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7월의 겨울! 남미 칠레 여행기

작성일 2017.07.17

지금은 겨울! 이곳은 남미 칠레


▲ 폭설이 내린 안데스 산맥
▲ 폭설이 내린 안데스 산맥

무더운 여름방학,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우리! 더위를 피해 다른 곳으로 떠나고 싶다면, 시간을 달려서 겨울로 떠나보는 것이 어떨까? 남미의 칠레로!

항공편은 꽤 비싼 편이다. 남미는 경유가 필수인 지역이니, 경유 대기시간이 길거나 불편한 시간대를 선택하는 것이 티켓을 싸게 끊는 방법. (이왕 불편한 김에, 더 불편한 것을 감수하면 최대 몇십만 원까지 절약할 수 있다) 나는 일본, 미국을 거치는 항공편을 끊었다.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나라였는데, 거치면서 들를 수 있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만 가지고 있다면 아주 긴 경유 대기시간도 무난하게 패스 가능! 참고로 칠레는 시차가 13시간이나 차이 나기 때문에 여행 초반에 극도로 피로할 수 있다.

유럽풍의 도시, 산티아고(Santiago)


남미 칠레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남미’ 하면 보통 아마존, 마추픽추의 이미지가 떠오르기 때문에 내가 생각했던 칠레의 이미지는 적어도 유럽풍의 이미지는 아니었다.

그런데, 내가 마주한 산티아고의 모습은 상당히 유럽을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칠레는 스페인의 지배를 받은 식민지로, 에스파냐어를 사용하고 오래전부터 스페인의 영향을 많이 받아왔다. 또, 세계 2차 대전 이후 망명한 독일인 이민자의 수도 상당하다고 한다. 산티아고 시내의 다양한 인종들을 보면 이곳이 칠레인지, 유럽인지 싶을 정도다. 실제로 산티아고에는 런던을 떠올리게 해 ‘런던 스트리트(London street)’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을 정도로 유럽과 가까운 모습이었다!

▲ 산타 루시아(Santa Lucia)역 근처의 거리
▲ 산타 루시아(Santa Lucia)역 근처의 거리

숙소는 산타루시아역 근처의 호스텔이었다. 산티아고는 지하철 이용이 편리하기 때문에 지하철역 근처에 숙소를 잡는 것이 편하다. 칠레대학교와 모네다궁, 그리고 ‘로스 헤로에스(Los H?roes)’역과 가까워 관광명소로 이동하기 편리하며, 근처에 대형마트 ‘리데르(Lider)’가 있어 생활용품을 구입하기 쉬웠다.

산티아고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는 아르마스광장, 산 크리스토발 언덕이지만, 관광명소를 일일이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도시 자체가 아름답다. 참고로 여행 도중에 한식이 그립다면 ‘빠뜨로나또(Partronato)’역에 한인타운이 있어 한식을 먹을 수 있다. 칠레에서 먹는 부대찌개도 상당한 별미다.


▲ 우리나라의 청와대 같은 모네다궁
▲ 우리나라의 청와대 같은 모네다궁

▲ 산티아고의 대표적인 관광지, 아르마스 광장(Plaza de Armas)
▲ 산티아고의 대표적인 관광지, 아르마스 광장(Plaza de Armas)

산티아고의 대표적인 관광지 ’아르마스 광장(Plaza de Armas)’이다. 산티아고 대성당, 칠레 국립 역사박물관, 라 모네다궁(La Moneda)을 포함한 다양한 건물 등으로 둘러싸여 있어 산티아고의 명소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산티아고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

칠레는 앞서 언급했듯이, 스페인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대부분 가톨릭 신자이며, 지역 이름 또한 성인(聖人)의 이름에서 따온 이름이다. 아르마스 광장의 산티아고 대성당이 지니는 의미 또한 큰 것 같다. 아르마스 광장에서 조금만 더 들어가면 번화가가 나와서 쇼핑하기에도 좋았다.

