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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아진 주차장은 ‘기분 탓’? 자동차 크기 변화 알아보기

작성일2019.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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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 최근 크게 증가한 문콕 사고 (현대해상 교통연구소)
▲ 최근 크게 증가한 문콕 사고 (현대해상 교통연구소)

최근 비좁은 주차장에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정해진 공간을 꼬박 다 채워야만 주차가 가능해 차에서 겨우 내리는 경우가 허다하죠. 옆 차와 간격이 비좁아 차량 문을 열다 다른 차를 찍는 ‘문콕’ 사고 역시 크게 늘었습니다. 쉽게 차문을 열 수조차 없어 미리 위치를 맞춰 놓고 내려서 차를 손으로 직접 밀어 주차를 하거나 조수석 문으로 내리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주차장이 비좁다는 불만은 불과 몇 년 전에 비해서도 훨씬 늘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최근 증가한 대형차 판매량을 이유로 지적합니다. 그러나 심지어 같은 체급의 차량으로 차를 바꾼 사람들에게서도 이러한 불만은 쏟아졌습니다. 그렇다면 좁아진 주차장은 그저 ‘기분 탓’인 걸까요?


작아진 주차장, 기분 탓이 아니야!


▲ 부족하고 비좁은 주차 공간
▲ 부족하고 비좁은 주차 공간

직장인 이희수(35, 서울 서초구)씨는 “같은 아반떼로 차를 바꿨는데 주차장이 좁아졌다고 느낀다”며 주차장 크기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주차장이 갑자기 저절로 작아질 리는 없으니, 달라진 건 자동차뿐. 두 아반떼를 살펴보기로 합니다.


▲ 아반떼 크기 비교
▲ 아반떼 크기 비교

같은 ‘아반떼’지만 차량 크기는 크게 다릅니다. 아반떼 HD에 비해 아반떼 AD가 훨씬 더 큽니다. 너비는 25mm, 길이는 65mm나 늘었습니다. 축간거리(전륜과 후륜 사이의 거리)도 50mm 커졌습니다. 주차장이 작아졌다고 느낀 건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었습니다. 주차장 크기는 그대로인데 자동차는 커지니 체감 주차 공간이 좁아진 건 당연합니다.


쑥쑥 자란 요즘 자동차


최근 자동차 크기가 커진 건 과연 특정 시기 특정 차종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일까요? ‘국민 세단’ 쏘나타 크기가 1989년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변화했는지 직접 살펴봤습니다.


▲ 1989년에서 1999년까지 쏘나타
▲ 1989년에서 1999년까지 쏘나타

1989년 출시한 쏘나타 Y2는 국내 중형 세단의 ‘원조’ 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쏘나타 Y2의 당시 길이는 4,680mm였습니다. 최근 출시한 중형 세단과 비교하면 굉장히 짧습니다. 최근과 비교하면 길이는 오히려 중형차보다 준중형차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현재 시판하고 있는 K3의 길이는 4,640mm로 쏘나타 Y2와의 차이는 4cm에 불과합니다. 쏘나타 Y2 이후에 출시한 EF쏘나타의 크기는 이보다 조금 더 큽니다. 특히 쏘나타 Y2에 비해 너비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 2009년과 2019년의 쏘나타 크기
▲ 2009년과 2019년의 쏘나타 크기

다시 10년이 지난 2009년에는 어땠을까요? 1990년대 후반 IMF로 위축됐던 경제가 2000년대 들어 조금씩 회복하던 시기, 중형차 크기는 대폭 증가합니다. 길이는 4,800mm에 달하고 너비 역시 1,830mm까지 커집니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 출시한 신형 쏘나타에서도 이어집니다. 길이는 중대형 세단인 그랜저에 필적할 정도로 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축간거리 역시 10년 전에 비해 100mm 이상 길어졌습니다.


▲ 신형 쏘나타와 축간거리(휠베이스)가 동일한 1세대 에쿠스
▲ 신형 쏘나타와 축간거리(휠베이스)가 동일한 1세대 에쿠스

체감 크기 변화는 수치상 변화보다 훨씬 더 큽니다. 단순히 차체만 커진 게 아니라, 부피도 늘고 실내 공간도 넓어졌습니다. 앞뒤 범퍼 크기가 줄었음에도 전체 길이는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에서 자동차 부피가 크게 증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실내 공간에 비례하는 축간거리는 자동차 전체 길이보다도 빠르게 증가합니다. 올해 출시한 신형 쏘나타 축간거리는 국내 대형 고급 세단의 대명사인 에쿠스(1세대)에 육박합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중형 세단의 실내 공간이 과거 고급 대형 세단만큼이나 커진 셈입니다.


