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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입던 그 시절, 나를 행복하게 해 준 추억의 매점 간식!

작성일 2018.07.02

벌써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어언 N 년이 다 되어 가는 우리 20대. 아직도 스스로가 마냥 어린 것만 같지만, 길거리에서 교복 입은 아이들을 보면 어느새 흐뭇하게 엄마 미소를 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하죠. 기껏해야 대학생인 필자 역시 요즘 따라 교복 입은 학생들이 왜 그렇게 예뻐 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
매일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시간에 등교하던 그 시절,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마냥 지루하기만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온종일 학교에 틀어박혀 지내던 우리에게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안겨준 것들이 몇 가지 있었죠. 11시 정도 되면 교실까지 솔솔 올라오던 점심밥 냄새, 4교시 종이 땡 치자마자 부리나케 달려가던 급식실, 밥 배와 디저트 배는 따로 있다며 식후 코스처럼 매일 들리던 매점까지. 앗, 쓰다 보니 모두 먹는 이야기뿐이지만, 특히 맨 마지막 '매점'은 우리 학교생활의 만족도를 크게 좌우하는 중요 요소였습니다. 책가방을 탈탈 털어 겨우 찾아낸 몇백 원으로 사 먹던 그 매점 간식들의 '꿀맛', 아직도 기억하시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이름하여 추억팔이 포스팅! 필자가 모교 매점을 직접 방문하여, 매점 아저씨피셜 '2000년대 가장 핫했던 간식들'만 선별해왔는데요,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옛날 생각 참 많이 나실 거예요. 그럼, 지금부터 스타트!

야무지게 부신 라면사리에 분말스프를 탈탈탈, 뿌셔뿌셔!



'끓이지 않고 부숴 먹는 라면'이라는 타이틀 아래 출시된 뿌셔뿌셔! 뿌셔뿌셔는 약 10년 전, 그 당시 최고의 인기를 자랑했던 아이돌 그룹 '샤이니'를 광고모델로 내세워 초딩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간식으로 자리매김합니다. 그리고 그 초딩들이 자라 그대로 중고등학교에 들어가니, 학교 매점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간식이 뿌셔뿌셔인 것은 당연한 이치! 불고기 맛, 떡볶이 맛, 바베큐 맛 등 다양한 분말스프 덕에 입맛대로 골라 먹기 딱이었습니다. (감자 맛과 피자 맛 같은 레어템도 간혹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자매품으로는 '소문은 무성한데 정작 먹어본 사람이 없는' 초코 맛과 딸기 맛 등이 있죠.) 참고로 최상의 뿌셔뿌셔를 맛보기 위해서는 라면을 부수는 스킬이 매우 중요합니다. 부스러기를 최소화하면서도 한입 크기의 조각들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도록 손의 힘을 섬세하게 조절해야 하는데요. '왕년 뿌셔뿌셔 장인'으로서, 우선 전체를 이 등분 한다는 느낌으로 한 번 꺾어준 뒤 주먹으로 딱 서너 번만 더 내리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학교 매점 음료수 중 가성비로는 단연 최고, 피크닉!



필자의 중학교 시절, 학교 매점에서 가장 저렴했던 음료수는 바로 400원짜리 피크닉이었습니다. 급식을 먹은 후 입가심용 단물이 당길 때 가장 부담 없이 사 먹을 수 있었던 음료수였죠. 슬프게도 고등학교에 올라와 보니 그 가격은 100원이나 올라 있었지만, 여전히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음료수라는 것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워낙 저렴한 가격 덕에 학교 매점뿐만 아니라 각종 슈퍼, 구멍가게, PC방 등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 음료수는 유독 학교 매점에서만 찾게 되더라고요. 책가방 속 10원짜리까지 싹싹 긁어모아 피크닉 하나 사 먹을 때의 그 희열이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피크닉은 사과 맛과 복숭아 맛의 두 종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복숭아 맛을 점점 찾기 힘들어지더니, 결국 단종되어버리고 대신 청포도 맛이 인기를 끌고 있네요. (개인적으로 복숭아 맛 피크닉을 제일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복숭아 맛도 다시 출시해주시면 안 될까요?)