산티아고의 이국적인 풍경


▲ 산티아고의 거리
▲ 산티아고의 거리

산티아고 건물의 대부분이 유럽풍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유럽 같은 도시는 아니다. 산티아고 시내를 거닐다 보면 알록달록 페인트칠 된 건물들, 거리 곳곳을 채운 그래피티, 그리고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칠레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참, 산티아고의 거리는 생각보다 위험하니 밤에 돌아다니는 것은 자제하고, 항상 소매치기를 조심하자.

▲ 전통춤 퀘카(Queca)
▲ 전통춤 퀘카(Queca)

산티아고의 거리에서 종종 남미의 전통춤 ‘퀘카(Queca)’를 추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남미 전통음악에 맞춰 열정적으로 추는 화려한 춤을 보고 나면, 새삼 ‘내가 칠레에 왔구나’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안데스의 나라


▲ 라 코스타네라 (La Costanera)에서 바라본 광경, 안데스산맥이 보인다.
▲ 라 코스타네라 (La Costanera)에서 바라본 광경, 안데스산맥이 보인다.

지하철을 타고 ‘로스 레오네스(Los Leones)’역에 있는 ‘라 코스타네라(La costanera)’로 이동했다. 코스타네라(La costanera)는 남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며, 산티아고의 유명한 쇼핑센터이다. 백화점과 비슷한 느낌이라, 이곳에서 많은 기념품을 살 수 있었다.

여행을 왔다면 전망대를 포기할 수 없는 법. (비싼) 입장료를 낸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88층까지 이동!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보이는 안데스산맥은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절경이라고 생각한다. 만년설로 둘러싸인 도시의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 산티아고를 제외하고 얼마나 있을까?

동화 속 풍경 같은 엘 까르멘(El Carmen)


▲ 주민들이 말을 타고 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 주민들이 말을 타고 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산티아고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엘 까르멘(El Carmen)’으로 이동할 차례이다. 칠레는 나라가 길다 보니, 버스 이용수요가 많은 편. 그래서 버스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이층버스가 많다(!) 이층버스 맨 앞자리에서 보는 안데스 산맥이 절경이니 참고하길 바란다.

엘 까르멘은 산티아고, 발파라이소와 달리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다. 칠레 중간쯤에 위치한 지역이기 때문에 7월에는 꽤 추우니, 옷을 단단히 여미고 가는 것이 좋다. 소소하게 지어진 작은집, 말을 타고 돌아다니는 주민들을 보니,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든다.

▲ 마차 위에서 보는 엘 까르멘의 풍경
▲ 마차 위에서 보는 엘 까르멘의 풍경

엘 까르멘은 순박한 느낌의 시골이라 소매치기 걱정 없이 늦은 시간 동안 돌아다닐 수 있었다. 또한, 주민들이 외지인을 상당히 반기는 듯한 분위기라, 엘 까르멘에 머무는 동안 주민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할 수 있었다. 특별한 관광명소는 없는 지역이지만, 주민들과의 소통이 활발했기 때문에 기억 속에서 빛날 수 있는 곳이었다. 특히 엘 까르멘 주민께서 주관해주신 마차 투어(Tour)가 기억에 남는다.

엘 까르멘은 시골이기 때문에 밤하늘의 별이 정말 잘 보인다. 저녁에 오두막에서 나와 하늘을 바라보면 은하수가 펼쳐져 있다. 위도가 높은 지역에서 텐트를 치고 밤하늘을 구경하기 위해 추위에 벌벌 떨면서 밤이 되길 기다리지 않더라도 은하수를 볼 수 있었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모른다. 엘 까르멘에서 머무는 동안 매일같이 아름다운 밤하늘을 볼 수 있었던 게 가장 행복한 기억으로 남는다. 그런 하늘을 다시 볼 수 있을까? 꼭 엘 까르멘이 아니더라도, 인적이 드문 지역에서는 꼭 밤하늘을 확인해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발파라이소 Valparaiso


▲ 콘셉시온(Concepcion) 언덕에서 바라본 발파라이소의 풍경
▲ 콘셉시온(Concepcion) 언덕에서 바라본 발파라이소의 풍경

▲ 발파라이소의 거리
▲ 발파라이소의 거리

칠레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할 곳은 바로 발파라이소(Valparaiso)!

