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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청소년 상담버스, 거리에서 10대에게 말을 걸다

작성일201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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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지난 7 26, 현대차 그룹의 후원으로 사단법인 함께 걷는 아이들들꽃청소년세상의 공동 운영 하에 움직이는 청소년센터 EXIT’의 시동이 걸렸다. 움직이는 청소년센터는 거리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담소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어느 곳이든 찾아갈 수 있도록 버스의 형태로 제작되었다.

 

청소년 상담소라 하면 사실 우리 모두에게 낯선 인상을 주는 장소라 할 수도 있다. 방황하는 청소년들의 속 깊은 곳의 상처와 고민들에 대해 상담하는, 그 어느 장소보다 무거운 공기가 흐를 것 같은 상담소. 그런데 그 상담소가 버스의 모습을 하고 직접 거리로 나선다고 하니 감이 잘 오지 않는다. 그래서 움직이는 청소년센터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자 8 19일 부천북부역으로 출동한 상담버스를 찾아갔다.

 

 

 

 

 

 

   상담버스는 ‘EXIT’이라는 거대한 문구를 몸에 휘두르고 거리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세계적 광고 디자이너인 이제석씨의 재능기부에 의해 디자인된 것이었다. 거리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길을 제시하고 바람직한 세계에 발을 딛게 도와주는 상담소에 비상구를 뜻하는 ‘EXIT’이라는 글자가 버젓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조금 아이러닉했다.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눈에 들어온 내부의 풍경은 더 예상 밖이었다. 버스 안에는 마치 캠핑카의 내부모습처럼 조그마한 부엌과 아늑한 탁자와 의자들이 고즈넉하게 놓여있었고, 구석자리에서 교복을 입고 카드게임을 즐기는 학생들의 밝은 웃음이 버스 안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버스 안에서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즐거워하는 한 여성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다름아닌 움직이는 청소년센터의 센터장인 변미혜씨였다. 바쁜 와중에도 취재팀에게 기꺼이 시간을 내준 그녀와 상담버스와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녀는 먼저 청소년 상담버스를 이렇게 설명해주었다. “청소년들에게 사회적 서비스를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한다. 하지만 단순한 상담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식사시간을 갖거나 청소년들에게 쉴 공간을 마련하는 등의 1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의의를 둔다. 필요할 때는 성교육이 이루어지거나 의료지원 등을 해주기도 한다.”

 

그녀가 설명해준 것처럼 상담버스는 거리 청소년들에게는 상담소라기 보다는 쉼터에 가까운 장소였다. 청소년들은 상담버스를 통해 잠시나마 힘겨운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듯했다. 그런 의미에서 상담버스는 충분히 그들에게 EXIT, 탈출구가 되기에 어려울 것이 없었다.

 

   

변미혜씨는 일반 상담소에서도 일해본 적이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녀가 말하는 상담버스와 일반상담소의 명확한 차이점은 무엇일까보통 청소년 상담소라는 곳은 청소년들이 직접 와야만 상담을 할 수 있다. 전화 등의 방법을 통해 상담신청이 이루어지면, 그제서야 상담실이라는 구조화된 공간 안에서 상담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상담버스는 청소년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 나선다. 버스 내에서 상담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센터의 활동가들이 직접 거리로 나서 아이들에게 다가간다. 필요할 때는 거리에 앉아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거리 아이들이 많이 모이는 디스코 팡팡이나 롯데리아와 같은 곳에서 수다 떨듯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일반 상담실에 비해서는 덜 구조적이다.”

 

 

 

 

 

 

   얻기 위해선 그만큼의 노력도 따르는 법이다. 상처를 품에 안고 가시를 세운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가기란 쉬울 리가 없다. “무시를 당하기도 한다. 스스로 버스를 올라타는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낯선 어른이 말을 걸어오는 데 거부감을 느낀다. 그럴 때는 최대한 무섭지 않게 접근을 한다. 학생들에게 가출을 했냐는 등의 질문을 너무 직접적으로 하면 대부분 아니라고 대답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가볍게 접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실제로도 상담버스는 가벼운 장소이기도 하다.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고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게 되어있다. 그것을 얘기해 주면 되는 것이다. 억지로 데려오지는 않는다.”

 

그녀가 상담버스에 대해 설명을 하면 할수록 상담버스가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상담버스는 소통을 기름 삼아 달린다. 궁극적인 목표는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올바른 삶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만, 바른길에 도달할 때까지의 험난한 길을 가려면 속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것을 상담버스 측에서는 알고 있었다. 청소년들이 마음의 문을 열 때 까지는,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하든 간에 우선적으로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소통이라는 것은 양자간의 교감이기도 하다. 따라서 손을 내미는 쪽이나 잡는 쪽 모두에게 소통은 의미 있는 일이다. 상담버스에서도 다를 건 없었다. 우리는 대게 상담소라는 공간에서 답을 얻어가는 자는 청소년 쪽이라고 생각하지만, 손을 내미는 쪽인 변미혜씨에게도 상담버스에서의 일들이 자신에게 큰 자양분이 된다고 했다.

 

이곳 활동가들은 대체적으로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이 일을 시작한다. 일반 상담실에서는 만나고자 하는 아이들이 자의에 의해 오지 않아서 이상적인 소통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그들은 대부분 부모나 선생님의 손에 이끌려 온다. 하지만 직접 거리에서 친구들을 만나는 것은 나에게도 매력적인 일이다. 한편으로는 이 친구들이 거리에서 사는 삶 자체가 나에게는 새롭고 스릴 있기까지 하다. 이러한 간접경험으로 세상의 또 다른 면들에 대해 배우게 되고, 내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중독성이 있을 정도다.”

 

 

 

 

 

 

움직이는 청소년센터 EXIT’은 거리 청소년들의 상처를 억지로 꺼내보려 하지 않았다. 거리 십대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그들이 다시 말을 걸어오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그것을 알기에 버스 안의 아이들도 그렇게 환하게 웃으며 자리를 지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상담버스를 다녀간 많은 아이들은 다음주에도 또 올게요.”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움직이는 청소년센터는 거리 청소년들이 특히 몰리는 부천과 안산에서 매주 목요일, 금요일에 운영된다. 목요일에는 안산 중앙역에서 오후 5~11시에 상담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금요일에는 부천북부역에서 오후8~오전2시에 이용 가능하다. 올해 말에는 서울 지역을 하나 더 추가하게 되며, 앞으로도 소통의 공간이 필요한 청소년들이 있는 다양한 지역으로 상담버스의 운영 지역을 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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