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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만나다

작성일2016.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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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용지
▲피터 슈라이어(Peter Schreyer) 현대·기아자동차 디자인 총괄 사장
▲피터 슈라이어(Peter Schreyer) 현대·기아자동차 디자인 총괄 사장

지난 11월 24일,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특별한 행사 [그랜저 디자이너와의 대화]가 열렸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을 통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 이번 행사는, 여섯 명의 현대자동차 디자이너들이 매주 목요일마다 진행하는 디자인 강연회다. 신형 그랜저 콘셉트로 '신형 그랜저 체험관'로 변신한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은 어떤 모습인지, 첫 강연자로서 등장한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자동차 디자인 총괄 사장은 어떤 이야기를 해주었는지 영현대 기자단과 함께 알아보자.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투어는 구루(Guru) 가 친절하게 진행해 주었다.
▲ 투어는 구루(Guru) 가 친절하게 진행해 주었다.

행사는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문화와 제품에 대한 상세 설명을 담당하는 김동훈 구루(Guru)와의 스튜디오 투어를 시작으로 진행되었다. 신형 그랜저의 디자인 콘셉트에 맞춘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의 변신을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6세대 그랜저


▲ 6세대 그랜저
▲ 6세대 그랜저

행사에 초청된 60여 명에게 지난 22일 출시한 6세대 그랜저에 대한 전반적인 기능과 디자인 설명이 진행됐다. 캐스캐이딩 그릴과 테일램프 등 신형 그랜저의 디자인 헤리티지와 아이덴티티에 대한 현대자동차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디자인 프로세스


▲ 6세대 그랜저의 스케치와 렌더링
▲ 6세대 그랜저의 스케치와 렌더링

자동차 디자인의 과정은 ‘콘셉트 확립 - 스케치 렌더링 - 3D 모델링’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번 신형 그랜저 콘셉트로 변신한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은 그 과정 모두를 보여주고 있으며, 6세대 그랜저의 스케치와 렌더링에서 디자이너의 의도를 잘 볼 수 있다. 렌더링과 실차를 비교해 무엇이 남았고 무엇이 사라졌는지 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


▲ 6세대 그랜저의 1:1 클레이 & 다이녹 하프 모델
▲ 6세대 그랜저의 1:1 클레이 & 다이녹 하프 모델

디자이너가 작업한 2D 스케치와 렌더링은 모델러의 손에서 다양한 비율의 3D 클레이 모델로 만들어지게 되는데,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는 실차 비율의 신형 그랜저 클레이 & 다이녹 하프 모델이 전시되어 있다. 이러한 실차 비율의 클레이 모델은 높은 제작 비용과 크기 때문에 이처럼 특별한 행사가 아니면 보기가 쉽지 않고 그 자체가 일반인에게 생소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많은 주목을 끌었다.


테이프 드로잉


▲ 거대한 테이프 드로잉
▲ 거대한 테이프 드로잉


▲ 바닥의 부산물들과 제작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이 이 작업의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 바닥의 부산물들과 제작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이 이 작업의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신형 그랜저의 외관을 스타일리시하게 표현한 대형 테이프 드로잉도 그 위용을 뽐냈다. 바닥에는 작업이 진행되면서 생긴 부산물들과 재료들을 그대로 두어 디자이너들의 수작업 현장의 느낌을 전달받을 수 있었다.


▲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데스크
▲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데스크

그 옆에는 디자인 데스크가 배치되어 자동차 디자인의 전문성을 느끼도록 만들어져 있으며 실제 디자이너들이 이곳에서 돌아가며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디자이너의 얼굴


▲ 디자이너들의 얼굴들
▲ 디자이너들의 얼굴들

이번 신형 그랜저의 디자인에 참여한, 자동차 디자이너들의 얼굴이 감각적인 흑백사진들로 전시되어 있다. 하나의 완성품인 자동차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힘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점을 잘 부각시켰다.


▲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총괄 사장의 사진. 역시 제일 크다.
▲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총괄 사장의 사진. 역시 제일 크다.

당일 강연을 맡은 피터 슈라이어(Peter Schreyer) 현대·기아자동차 디자인 총괄 사장의 사진을 보니 설레는 마음이 배가 됐다.


