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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밍밍한 음식 3대장에 관하여

작성일2017.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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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손경민
▲ 밍밍한 음식 3대장 밀크티, 평양냉면, 콩국수
▲ 밍밍한 음식 3대장 밀크티, 평양냉면, 콩국수

밍밍하다 [형용사]
1. 음식 따위가 제맛이 나지 않고 몹시 싱겁다.
2. 술이나 담배의 맛이 독하지 않고 몹시 싱겁다.


‘밍밍하다’니 듣기만 해도 혀 뒤쪽이 무거워지는 것 같고 머릿속이 뿌옇게 물드는 듯하다. 비슷한 말로는 ‘네 맛도 내 맛도 아니다’, ‘밍숭맹숭하다’, ‘싱겁다’, 그리고 사투리로는 ‘닝닝하다’ 라고도 많이 쓰인다. 매운 떡볶이, 매운 치킨뿐만 아니라 간이 센 자극적인 음식들이 인기를 얻는 요즘, 그래서 그런지 이런 밍밍한 음식들은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곤 한다. 닝닝~하고 밍숭맹숭~한 것들의 매력을 아는가? 누구는 없어서 못 먹는다고 할 정도로 반기지만 누구는 줘도 안 먹는다는 호불호 심한 밍밍한 음식 3가지 밀크티, 콩국수, 평양냉면을 소개한다.


밍밍함에 대한 고찰


▲ 대학교 자판기에서 자주 보이는 데자와
▲ 대학교 자판기에서 자주 보이는 데자와

※주의※ 다소 주관적이고 억지스러울 수 있음

상황 1. 밀크티 덕후였던 나는 콩국수를 먹던 중 평소에 밀크티를 싫어하는 친구에게 한 입 권했다. 하지만 친구는 콩국수도 밀크티처럼 밍밍해서 싫다며 거절했다. 그 후로 밀크티를 먹는 사람을 만나면 넌지시 콩국수를 좋아하냐고 물어보았다. 놀랍게도 대부분이 그렇다고 답했다.

상황 2.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지인과 냉면집에 방문했을 때, 나는 한 입 먹자마자 극강의 밍밍함에 젓가락을 놓아버렸다. 하지만, 한 그릇 다 비운 지인은 ‘밀크티, 콩국수, 평양냉면’을 모두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공통으로 밍밍함을 맛본 세 음식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이 셋 중에 가장 호불호가 강한 음식,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뭘까?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조촐한 표본 20~30대 100명을 조사대상으로 선정하였고 면접법과 설문조사법을 시행했다. 그리고 여러분께 그 결과를 공유한다. (하지만 표본이 100명, 모두 먹어본 사람은 39명에 불과하니 결과는 재미로 보는 것을 추천)


#조사 결과 1. 가장 호불호가 심한 음식은 ‘콩국수’


▲ 저 뽀얀 콩국수의 자태를 보라
▲ 저 뽀얀 콩국수의 자태를 보라

“맛이 이도 저도 아닌… 혀를 자극하는 맛이 없고 아무리 간을 맞춰도 콩을 갈아서 그런지 입안을 잡아주는 맛이 없어서 시원하긴 하나 도대체 이걸 왜 돈 주고 사 먹는지 모르는 맛”
vs
“고소하고 담백해서 여름날 입맛 없을 때 한 사발 하면 입맛이 돌아옵니다”


예상과 다른 조사 결과에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개인적으로나 주위 지인들에게 악명 높은 평양냉면이 압도적인 호불호 1위라 생각했는데 콩국수가 1위라니. 콩은 싫어해도 콩국수는 후루룩 잘 먹는 나도 좋아하는 음식인데 콩국수가 이렇게 미움을 받는 줄 상상도 못 했다. 심지어 선호도 역시 가장 낮고 불호 비율이 최고로 높아 38.9%나 된다.



이에 대해 여름만 되면 콩국수를 찾는다는 콩국수 애호가에게 조사 결과에 대해 자문을 구해보았다.

Q. 콩국수가 이렇게 안티팬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엥. 호불호가 있다는 것을 알긴 했지만 제 주위에는 콩국수를 좋아하는 사람들만 있어서 이렇게 미움을 받는 줄은 몰랐어요. 왜 이 맛을 다들 몰라주지? 진짜 이해가 안 가네요.

