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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지하벙커가 전시관이 되다

작성일201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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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채동진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곳 중 하나인 여의도에 벙커가 있다는 사실을 혹시 아는가? SeMA 벙커는 발견 당시부터 큰 관심을 끌던 곳이었다. 여의도 지하에 미지의 공간이 있다는 사실은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였다. 공간에 대한 정체가 밝혀진 뒤에도 10년 동안 방치되어 있다가 작년부터 전시장으로 활용되기 시작하였다. 가장 현대적인 곳에서 과거를 볼 수 있는 SeMA 벙커로 떠나보자.


1. 여의도에서 발견된 미지의 지하벙커


▲SeMA 벙커 발견 당시 모습 (사진 제공: SeMA 벙커)
▲SeMA 벙커 발견 당시 모습 (사진 제공: SeMA 벙커)

SeMA 벙커는 2005년 5월경 서울시가 여의도에 버스 환승센터를 건설하기 위한 현지조사 도중 발견되었다. 초기 발견 당시 상당히 큰 규모의 공간에 모두가 놀랐다고 하는데, 소파나 냉장고 같은 사람이 쓰는 물건 또한 발견되어 많은 궁금증을 갖게 하였다. 벙커에는 사람이 오랫동안 찾지 않아 물이 차있었고 이로 인해 물건들이 손상되어 있었다.


▲ 발견 당시 SeMA 벙커 내부 (사진 제공: SeMA 벙커)
▲ 발견 당시 SeMA 벙커 내부 (사진 제공: SeMA 벙커)

여의도 지하에 거대 벙커가 있다는 사실은 대중들을 놀라게 하였으며, 공간에 대한 정체를 밝히려 노력하였다. 하지만 당시 이에 대한 정체를 정확히 아는 사람들이 없었고, 후에 발견 당시 상황과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1970년대 여의도 국군의 날 행사 때 대통령 경호를 위해 지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 SeMA 벙커 내부에 전시 중인 발견 당시 사진들
▲ SeMA 벙커 내부에 전시 중인 발견 당시 사진들

2005년 발견 후 2006년 하반기에 벙커를 시민 편의 시설로 바꿔 개방할 계획이었고, 동시에 서울국제금융센터와 연결하는 방안을 내놓았으나 지하라는 특성상 유동인구가 적을 것이라는 걱정과 함께 폐쇄 조치 되었다. 이후 2013년 여의도 벙커는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되었고, 2015년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문화시설로의 활용계획을 확정한 뒤, 지금의 SeMA 벙커가 만들어졌다.


2.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보여주는 전시관으로 탈바꿈



SeMA 벙커는 서울시립미술관(SeMA)의 분관으로, 문화공간이 다른 지역에 비해 부족했던 여의도에 맞춘 문화공간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SeMA 벙커에 대해 ‘한국 근현대 군사문화를 상징하는 시설이자 서울시의 미래유산인 여의도 지하벙커를 활용하여 실험적인 전시와 진취적인 지역 특화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 SeMA 벙커 내부 영상 전시
▲ SeMA 벙커 내부 영상 전시


▲ 과거 시대를 보여주는 영상 전시
▲ 과거 시대를 보여주는 영상 전시

또한, 본래 벙커에 대한 정체성을 드러내는 전시를 함과 동시에 벙커의 역사성과 미학적 특성을 반영한 실험적인 전시들도 진행하는 복합문화예술 공간을 만들 예정이며, 이를 통해 단순 기록보관소를 넘어 미래를 보여주는 전시를 할 것이라고 한다.


3. 전시 공간 소개 '르메트르 비디오 컬렉션'



현재 SeMA에서 전시하는 '비전 온 비전 - 르메트르 비디오 컬렉션'은 르메트르 부부가 20년 동안 수집한 비디오를 보여주는 비디오 전시이다. 이번 전시에는 11점의 작품이 있으며, 실험적이고 비판적인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인종, 젠더, 정치적 성향에 대한 다양성과 자유를 보여주며, 급변하는 사회 현실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다.


▲ 르메트르 부부의 다양성에 대한 메시지를 엿볼 수 있는 영상
▲ 르메트르 부부의 다양성에 대한 메시지를 엿볼 수 있는 영상


▲ 영상 속 인물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차분히 들어볼 수 있다
▲ 영상 속 인물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차분히 들어볼 수 있다

이 전시는 사회에 숨겨진 모순들을 인물들의 대화나 독백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자연스럽게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드러내고 있다. 어떤 시대보다 선진화된 문명이지만, 그 문명의 구성원인 사람이라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의도와 같이 자본주의를 잘 보여줄 수 있는 곳에서 이런 메시지에 대한 전시를 한다는 것은 모순적이지만 가장 필요한 전시가 아닐까 한다.


4. 전시 공간 소개 '역사 갤러리'



역사 갤러리에는 SeMA 벙커 발견 당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들과 공간에 있던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중에 눈길을 끄는 전시물은 당시 공간에 있던 대통령을 위한 호피 무늬 소파이다. 발견 당시 공간에 물이 차있어 손상되었기 때문에 약간의 가공이 있지만, 1970년대 시대상을 떠오르기에 충분한 전시물이다.


▲ 대통령을 위해 존재했던 소파
▲ 대통령을 위해 존재했던 소파


▲ VIP를 위한 세면대와 좌변기
▲ VIP를 위한 세면대와 좌변기

역사 갤러리 안쪽에는 벙커에 본래 있던 열쇠 보관함과 세면대, 좌변기 등이 있다. 근현대인 1970년대의 물건이지만 당시 시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면에서 흥미롭다.


▲ 예전 여의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들
▲ 예전 여의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들

여의도 지역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할 수 있는 전시도 있는데, 과거 여의도 개발 계획과 현장에 대한 내용과 사진을 볼 수 있다. 불과 30~40년 전의 이야기인데, 이렇게 다르게 생긴 여의도를 보면 신비로운 느낌까지 든다.


5. 마무리



SeMA 벙커는 공간이 가지고 있는 역사성을 전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현재와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는 전시를 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벙커라는 공간의 특징이 보여주는 시대상에 대한 교육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대의 여의도가 보여주는 시대상 또한 보여준다. 여의도처럼 빠르고, 바쁘게 돌아가는 한국 사회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곳에서 70년대 벙커라는 모순적인 공간이 공존함을 현대미술로 잘 풀어내었다는 생각이 든다. SeMA 벙커에서 과거와 미래를 교차하는 문화예술을 느껴보길 바란다!


영현대기자단15기 채동진 | 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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