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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식당 그것이 알고 싶다?!

작성일2012.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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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점심 때가 돌아왔다. 매일 오는 점심시간이지만 우리는 뭘 먹을지 항상 고민에 빠지곤 한다.  매일 돌아가면서 먹는 단골 메뉴들이 있긴 하지만 이젠 물려서 더 이상 먹고 싶지 않다. 뭔가 새로운 것을 먹고 싶긴 한데, 그렇다고 제대로 갖춘 식사를 하자니 경제적으로 부담도 많이 된다. 그래서 어디 괜찮은 식당 없나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돌아다녀보기로 한다. 돌아다니다 보면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가다 한 번씩 보이는 간판이 있다. 바로 기사식당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사식당 택시기사들만 가는 식당인가’라고 슬쩍 생각하고는 그냥 지나치곤 한다. 과연 그럴까 정말 기사식당은 기사님들만 가는 식당일까

 

 

 

모 포털사이트에서 기사식당에 대해 검색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기사식당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사식당은 왜 기사식당인지, 기사들만 갈 수 있어서 기사식당인지, 일반식당과 차이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아마 저 질문들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 나도 저게 궁금했어!’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차차차팀이 나섰다! 기사식당에 대한 이야기를 기사님들에게 직접 들어보고자 기사님들이 많이 계신 곳으로 가보았다. 그리고 기사님들이 실제로 많이 가시는 유명한 기사식당이 어딘지 여쭤보고, 그 곳으로 가달라고 부탁 드렸다.

 

기사식당으로 가기 위해 택시에 탑승한 뒤, 자연스럽게 이병열기사님과의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기사님들이 자주 가는 기사식당은 여러 곳이 있는데,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연남동에 있는 생선구이 기사식당으로 안내하겠다고 하셨다. 이병열기사님은 많은 기사식당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기사님들의 발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저렴한 가격과 훌륭한 맛, 쉴 수 있는 공간 그리고 넉넉한 주차공간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기준들을 충족시키는 기사식당이 있다면 기사님들 사이에서 핫플레이스! 지역마다 인기 있는 기사식당이 있어서 식사 시간에 그 지역에 있다면 거의 그 식당으로 가서 식사를 하신다고 한다. 심지어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더라도 굳이 찾아가서 식사를 하실 정도라고 하니 그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알만하다. 예를 들어 신촌 쪽에 있으면 우리가 현재 가고 있는 생선구이 집을 주로 간다고 하셨다. 이 집은 가게도 그렇게 크지 않고 주차 공간도 넉넉하지 않지만, 저렴한 가격에 갓 구워서 맛있는 생선구이를 먹을 수 있고, 반찬도 7~8가지 정도가 나와서 인기가 많다고 한다. 또 자양동에 있는 송림식당 같은 경우에는 몇 시간이고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주차 공간이 매우 넉넉해서 인기가 많다고 하셨다. 하루에 14~15시간씩 택시 운행을 하다 보니, 식사를 하고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 정도 쉬는게 아주 큰 도움이 된다며, 쉴 공간이 있다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며 거듭 강조하셨다.

 

기사님과 잠깐 얘기를 나눠보았을 뿐인데도 기사식당에 대해 잘 알고 계실 뿐만 아니라 큰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그렇다면 얼마나 자주 기사식당에서 식사를 하시는지 여쭤보았다. “거의 100% 기사식당에서 식사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아요. 만약 한 달에 20일 근무를 한다고 하면 20일 기사식당에서 식사하는 식으로요. 아무래도 비교적으로 1~2천원 정도 식대도 저렴하고, 식사가 엄청 빨리 나오니까요. 물론 맛은 일반 식당과 동일하죠. 맛있어요.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기사식당에서 먹는 게 맘이 편해요. 기사식당은 기사들을 상대로 운영하는 식당이잖아요. 그러니깐 오랫동안 쉬었다가도 눈치가 안보여요. 일반 식당에 가면 주차공간도 협소할 뿐만 아니라 기사들이 오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왜냐하면 기사들은 혼자 가잖아요. 보통 일반 손님이 가면 한 테이블에 3~4명 받을 수 있는데 말이죠.” 사실 아무리 기사식당이라는 이름으로 식당을 운영하더라도, 기사님들도 그냥 가끔 가다가 한 번씩 들러 식사하겠거니 생각했었는데, 거의 100% 다 기사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신다는 말에 조금을 놀랐다. 하지만 기사님들의 말씀을 쭉 들어보니 그럴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가장 궁금했던 점, 이렇게 기사님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주 찾는 기사식당에 일반 손님도 갈 수 있는지 여쭤보았다. 대답은 ‘Yes’였다. 일반인들도 자주 오고, 가격이 저렴에서 저녁에 회식이나 모임 같은 것도 기사식당에서 많이들 하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기사식당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내리기 전에 마지막으로 기사님께 기사식당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어떤 곳인지 여쭤보았다. 기사님은 "부담 없이 쉬어갈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단순히 음식만 먹는 곳이 아닌 쉬어가는 곳이랄까요” 라고 답해주셨다. 기사식당에 있는 휴식 공간이 기사님들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또 한편으론 식후에 맘 놓고 쉴 수 있는 이 한 시간을 이렇게나 소중하게 여기시는 기사님을 보며 택시기사 일이 얼마나 고된지 대충이나마 짐작할 수 있어 마음이 짠해지는 순간이었다.   