200원의 행복, 만만해서 늘 입에 달고 살았던 쬰쬬니!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 때문에 혹여 불량식품인 줄 아셨다면 큰 오산입니다. 이래 봬도 나름 과자 업계 큰손 기업에서 만들고 있는 간식이니까요! 쬰쬬니는 청포도, 사과, 딸기, 그리고 콜라 맛의 4종류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콜라 맛인데, 웬일인지 요즘 콜라 맛과 사과 맛은 좀처럼 찾기가 힘듭니다. 맛은 꼭 마이쮸와 얼추 비슷하면서도, 마치 스트링 치즈처럼 쭉쭉 늘려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10년 넘게 쬰쬬니를 먹어왔음에도 이게 사탕인지 캐러멜인지 젤리인지 그 정체성은 아직 모르겠습니다.학교 밖에서도 쉽게 살 수 있는 다른 간식들과 달리, 왠지 쬰쬬니는 학교 매점에만 집중적으로 물량을 공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한때 쬰쬬니 덕후였으나 고등학교 졸업 후 좀처럼 먹을 기회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번 포스팅을 빌미로 모교 매점에서 한 달 치 쬰쬬니를 가득 쟁여왔는데요, 덕분에 요즘 1일 1쬰쬬니로 아주 행복하답니다!

부드러운 카스테라 사이에 숨겨진 딸기크림, 보름달빵!



학교 매점은 그야말로 수많은 종류의 빵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각축장입니다. 특이한 이름과 모양으로 관심을 끄는 빵도 있고, 귀여운 캐릭터의 띠부띠부씰로 학생들을 대놓고 유혹하는 빵도 있죠. 이처럼 수없이 많은 빵이 매대를 스쳐 지나갔지만, 오로지 기본에만 충실하며 긴 역사를 지켜온 빵이 있었으니 바로 '보름달 빵'입니다. 무려 70년대에 출시된 보름달 빵은 두 개의 카스텔라 사이에 딸기 크림이 들어간 형태로, 가격에 비해 그 부피가 상당히 푸짐합니다. 그냥 먹기에는 목이 꽤 막혀 자연스레 마실 것을 찾게 되는데, 흰 우유와 함께 먹을 때 가장 조화로운 맛을 자랑하며 속도 든든해진답니다. 참고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빵 사이의 딸기 크림이 가운데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크림만 한 뭉텅이 먹게 되는 사태를 방지하고 싶다면, 카스텔라 두 쪽을 분해해서 크림을 골고루 발라준 뒤 다시 붙여먹으면 됩니다. 참 쉽죠?

피크닉과 함께 팩음료의 양대산맥, 델몬트드링크!



"아저씨! 망고 하나 주세요!"
정확히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라서, 그냥 내 맘대로 과일 이름만 부르곤 했던 바로 그 팩 음료! 피크닉과 더불어 매점 팩 음료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이 음료수의 정식 명칭은 바로 '델몬트 드링크'랍니다. 델몬트 드링크는 무려 5가지나 되는 맛을 자랑하는데요. 오렌지 맛, 포도 맛, 사과 맛, 파인애플 맛, 망고 맛이 있으며, 이 중 독보적인 인기몰이를 한 것은 바로 망고 맛과 오렌지 맛이었습니다. 밝은 주황색으로 꾸며진 패키지가 식욕을 자극해서일까요, 다양하게 마련된 델몬트 드링크 중에서도 유독 이 두 종류만 불티나게 팔리던 모습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무더운 여름이 되면 매점에서도 기다렸다는 듯이 델몬트 드링크를 얼려 팔곤 했습니다. 단단하게 얼린 차가운 음료수 팩을 두 손으로 한동안 주무르다가, 말랑말랑해졌을 때 빨대를 꽂아 먹으면 이런 별미가 또 없었죠. 살얼음과 함께 천천히 빨대를 타고 올라오던 짝퉁 슬러시 '델몬트 드링크', 선풍기 두 대가 고작이었던 교실에서 한여름 무더위를 견딜 수 있었던 비법입니다.

내가 바로 한국 캐러멜의 오리지널, 새콤달콤!



