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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즐거움을 방해하다니! 서글픈 음식 알레르기 이야기

작성일2017.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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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정우
▲ 메밀 알레르기 때문에 평양냉면을 눈앞에 두고도 먹지 못하는 슬픔을 표현해봤다.
▲ 메밀 알레르기 때문에 평양냉면을 눈앞에 두고도 먹지 못하는 슬픔을 표현해봤다.

세상에는 맛있는 음식들이 너무 많다. 그렇지만 슬프게도 알레르기 때문에 이 맛있는 음식들을 못 먹는 사람들도 있다. 음식 알레르기는 발진, 가려움증 등을 동반하고 심하면 호흡곤란이나 쇼크도 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친구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인생의 즐거움을 찾을 때, 몇몇 사람들은 마냥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들을 서럽게 만드는 대표 음식 알레르기 4가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갑각류 알레르기


갑각류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새우, 꽃게, 조개, 랍스터 등 갑각류가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두드러기가 나타나고 심한 경우 호흡곤란 증상이 오기도 한다. 알레르기가 없는 사람들에게 이 재료들은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들이다. 대하구이, 간장게장, 조개구이 등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돈다. 만약 내가 이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다면,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세상 우울하지 않을까 싶다.

한 연구에 따르면(Health me!, 2017.8.24), 우리나라 성인 중 음식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들이 먹었을 때 가장 많은 알레르기 반응을 호소하는 음식 1위가 갑각류라고 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이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찍은 새우들. 제철이라서 그런지 유독 싱싱해 보인다.
▲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찍은 새우들. 제철이라서 그런지 유독 싱싱해 보인다.

가을은 전어? 아니다. 가을은 대하다. 지금 제철을 맞아 전국 여러 곳에서 대하 축제를 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인천 소래포구 대하 축제가 유명하고 조금 더 내려가면 홍성 남당항에서도 대하 축제가 열린다. 멀리 가기 부담스럽다면 노량진 수산시장에도 싱싱한 대하들이 아주 많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해서 집에서 요리해 먹는 것도 인생의 즐거움을 찾는 방법이다. 물론 갑각류 알레르기가 없는 사람들에 한해서 말이다. 그들에게 가을은 정말 힘든 계절일 것 같다. 친구들이 대하 축제를 가자고 할 때 알레르기 때문에 못 가는 그들의 서운한 마음을 메밀 알레르기가 있는 나는 조금 알 것 같다.


▲ 꽃게가 수족관을 탈출하려고 한다. 아주머니에게 알려드리고 싶었지만, 너무 바쁘셔서 그럴 수 없었다.
▲ 꽃게가 수족관을 탈출하려고 한다. 아주머니에게 알려드리고 싶었지만, 너무 바쁘셔서 그럴 수 없었다.

꽃게도 제철을 맞았는지 수산시장에 꽃게가 몇천 마리는 되어 보였다. 꽃게로 만든 대표 음식으로는 간장게장이 있다. 우리나라 대표 밥도둑 간장게장. 하지만 간장게장도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의 밥을 훔칠 수는 없었다. 맞은편에서 간장게장과 밥을 먹는 모습을 볼 때 그들이 느낄 안타깝고 서운한 심정은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하기 힘들다.


메밀 알레르기


JTBC의 보도에 따르면(2017.7.25), 음식 알레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쇼크의 원인으로 메밀이 압도적으로 많다. 먹으면 가려움증을 동반한 두드러기가 일어나고 심한 경우 호흡곤란을 유발한다. 나 역시 메밀 알레르기가 있다. 덕분에 메밀로 만들어진 많은 음식, 예를 들면 메밀국수, 메밀전병, 막국수 등을 입에 대지도 못한다. 어릴 때 막국수를 먹고 호흡곤란이 와서 응급차를 탄 적이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하고 있다. 음식점에 가서 거무튀튀한 색의 면만 나오면 주재료를 물어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항상 신경 쓰는 것이 좋다.


▲ 미식가들이 좋아한다는 평양냉면. 싱거우면서도 중독성 있는 맛이 매력이라고 한다. 무슨 맛일까?
▲ 미식가들이 좋아한다는 평양냉면. 싱거우면서도 중독성 있는 맛이 매력이라고 한다. 무슨 맛일까?

이전에는 그냥 메밀이 들어간 음식은 안 먹으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대학 친구들이 빠져 있는 평양냉면을 못 먹는다는 사실이 그렇게 슬플 수가 없다. 인생의 즐거움을 빼앗긴 기분마저 든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평양냉면에 들어가는 면의 주재료는 메밀이다. 그래서 나는 미식가들이 즐긴다는 평양냉면을 단 한 입도 못 먹는다. 대학 친구들 사이에서 요즘 신드롬에 가까울 정도로 평양냉면 붐이 일어나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맛집을 탐방하는데, 다녀온 후 그들의 후기를 듣다 보면 ‘메밀 알레르기가 지금은 다 낫지 않았을까’하는 헛된 바람을 가지고 먹어보고 싶은 기분까지 든다.


