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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면전차라고 아세요? 트램이라고 타보셨어요?

작성일2012.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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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오스트리아의 린츠에 온 지 한 달하고도 보름. 차도 자전거도 없기에 대중교통에 의존해야만 하는 유학생이 있다. 그런데 이 유학생, 매일같이 걸어서 1시간 거리의 시내를 편하게 오가면서도 아직 한 번도 버스를 타본 적이 없다고 한다. 버스 정류장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른다. 동네에는 지하철을 찾아볼 수도 없다. 그렇다면 대체 유학생은 어떻게 시내까지 나갈 수 있었을까

 

그 답이 되는 것이 바로 트램이다.

 

트램은 노면전차라고 불리며, 도로상에 설치된 레일 위를 주행하는 전차다. 19세기 말 미국에서 처음 실용화되었으나, 미국의 경우에는 버스의 보급으로 쇠퇴하였다. 그러나 유럽 대륙에 위치한 나라에서는 아직도 흔히 볼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 중 하나다.

 

유럽인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대중교통이지만 한국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트램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19세기 말 실용화된 트램이 개인 자동차의 보급으로 인해 쇠퇴했다는 점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트램은 지하철과 자동차의 보급 이전부터 존재하던 교통수단이었다. 유럽에서 역시 트램은 오랜 세월에 걸쳐 이어져 내려오는 교통수단으로, 세월이 흐름에 따라 트램 역시 변해왔다. 현재 린츠에서는 신식 트램만이 운영중이지만, 비엔나에서는 구식 트램과 신식 트램이 함께 운영중이다.

 

 

구식 트램과 달리 신식 트램은 바퀴가 외부로 돌출되어 있지 않으며 기차와 비슷한 생김새에서 지하철과 비슷한 생김새로 바뀌었다는 외적 변화 외에도 내적으로 시민을 위해 디자인되어 있다.

 

신식 트램은 먼저 유모차나 동물을 데리고 타는 이들을 위한 공간이 넓게 마련되어 있다. 유모차가 정차시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벨트가 달려 있어 급정거 상황에서도 아이의 안전을 보호해준다.

 

 

 오스트리아 린츠에서는 도로에 차가 막혀 있는 광경을 거의 볼 수 없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트램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한국 역시 대중교통 이용률이 높은 나라 중 하나다. 유학생의 시선에서 본 한국과 린츠의 대중교통은 서로 어떤 모습일까.
 

한국과 오스트리아 모두 대중교통의 노선도가 명확히 정해져 있으며, 각 노선마다 일정한 간격으로 배차되어 운행한다는 점은 같다. 또한, 도시 전체를 거미줄처럼 연결해야 하는 대중교통의 특성상, 여러 노선이 존재하며 환승 체계가 잘 되어 있다는 점 역시 한국의 지하철 혹은 버스 그리고 오스트리아의 트램이 가지는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오스트리아 트램에는 비단 한국 유학생에게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온 유학생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주는 특이한 점이 존재한다.

 

먼저, 한국의 지하철을 생각해보자. 역에 도착하면 차량의 모든 문이 열린다. 그러나 오스트리아의 트램은 그렇지 않다. 문에 달린 버튼 혹은 손잡이에 달린 버튼을 누른 칸의 문만 열린다. 유학생들이 처음 트램을 탔을 때 가장 당황하는 점이 바로 이 때문이다.

 