자동차, 왜 커졌을까?


▲ 국민소득이 늘어나면서, 1인당 주거면적 역시 증가했다
▲ 국민소득이 늘어나면서, 1인당 주거면적 역시 증가했다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사회적인 ‘표준’ 역시 점점 커집니다. 1인당 국민 소득의 증가와 함께 생활 수준 역시 자연스레 높아지면서 사람들은 보다 더 넓은 공간을 원하게 됩니다. 실제로 1인당 주거 면적은 1990년 13.8m2에서 점점 증가해 2006년에는 26.2 m2, 2016년에는 33.2 m2로 1990년 대비 2.5배 이상 커졌습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동차는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일종의 개인 공간입니다. 공간에 대한 니즈가 커지며 자동차라는 공간의 표준 역시 점점 커져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신기술을 도입한 현대자동차의 3세대 모듈 (HMG 저널)
▲ 신기술을 도입한 현대자동차의 3세대 모듈 (HMG 저널)

기술의 발전 역시 자동차 크기 증가에 한몫 합니다. 철강 기술의 발전에 따라 가볍고 튼튼한 소재들이 등장하고, 엔진 기술의 발전에 따라 자동차 크기를 키우면서도 연료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자동차는 커졌는데…


▲ 1990년대 지어진 경기 과천시 아파트 주차장 / (출처: 최광모 씨)
▲ 1990년대 지어진 경기 과천시 아파트 주차장 / (출처: 최광모 씨)

문제는 자동차는 이렇게 커졌지만 주차 시설은 여전히 그대로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1990년대에 지어진 과천시 아파트 주차공간 길이는 4.98m, 너비는 2.3m에 그쳤습니다. 전체 차종 중 중간 크기인 신형 쏘나타 길이도 5m에 육박하는 지금, 좁은 주차 공간에 대한 불만은 지극히 합리적입니다.


▲ 각 칸마다 경계선이 별도로 있는 해외 주차장
▲ 각 칸마다 경계선이 별도로 있는 해외 주차장

주차공간 너비 역시 문제입니다. 특히 국내 주차장은 하나의 선으로 여러 칸을 나누고 있어 각 칸마다 별도로 경계선이 있는 해외 주차장에 비해 실질적인 주차 공간이 더 작습니다. 수치상 폭도 넓은 편이 아닌데 체감 폭은 이보다도 좁다 보니, 불만은 커지고 사고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 주차 공간 뿐만 아니라 도로 폭까지 넓어진 최근 주차장
▲ 주차 공간 뿐만 아니라 도로 폭까지 넓어진 최근 주차장

비좁은 주차공간에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최근 아파트 주차장 면적은 크게 늘어납니다. 2016년 입주를 시작한 R아파트의 주차장은 길이와 너비가 각각 5.2m와 2.5m로 20%가량 공간이 넓어졌습니다. 주차 공간 사이의 도로 폭 역시 확연히 넓어서 보다 편리한 주차가 가능합니다.


▲ 달라진 주차장 건설 규정 (국토교통부)
▲ 달라진 주차장 건설 규정 (국토교통부)

주차장 크기에 관한 법 역시 바뀝니다. 모든 주차 공간의 폭은 올해 3월부터 2.5m (기존 2.3m) 이상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는 새로 짓는 주차장에만 해당하고, 기존 주차장에는 적용하지 않습니다.


자동차 폭풍성장, 앞으로도 쭉?


▲ 미래의 자동차는 얼마나 커질까
▲ 미래의 자동차는 얼마나 커질까

주차장이 좁아졌다고 느낀 건 자동차가 점점 커져왔기 때문입니다. 넓은 공간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제조 기술 역시 점차 발전함에 따라, 앞으로도 자동차는 점점 커져갈 전망입니다. 자동차가 이전에 비해 얼마나 더 커지는지 살펴보는 것 역시, 새로 출시하는 자동차를 바라보는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영현대18기 이현규 | 성균관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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