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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도 가까운 당신, 굴삭기 이모저모!

작성일2012.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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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살다 보면 아무리 자주 봐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있다. 아무리 알고는 있어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있다. 자동차 중 이에 가장 잘 들어맞는 차가 있다면, 그건 건설 현장을 누비는 공사용 차량들이다.

 

공사용 차량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바로 포크레인이다. 그 외에 지게차나 크레인, 롤러차 등 종류는 다양하다. 그런데 이 자동차들, 언뜻 공사 장비인지 아니면 자동차인지 애매하다고 확실히 공사용 차량은 운송이 목적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것들은 엄연히 자동차다. 바퀴가 있고, 핸들이 있고, 엔진이 있으며 때로는 도로를 주행하기도 하는 그들.

 

우리가 매일 지내는 모든 공간은 그들이 없다면 존재하지 않는다. 건축가의 도면에서 현실이 되기 위한 첫 단계에 그들은 굉음을 내며, 그러나 어째서인지 존재감은 없이 자리하고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알고는 있으나 실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에 대해 대체 뭘 알고 있는가

 

공사현장에서 만나는 그 차.

 

길을 걷다보면 공사 현장을 이따금씩 만나게 된다. 높은 보호벽에 막혀 있어 제대로 구경할 수는 없지만 전혀 눈에 익숙하지 않은 풍경은 아니다. 건설용 차량도 마찬가지다.

 


사진에 나와 있는 지게차, 크레인, 포크레인은 특히 자주 보는 것들이다. 각자 특징적으로 생긴 이 차들은 각자 서로 전혀 다른 일을 한다. 지게차는 말 그대로 지게처럼 지면에서 물건을 나르고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는 역할을 수행한다. 크레인은 높은 곳까지 공사자재나 인부를 태워 올려준다. 마지막으로 포크레인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땅을 판다.

 

그러나 땅만 파는 것은 아니다. 포크레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한다.

 

포크레인은 가장 익숙한 건설용 차량임에도 우리는 이 차량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른다. 포크레인이 왜 포크레인인지 아는가 포크레인이란 국내에서 가장 먼저 사용된 프랑스 굴삭기 제조업체의 이름이다. 즉, 실제로 포크레인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굴삭기를 통칭하는 것은 엄밀히 말한다면 틀린 말이다.

 

물건이든 사람이든 그에 대해 알려면 우선 이름부터 시작하는데, 우리는 굴삭기의 이름부터 익숙하지 않다. 이렇게 멀고 먼 굴삭기.

 

그럼 여기서 질문 하나 더. 포크레인에도 사이즈, 차종, 튜닝이 있다는 것을 아는가 포크레인은 공사 현장의 크기와 목적에 따라 사이즈와 차종 그리고 어태치먼트가 달라지게 된다. 사이즈가 다르다는 것은 거리에서 만나는 굴삭기를 통해 알고 있는 이도 많은 테다. 차종 역시 이미 외관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대강이나마 주황색 굴삭기와 노랗고 자그마한 굴삭기 등 이렇게 어렴풋이 알고 있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어태치먼트라는 단어는 익숙하지 않은 이가 많으리라 생각한다.

 

굴삭기라고 해서 차량의 목 부분, 즉 운전석에서 길게 튀어나와 땅을 파거나 하는 부분이 커다란 삽 혹은 바구니와 같은 형태로 되어 있는 것만은 아니다. 마치 조각도처럼 앞부분이 뾰족한 드릴처럼 되어 있거나 껌을 떼는 납작한 칼처럼 되어 있는 것도 있고, 둥근 칼처럼 얇게 땅을 헤집는 형태도 있다. 목의 끝부분에 장착하여 다양한 형태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로 어태치먼트다. 공사 현장에서 흔히 쓰이는 것은 바닥을 뚫는 쁘레까(브레이커의 일본식 표현이나 공사장에서는 흔히 쁘레까라 부른다)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굴삭기는 실외작업을 할 때와 건물 내의 실내 작업을 할 때에 따라 장비, 외관을 바꿔 작업한다. 천장이 낮은 실내작업의 경우 운전석 상단부를 제거한 뒤 현장에 들어가기도 한다. 또한 굴삭기는 자주식과 비자주식으로 나뉘는데, 자주식은 말 그대로 자주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굴삭기를 뜻하며 바퀴와 핸들이 달려 있다. 이에 비해 비자주식은 바퀴가 있으나 앞뒤로밖에 움직일 수 없고 방향 전환이 불가능해 이동시에는 트럭을 이용한다.

 

이제 조금 굴삭기에 대해 알게 되었으니, 이를 직접 운전하는 이들을 만나보자.

 

 

건설용 차량이 쉬는 곳을 찾아서.

 

부산 수영구에는 건설용 차량이 대거 주차되어 있는 주차장이 있다. 건설용 차량은 높이가 있어 일반 주차장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야외의 주차장을 이용해야만 한다. 이에 고가도로 밑에 있는 공터에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차장에서 만난 지게차 운전수는 숙달되기까지 5개월이나 걸렸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반짝반짝한 새 차와 같은 자신의 차를 보여줬다. 도로를 달릴 때면 이따금 일반 자동차들이 자신을 피하는 게 느껴지지만, 그걸 알고 있기에 더더욱 안전운전에 신경을 쓰고 있으니 안심하라는 말도 덧붙였다.