▲ 진행을 맡은 신동헌 자동차 칼럼니스트
▲ 진행을 맡은 신동헌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후 신동헌 자동차 칼럼니스트의 재치 있는 오프닝으로 본격적인 강연이 시작되었다.


피터 슈라이어


▲ 등장한 피터 슈라이어.
▲ 등장한 피터 슈라이어.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자동차 디자인 총괄 사장은 늘 유지하는 드레스 코드인 검은 정장과 뿔테 안경을 쓰고 박수소리와 함께 등장했다. 디자인 학도들에게 있어 연예인 이상의 연예인을 만난 듯한 분위기였다.


나의 아버지


▲ 첫 이야기는 자신의 이야기였다.
▲ 첫 이야기는 자신의 이야기였다.

피터 슈라이어는 자신의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어릴 때 자동차와 운전을 알려 준 건 바로 아버지였다”며 자신의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아버지에게서 나왔다고 소개한 그는 “새 자동차가 출시되었어! 재규어 E타입이라는 녀석이야!” 라고 흥분하던 아버지의 모습을 추억했다.


▲ 그는 순수미술가이기도 하다.
▲ 그는 순수미술가이기도 하다.

스피드와 기계를 좋아했다는 그는, 자신의 경비행기 조종 모습과 직접 그린 예술작품을 보여주며 “다양한 취미나 활동, 예술 활동 등을 통해 다양한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디자이너의 자질을 가져야 한다.” 고 알렸다.


철학을 가지는 것


▲ 디자인에서 철학은 곧 방향성이다.
▲ 디자인에서 철학은 곧 방향성이다.

그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아이덴티티에 대해 이야기를 풀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모두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그는, 현대자동차의 디자인을 물방울, 액체, 자연 그리고 조약돌에 비유하고, 기아자동차의 디자인은 눈꽃송이, 얼음 그리고 당구공에 비유했다.


▲ 그릴(Grille)을 스케치하는 피터 슈라이어
▲ 그릴(Grille)을 스케치하는 피터 슈라이어

“브랜드를 만들고 이름을 정하는 중요한 작업에서 하나의 아이디어, 하나의 철학을 고수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차종 별 디자인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공통점을 주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디자인에 대한 철학을 가지는 것은, 우리를 이끄는 나침반과 같지만, 목표지점을 정확이 찍어주는 지도는 아니다”라며 철학에서 나오는 방향성을 중요하게 언급했다.


조약돌과 같다


▲ 곡선의 미가 돋보이는 조형물
▲ 곡선의 미가 돋보이는 조형물

그는 현대자동차의 디자인을 ‘수천 년 간 풍화된 돌‘ 에 비유했다. 현대자동차의 디자이너들은 조약돌을 들고 다니며 영감을 얻는다고 말한 그는, 아름다운 조형물 사진을 보여주며 “현대자동차의 디자인이 함축되어 있는 듯 하다” 고 말했다.


캐스캐이딩 그릴


▲ 현대자동차의 ‘캐스캐이딩 그릴’ 디자인을 설명하는 피터 슈라이어
▲ 현대자동차의 ‘캐스캐이딩 그릴’ 디자인을 설명하는 피터 슈라이어

현대자동차가 지금까지 유지해온 육각 그릴 ‘헥사고날 그릴'과 유사한 디자인이 시장에 많아지면서, 헥사고날을 베이스로 한, 좀 더 흐르는 듯하고 유려한 디자인의 ‘캐스캐이딩 그릴’을 개발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 피터 슈라이어가 현장에서 그린 스케치들. 우측 하단에 캐스캐이딩 그릴이 보인다.
▲ 피터 슈라이어가 현장에서 그린 스케치들. 우측 하단에 캐스캐이딩 그릴이 보인다.

이번 캐스캐이딩 그릴에서 하단의 곡선이 핵심이라고 소개한 그는, “하단의 곡선만 유지한다면 다양한 바리에이션의 디자인들이 나올 수 있다”며 이번 캐스캐이딩 그릴의 장점을 설명했다.


