데 걷는 속도가 많이 느려졌어요. 그 두 가지가 제일 크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Q. 바우가 늙어간다는 점을 느낄 때의 감정이 어땠나요?

A. 2년 전까지만 해도 엄청 팔팔하고, 생긴 것도 너무 아기 같으니까 오래 같이 있을 수 있을 줄 알았어요. 죽음에 대해서 아예 생각을 안 했어요. 나이가 많아도 건강하니까. 바우는 한 20살까지 살 수 있을 줄 알았죠. 그런데 너무나 갑작스럽게 하나씩 노화가 오는 걸 보면서 이제 조금씩 준비를 해야 하나? 이런 생각도 들고 마음도 아팠죠. 그리고 늙는다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이 느껴지기도 하더라고요.



Q. 바우는 이제 나이가 적지 않은 편인데, 죽음에 대해서 준비를 해본 적이 있나요?

A. 그걸 알아보기가 바우한테 조금 미안해요. 왠지 보낼 준비를 하는 것 같고.. 물론 준비를 해야 하지만 아직은 하고 싶지가 않아요. 다리 아프고 귀 안 들리는 것 말고는 건강하고 밥도 잘 먹으니까.. 언젠가 하긴 하겠지만 아직은 구체적으로는 생각해보진 않았어요. 그런데 저는 바우가 죽더라도 제가 직접 처리는 못 할 것 같아요. 부모님한테 부탁하지 않을까요? 한편으로는 바우가 많이 아파진다면 병원에서 안락사를 시키는 것도 생각해보긴 했어요. 바우가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은데 물어볼 수가 없으니 참 답답하죠. 바우가 고통스러워할 때 내가 과연 선택을 해야 할까요?


언제까지 피할 수만은 없는 ‘죽음’


12살 명랑이. 나이가 들며 체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12살 명랑이. 나이가 들며 체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많은 견주들이 부정하고 싶어 하지만 더 이상 외면할 수만은 없는 반려동물의 죽음. 특히 사람과 달리 건강 상태를 상세히 확인하기 힘든 동물이기에 올바른 절차를 미리 확인하고 준비하는 것은 다가올 이별에 대한 충격을 조금이나마 줄여주는 방법일 것이다.

반려동물은 죽기 전에 여러 가지 증상을 보이는데 이를 미리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밥을 안 먹거나 호흡을 힘들어하고 힘이 없어 누워서 대소변을 본다면 장례를 대비하는 것이 좋다. 반려동물이 죽었다면 체온 저하로 인해 몸 밖으로 체액과 오물들이 배출될 수 있으므로 수건이나 패드 위에 옆으로 편안하게 눕혀주자. 동물들은 대부분 눈을 뜨고 죽기 때문에 눈을 감기려면 손으로 지긋이 누르고 있으면 된다.


반려동물과 이별하는 방법


10살 솔이. 솔이는 눈병이 심해 3차례나 수술을 받았다.
10살 솔이. 솔이는 눈병이 심해 3차례나 수술을 받았다.

이제 가장 큰일이 남아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합법적으로 동물 사체를 처리하는 방법은 쓰레기 종량제 봉투 담아 소각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어떻게 가족처럼 지냈던 반려동물을 쓰레기들과 함께 버릴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견주들을 위해 크게 두 가지의 다른 선택지가 있다.


선택지 1. 동물병원위탁


출처: thenounproject.com
출처: thenounproject.com

가까운 동물병원으로 사체를 위탁하는 방법인데, 비용이 저렴하고 절차가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다. 개별 화장, 공동화장을 선택할 수 있고 공동화장의 경우 다른 동물들의 사체와 의료 폐기물 등과 함께 처리업체로 보내진다. 비용은 일반적으로 1kg에 약 만원 선이다. 별개로 암, 치매 등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반려견들을 위해 안락사를 선택할 수도 있다.


선택지 2. 동물장례업체


전국 합법허가업체 위치 (http://www.animal.go.kr/portal_rnl/sale/funeral_list.jsp)
전국 합법허가업체 위치 (http://www.animal.go.kr/portal_rnl/sale/funeral_list.jsp)

2014년부터 동물 장례업도 합법적인 사업으로 인정을 받았고, 그에 따라 정식 허가를 받고 전문적으로 반려동물의 장례를 치러주는 업체가 전국적으로 분포해 있다. 비용은 최소 15만원부터 다양하다. 콜 서비스를 실시하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충격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견주들이 전화 한 통으로 장례절차를 실시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사람과 똑같이 수의도 있으며, 염도 실시해준다. 또한 반려동물의 뼈로 만든 메모리스톤, 납골당, 인터넷 분양소 등 다양한 형태로 반려동물을 추모할 수 있다.


죽은 반려견들은 하늘나라에서 주인을 기다리다가 주인이 올 때쯤 마중을 나온다고 한다.



우리의 유년시절을 함께 해온 반려견은 단순한 애완동물의 개념을 넘어 하나의 가족이다. 우리도 그들이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봐 왔고, 그들 역시 우리가 어른이 되는 모습을 지켜봐 주었다. 반려견들은 짧은 시간 동안 우리에게 잊지 못할 사랑과 기억을 남기고 떠난다. 우리의 선택으로 그들의 삶이 시작됐다면, 그들의 마지막 가는 길도 함께 지켜주어야 하는 것이 가족으로서의 의무가 아닐까?


영현대기자단13기 이학훈 | 한국외국어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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