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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 있소? 유럽의 '버튼' 교통문화!

작성일201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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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유럽과 한국, 시차만 해도 대략 8시간 정도. 한국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느긋하게 거실 쇼파에 앉는 시각 오후 8시에 유럽은 이제 막 점심식사를 시작하는 정오가 된다. 유럽의 초등학생들이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이면 한국의 초등학생들은 이제 잠자리에 들어 있을 테다. 낮과 밤이 거의 바뀌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8시간의 차이는 말 그대로 유럽과 한국이 얼마나 먼 곳인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멀고 먼 유럽과 한국의 거리는 의식주 모든 방면에서 차이를 만들었고, 더 나아가면 일상생활의 소소한 부분에서도 그 차이는 존재한다. 예를 들면 바로 버튼, 이 기사의 주제가 될 버튼이 그렇다.

 

   버튼이 대체 왜 뜬금없이 튀어나왔냐고 일단 사진부터 보자.

 

 

   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전원 버튼이든 입력 버튼이든 뭐든 버튼을 누르면 무언가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이미 숙지하고 있다. 이 사진 속의 버튼도 마찬가지다. 이 동그란 버튼은 그 생김새는 천차만별일지라도 유럽에서 동네 마실을 나갈 때도 여행을 다닐 때도 자주 만나게 되는 아주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이 버튼이 대체 뭔데

 

   더는 애를 태우지 않겠다. 이제부터 차가 없는 20대의 튼튼한 두 발을 가진 대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버튼 두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뭘 기다리고 있냐고 바로 파란불! 유럽의 횡단보도에서 발견할 수 있는 버튼은 바로 이것이다. 이는 오스트리아 린츠의 교차로에서 찍은 사진으로 신호등 밑에 붙어 있는 이 자그마한 박스를 들여다보면 버튼과 함께 보행자 그림이 그려져 있다.

 

 

   버튼을 누르면 불이 들어오며 독일어로 'Bitte Warten'이라는 단어가 보인다. 이는 '기다려주세요'라는 의미이며 빨간불에서 초록불로 보행자 신호등이 바뀌면 자동으로 버튼의 불이 꺼진다.

 

 

   그럼 이 버튼의 효과는 무엇일까 기다려달라는 말의 초점은 단지 '기다려달라'에 있는 게 아니다. 이 버튼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조금 있으면 불이 바뀔 테니 잠시만 기다려달라'라는 것이다. 즉, 이 버튼을 누르면 초록불이 더 빨리 돌아오게 된다!

 

   그럼 실제로 그러한지 한 번 알아볼까 초록불에서 빨간불로 바뀐 순간을 기점으로 버튼을 눌렀을 때와 버튼을 누르지 않았을 때 얼마만에 다시 초록불이 들어오는지, 그 시간을 직접 신호등 앞에 서서 비교해보았다.

 

 

   시간 차이가 느껴지는 가 도시 외곽에 위치한 사거리이기에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추운 겨울 영하의 날씨에 서서 2분 38초를 기다리는 건 체감상 매우 길다. 그에 비해 버튼을 누르면 1분 06초. 1분 이상 단축된 시간에 길을 건널 수 있다.

 

 

   물론 이 버튼은 오스트리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기자가 직접 눈으로 확인한 바로는 스위스와 독일, 이탈리아에도 존재하고 있었다. 위의 사진은 스위스의 몽트뢰에서 촬영한 것이다. 말 그대로 신호등의 이 버튼은 유럽의 교통 체계 시스템에게 "나 여기 있소! 나 여기 기다리고 있는데!" 하고 알리는 버튼인 것이다.

 

 

 

   몇 년, 아니 그보다도 더 전인지도 모르겠다. 한국에 그런 선전 문구가 있었다. 저 지금 내려요. 물론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다면 이렇게 말을 거는 것도 좋겠지만, 실제로 내리기 위해서는 승객이 아닌 버스 기사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한국이든 유럽이든 일본이든, 기자가 가본 그 어느 나라에서건 버스에서는 버튼을 눌러 자신이 내릴 곳을 기사에게 알리도록 되어 있다. 아무도 하차하지 않는 역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일도 있다. 밑의 사진은 오스트리아의 짤츠부르크에서 촬영한 버스 내부의 모습이다. 하차 버튼이 주황색 박스로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기차와 지하철은 다르다. 어떤 역에서건 꼭 정차할 뿐만 아니라 모든 문은 필수적으로 열리게 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말이다.

 

   그럼 유럽에서는 어떠하냐고 물론 지하철도 기차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모든 역에 정차한다. 단 한 가지를 제외하면 말이다. 바로 문의 개폐 여부다. 문 옆에 있는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문은 아예 열리지 않는다. 이것은 탈 때도 마찬가지다.

 

 

   위의 사진 좌측은 기차 내부, 우측은 기차 외부에서 촬영한 것이다. 이렇게 버튼을 눌러야 문이 열린다. 이를 모르고 기차나 지하철을 타면 옆 객차의 사람들은 내리는데 왜 내쪽은 문이 열리지 않는지, 당황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승하차시 사용하는 버튼 형식에는 꾹 손맛이 느껴지게 누르거나 혹은 버튼처럼 보이지만 실은 터치식 스크린인 경우도 있으니 안 들어간다고 놀라지 말자. 가볍게 터치해주면 스르륵 마법처럼 문이 열린다.

 

   모든 객차의 문을 여는 것이 아니라 타고 내리는 사람이 있는 객차의 문만 개별적으로 열리는 이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이에게는 상당히 불편한 구조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는 놀랄 정도로 간단하게 에너지와 시간을 절감하는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그럼 타고 내릴 때만 그렇냐고 물론 아니다. 기차 안에서 객실 사이를 이동할 때도 이 버튼은 중요하다. 이는 한국의 KTX에서도 물론 마찬가지로, 눌러야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형식이므로 당황하지 말고 버튼을 꾹 눌러주자.

 

 

   사진의 좌측은 이탈리아 기차의 내부 문을 열 때 쓰이는 버튼이다. OPEN이라고 적혀 있어 쉽게 무엇에 쓰는 버튼인지 파악할 수 있다. 우측은 스위스 철도의 외부 문을 여는 버튼으로, 친절하게 문이 열리는 그림의 스티커까지 붙여놓았다.

 

 

 

   유럽의 버튼은 이렇게 다양하게 쓰인다. 물론 부다페스트나 프랑스의 지하철은 레버를 젖히면 열리는 스타일로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조금 더 힘을 써야 할 때도 있고, 신호등 옆의 버튼도 반대편에서만 누를 수 있고 내쪽에는 누르는 곳이 없는 경우도 있다. 다 통용되는 TIP은 아니란 이야기다.

 

   그러나 이 버튼, 알아두고 유럽을 여행하면 편리하게 다닐 수 있다. 두 다리로 열심히 걸어야 할 때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혹시 주변이 버튼이 있는지 꼭 살펴보자. 시간을 단축함과 동시에 안전한 여행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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