▲ 노릇하게 구워진 메밀전병. 요즘은 대형마트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 노릇하게 구워진 메밀전병. 요즘은 대형마트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메밀전병은 과연 무슨 맛일까…? 메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죽어도 모를 맛이다. 정말 먹어보고 싶은 음식 중에 하나지만 세상살이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는 게 너무 슬프다. 메밀전병과 더불어 족발을 시키면 항상 같이 오는 막국수도 가장 먹어보고 싶은 음식 중 하나다. 막국수 단품은 친구들에게 사정을 말하고 안 먹으러 가면 된다. 그런데 족발은 경우가 다르다. 친구들이 다 같이 모여서 주문하면 항상 막국수가 같이 온다. 나만 빼고 모두가 맛있게 먹는 그 모습은 정말 고역이 아닐 수 없다. 만약 나중에 메밀 알레르기가 낫는다면, 꼭 족발을 시켜서 같이 나오는 막국수를 그 누구보다 먼저 먹을 것이다.


땅콩 알레르기


▲ 정신 차리고 보면 껍질만 한가득 남는 땅콩
▲ 정신 차리고 보면 껍질만 한가득 남는 땅콩

학생 시절, 급식 식단표를 받으면 하단에 식재료 번호가 쓰여 있고 식단표 메뉴 옆에는 그 번호가 몇 개 적혀 있었다. 알레르기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음식들을 골라서 혹시나 모를 위험에 대비하고자 함이다. 그중에서 땅콩 항목을 보고 ‘이런 알레르기도 있구나’하며 의아했던 생각이 얼핏 난다. 하지만 땅콩 알레르기는 일반인들도 많이 가지고 있는 알레르기 중에 하나라고 한다.

땅콩 알레르기의 원인은 땅콩에 들어있는 콩 단백질인 레시틴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 때문에 이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대두 단백질, 견과류 추출 기름 등이 포함된 음식은 모두 피해야 한다. 땅콩 알레르기의 가벼운 증상으로는 콧물이 나고 피부가 붉어지거나 입과 목 안쪽이 붓는다. 심하면 쇼크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여성이 남자친구와 키스하다가 사망한 사건도 있다. 다소 충격적이지만 그만큼 극소량의 땅콩도 충분히 위험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땅콩 알레르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후 4개월부터 땅콩을 먹어야 한다고 미국국립보건원은 말하고 있다.


▲ 태국 대표 음식 중 하나인 팟타이. 땅콩이 빠진 팟타이는 팥 없는 찐빵이다.
▲ 태국 대표 음식 중 하나인 팟타이. 땅콩이 빠진 팟타이는 팥 없는 찐빵이다.

태국 음식 중 하나인 팟타이는 땅콩이 곁들여 나온다.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주문할 때 꼭 유의해서 주문하기 바란다. 팟타이 이외에도 많은 태국 음식들이 땅콩이 함께 나오는 듯하다.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 태국은 관광하기에 너무 슬픈 나라인 것은 확실하다.


꿀 알레르기


언제 먹어도 달짝지근하니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꿀. 꿀의 달달한 맛은 음식의 풍미를 올려주고 한층 더 깊은 맛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이 꿀이 누군가에게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위험한 음식이 될 수 있다. 꿀 알레르기도 여느 알레르기와 비슷한 증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특히나 꿀 알레르기가 위험한 이유는 꿀은 음식의 양념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위에 뿌려도 티가 안 나는 경우가 꽤 있기 때문이다. 꿀 알레르기 있는 사람은 상비약을 챙겨 다니면서 음식을 먹고 가려움증이나 빨간 반점이 올라오면 즉시 약을 먹거나 병원을 가야 한다.


▲ 가래떡을 구워서 꿀에 찍어 먹으면 정말 꿀맛이다.
▲ 가래떡을 구워서 꿀에 찍어 먹으면 정말 꿀맛이다.

가래떡 구이를 꿀에 찍어 먹으면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추운 겨울날, 이만한 간식을 찾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쇼윈도 속의 마네킹처럼 마냥 쳐다볼 수밖에 없는 음식이다. 대체품으로 단풍나무 시럽 같은 각종 시럽을 찍어 먹을 수 있지만 내가 먹어본 결과 꿀을 찍어 먹는 게 맛이 제일 좋았다.


▲ 몇 년 전에 크게 유행했던 벌꿀 아이스크림. 요즘은 그 기세가 조금 죽은 듯하다.
▲ 몇 년 전에 크게 유행했던 벌꿀 아이스크림. 요즘은 그 기세가 조금 죽은 듯하다.

요즘 핫도그 가게가 성황을 이루듯 과거에는 벌집이 통째로 들어간 아이스크림이나 빙수를 파는 가게가 많았다. 그때 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슬펐을까? 친구들이 빙수 가게에서 너도나도 벌집 빙수를 시킬 때 그들만 보통의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의 기분은 친구들이 평양냉면을 먹을 때 나만 소고기국밥을 먹어야 하는 그 서러움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그들을 대신해서 먹어본 벌꿀 아이스크림의 맛을 표현하자면, 생각만큼 맛이 있지는 않았다. 아이스크림에 들어가는 벌집은 딱딱해서 너무 오래 씹어야 했고 단 아이스크림에 꿀이 들어가서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는 너무 달았다. 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음식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먹는 행위는 삶에서 빠질 수 없는 큰 즐거움 중에 하나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스트레스가 금세 날아가는 듯하다. 하지만 음식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음식들은 생명을 위협할 만큼 위험하기도 하다. 그들은 항상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친구들이 아주 맛있게 먹어서 약간의 서운함이 들지만, 꾹 참아야 하는 슬픈 심정을 잘 안다. 음식 알레르기로 고통받는 모든 사람 파이팅!


영현대기자단15기 이정우 | 한양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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