'전통'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간식이죠! 새콤달콤은 80년대에 처음으로 출시된 후 현재까지도 첫 패키지 그대로 생산되고 있는, 그야말로 한국 캐러멜의 왕언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필자 역시 아주 어릴 때부터 새콤달콤을 먹으며 자란 세대로, 새콤달콤을 씹다가 처음으로 유치가 빠져버린 웃픈 추억도 있답니다. 귀 이 아릴 정도로 신맛을 자랑하는 '레몬 맛'과, 탄산이 없는 것만 제외하면 꽤 콜라 같았던 '콜라 맛'이 가장 인기가 있었죠. 그 외에도 사과 맛, 키위 맛, 포도 맛, 복숭아 맛 등 모든 과일의 맛을 옮겨놓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저 역시 그동안 안 먹어본 새콤달콤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 포스팅을 준비하며 '멜론 맛'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이쯤 되니 정말 궁금하네요. 새콤달콤 맛의 정확한 가짓수, 혹시 알고 있는 분이 계신다면 꼭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대부분의 학교 매점에서 500원에 판매하고 있는 새콤달콤, 겉 포장 안에 7개의 캐러멜이 들어 있어 친구들과 사이좋게 나누어 먹기에 안성맞춤입니다.

교실을 가득 채우는 고소한 냄새, 치즈 후레쉬팡!



작고 네모난 이 치즈 빵, 한국에서 나고 자랐다면 안 먹어봤을 리가 없는 이 빵의 이름은 바로 '치즈 후레쉬팡'입니다. '슈퍼 빵'으로 유명해 어릴 때 어머니가 간식으로 많이 주시기도 했죠! 가격은 한 봉지에 1,000원으로, 천 원 한 장으로 무려 7조각의 빵을 먹을 수 있어 가성비 면에서도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보름달 빵과 마찬가지로 흰 우유를 곁들여 먹으면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 또한,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워 먹으면 빵 사이사이의 얇은 치즈가 적당히 녹아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답니다. 다양한 매점 빵 중에서도 후레시팡은 특히 그 냄새가 강한 편에 속하는데요. 빵 봉지를 뜯으면 금세 고소한 치즈 향기가 온 교실을 가득 채우곤 합니다. 여담으로 교실 앞줄에 앉았던 제가 후레시팡을 뜯으면, 어느새 맨 뒷줄의 친구들까지 몰려와 하나둘씩 집어가더군요. 한 봉지를 사면 7개 중 5개는 거의 친구들이 먹다시피 했죠. 유혹적인 치즈 냄새 때문에, 빼앗기지 않고 혼자 다 먹기는 아무래도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질겅질겅 씹어먹는 곰젤리, 하리보 골든베렌!



오늘 소개할 마지막 매점 간식은 바로 하리보 골든베렌! '금색 곰 젤리', '하리보 곰돌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이 젤리는 마치 고무처럼 질긴 식감이 매력 포인트입니다. 생각 없이 막 집어먹다 보면 턱이 뻐근할 정도인데요. 큰 봉지에 담겨 있는 젤리는 젤라틴이 좀 더 함유되어 있어 훨씬 연하다고 하네요. 또한 같은 젤리라도 5초에서 10초 정도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워먹으면 한결 부드러운 식감으로 즐길 수 있으니 취향에 따라 시도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필자의 최애 매점 간식이었던 하리보! 등교하자마자 매점에서 하리보 한 봉지를 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던 저였으니 말 다 했죠? 책상 안에 하리보 봉지를 넣어두고 몰래 꺼내 먹다가,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선생님께 들킨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니까요.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서, 학창시절 소중한 추억의 한 부분이 되어준 고마운 간식이랍니다.


뿌셔뿌셔부터 하리보 곰 젤리까지! 지금은 거의 먹지 않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학교 매점에서 참 많이도 사 먹었던 추억 가득한 간식들입니다. 급식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왠지 배가 허했던 그 시절, 매점에 가서 주전부리까지 해 줘야 비로소 한 끼를 제대로 먹은 기분이 들곤 했죠. 공부와 입시 때문에 고단했던 학창시절이지만, 돌이켜보면 이처럼 소박하면서도 소중한 추억들이 참 많았습니다. 옛날 음악을 들으며 과거의 기억에 잠기듯이, 맛과 향으로도 충분히 추억을 회상할 수 있답니다. 그 시절 즐겨 먹던 간식들과 함께 짧은 시간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상 영현대 기자단 16기 이정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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