신형 그랜저의 디자인


▲ 신형 그랜저에 대해 설명하는 피터 슈라이어
▲ 신형 그랜저에 대해 설명하는 피터 슈라이어

“이번 6세대 그랜저는 디자인 작업에 처음부터 참여한 첫 현대자동차다” 라고 애정을 드러낸 그는, 신형 그랜저에 대해 ‘감정적 열정을 가진 자동차’ 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의 자동차는 역사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랜저는 벌써 6세대를 맞이했다”며 세대를 거듭해 온 그랜저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 신형 그랜저를 스케치하는 피터 슈라이어.
▲ 신형 그랜저를 스케치하는 피터 슈라이어.

“그랜저를 비롯해 자동차를 디자인할 때 선이 아닌, 차량의 비율, 앞과 뒤의 오버행(바퀴 축부터 범퍼까지의 길이), 그린하우스(차량 상부의 유리와 지붕)의 크기 등을 먼저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는 “이번 신형 그랜저에서 뒤 펜더(휠 상단을 덮고 있는 부분)쪽 캐릭터라인(측면 주름)에 많은 신경을 썼으며, 리어램프에는 그랜저 만의 역사와 유산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잠시 있다가 잊히는 것이 아닌, 지속성을 지닌 디자인을 강조했다.


Q&A


▲ 질문을 받는 피터 슈라이어와 신동헌 칼럼니스트
▲ 질문을 받는 피터 슈라이어와 신동헌 칼럼니스트

Q: 신형 그랜저에 담아낸 이미지란?
A: ‘장엄한’, ‘위풍당당한’ 그리고 ‘우아한’ 이다.
Q: 신형 그랜저에서 주목할 부분은?
A: 전신이 멋진 차라고 생각한다. 우리 디자이너들은 작업할 때 2D로 보고, 입체 조형이 나와도 방에서만 제한적으로 보게 되는데, 출시 두 달 전 색과 재질이 입혀진 완성차를 처음 보는 순간이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Q: 앞으로의 그랜저는?
A: 특별한 누군가를 위한 자동차가 아닌, 모두를 위한 자동차가 될 것 이다.


▲ 자동차의 형태에 대해 설명하는 피터 슈라이어
▲ 자동차의 형태에 대해 설명하는 피터 슈라이어

Q: 디자이너로서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은?
A: 자신이 하는 작업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타인의 피드백을 적당히 받아들이되, 네가 진정 하고싶은 비전(vision)을 따르도록 하라. 스포츠카가 무조건 공격적으로 생겨야 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포르쉐를 보면 잘 알 수 있지 않는가.
Q: 사무실을 피터 슈라이어, 루크 동커볼케, 이상엽 세 디자이너가 함께 쓴다고 알고 있다. 불편하지는 않은가?
A: 서로 이해를 잘 하게 된다, 디자인은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닌, 소통과 관계 속에서 이해하는 과정이다. 유리에 가로막힌 일반적인 사무실보다는 함께 일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미래 디자이너


▲ 디자인 학도들의 즉석 질문을 받는 피터 슈라이어
▲ 디자인 학도들의 즉석 질문을 받는 피터 슈라이어


▲ 자유로운 분위기가 펼쳐졌다.
▲ 자유로운 분위기가 펼쳐졌다.

Q&A를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강연은 끝이 났지만, 디자인 학도들의 질문과 기념사진촬영에 스튜디오는 북적임이 멈추지 않았다. 자신의 그림을 선물하는 학도, 디자인에 대한 견해를 묻는 학도, 자신의 책에 서명을 부탁하는 학도 등 자동차와 디자인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현장이었다.


마무리


▲ 디자인 학도로서, 영현대 기자단으로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 디자인 학도로서, 영현대 기자단으로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자동차 디자인 총괄 사장은 한국의 자동차 디자인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의 강연을 바로 앞에서 만날 수 있었다는 것에 행운을 느낀다.
피터 슈라이어가 진행한 본 강연 이후에 12월 1일, 8일, 15일, 22일의 강연이 현재까지 진행되었고, 앞으로 1월 12일에도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디자이너들의 강연이 열릴 예정이다. 디자인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신청하길 바란다. 꼭 강연이 아니더라도,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은 1월까지 '신형 그랜저 체험관'이 운영될 것이니, 방문을 강력히 추천한다.


영현대기자단13기 김용지 | 경희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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