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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세탁소야 카페야? 해방촌 속 독특한 공간들 4

작성일2017.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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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손경민
▲ 해방촌 초입
▲ 해방촌 초입

주말이면 다들 뭐 하시나요? #좋은 사람들#좋은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인증샷 찍는 것을 즐기시나요? 그렇다면 ‘해방촌’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과거 옹기종기 판자촌 같았던 모습과 달리 요즘 해방촌은 HBC라고 불리며 미군 부대, 이태원과 가까운 위치로 어렵지 않게 외국인을 볼 수 있는데요. 또 SNS에서는 루프탑, 수제 버거, 피자 맛집과 펍으로 수많은 인증샷이 찍히는 곳입니다.

하지만 해방촌이 가지고 있는 많은 이야기는 SNS에서 볼 수 있는 이국적인 수제 버거, 피자, 펍, 예쁜 카페만으로는 설명하기 부족합니다. 해방촌 곳곳에는 사람 냄새가 나는 정겨운 모습을 가진 동시에 예술적인 감각을 자랑하는 공간들이 많은데요. ‘한 공간’에 하나의 이야기보다는 ‘여러 가지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독특한 해방촌의 공간 네 곳을 영현대 기자단이 소개하고자 합니다.


해방촌이라는 공간


과거 해방촌은 전쟁 이후 서민들의 고달픔을 안고 있는 동네였습니다. 남산 아래 첫 동네라는 별명만큼 지금도 용산02 마을버스를 타고 올라가면 기사님의 운전 솜씨에 놀라는 가파른 경사를 자랑하는 곳입니다. 예전에는 대부분 주민이 남대문시장에 일감을 얻어 생계를 꾸리던 마을로, 건축물들의 규모가 작고 지금은 많은 세대(1인 가구)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공간적 특성이 있습니다.


▲ 옛 동네의 모습이 남아있어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해방촌 (사진 제공: 이승훈 님)
▲ 옛 동네의 모습이 남아있어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해방촌 (사진 제공: 이승훈 님)

현재는 경리단길 근처 해방촌 초입에는 영어로 된 간판이 줄을 짓는 피자집과 버거, 펍 등이 많습니다. 하지만 남산타워를 따라 걸어 올라가면 소박하고 정겨운 그때의 모습들을 간직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동네가 오래되고 낙후된 건물이 대부분이다 보니 저렴한 임대료로 아티스트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고 오래된 동네에 외국인 아티스트, 해방촌 주민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러한 해방촌에 어떤 이야기를 가진 공간들이 자리하고 있을까요?


1. [쇼룸 x 카페] 아스트 AST (All about Simple Things)


▲ 아늑한 색감의 아스트 전경
▲ 아늑한 색감의 아스트 전경

해방촌 오거리에서 작은 골목길을 따라가다 보면 동화에 나올 것 같은 조그마한 초록 2층 건물이 눈에 띕니다. 커피, 음료뿐 아니라 와인도 한잔할 수 있는 카페 겸 쇼룸 ‘All about Simple Things(AST)’인데요. 아스트는 다양한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그들을 지원하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이며, 아스트에서 만든 제품을 직접 카페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이런 공간을 만든 것입니다. 즉, 쇼룸과 카페가 합쳐진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햇살 가득 받으며 와인 한잔 가능한 1층 바(BAR)
▲ 햇살 가득 받으며 와인 한잔 가능한 1층 바(BAR)

“경리단길에서 소월길로 산책하다가 이 동네를 걷게 되었는데 정말 ‘사람 사는 동네’라는 좋은 느낌이 들었어요. 저희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데 다양한 분들과의 콜라보를 자주 합니다. 이 동네에는 많은 아티스트 분이 있으시고 또 작가들이 소규모로 하는 활동에 지역주민과 협업을 하기에도 좋을 것 같아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김미연 AST 대표)


▲ 음료와 디저트를 먹으며 아스트의 디자인을 체험해보자 (사진 제공: 아스트)
▲ 음료와 디저트를 먹으며 아스트의 디자인을 체험해보자 (사진 제공: 아스트)



일러스트 작가 김보민 씨와 콜라보로 진행한 식기들과 작품들, 그리고 해방촌의 작가들과 협업하여 제작한 카페 내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공간입니다. 핑크와 초록, 황동과 구리를 이용한 황금색의 조화가 감각적입니다. 현재 아스트에서 볼 수 있는 세라믹 식기뿐 아니라 브랜드에서 런칭 중인 철제, 섬유 제품들도 전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 분위기 좋은 창가에서 아메리카노 한잔~
▲ 분위기 좋은 창가에서 아메리카노 한잔~

커피와 디저트를 먹으며 손님들에게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제품을 체험하게 하는 감성적인 공간 AST. 유행보다는 다양한 작가들의 개성과 조화로움을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주소: 서울 용산구 신흥로20길 16
영업시간: 12:00 ~ 22:00 (월요일 휴무)
Contact: 인스타그램 @ast_allaboutsimplething


2. [빈티지 숍 X 오픈스페이스] 6 FEET UNDER SEOUL


▲ 로맨틱한 무덤으로 '6 FEET UNDER SEOUL'
▲ 로맨틱한 무덤으로 '6 FEET UNDER SEOUL'

북적북적 외국어가 들리는 주말의 해방촌 초입 거리에 비밀스럽게 아지트처럼 숨겨진 빈티지 숍이 있습니다. ‘6 FEET UNDER SEOUL’인데요. ‘6피트 아래’는 은유적으로 ‘죽어서 묻혀 있다, 의문에 잠겨 있다’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래된 물건들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로맨틱한 무덤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는 사장님의 말씀처럼 빈티지 숍으로 들어가는 길마저 조심스럽고 설렜습니다.


