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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듣고, 책을 만지는 시간...BOOK소리 버스

작성일201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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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도심을 바쁘게 누비고 다니는 색색의 알록달록한 버스들.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존재들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고마운 버스가 있으니, 바로 ‘북소리버스’이다. 이름만큼이나 생소한 북소리버스. 하지만 북소리버스는 누군가에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이다. 북소리버스는 과연 어떤 버스일까

 

 

    비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은 참 많다. 시립 도서관도 있고, 대학 도서관도 있으며 이들 모두 마음만 먹으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도서관은 턱없이 부족할뿐더러 찾아가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점자도서관은 전국적으로 40개 남짓이 있으나, 이중 절반은 서울에 밀집돼 있다. 따라서 서울 시민이 아닌 이상 접근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마저도 독립된 도서관이 아닌, 복지관에 소속되어 있는 ‘점자도서 팀’개념의 시설이 많기 때문에 도서관 규모가 매우 작고, 학습서 위주의 점자도서를 비치하고 있어 도서 장르가 한정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독립된 점자도서관인 한국점자도서관.

 

    또한, 점자 도서를 한 권 제작하는데 거치는 과정도 복잡하거니와, 소요되는 시간도 만만치 않다. 일반 도서를 모두 한글 프로그램을 이용해 재입력한 뒤 교정을 하고 점자화하는 등 여러 단계를 거치는 복잡한 과정 끝에 점자도서가 완성된다. 따라서 점자도서 한 권을 제작하는데 적어도 4개월이 걸린다. 설상가상으로 점자도서관에 대한 지원도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다. 이러한 복합적인 이유로 점자도서관에서 제작되는 점자도서는 많지 않은데, 그나마 가장 많은 도서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점자도서관이 한 달에 많아야 8권 정도의 점자도서를 제작한다고 한다.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 있어서 독서는 필수적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하지만 한국점자도서관의 대부분의 도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도서가 아닌 어른들을 위한 도서이기 때문에 아동도서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맹학교에도 학교의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공간인 도서관이 마련돼 있기는 하다. 하지만 맹학교의 도서관은 일반적으로 수험서나 학습지 외의 도서는 잘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환경이 매우 열악한 편이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에 놓인 시각장애아동들을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북소리버스이다.

 


▲제목이 점자화돼 붙어있는 점자도서.

 

    시각장애아동들을 위해 한국점자도서관이 발벗고 나섰다. 북소리버스는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수업 외에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함으로써 시각장애아동들에게 다양하고 재미있는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 예컨대, 한빛맹학교에서는 영어동화를 읽어주고, 함께 율동을 하고 영어 동요를 따라 부르는 등의 영어 프로그램이 이루어지고 있고 서울맹학교에서는 역사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북소리버스 안에 마련돼 있는 위인전이나 관련 도서를 함께 읽고, 역사 선생님이 이를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뿐만 아니라, 한국점자도서관과 협약을 맺고 있는 공공도서관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비록 주기적인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뜻 깊은 프로그램인 것은 확실하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대부분 비장애인들을 위한 ‘장애인 체험 프로그램’으로서 비장애인이 점자도서를 직접 보고 만지며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는 의미 있는 행사이다.

 


    시각장애아동들에게 있어서는 정말 고마운 존재가 아닐 수 없는 북소리버스는 2008년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처음 운영되기 시작했다. 북소리버스라는 특이한 이름은 책이라는 의미인 ‘book’과 ‘소리’라는 단어가 합쳐져 탄생했다. 시각장애인들은 시각이 아닌 청각에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책을 듣는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참신한 이름이다.
 


▲주차되어 있는 북소리버스.

 

    북소리버스는 반전이 있는 버스이다. 겉보기에는 일반 버스와 다름이 없어 보이지만, 속은 알차고 유용한 도서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처음 버스에 올라타면, 밝은 분위기의 여느 도서관과 다름없이 벽면에 책이 빼곡히 꽂혀있다. 특이한 점은, 책 제목이 겉표지에 오돌토돌하게 점자화 되어 있다는 것이다. 버스의 벽면을 따라 빼곡한 책들 끝에는, 아늑하고 폭신해 보이는 초록색 소파가 놓여 있다. 아이들은 이곳에 앉아 수업을 받는다. 또한, 벽면을 책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햇빛이 들지 않는 삭막한 공간이 될 수 있는 버스에 작은 창문을 달아 햇살이 따스한 도서관으로 만들었다.
 


▲버스 내부의 소파와 녹음도서 CD들.

 

    북소리버스는 주 2회, 월요일과 금요일에 한빛맹학교와 서울맹학교를 직접 찾아가 수업을 진행한다. 학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방학에는 운영되지 않으며, 새 학기의 시작에 맞춰 활동을 재개한다. 현재 북소리 버스의 보유 도서 수는 점자도서와 CD로 된 녹음도서를 모두 포함해 약 1,000권 안팎이다. 시각장애인이라면, 간단한 가입절차를 거친 후에 무료로 점자도서나 녹음도서를 대출할 수 있으며, 3주에 걸쳐 점자도서 6권, 녹음도서 4권, 최대 총 10권의 도서를 빌려 볼 수 있다.

 

    한국점자도서관에는 입력 봉사자에서부터, 북소리버스 봉사자에 이르기까지 도움의 손길을 보내는 고마운 봉사자들이 있다. 특히, 점자도서나 녹음도서 제작은 제작 과정이 복잡하고 거쳐야 하는 단계가 많기 때문에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더욱 더 절실하다. 녹음도서 제작의 경우, 거의 100%가 봉사자들의 육성으로 녹음이 된다. 북소리버스에서 반납된 책을 정리하는 봉사자부터 북소리버스 프로그램 교육자에 이르기까지 시각장애아동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고마운 손. 이런 고마운 분들이 있기에 아이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책을 읽어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다음 교육할 책을 고르고 있는 교육자와, 반납된 책을 정리하는 봉사자의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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