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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리터러시 강국, 독일과 핀란드

작성일2017.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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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진우

오늘날 현대인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갑니다. 하지만 기술이 발달하고 정보의 양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정확한 정보를 선별해내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죠. 이러한 시대에 각종 미디어 정보를 주체적으로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인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는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 역량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나라는 적은 편인데요.

영현대 기자단 14기 해외취재팀이 다녀온 독일·핀란드는 이미 미디어 리터러시 강국으로 발돋움한 나라들이었습니다. 두 나라 모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철저히 강조하며, 이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죠. 도대체 미디어 리터러시가 무엇이길래 이 두 나라가 체계적인 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것인지, 미디어 리터러시 강국으로서의 독일·핀란드의 면모는 어떠한지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시죠!


페이스북이 독일·핀란드에서 제한당한 사연


▲ 2017년 6월, 독일 연방 하원은 일명 ‘페이스북 법’을 통과시켜, 불법 콘텐츠를 방치하는 소셜미디어 기업에 우리 돈으로 약 650억 원의 벌금을 물리게 했다.
▲ 2017년 6월, 독일 연방 하원은 일명 ‘페이스북 법’을 통과시켜, 불법 콘텐츠를 방치하는 소셜미디어 기업에 우리 돈으로 약 650억 원의 벌금을 물리게 했다.

[사례 1-독일]
2017년 4월, 독일 정부는 네트워크 운용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습니다. 이른바 ‘페이스북 법’으로 불리는 이 법은 불법 콘텐츠를 내버려 두는 소셜미디어 기업에 벌금을 물리도록 하는 게 핵심 내용인데요. 가짜 뉴스, 명예훼손 게시물, 증오 표현물 등이 게시된 것을 알면서도 이를 24시간 이내에 조치하지 않을 경우 최대 5,000만 유로(한화 약 650억 원)의 벌금을 부과하게 했죠. 법안 제출 이후 표현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독일 연방 하원은 이 법안이 미성년자 보호, 가짜 뉴스 근절, 올바른 미디어 환경 조성을 위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하며 두 달 후인 2017년 6월, 해당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사례 2-핀란드] 2017년 6월, 핀란드 정부가 발의한 한 법안이 핀란드 10대 청소년들을 들끓게 했습니다. 16세 이하의 청소년들이 부모의 동의 없이는 페이스북·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정보 보호 법안 때문이었죠. 이에 반대하는 청소년들은 정보 보호 법안이 개인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점을 들며 강력하게 항의했습니다. 현실적으로 청소년들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감시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펼쳤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핀란드 법무부는 청소년의 개인 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고 사이버 학교 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법안을 발의했다고 밝히면서, 여론 수렴 절차를 거쳐 보호자 동의 필요 연령을 결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위의 두 가지 사례에서 페이스북이 독일·핀란드 정부로부터 제한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는데요. 두 사례는 이것 말고도 중요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두 사례 모두 ‘미디어 리터러시’의 개념이 담겨 있다는 점이죠. 독일·핀란드 정부에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란을 무릅쓰면서까지 법안을 발의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도대체 미디어 리터러시가 얼마나 중요한 개념이길래 두 정부는 법안을 발의할 수밖에 없었는지 한번 알아볼까요?


미디어 리터러시, 현대인의 필수 역량이 되다


▲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역량이라 할 수 있다.
▲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역량이라 할 수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는 다양한 매체의 메시지에 접근하여 분석, 이해, 평가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일컫는 말입니다. SNS가 활성화된 요즘에는 미디어를 통한 참여와 공유 능력까지 포함한 개념으로 사용되는데요. 유네스코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21세기 삶을 영위하기 위한 기본 역량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현대 사회에서 과거와 달리 미디어를 매개로 소통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자기에게 필요한 정보, 올바른 정보를 걸러내는 능력이 필수가 되었다는 뜻이겠죠.

그러나 우리나라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합니다. 스마트폰&인터넷 보급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사용 의식과 미디어 해석 능력은 밑바닥을 맴돌고 있죠. ‘가짜 뉴스’가 논란이 되면서 미디어 수용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릴 때부터 수많은 미디어에 노출됐지만 이렇다 할 미디어 교육을 받지 못하다 보니, 체계적으로 미디어 수용 능력을 쌓을 수 없었기 때문이죠. 대학 입시라는 목표 하나만으로 성적에만 치우친 공부를 하다 보니 독서를 피하게 되고, 토론도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반면 ‘미디어 리터러시’를 중요시하는 국가에서는 언어, 역사, 수학 등 주요 기초 과목과 동급으로 인정하고 정규 교육 과정에 편성하기까지 합니다. 학생들로 하여금 전통 미디어인 신문, TV 등은 물론이고 인터넷과 SNS를 모두 포함하여 다각도로 배울 수 있게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짜여 있는데요. 영현대 기자단이 방문한 독일·핀란드도 미디어 리터러시 강국으로 손꼽히는 나라들이었습니다. 이들 두 나라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독일 “미디어 리터러시는 학생·교사·부모 모두가 함께하는 것”


▲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목적으로 NIE 프로그램과 신문 구독을 장려하는 독일은 여전히 신문 구독률이 높은 편이다.
▲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목적으로 NIE 프로그램과 신문 구독을 장려하는 독일은 여전히 신문 구독률이 높은 편이다.