▲ 1930년대 이탈리아 엔틱 체어. 시트는 니들스티치(수바느질)로 장식되어 있고 프레임은 golden gilt(금박칠)
▲ 1930년대 이탈리아 엔틱 체어. 시트는 니들스티치(수바느질)로 장식되어 있고 프레임은 golden gilt(금박칠)

“사실 여행사에서 VIP 의전 업무를 담당하던 저에게는 해방촌은 역사적인 공간으로서 더 친숙했던 곳입니다. 해방촌을 설명할 때, 해방 이후 북한에서 오신 분들이 남대문시장에서 아바이순대를 만들어 팔거나 수 바느질로 생계를 이어가며 정착한 곳이라고 했던 게 기억나네요. 또 빈티지 물건을 모으면서 점점 양은 많아지는데 둘 장소는 마땅치 않아서 공간을 알아보던 중이었어요. 동생이 근처에서 가게를 하고 있어 이곳을 추천해주더라고요. 동네 자체도 빈티지함이 묻어나는 동네다 보니 이곳에서 빈티지 숍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오세정 6 FEET UNDER SEOUL 대표)


▲ 꾸준히 찾는 손님이 많은 타투이스트 '노보'씨의 작품
▲ 꾸준히 찾는 손님이 많은 타투이스트 '노보'씨의 작품

‘6 FEET UNDER SEOUL’은 빈티지 숍 뿐 아니라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플리마켓도 주기적으로 열고 독특한 빈티지 분위기 덕분에 ‘허밍어반스테레오’의 뮤직비디오 대관 촬영도 진행했습니다. 현재 팝업 전시공간에는 유명 타투이스트 ‘노보’씨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고 곧 빈티지한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는 공연도 계획 중이라고 합니다.


▲ 여기 나보다 어린 물건들이 있을까?
▲ 여기 나보다 어린 물건들이 있을까?

사장님께 빈티지 소품의 매력에 대해 묻자 ‘기술이 훨씬 발달한 요즘이지만 예전 가구가 내구성이나 디테일이 대단한 경우가 많고 나사의 조임이나 부품 하나하나 뜯어보는 재미에서 매력을 느낀다’라고 합니다. 뭐든지 빨리 쓰고 새로 사는 요즘 트렌드와는 정반대에 있다는 생각에 인상 깊었습니다. 옛 모습이 많이 남아있는 해방촌에 참 어울리는 가게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소: 서울 용산구 신흥로 39 B1
영업시간: 카카오톡 20salon으로 문의
Contact: 인스타그램 @6feetunderseoul
http://6feetunderseoul.blog.me/220745786369


3. [세탁소 X 카페] 론드리 프로젝트


▲하얀 카페에서 깨끗함을 팔아요 (사진 제공: 론드리 프로젝트)
▲하얀 카페에서 깨끗함을 팔아요 (사진 제공: 론드리 프로젝트)

대부분 어두운 벽돌 건물이 많은 해방촌을 걷다 보면 세제 냄새가 날 것 같은 하얀 가게가 시선을 강탈합니다! 이곳은 세탁이 실제로 가능한 코인세탁소와 카페가 합쳐진 ‘론드리 프로젝트'인데요. 빨래를 기다리며 여유롭게 커피 한잔하며 사장님과 담소도 나누는 동네 사랑방 같은 곳이라고 합니다.


▲ 론드리 프로젝트에서도 해방촌 마을 잡지를 볼 수 있다.
▲ 론드리 프로젝트에서도 해방촌 마을 잡지를 볼 수 있다.

“해방촌에 오면 외국인도 많고 외국에 온 것 같은 느낌에 기분이 좋았어요. 또한 해방촌의 지역적인 특성상 마침 사업 아이디어를 펼치기에는 적격인 것 같았어요. 해방촌에는 보통 짧게 한국에 머물다가 자신의 나라에 돌아가는 외국인들이 많은데 건물이 오래되다 보니 집마다 세탁기가 없는 집이 많거든요. 빨래를 말릴 공간도 없고요. 세탁기를 구매하기도 애매하니 보통 코인세탁을 많이 이용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요. 프랑스 교환학생 중 코인세탁소에서 빨래를 기다리던 기억에 여유롭게 커피 한잔하는 모습이 상상되었고 지금의 세탁 카페가 만들어졌습니다.” (이현덕 론드리 프로젝트 대표)


▲ 실제로 빨래를 하러 오는 손님이 굉장히 많다고 한다.
▲ 실제로 빨래를 하러 오는 손님이 굉장히 많다고 한다.

