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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 속 ‘미니’ 공영 주차장? 거주자 우선 주차 제도

작성일 2019.04.18
▲ 서울 주차장 확보율 (2018, 서울시)
▲ 서울 주차장 확보율 (2018, 서울시)

지난해 서울 전체 주거지역 주차장 확보율은 101.9%입니다. 하지만 이는 비교적 주차가 용이한 아파트를 포함한 수치. 20대가 주로 거주하는 다세대 · 다가구 밀집 지역 주차장 확보율은 60%대에 그칩니다. 주차로 어려움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저렴한 가격으로, 집 가까운 곳에, 나만의 주차 공간을 갖기를 꿈꿔봤을 겁니다. 이 꿈을 현실로 이뤄주는 제도가 있다면 어떨까요? ‘거주자 우선 주차 제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거주자 우선 주차 제도란?


▲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 (경기 성남시)
▲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 (경기 성남시)

거주자 우선 주차제도는 지역주민 불편해소를 위해 도로 일부 혹은 유휴 부지에 주차 공간을 만들어 인접 지역 거주민에게 저렴한 금액으로 주차 공간을 제공하는 제도입니다. 급속한 경제 발전으로 도시에 사람이 몰리고, 자동차가 늘어나면서 주차 공간이 부족해 불편함은 물론, 사회적 갈등 역시 커져 왔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가 바로 ‘거주자 우선 주차 제도’입니다. 이미 심각한 주차 문제를 겪고 있는 세계 주요 도시(런던, 암스테르담, 파리 등)에서는 과거부터 시행해왔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서울을 시작으로 현재는 수도권 대부분과 울산, 대구 등 일부 광역시에서 시행 중입니다.

이용은 어떻게?


▲ 거주자 우선 주차장 안내문 (서울 종로구)
▲ 거주자 우선 주차장 안내문 (서울 종로구)

신청은 ‘인터넷 거주자 우선 주차 홈페이지’ (www.park119.com)에서 할 수 있습니다. 사이트에서 본인의 거주 지역을 지원하지 않으면 지역 ‘시설관리공단’ 혹은 ‘도시개발공사’ 사이트에서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 배정 우선 순위 예시 (서울 구로구)
▲ 배정 우선 순위 예시 (서울 구로구)

▲ 동일 순위 내 가점 규정 예시 (서울 구로구)
▲ 동일 순위 내 가점 규정 예시 (서울 구로구)

이용권은 크게 주간/야간/전일 세 가지로 구분합니다. 이용 요금은 전일 기준으로 2만원에서 5만원으로 매우 저렴한 편. 배정 방식은 신청자 중 1순위 해당자부터 배정하며(동일 순위 내에서는 가점에 따라), 1순위 해당자가 다 채워진 후 2순위, 3순위로 차례가 넘어갑니다. 상시로 모집하긴 하지만, 매년 2월과 8월이 일반적으로 정기 신청기간이기 때문에 이때 배정하는 주차장 수가 가장 많아 당첨될 확률 역시 가장 높습니다.

이런 점은 아쉬웠어요!


▲ 거주자 우선 주차 구역 대기 현황 (3월 15일 기준, 경기 성남시)
▲ 거주자 우선 주차 구역 대기 현황 (3월 15일 기준, 경기 성남시)

이렇듯 좋아 보이기만 하는 거주자 우선 주차 제도지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거주자 우선 주차 제도를 약 8개월간 이용한 김동욱(성균관대학교, 23세) 학생은 신청 후 대기 기간이 길다는 점을 꼽습니다. 기존 이용자가 이용을 그만둬야 공석이 생기는 구조라서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한 달 이상 대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자가 거주하는 성남시 일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차장은 8개월 이상 대기해야 합니다.

▲ 낮에는 비어 있는 거주자 우선 주차 구역 (서울 송파구)
▲ 낮에는 비어 있는 거주자 우선 주차 구역 (서울 송파구)

또한 직장이나 학교 근처 주차장은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도 아쉬운 점으로 꼽힙니다. 대부분 운전자가 집에 머무르는 시간은 저녁 이후 시간으로 매우 한정적입니다. 그러다 보니 밤에만 집 근처에 주차하는 게 일반적이죠. 그러나 이름이 ‘거주자 우선 주차 제도’인 만큼 낮에 직장이나 학교 근처에 위치한 거주자 우선 주차장은 이용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낮 동안에는 거주자 우선 주차장이 많이 비어 있어 아쉬움은 더욱 큽니다.

아쉬움, 공유로 해결?


올해부터는 이러한 아쉬움이 많이 사라질 전망입니다. 지난 2월 서울시에서는 ‘거주자 우선 주차공간 공유’를 본격적으로 도입했습니다.

▲ 거주자 우선 주차 구역 공유 제도 안내 (서울특별시 관악구)
▲ 거주자 우선 주차 구역 공유 제도 안내 (서울특별시 관악구)

이는 거주자 우선 주차 제도로 개인 주차공간을 이용하는 사용자가 자신이 쓰지 않을 때 유상으로 그 공간을 대여해주는 제도입니다. 현재 서울특별시 전역에서 이용할 수 있죠. ‘모두의 주차장’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차공간을 가진 사람이 공유할 시간과 위치 등 정보를 입력하면 다른 운전자가 이를 검색해 빈 자리를 확인하고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한 자리를 보다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어 오랫동안 기다리지 않고도 더 많은 운전자가 거주자 우선 주차 공간을 이용할 수 있게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 거주자가 아닌 직장인이나 대학생도 낮에 저렴한 가격(30분당 600원)으로 주차공간을 쓸 수 있어 많은 운전자의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 공유 가능한 ‘거주자 우선 주차 구역’이라는 표지 (서울 송파구)
▲ 공유 가능한 ‘거주자 우선 주차 구역’이라는 표지 (서울 송파구)

기존 이용자가 본인 주차공간을 임대하면서 얻는 이익 역시 큽니다. 공유해 준 사람에게 해당 서비스 수익의 70%가 돌아갈 뿐만 아니라, 공유 서비스에 참여한 사람에 한해 ‘거주자 우선 주차 공간’ 재배정에 도움 되는 가산점도 받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내 차에 적용하고 싶은 ‘만능 치트키’가 있나요? 속도감 있는 주행보다 깨끗하고 멋진 자동차보다 운전자가 더 바라는 건 그저 ‘편한 주차’라는 거죠. 거주자 우선 주차 제도 외에도 많은 대안이 등장해 대한민국 모든 운전자가 마음 편히 주차하는 날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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