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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에 대처하는 그녀들의 자세

작성일2013.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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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최근 인터넷에서 유행했던 ‘김여사 동영상’은 여성 운전자의 도로 위 위험천만한 사고 동영상을 말한다. 아찔한 교통사고는 성별을 가리지 않고 일어나게 마련이지만, ‘김여사’라는 호칭은 도로에서 기본적인 도로예절을 지키지 않는 여성 운전자 가리키는 단어이다. 결국은 여성 운전자를 얕잡아 보는 표현인 셈이다. 하지만 여성 운전자의 교통사고 추이를 살펴보면, ‘김여사’라는 단어를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전체 교통사고(경찰신고 사고)는 연평균 발생건수가 0.7% 감소했지만 여성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는 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여성 운전자의 교통사고 치사율은 1.5로 전체 교통 사고의 치사율인 2.4보다 낮았다는 점! 이는 여성 운전자들이 남성에 비해 과속 등의 무리한 운전을 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고 피해가 적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루었다는데... 그렇다면, 여성 운전자들이 주행 중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공간은 어디일까

 

 



영현대 기자단은 20명의 여성 운전자에게 “초보운전 시절, 운전 중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던 장소는 어디였나요” 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 중 9명에 달하는 여성 운전자가 주차장을 꼽을 정도로 유독, 여성 운전자들이 주차를 힘들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로 여성 운전자는 섬세하고 꼼꼼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운전 시, 사물을 객관적으로 보는 시각과 판단 능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또한, 위기 상황 시 결단력과 운전 능력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며 끝으로 여성과 남성은 공간 지각 능력(공간 지리 감각)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 현재 자신의 차량이 주차 공간의 중앙에 있는지, 후진을 얼마나 할 수 있는지 등을 가늠하는 능력이 남성에 비해 조금 부족하다는 것이다.


영현대가 만난 20명의 여성 운전자 중 한 명인 박영애씨(53)는 점차적으로 늘어나는 여성 전용 주차장을 몸으로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에 딸아이랑 백화점 영화관을 찾았는데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핑크색 여성 주차장을 봤어요. 요즘엔 여자들이 많이 찾는 마트나 백화점에서 여성 전용 주차 공간을 찾는 것이 조금도 어렵지 않아요.”

 

 

 

 

 

 


여성 전용 주차장은 어두운 실내 주차장 혹은 사방이 트인 실외 주차장 어디에서나 눈에 띠도록 주차 구획선을 비롯한 여성 전용 주차장 안내 표지판 역시 핑크색으로 표시가 되어있다. 실내 주차장의 경우, 벽면과 바닥에 여성 전용 주차장임을 알리는 문구와 그림이 그려져 있고 실외 주차장은 바닥에만 문구와 그림이 그려져 있다. 핑크색의 화려한 색깔뿐만 아니라 넓은 공간도 눈에 띤다. 여성 전용 주차장은 ‘일반형과 확장형’ 2가지 종류가 있는데, 일반형은 일반 주차장과 마찬가지로 폭 2.3m, 길이 5m이고 확장형은 폭 2.5m, 길이 5.1m의 넓은 공간을 자랑한다. 그리고 여성 전용 주차장은 전체 주차장 내 접근성과 이동성이 편리한 출입구나 보행자 통로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며 또한, CCTV가 설치된 구역에 우선적으로 여성 전용 주차공간을 배정한다. 이는 여성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특별시에서 2007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여행 프로젝트’는 여성이 행복한 서울 만들기 프로젝트의 줄임말로, “여성이 행복하면 모두가 행복하다”는 슬로건 아래 시행된 서울시의 새로운 여성 정책을 뜻한다. 정책이 시행되고 5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여성 전용 주차장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의 일상에 자리하게 되었는지 서울시내 여성 주차장의 모습을 살펴보자.

 

대표적인 ‘여행 프로젝트’의 장소! 잠실역 여성 전용 주차장은 주차장 곳곳에 CCTV가 설치되어 있어 무인으로 운영된다. 또한, 이곳에는 사고 발생 시 누를 수 있는 ‘안전 벨’이 설치되어 있다. 사소한 접촉 사고일지라도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성별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당황하게 마련이다. 위급한 상황일 때 이 벨을 누르면 해당 주차장의 관리자와 연결되어 신속한 문제 상황 해결이 가능하다고 한다.