먼저 독일입니다. 독일의 경우 미디어 교육은 2000년도 학교 교육제도 개혁을 위한 교육부 정책이 제시되면서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교, 학부모들의 미디어 능력 향상을 위한 프로젝트들이 대거 추진되었습니다. 국가적인 미디어 교육 과정이 만들어진 것이죠. 특히 독일의 미디어 교육은 실용적인 관점에서 기술적 숙련성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새로운 정보에 효율적으로 접근해야 하고, 직업 훈련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IT 능력을 향상하고 뉴 미디어 이용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독일이 미디어 교육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는 또 있습니다. 공영방송에서만 무려 1,000건이 넘는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는 사실이죠. 게다가 독일은 유럽에서 여전히 신문 구독률이 높은 편에 속하는데요. 전통적인 미디어에 대한 신뢰가 높은 것도 원인이지만, 신문구독을 장려하는 미디어 교육의 일환으로 젊은 층의 신문 이용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신문을 통해 인터넷으로는 접하기 힘든 긴 분량의 텍스트를 접함으로써, 미디어 수용 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신문구독을 장려한다고 합니다.

또한, 총 16개 주(州)로 이루어진 독일은 주(州) 정부마다 독자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특색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독일 서부에 위치한 라인란트팔츠(Rheinland-Pfalz)주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을 보면 △컴퓨터 활용능력 자격증 프로그램 △스마트폰&앱&태블릿 교육 포털 △미디어 활용 및 학습 자료 제공 △무료 온라인 학습 플랫폼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미디어 교육이 학교와 가정에서 모두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부모의 참여를 위한 프로그램도 있는가 하면, 학교 수업을 목적으로 청소년 미디어 캠프를 열어 미디어 종사자를 직접 만나보는 자리도 마련해주기도 하죠. 이처럼 학생, 교사, 부모 모두가 각자의 눈높이와 상황에 맞게 다양한 미디어 교육이 이루어지는 독일은 미디어 리터러시 강국으로 손꼽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핀란드 “IT 강국의 명성에 걸맞은 첨단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시행”


▲ 헬싱키(Helsinki) 시에서는 7~9학년(우리나라의 중학교 1~3학년) 학생들에게 1인당 노트북 컴퓨터 1대씩을 제공한다.
▲ 헬싱키(Helsinki) 시에서는 7~9학년(우리나라의 중학교 1~3학년) 학생들에게 1인당 노트북 컴퓨터 1대씩을 제공한다.

다음으로 살펴볼 나라는 핀란드입니다. 유럽 시청각연구소(European Audiovisual Observatory)가 2017년 3월 말에 발표한 유럽 전역의 미디어 리터러시 현황과 트렌드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에서 가장 많은 미디어 리터러시 기관 및 단체를 보유한 국가가 핀란드(101개)로 나타났는데요. 조사 대상인 유럽 28개국의 미디어 리터러시 기관·단체 수가 평균 24개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핀란드에서 얼마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지 알 수 있습니다.

특히 핀란드는 IT 강국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학습 환경의 변화에 발맞추어 교육 디지털화 프로그램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헬싱키(Helsinki) 시에서는 7~9학년(우리나라의 중학교 1~3학년) 학생에게 1인당 노트북 1대씩을 지원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다른 학년의 학생들에게도 더 많은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장비를 제공하죠. 여기에 교사들의 ICT 연수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관내 학교들의 디지털화를 증진하기 위해 3,700만 유로(한화 약 483억 원)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 핀란드 정부가 IT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이는 것은 스마트 시대에 걸맞은 ICT 기기 활용 능력을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 핀란드 정부가 IT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이는 것은 스마트 시대에 걸맞은 ICT 기기 활용 능력을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처럼 핀란드가 막대한 예산을 쏟아가면서 ICT 인프라를 구축하는 이유는 그만큼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을 기르는 데 있어 스마트 시대에 걸맞은 ICT 기기 활용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2017년 9월부터 새롭게 편성되는 초·중·고 국가교육과정에 ICT 활용 능력이 7대 메인 역량으로 선정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죠. 그렇다고 핀란드가 하드웨어 면에서만 미디어 교육에 투자한다고 여기면 곤란합니다. 올바른 미디어 교육을 하기 위해 그 어떤 국가보다 많은 고민을 하고, 끊임없이 교육 정책을 다듬어 온 나라이기 때문이죠. 핀란드는 1970년도부터 학교 교과과정에 미디어 교육을 포함했을 정도로 미디어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파악했던 나라입니다. 미디어 교육의 콘텐츠와 인프라를 동시에 잡고 있는 셈이죠.

마지막으로 눈여겨볼 부분은 미디어 리터러시 증진을 위해 정부 이외의 주체가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핀란드 기업들은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정부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주었는데요. 핀란드 신문 연합은 직접 신문 교육을 만드는가 하면, 핀란드 방송은 다양한 미디어 교육 프로젝트에 지속해서 투자해왔습니다. 온라인 업체들도 게임 산업뿐 아니라 미디어 교육 부문도 함께 활성화했죠.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주체가 바로 제3기관들입니다. 여기에는 각종 미디어 협회와 NGO 단체가 포함되어 있는데요. 정부의 손길이 닿지 않는 범위에서는 이들 기관이 활발한 교육을 시행함으로써 핀란드의 모든 학생이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을 기르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임무를 수행했다고 합니다. 끊임없는 교육 정책 연구와 첨단 인프라 구축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강국이 된 나라, 핀란드였습니다!



지금까지 미디어 리터러시의 개념, 그리고 미디어 리터러시 강국으로 여겨지는 독일과 핀란드의 미디어 교육 환경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가짜 뉴스가 한국 사회에 끼친 경제적 손실 금액은 자그마치 ‘30조 원’이라고 합니다. 이는 한국의 연간 GDP 대비 7.5%에 달하는 엄청난 수치인데요. 이렇게 무분별한 정보로 가득한 혼란의 시대 속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는 21세기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사회에 무엇보다 필요한 역량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영현대 기자단이 목격한 독일과 핀란드의 선진화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환경처럼 우리나라에도 체계화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하루빨리 시행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영현대기자단14기 정진우 | 한양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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