건축을 전공한 사장님께서 직접 인테리어 한 매장 내부는 쇼핑몰이나 잡지 화보 촬영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곳은 지금의 모습 이전에 ‘남산 기원’이라는 해방촌 어르신들의 쉼터이자 놀이터의 공간이었다고 합니다. 그런 역사와 친근한 사장님의 성격 덕분인지 지금도 많은 동네 사람들이 ‘론드리 프로젝트’에서 만나고 친구가 되는 곳이라고 합니다.


▲기분이 좋아지는 도시의 새하얀 오아시스 (사진 제공: 론드리 프로젝트)
▲기분이 좋아지는 도시의 새하얀 오아시스 (사진 제공: 론드리 프로젝트)

어두운 길에 동네 사람들이 안전하게 지나다닐 수 있도록 퇴근할 때는 가게의 작은 등을 켜 놓고 간다는 론드리 프로젝트. 세탁과 카페 걱정까지 씻겨줄 것 같은 하얀 인테리어뿐 아니라 손님들도 지역주민들도 ‘함께’ 하는 공간이라는 느낌이 듬뿍 드는 공간입니다.

주소: 서울 용산구 신흥로 78, 1층
영업시간: 10:00 (매주 화요일은 13:00) ~ 23:00 (첫째 주 화요일 휴무)
Contact: 인스타그램 @laundryproject
http://www.laundryproject.co.kr


4. [건축사무소 X 쉐어오피스] 이타 로프트 (ETAA LOFT)


▲ 목욕탕 건물 2층에 위치한 건축사무소 ‘이타 로프트’
▲ 목욕탕 건물 2층에 위치한 건축사무소 ‘이타 로프트’

‘이타 로프트’는 해방촌의 오래된 상권과 새로운 상권이 만나는 길을 따라 영수목욕탕 2층에 있습니다. 세 명의 건축가가 모인 건축 사무실인데요. 쉐어오피스로 이탈리아 전문 여행사 ‘트립아이’, 일러스트 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도 함께하는 공간입니다. 과거 목욕탕이었던 모습을 살린 독특한 인테리어로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전시, 이벤트 공간으로도 사용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 천장의 큰 삼각형을 중심으로 순환하는 구조
▲ 천장의 큰 삼각형을 중심으로 순환하는 구조

“2015년쯤 건축사무소를 준비할 때 다양한 곳들을 물색했는데, 너무 상업적이지 않으면서 창의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젊은 아티스트들이 많은 곳을 찾아다녔어요. 그때는 해방촌이 지금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 아니었고 이 건물이 예전에는 목욕탕으로 사용되던 건물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또 건축 현장을 자주 가는 일을 하다 보니 차로 30분이면 갈 수 있는 서울의 중심이라는 점이 좋아 해방촌에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김재경 소장, 이타 로프트 건축사 사무소)


▲놀이, 휴식 공간에 예술가 그룹 ‘House of Collections’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놀이, 휴식 공간에 예술가 그룹 ‘House of Collections’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쉐어오피스로 공간을 공유하고 있는 이탈리아 전문 여행사 ‘트립아이’
▲쉐어오피스로 공간을 공유하고 있는 이탈리아 전문 여행사 ‘트립아이’

사무실 여기저기에서 많이 보이는 OSB 구조용 목재는 인테리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원래 잘 노출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를 일부러 노출해 거친 느낌을 표현해냈다고 합니다. 또 50년 전 목욕탕의 흔적인 타일과 거울까지 살린 내부는 오래된 동네와 어울려 투박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줍니다.


▲ 부엌과 연결되어 각종 공연을 위한 무대와 영상 상영이 가능한 공간
▲ 부엌과 연결되어 각종 공연을 위한 무대와 영상 상영이 가능한 공간

독특한 인테리어와 개방적인 분위기 덕분에 이곳에선 화보 촬영, 파티, 전시 등 문화 행사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사무실 곳곳에서 ‘House of Collections’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 사람들이 모이고 교류하는 이타 로프트의 파티! (사진 제공: 이타 로프트)
▲ 사람들이 모이고 교류하는 이타 로프트의 파티! (사진 제공: 이타 로프트)

일과 놀이, 갤러리의 공간이 함께 있는 이타 로프트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을 볼 수 있었는데요. 예술과 건축을 사랑하고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타 건축소의 파티가 열릴 때 한 번쯤 방문해보는 게 어떨까요?

주소: 서울 용산구 신흥로 79-1, 2층
영업시간: 10:00 ~ 23:00
Contact: 인스타그램 @etaa_loft
http://etaa.kr



느릿느릿 걷는 주민들, 조깅하는 외국인들, 아티스트 모두가 함께 하는 공간 해방촌! 햇살 좋은 날, 개성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 나가는 해방촌의 공간으로 나들이 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영현대기자단14기 손경민 | 경북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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