Q. 저도 개인적으로 공감이에요. 그렇다면 정말 콩국수를 싫어하는 분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A. 제대로 된 곳에서 안 먹어보셔서 그런 것 같은데, 김밥 헤븐이나 평범한 식당에서만 콩국수를 먹어봤다면 언젠가 꼭 제대로 된 콩국수 전문점에서 드시고 광명 찾으시길 바랍니다.


진~한 콩국수의 맛을 느끼고 싶을 땐! ‘진주 회관’



주소: 서울 중구 세종대로11길 26
가격: 10,000원 (콩국수가 언제 평양냉면급이 된 걸까)

처음에 음식이 나왔을 때 ‘고명 하나 없어 면이랑 국물만 주고 만 원 이라니..’ 싶었지만 한 입 먹어보는 순간 ‘아! 이래서 이 돈 주고 먹는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고소하고 제대로 된 느낌에 자꾸자꾸 퍼먹고 싶은 국물의 맛. 반찬으로 나온 김치도 매우 훌륭하여 밍밍하다고 할 수 있는 콩국수와의 합이 좋았다.


#조사 결과 2. 가장 밍밍한 맛이 나는 ‘밀크티’


▲ 따뜻하게 마셔도 시원하게 마셔도 맛있는 밀크티!
▲ 따뜻하게 마셔도 시원하게 마셔도 맛있는 밀크티!

“밍밍한데... 향긋하고... 이상하게 계속 생각난다. 다시 먹어서 내 감각을 확인해보고 싶은 맛.”
vs
“애매하게 설탕을 넣어서 맛이 단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안 단 것도 아니라서 속이 메스꺼워지고 술 마시고 마시면 구토가 유발될 것 같은 맛”


이 조사 결과 역시 나의 예상을 비껴갔다. 사람들이 느낀 밍밍함의 정도를 '전혀 밍밍하지 않음 1점'에서 '매우 밍밍함 5점'으로 환산해 합하고 각각 먹어본 사람의 수로 나누어 평균값을 계산하였다. 개인적으로 평양냉면이 세상에서 제일 無맛인 줄 알았는데 셋 중 가장 밍밍한 것은 밀크티로 뽑혔다. 단맛이 나는 파우더를 쓰는 일반 카페에서 파는 밀크티를 마신 사람이 듣기엔, 밀크티가 밍밍하단 말이 의문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티백을 물에 우린 홍차를 우유에 넣어서 만드는 정통 밀크티는 그야말로 밍밍한 음료다.



4년째 학교 주변 밀크티는 안 먹어본 곳이 없다는 밀크티 전문가에게 의견을 물어보았다.

Q. 밀크티가 가장 밍밍한 음식으로 뽑혔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흠, 제 생각에 밀크티의 핵심은 ‘향’인데 밍밍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향을 ‘맛’이라고 생각 안 해서 밍밍하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Q. 정말 그럴듯하네요… 그렇다면 자신만의 밀크티를 즐기는 방식이 있나요? 평소에도 밍밍한 음식을 즐겨 드시나요?
A. 음... 딱히 없는데 주머니 사정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돈이 없는데 밀크티가 마시고 싶을 때는 캔으로 된 ‘티오레’를 마시고 돈이 있으면 프랜차이즈 카페 ‘공차’를 자주 가요. 그리고 평소에 밍밍한 음식을 좋아해요. 과자도 아이비, 빵도 바게트 같은 간이 안 된 맛을 즐기는 편입니다.


가볍게 선물하기 좋은 밀크티 ‘카페 진정성’



주소: 서울 강남구 논현로26길 41 (본점은 경기 김포시 김포한강4로 212번길 16 )
가격: 4,500원, 보틀 7,000원

요즘 대세 밀크티 맛집이라고 불리는 곳 중 하나. 정통 밀크티의 맛보다는 처음 밀크티를 접하는 사람도 달달한 맛으로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조금 덜 달게 먹고 싶으면 ‘다크 밀크티’를 주문하면 된다. 진열장에 가지런히 놓인 보틀 밀크티 역시 인기다. 누군가에게 가볍게 선물하기 좋아 보인다.