지하철을 생각하고서 당연히 문이 열릴 거라 생각하고 있다가는 우왕좌왕하다가 역을 지나치는 경우도 생긴다. 물론 오스트라이의 경우, 지하철 역시 버튼을 누른 칸만 문이 열린다. 이는 탈 때도 마찬가지로, 트램이 정차하면 트램의 문에 달린 버튼을 눌러 문을 연 뒤에 타야 한다. 이는 오스트리아가 절전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반영되어 있다. 캠퍼스 내의 엘리베이터 대다수에 닫힘 버튼이 없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표를 사는 기계는 있지만, 트램을 탈 때도 내릴 때도 표를 내는 곳은 없다. 지하철처럼 개찰구도, 버스처럼 타는 곳에서 돈을 내는 시스템도 아니다. 처음 유학생들이 가장 어리둥절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표는 샀는데 막상 그 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물론 표는 당연히 사야 한다. 승객으로 위장한 사복 경찰이 불시에 표를 확인할 때 표가 없는 경우에는 당연히 불법으로 벌금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이 사복 경찰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다. 일반적으로 이틀에 한 번 정도 꾸준히 트램을 타면, 시간대를 잘 맞춘다면 2주에 한 번 정도는 운 좋게 표를 검사하는 사복 경찰과 조우할 수 있다. 한마디로 표 검사라는 개념이 매우 드물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시민들은 표를 구매한다. 교통수단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만큼 그 시설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표를 꼬박꼬박 사야 한다는 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저소득층이나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Aktivpass를 이용하면 한 달 내내 무제한으로 트램을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이 10유로밖에 하지 않는다. 오스트리아 린츠의 물가가 아이스크림 한 스쿱에 1유로인 것을 고려하면 절대 비싸지 않은 가격이다. 이렇게 각자의 소득수준에 맞는 가격에 표를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양심을 저버리고 무임승차를 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환경을 생각하고 시민을 위하는 트램, 물론 여행객들에게도 트램은 늘 친절하다.
 

트램은 시민들을 위한 대중교통인 동시에 여행객들에게도 빼놓을 수 없는 교통수단이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버스 노선도를 구하는 것은 어려워도 트램 노선도를 구하는 것은 무척이나 쉽다. 어떤 관광 브로셔에도 지하철과 트램 노선도 만큼은 꼭 실려 있기 때문이다.

 

 

"트램만 있으면 도시의 끝에서 끝까지 갈 수 있으니까 버스는 탈 필요가 없지."

 

모든 유학생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다. 린츠의 경우 도시가 작기 때문에 총 네 개의 노선이 운영되고 있다. 네 개의 노선만으로도 기차역과 공항 그리고 번화가, 산 중턱에 있는 교회까지 온 도시를 탐방할 수 있다. 비엔나의 경우 수십 개의 트램 노선이 존재하며, 비엔나에서 가장 중심부인 K ring을 도는 ring 트램이 따로 운영되고 있어 관광객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교통수단이 없다.

 

특히 버스나 지하철을 타는 것보다 더 세세한 골목골목까지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도시 구석구석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트램을 타는 것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트램은 지상을 달리는 만큼, 지하철과 달리 도시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오스트리아의 버스는 대다수가 창이 회색빛이 도는 경우가 많아 도시의 풍경을 그대로 담아내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특히나 트램은 관광객을 위한 교통수단이라 할 수 있다. 
 

관광객의 경우, 시민증이 없기 때문에 할인된 가격으로 트램을 이용할 수 없는 것이 무척 아쉬운 점이다. 그러나 조금이나마 더 싸게 이용할 수 있는 표가 마련되어 있다. 짧은 시간동안 교통수단을 여러 차례 이용하는 관광객을 위해 비엔나에는 24시간, 48시간, 72시간 무제한 티켓이 존재한다. 이는 지하철과 트램 그리고 버스까지 모두 포함하여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 관광객에게는 필수인 티켓이다.

 

린츠의 경우 4유로짜리 Maxi 티켓을 구매하면 표를 산 시간을 기점으로 24시간 내내 트램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어 매우 합리적이다.

 

 

발매기 앞에 서면 낯선 독일어에 당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 기기든 관광객을 위해 영어 번역을 제공하므로, 화면 하단부를 잘 살펴보도록 하자. 발매기 옆의 설명 역시 영어로 친절하게 번역되어 있다.

 

 

발매기의 작동 방법은 한국과 거의 흡사하다. 자신의 여행 일정을 고려해 발매기의 설명을 잘 읽어보고 가장 자신에게 맞는 티켓을 구매하도록 하자. 저렴하고 편안한 트램 티켓과 함께라면, 발이 편안하고 눈이 즐거운 여행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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