 

 

 

 

 택시에서 내리자 택시 안에서 잊고 있었던 매서운 강추위가 옷깃 사이사이로 매섭게 파고들었다. 총총걸음으로 재빠르게 기사식당 안으로 들어가니, 크지 않은 소박한 규모에 정겨운 인사로 맞아주시는 주인 아주머니들을 만나뵐 수 있었다. 마치 시골에 있는 구수한 맛집에 온 기분이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취재라고 별 수 있나! 일단 인터뷰하기에 앞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주문한지 3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바로 우리 앞에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택시기사님이 말씀하셨던 대로 정말 생선구이에 7가지 밑반찬, 그리고 뜨끈뜨끈한 미역국까지 나왔다. 과연 생선구이 집답게 생선은 한사람 당 고등어 한마리에 갈치 반토막이 구워져 나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미역국과 고소한 냄새가 진동하는 생선을 보니 우리는 서둘러서 젓가락을 들 수 밖에 없었다. 맛 역시 일품이었는데, 정말 집 밥을 먹는 것 같이 포근한 맛이었다.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다 맛있어서 식사를 마쳤을 땐 거의 모든 반찬그릇이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배부른 식사를 마치고 아주머니에게 기사식당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보통 음식점을 운영한다고 하면 흔히 일반음식점을 생각하게 되고, 그 중에서 어떤 종류의 음식을 제공하는 가게를 운영할지 고민할 것 같은데, 왜 굳이 기사식당을 운영하게 되었는지 궁금했는데 그에 대한 대답을 해주셨다. “사실 원래 처음 시작할 때는 이 자리에서 슈퍼를 했었어요. 근데 택시기사님들이 이 길로 많이 지나다니거든요. 그래서 기사식당으로 업종을 바꿨어요. 이 길에 다른 기사식당도 많긴 한데, 맛있어서 저희 집으로 많이들 오시더라고요. 물론 맛있게 하려고 신경도 많이 쓰고요. 그리고 이 집에서 일하는 사람이 다 70대에요. 그래서 이름도 할머니식당이라고 지었죠.” 우리가 갔을 때는 일요일의 늦은 점심 때라 손님이 그렇게 많진 않았다. 하지만 평일에 오면 손님들이 훨씬 많고, 심지어 줄 서고 기다리면서 들어온다고 한다. 주말이나 명절 관계없이 365일 내내 새벽 5시부터 밤 11시까지 운영하다 보니 언제라도 먹을 수 있어 단골 손님도 꽤 많다고 덧붙이셨다.

 

 

 

 그렇다면 기사식당이라는 이름으로 운영을 하는 만큼 일반 식당과 다른 점이 있을 법도 한데 차근차근 살펴보자. 첫째, 메뉴가 많으면 복잡하니깐 한 가지 메뉴만 공략한다. 한가지만 고집하는 대신 맛있게 만드는 것에 더 신경을 쏟는 것이다. 그리고 메뉴가 한가지인 것을 보완하기 위해 많은 종류의 밑반찬을 준비하는데 그 밑반찬도 매일 바뀐다고 한다. 둘째, 자리에 앉으면 음식이 바로 바로 나온다. 가게에 들어가면서 사람 수를 얘기하면 바로 준비해서, 자리 잡고 앉을 즈음이면 이미 식사 준비 완료! 바쁜 기사님들을 상대로 운영하는 만큼 손님들이 음식을 기다리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셋째, 가정식 그대로의 맛이다. 마치 시골식당에 온 것 같은 구수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집 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인 것이다. 이렇듯 기사식당과 일반식당의 소소한 차이들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같은 식당이라면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다. 바로 맛있는 게 최고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기사식당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도 맛있고 깨끗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 매우 신경을 쓰신다고 한다.

 

기사님들을 위해 만들어진 기사식당. 그렇기에 주로 기사님들이나 주변 건설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주 고객이긴 하지만, 일반인들도 꽤 찾아 온다고 한다. 근처 홍익대학교 다니는 학생들이 오기도 하고, 동네에 사는 가정집에서 식구들끼리 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보통 아는 사람들만 찾아온다고 하는데, 우리가 여태까지 숨은 보석을 몰랐던 게 아닐까 여태까지는 기사식당이 어떤 곳인지 생소해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이제는 가서 한 끼 먹고 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매일 인스턴트 음식으로 지친 우리의 입맛을 구수한 밥맛으로 달래줄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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