 

서울시 여성재단에서 운영하는 여성 전용 주차장의 관계자를 만나 이용객의 만족도에 대한 질문을 해보았다. 현재, 서울 여성 플라자 내에는 지하 1~3층까지 총 114대의 주차 공간 중 25대의 여성 전용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저희 건물의 경우, 여성 전용 주차장은 지하 1, 2층에 설치되어 있어요. 이용 고객들의 안전성과 편리성을 고려해 저층에 설치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죠. 특히, 유아와 동반한 경우 유모차 이용이 편리해 이용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에요.” 고객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하고, 고민한 결과 높은 고객 만족도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여성만을 위한 공간인 ‘여성 전용 주차장’에 대한 남성들의 생각은 어떤지 물어보았다.
대학생 김도윤 씨(24)는 여성 전용 주차 공간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내보였다. “여성 분들은 여성이라는 이유 만으로 특별한 혜택을 누리고 있는 거잖아요. 평소엔 남성과 여성을 차별하지 말라고 주장하면서 이럴 땐 여자이고 싶고.. 저는 역차별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네요.”


두 아이의 아버지인 교사 최명종 씨(48)는 여성들을 위한 편의 시설이나 편의 공간이 더욱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남성들도 초보 때 가장 곤란해하는 것이 바로 주차예요. 여성들도 마찬가지겠죠. 그렇게 생각하면 여성 전용 주차장이 여성만 누리는 특권 같아 보이지만, 신체적으로 남성보다 약한 여성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편해요. 사실, 전체 주차공간에서 여성 전용 주차장 비율은 10%도 안 되잖아요(웃음). 차별이 아닌 차이를 인정하자는 거죠.”


여성 전용 주차장에 대한 상반된 의견은 여성들 사이에서도 이어졌다. 앞서 언급한 20명의 여성 운전자들 사이에서도 여성 전용 주차 구획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기 때문이다. 여성 전용 주차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 자체가 차별을 조장하는 분위기라는 생각, 여성이 남성에 비해 겁이 많고 운전 능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니 인정하고 받아들이자는 의견 등등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다.

 

 

 

 

 


여성 전용 주차장에서 한 걸음 더 진보한 임산부 전용 주차장은 어떤 모습일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임산부 전용 주차장을 찾을 수 없었다. 대전과 부산, 제주 등 지방의 도시에서 임산부를 위한 별도의 주차 구획을 찾을 수 있었다. 그 중 롯데 백화점 부산본점에서 찾은 임산부 전용 주차장은 장애인 전용 주차 공간 한 켠에 마련되어 있었다. 아이와 함께 걷는 엄마의 모습을 바닥에 그려 놓아, 운전자가 한 눈에 봐도 누구를 위한 공간인지 알 수 있도록 표시 되어 있었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장소의 문제가 아닌, 제도의 문제였다. 장애인 전용 주차 공간의 경우, 장애인 차량에 발급되는 스티커를 통해 해당 차량이 장애인 차량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임산부 차량은 어떠한 표시도 되어있지 않아, 주차차량 관리에 있어 어려움이 있어 보였다. 임산부를 위한 주차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좋지만 편의를 누릴 대상(임산부)에 대한 정보 역시 제공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롯데 백화점 부산본점에서 만난 임신 7개월 차, 주부 이보경 씨는 자가용으로 출퇴근을 하는 여성운전자이다. “출퇴근시간에 도로에서 운전을 하는 것도 고역이지만 가끔 외식이라도 하려고 하면, 주차 공간 찾는 게 일이에요. 그러다 임산부 전용 주차구획을 발견하면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요.” 그녀는 여성 전용 주차 구획이 점차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임산부를 위한 주차 구획도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에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자동차 안전교육이 실시된다면 받기 원하는 교육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설문 응답자(전체 514명)의 55%가 넘는 여성 운전자가 응급 상황 대처 방법에 대한 자동차 안전 교육이 실시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비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이 24%로 그 뒤를 이었다. 만약, 자동차를 구매한 대리점에서 이와 같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어떨까 단순히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안전한 주행을 위한 첫걸음인 ‘자동차 안전교육’을 제공한다면, 고객의 안전까지 고려하는 세심한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여성 운전자를 위해 마련된 ‘여성 전용 주차 구획’은 여성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닌 대한민국 운전자 모두의 안전을 위해 설치된 장소이다. 여성의 안전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 유아와 어린이들의 안전에도 큰 도움이 되었듯이, 여성 전용 주차 구획은 특정 집단을 위해 마련된 공간이 사회 구성원 전체를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 할 수 있다는 하나의 사례가 된 것이다. 이제는 여성을 위한 공간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 계층을 위한 안전 운전 시설이 생겨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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