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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네 살 대학생, 혼자서 떠난 407일간의 세계여행

작성일2020.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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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여러분의 버킷리스트는 무엇인가요? 20대라면 누구나 죽기 전 한 번 세계여행을 꿈꿉니다. 여기 1,500만 원으로 407일간 59개국을 돌며 세계여행을 떠난 24살 대학생이 있습니다.


1년간의 세계여행을 결심하다


▲ 짐바브웨 빅토리아 폭포
▲ 짐바브웨 빅토리아 폭포

한양대학교에 다니는 강두호 군은, 군 복무 중 여행을 결심합니다. 살아온 삶을 돌아보다, 어떤 일에 몰입해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죠. 그동안 짧게 다녀왔던 여행은 일상의 자극제가 됐고, 한 번 하는 도전 제대로 하자는 생각에 떠난 세계 여행입니다.


결심보다 어려운 실행


그는 대학 입학 후 틈틈이 아르바이트와 과외로 1,500만 원을 모았습니다. 하고자 하는 일에 돈과 시간을 쓰는 것은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다만, 긴 기간 혼자 여행을 떠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습니다.


▲ 인도 스리나가르
▲ 인도 스리나가르

“혼자 긴 시간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 두려웠어요. 저는 혼자선 밥도 못 먹고 영화도 못 보는 사람이었어요. ‘혼자’라는 두려움을 깨 보고 싶었죠.”

*강두호 군의 407일, 59개국 세계여행 루트*

라오스 ▶ 태국 ▶ 캄보디아 ▶ 베트남 ▶ 홍콩 ▶ 중국 ▶ 몽골 ▶ 러시아 ▶ 우크라이나 ▶ 폴란드 ▶ 헝가리 ▶ 체코 ▶ 독일 ▶ 프랑스 ▶ 오스트리아 ▶ 슬로바키아 ▶ 슬로베니아 ▶ 이탈리아 ▶ 스위스 ▶ 벨기에 ▶ 네덜란드 ▶ 영국 ▶ 몬테네그로 ▶ 마케도니아 ▶ 불가리아 ▶ 터키 ▶ 요르단 ▶ 이스라엘 ▶ 이집트 ▶ 남아공 ▶ 나미비아 ▶ 보츠와나 ▶ 짐바브웨 ▶ 미국 ▶ 캐나다 ▶ 콜롬비아 ▶ 에콰도르 ▶ 페루 ▶ 볼리비아 ▶ 칠레 ▶ 아르헨티나 ▶ 파라과이 ▶ 브라질 ▶ 스페인 ▶ 포르투갈 ▶ 모로코 ▶ 크로아티아 ▶ 조지아 ▶ 인도 ▶ 태국 ▶ 말레이시아


온전히 ‘나’에 집중하기


어떻게 혼자라는 것의 두려움을 깼는지 물으니, 그는 거창한 비법은 없다고 말합니다.


▲ 치앙마이
▲ 치앙마이


▲ 방콕
▲ 방콕

“혼자 다니니, 여행 초반엔 극도로 예민했어요. 1,500만 원이 큰돈 같지만, 일 년간 여행하기에는 큰돈이 아니었죠. 아껴야 한다는 강박감이 심했어요. 치앙마이에서 방콕으로 가는 야간버스에서 30만 원을 도난당했어요. 도착해서는 2층 침대에서 핸드폰을 떨어트려 박살 났어요. 캄보디아에선 카메라를 잃어버렸고요. 이 모든 일이 일주일 동안 일어났어요. 일년을 계획했는데, 일주일 만에 100만 원 이상을 잃어버리니 다 포기하고 돌아가고 싶었죠. 하지만 한국 가는 비행기표가 너무 비쌌어요. 그래서 조금만 더 버텨보자 결심했죠. 그때부터 나를 내려놓기 시작한 것 같아요.”

많은 것을 잃고서야 갖춰진 채로 여행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강두호 군.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그때부터 다른 것에 집착하지 않는, 나만을 위한 여행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동행’이라는 인연


혼자 떠나는 여행의 묘미는 동행입니다. 머나먼 타지에서 만나는 한국인만큼 반가운 사람이 없죠. 강두호 군의 동행 에피소드를 들어봤습니다.

Q. 동행과의 에피소드를 얘기해주세요.

“포르투갈 포르투 동루이스 다리 앞에서 한국인 동행 2명과 와인을 마시고 있었어요. 두 친구가 잠시 화장실에 간 사이, 후드 쓴 남자가 동행 가방을 가지고 도망갔어요. 저도 바로 소리 지르며 따라나섰구요. 추격전이었죠. 길거리 다른 사람들이 방패막을 만들어 소매치기를 막아줬어요. 당황한 소매치기가 가방을 버리고 도망갔죠. 그리고 다음 날, 다른 동행을 만났는데, 그분이 말했어요. 이 동네 소매치기 많다고, 위험하다고, 어제 추격전을 봤다고요.”