#조사 결과 3. 가장 선호하는 비율이 높은 ‘평양냉면’


▲ 귀하신 평양냉면 한 그릇
▲ 귀하신 평양냉면 한 그릇

“채소랑 고기랑 물에 담갔다가 뺀 맛”
vs
“슴슴하지만 깊은 육수 맛에 다시 자기 전 침대에서 생각 나는 맛”


먹어본 경험이 있을 때 셋 중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이는 음식은 평양냉면이다. 다른 두 가지 음식에 비해 그리고 평양냉면 맛집이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 있다 보니 그리 흔하지 않은 음식이다. 그래서 절대적으로 평양냉면을 먹어본 사람의 수는 셋 중 가장 적었다. (밀크티 87%, 콩국수 90%, 평양냉면 55%가 먹어봤다고 응답) 하지만 평양냉면을 먹어본 사람이 셋 중 가장 음식에 대해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우리가 흔히 삼겹살집에서 먹는 냉면을 생각한다면 한 입 먹고 젓가락을 놓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극호를 외치는 마니아를 가진 음식이기도 하다. 맛을 좀 아는 ‘힙스터’들이 소주 안주로 즐겨 먹고 가수 존 박 씨가 평양 홍보대사라도 된 것 마냥 찬양하여 유명해지기도 했다. 진정한 미식가라면 평양냉면의 맛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 나도 아직은 모르겠지만, 먹을 땐 몰라도 침대에 누워서 자면 생각난다는 평양냉면… 언제쯤 그 깊은 맛을 알 수 있을까? 설문에 대한 답변 중 평양냉면에 대한 엄청난 애정을 드러낸 분과 인터뷰해보았다.

Q. 우선, 평양냉면 인기투표 1위 축하드립니다. 이런 결과를 예상하셨나요?
A. 평양냉면 싫어한다는 아직 뭘 모르시는 분들의 얘기를 많이 들어서 1위까지 할 줄은 몰랐습니다. (웃음) 사실 밀크티와 같이 이 설문지에 있는 게 기분 나빴거든요.

Q. 평양냉면 사랑이 가수 ‘존 박’ 씨 급이네요. 혹시 평양냉면 자랑 한번 부탁드려도 될까요.
A. 평양냉면의 육수는 고기를 이용해서 만든 것이라 육수 본연의 맛을 위해서 일반 시중의 물냉면처럼 조미료를 쓰지 않죠. 시중의 물냉면 속 겨자와 조미료를 다진 양념에 길들여진 뭘 모르시는 분들은 평양냉면을 처음 먹고 ‘아니! 이게 무슨 냉면이야’ 하시겠지만 평양냉면이 나왔을 때 육수를 일단 한 모금 들이켜고 면 위에 고명을 살짝 집어서 국물에 적셔서 우물우물 씹은 다음 맛을 음미하고 그 고기 육수의 담백한 맛을 느끼면서 면을 같이 먹으면 자극적인 시중의 물냉면과는 비교도 안 되는 평양냉면의 매력에 빠지실 것입니다. 대구의 대표적인 평양냉면집은 그 가게 홍보일까 봐 가게 이름은 못 말하겠으나 228공원 맞은편 큰 건물 옆 골목길에 긴 전통을 자랑하는 평양냉면집이 있으니 거기서 한번 드셔 보시기 바랍니다.


40년 전통의 평양냉면 ‘을밀대’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 826-37 쌍용 플래티넘밸류 B-147
가격: 물냉면 10,000원

먹을수록 매력에 빠지게 된다는 말에 두 번째로 시도해본 평양냉면. 두 번째 먹으며 ‘평양냉면 레벨 2’가 되자, 그릇의 반은 비울 수 있게 되었다! 평양냉면 고수들만큼 즐기지는 못하지만 시원한 메밀면에 육수가 술술 들어갔다. 지인들의 말에 따르면 이곳의 냉면이 평양냉면 입문자가 먹기에 적절한 수준이라고 한다.


▲ 잘 먹었습니다!
▲ 잘 먹었습니다!

밍밍하지만 은은하면서 깊은 그 맛, 당신은 세 가지 밍밍한 음식 중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가? 올여름 자극적인 더위에 지칠 때 밍밍하고 닝닝하면서 밍숭맹숭한 이 세 가지 음식으로 시원함을 느껴보자!


영현대기자단14기 손경민 | 경북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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