발파라이소는 산티아고의 무역항이기 때문에 교통 편이 편리하다. 산티아고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올 수 있다. 발파라이소는 남미 제1무역항이자,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유명한 항구도시이다. 산티아고처럼 유럽풍의 건물이 많은 데다, 바다까지 어우러져 매우 아름답게 느껴진다. 우리나라에선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꽤 유명한 여행지라 외국에서 온 여행객들이 가장 많았다. 산티아고와 비슷한 위도이기도 하고, 남태평양 부근에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봄 날씨에 가까웠다. 오랜만에 패딩을 벗고 예쁜 옷으로 갈아입고 사진 찍을 수 있었다.

또, 항구도시이기 때문에 그동안 칠레 내륙에서만 머물러서 먹지 못했던 해산물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칠레 해산물은 싸고 맛있으니, 원 없이 먹고 가도록 하자. 숙소는 ‘벨라비스타(Bellavista)’역 리데르 근처의 호스텔이었다. 숙소를 정할 때는 역과 대형마트 근처인지를 고려해보는 게 좋다. 발파라이소는 관광명소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숙소 구하기가 쉬울 것이다. 산티아고에 비해 싸고, 인테리어가 예쁜 숙소가 많다!

▲ 콘셉시온 언덕의 아름다운 집들
▲ 콘셉시온 언덕의 아름다운 집들

아름다운 벽화들로 가득한 콘셉시온 언덕도 유명한 명소 중 한 곳이다. 발파라이소 거리가 조금 어두운 느낌이라면, 콘셉시온 언덕의 집들은 예쁜 벽화로 가득해 산뜻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콘셉시온 언덕 또한 유명한 관광지라, 아기자기한 기념품 가게가 많다. 칠레는 기념품이라고 할만한 것이 딱히 없으므로 이곳에서 기념품을 사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식당은 대체로 비싼 편이니, 시내에서 먹는 것이 좋다.

발파라이소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바다


▲ 남태평양의 푸른 바다
▲ 남태평양의 푸른 바다

항구도시인 만큼 아름다운 바다도 빠질 수 없는 풍경이다. 이렇게 맑은 남태평양을 언제 또다시 볼 수 있을까? 참고로 발파라이소의 전철은 바다를 따라 이어지기 때문에 전철에서 보는 바다도 다른 곳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다. 해 질 녘 전철을 타고 전철 안에서 버스킹 음악을 들으며 창밖으로 바라본 바다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 비냐 델 마르(Vi?a del Mar)의 밤바다
▲ 비냐 델 마르(Vi?a del Mar)의 밤바다

발파라이소 옆에 위치한 비냐 델 마르 해변! 비냐 델 마르의 해변은 밤에는 시내의 불빛과 어우러져 낮의 바다와는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발파라이소는 밤에 더 빛나는 도시인 것 같다. 밤이 되면 빛나는 발파라이소의 언덕을 보면 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는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칠레의 밤은 위험하니, 혼자 돌아다니지는 말도록 하자!

7월에 맞이한 겨울, 그리고 칠레의 독특한 풍경이 어우러져 한 달 간의 긴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칠레는 남미에서는 안전한 나라에 속하기 때문에 대도시에서의 소매치기만 조심한다면,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사람과 함께 가는 것이 가장 큰 꿀팁! 정말 꿈을 꾸는 듯한 여행을 하고 싶다면, 유럽, 일본이 아닌 칠레 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이번 여름은 와인에서 칠레 한 잔~

해당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로 영현대 저작권이 있습니다.
                                                해당 콘텐츠의 상업적 이용을 금지하며, 비영리 이용을 위해 퍼가실 경우 내용변경과 원저작자인 영현대 워터마크 표시 삭제는 금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