Q. 사랑에 빠지기도 하셨다고 들었어요. 얘기해주세요!


▲ 슬로베니아
▲ 슬로베니아

“유럽 슬로베니아에서 처음 만난 분이었어요. 3일 정도 같이 다니다 각자의 목적지로 가며 헤어졌죠. 연락은 계속 하고 있었고요. 저는 이미 4달째 여행 중이었는데, 남은 여행이 길었고 그분은 곧 한국에 돌아갈 예정이었어요. 그러던 중 그분에게 한국 가는 비행기를 취소했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이집트 카이로에서 만나 다시 2주가량을 함께 다녔어요. 그런데 그분은 곧 돌아가야 했고, 저는 계속 여행해야 하니 마음을 표현해도 될지 고민했어요. 나일강 크루즈 위에서의 순간이 기억에 남아요. 그 순간이 정말 아름다웠거든요. 그때 마음을 표현했었어요. 그 이후에도 남미에서 40일 동안 함께 여행하기도 했어요. 그러다 그 분은 먼저 한국으로 떠나고 저는 한참 뒤에 돌아왔어요. 지금은... (웃음)”


여행의 순간


▲ 아프리카 나미비아
▲ 아프리카 나미비아

강두호 군은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로 아프리카 나미비아를 꼽았습니다. 지프 사파리를 타고, 맥주를 마시며 아프리카 국립공원을 돌아다녔습니다. 차가 멈춘 순간, 붉은 노을이 진 하늘과 기린 가족이 지나갔는데, 이 광경은 너무 황홀하고 아름다워서 한동안 모두가 말을 잃었다고 해요.

Q. 사람들에게 가장 추천해주고 싶은 여행지가 있나요?


▲ 몬테네그로
▲ 몬테네그로

“휴양지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유럽 크로아티아 밑 몬테네그로라는 나라를 추천하고 싶어요. 바다는 예쁘고 물가는 저렴해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정말 좋았어요.”


▲ 몽골
▲ 몽골

“대자연을 즐기고 싶다면 몽골을 추천하고 싶어요. 한국에서 가까운데, 한 번도 보지 못한 대자연을 만날 수 있죠. 그런데 정비되지 않은 도로를 달릴 때는 엉덩이가 많이 아파요.”


▲ 볼리비아
▲ 볼리비아

“소중한 사람이 생기면 볼리비아를 함께 가보고 싶어요. 우유니 사막이 너무 예쁘거든요. 세상에서 제일 큰 거울이라고도 하더라고요! 풍경이 정말 비현실적이에요.”


앞으로 여행을 떠날 사람들에게


Q. 세계 일주, 돌아올 즈음에는 여행이 아니라, ‘생존’이었다면서요? ‘생존 비법’이 궁금합니다.


▲ 방콕 짜뚜짝 시장
▲ 방콕 짜뚜짝 시장

“첫 번째는 너무 불안해하지 않는 거예요. 불안한 여행자 티가 나면 나쁜 사람들의 타깃이 돼요. 경비를 아끼기 위해 야간 이동을 많이 했어요. 숙박비를 절약할 수 있죠. 400일 동안 50일은 버스, 기차, 비행기에서 잔 것 같아요. 숙소도 주방이 있는 곳을 주로 이용했어요. 마트에서 장을 봐 요리해 먹는 게 외식보다 많이 절약돼요. 도시 안 대중교통도 거의 이용하지 않았어요. 웬만하면 걸어 다녔죠. 걸어 다니며 마주할 수 있는 소소한 풍경도 좋았어요. 동남아나 남미 같은 곳 시장에서는 흥정도 했어요.”


돌아온 이후의 삶


Q. 여행에서 잃은 게 있고, 얻은 게 있을 것 같아요. 무엇인가요?


▲ 독일 뮌헨 옥토버페스트
▲ 독일 뮌헨 옥토버페스트

“잃은 것은 피부색과 돈이요. 선크림을 안 바르고 다녀서 까매졌어요. 돈도 잃었죠. 모았던 돈이 모두 사라졌으니까요. 그리고 몸무게요. 살이 10kg이나 빠졌어요. 하지만 얻은 게 훨씬 많아요. 교집합이 전혀 없어서 일상에선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살아가는 데 동력이 될 잊지 못할 추억도 얻었고요. 가끔 무기력할 때, 여행했던 사진을 보면서 힘을 얻어요. 407일 동안 여행하며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막연한 버킷리스트를 이뤘다는 자부심과 뿌듯함이 커요. 다른 일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생겼고요!”

Q. 현실로 돌아오는 게 힘들기도 했을 것 같아요. 요즘엔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 모로코 쉐프샤우엔
▲ 모로코 쉐프샤우엔

“돌아온 지 일 년이 지났고, 4학년이 돼 취업 준비를 하고 있어요. 돌아온 초반에는 여행과 현실 경계에서 헤맸던 것 같아요. 세상은 나 없이도 잘 돌아가더라고요. 멋진 세계여행을 하고 왔어도 나는 그냥 일반인 대학생이라는 사실이 슬펐달까요? 현실과 여행 사이에서 괴리감이 컸지만, 금방 돌아왔어요.”

Q.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가고 싶으신가요?


▲ 나미비아 FISH RIVER CANYONN
▲ 나미비아 FISH RIVER CANYONN

“여행을 다니면서도 행복한 순간만 있는 건 아니에요.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정말 많아요. 언젠가는 배낭을 메고 다시 오랫동안 여행을 떠나고 싶어요. 은퇴 후에도 괜찮을 것 같고요. 세계 여행 중에는 제가 어린 편이었고, 주변엔 나이가 있는 분들이 많았어요. 밥이나 술을 많이 사 주셨죠. 자기도 젊을 때 세계여행을 하고 싶었다고 하시면서요. 용기 있는 모습이 부럽다고 하시더라고요. 한국에서 보답하고 싶다고 했을 때, 다들 저한테 후에 나이 먹으면 새롭게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라고 말씀하셨어요. 저도 선뜻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고독한 나무와 인간
▲ 고독한 나무와 인간

여행으로 삶의 원동력을 얻은 그는, 훗날 떠날 여행에서 그와 같은 여행자를 만나면 꼭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합니다. 언젠가 다시 배낭을 메고 떠날 강두호 군의 여행과 삶을 응원합니다.


영현대19기 김하람 | 한양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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