 

주차장을 촬영하는 도중, 굴삭기 세 개에 모두 같은 전화번호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굴삭기의 소유주는 15년 경력의 김진수 씨(53세). 미니 굴삭기를 전문으로 하는 그는 자신이 직접 일을 하는 동시에 기사 두 명을 데리고 함께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건설 현장에 뛰어든 것은 38살의 일이었다. 건설 현장에 뛰어들기에는 많은 나이었으나 손재주가 좋은 자기 자신을 믿고 시작해 지금은 꼭 그만을 찾는 현장이 있을 정도로 신망이 높은 굴삭기 기사 중 한 사람이다.

 

 

핸들이 반대 방향 핸들이 아예 없다

 

처음 공사용 차량을 접했을 때, 그가 가장 놀란 것은 바로 핸들이 일반용 자동차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이었다. 일반용 차량의 경우 왼쪽으로 가고 싶으면 왼쪽으로 핸들을 틀지만, 굴삭기는 오른쪽으로 핸들을 틀어야 한다. 익숙해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물론 아예 핸들이 없는 굴삭기도 있다. 위에서 말했듯이 굴삭기에는 자주식과 비자주식이 있는데, 비자주식의 경우 앞뒤로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핸들이 아예 없다. 대신 운전석이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향을 작업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럼 굴삭기 자체가 방향을 전환하는 건 아예 불가능한가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웃었다. 핸들이 없으니 방향전환을 아예 못 할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란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방향전환이 하고 싶을 때는 목 부분을 땅에 단단하게 붙인 뒤, 굴삭기 몸체의 한쪽을 들어 올려 몸체를 회전시키면 목 부분이 중심축이 되어 원하는 방향으로 회전할 수 있다.

 

핸들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거나 아예 없거나, 이 외에도 일반 자동차와 굴삭기는 다른 점이 많았다. 기름 역시 경유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비자주식의 경우 기어도 없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자동차와는 많이 벗어나 있었다.

 

이렇게나 일반 자동차와 다른 굴삭기. 그러나 운전을 배울 때만큼은 일반 자동차와 닮은 점이 많다고 한다. 바로 학원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중장비 운전 학원이 존재해, 그곳에서 운전기사들은 기초 작동부터 실기 연습까지 중장비를 이용해 건설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기초를 닦는다. 다만 일반 자동차 학원의 연수 기간보다 그 기간이 길어, 일반적으로 3개월가량 학원을 다녀야 한다. 그 뒤, 학원이 아니라 국가에서 감독하는 면허 시험을 필기와 실기에 거쳐 치른다. 실기는 실제로 땅을 파는 등 철저히 실전에 가까운 테스트를 거친다.

 

시험에 합격한 뒤로는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하게 되는데, 건설 현장인 만큼 안전에 많은 신경을 쓴다고 했다. 먼저, 3년에 한 번 의무적으로 자동차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수시로 정비소에 들러 차를 점검하고 부품을 교체함으로써 잔고장을 막아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고 한다. 건설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안전이기 때문이다. 돈을 아끼려다 기사의 건강을 해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철칙이었다.

 

이런 김진수 기사는 특유의 손재주를 살려 다양한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부산 모 백화점과 지하철을 잇는 지하 광장의 공사에 직접 참여한 적도 있고, 미니 굴삭기의 장점을 살려 건물 철거 시 내부 작업에도 자주 참여한다고 했다. 외부 작업은 외부 작업대로, 내부 작업은 내부 작업대로 위험이야 존재하지만, 내부 철거의 경우 재빨리 대피할 수 없기 때문에 더 많은 주의를 요한다고 했다.

 

"내 아이가 이용한다고 생각하면 대충은 못하죠, 절대."

 

그가 가장 뿌듯하게 여기는 일은 다른 무엇보다도 바로 학교의 일이었다. 부산 전역에 있는 수많은 학교의 교사 건설 그리고 운동장 보수 공사에 참여했던 그는 두 자녀를 둔 아버지인 만큼 자신의 아이가 다니는 학교라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작업한다고 했다. 학교 공사는 완전히 격리된 공사 현장이 아니라 학생들이 옆에 있는 만큼 안전에도 몇 배나 더 신경을 기울인다. 작업이 끝난 뒤, 깨끗해진 운동장을 보고 있으면 그보다 더 뿌듯한 일은 없다고 말하는 그의 말에서 대한민국 아버지의 부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여름, 폭염에도 불구하고 공사 현장에서 공사용 차량 그리고 그들을 움직이는 운전기사들은 우리가 편하게 지낼 곳, 즐길 곳을 마련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굴삭기나 지게차 등 공사용 차량의 경우에는 창이 존재하지 않고 뚫려 있어 에어컨의 의미가 없기 때문에 더위를 바로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그들은 직업인으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섬세한 작업을 추구한다.

 

어쩐지 도로에서 만나면 피해야 할 것 같고, 왠지 모르게 위험한 느낌이 드는 공사용 차량이지만 실제로 그들은 우리의 안전을 위해 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공사 현장의 경고를 무시하고 작업 중 다가오거나 신기함에 면허가 없는 이가 조작하려 하지 않는 이상, 공사용 차량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고가 나는 일은 거의 없다.

일반 자동차와 같으면서도 다른 공사용 차량,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 익숙하지 않았던 것들이 친밀하게, 무덤덤하게 스쳐 지나갔던 것들이 새롭게 보이는 것처럼 그들도 신경 쓰고 보기 시작해보자. 마치 도로에서 흔히 마주치는 일반 차량만큼이나 공사용 차량, 그들을 친숙하게 느끼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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