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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서 110km보다 빠르게 달릴 수 없는 이유

작성일201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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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한국인은 달리고 싶다


▲ 260km/h까지 측정 가능한 현대 싼타페 Tech Plus 계기판
▲ 260km/h까지 측정 가능한 현대 싼타페 Tech Plus 계기판

250km/h가 넘는 빠른 속도로도 달릴 수 있는 자동차. 그러나 현실에서 이러한 ‘빠른 속도’는 그 존재 자체가 무색합니다. 바로 속도 제한 규정 때문이죠. 우리나라 고속도로 속도 제한은 최고 110km/h입니다. 경차도 160~180km/h에 달하는 속도로 주행이 가능할 정도로 자동차 기술은 발전했습니다. 현 시점에서 현재 우리나라 제한속도 상한선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도대체 우리나라 고속도로에서 110km/h가 넘는 속도로 달릴 수 없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고속도로 제한속도, 세계는 어떨까?


▲ 세계와 비교해 국내 고속도로 제한속도는 어떠한 편일까?
▲ 세계와 비교해 국내 고속도로 제한속도는 어떠한 편일까?

많은 운전자가 국내 고속도로 제한속도 규정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고속도로 제한속도 규정이 다른 국가에 비해 너무 엄격하다며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고속도로 제한속도는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어떠할까요? 우리나라가 고속도로 주행 속도를 지나치게 제한하고 있는 걸까요?


▲ 프랑스의 고속도로 제한속도는 130km/h에 달한다
▲ 프랑스의 고속도로 제한속도는 130km/h에 달한다

유럽/북미 등 서구권 국가와 비교해 본 결과 국내 고속도로 제한속도는 낮은 편입니다. 유럽 국가 중 프랑스를 포함해 총 18개 나라는 이보다 높은 130km/h를 최고 제한속도로 규정했습니다. 국내에 비해 무려 20km/h나 더 높습니다. 심지어 오스트리아의 경우 최근 일부 구간의 제한 속도를 상향해 최고 제한 속도는 140km/h에 이릅니다. 불가리아와 폴란드 역시 140km/h로 최고 제한속도를 정하고 있습니다. 스위스, 벨기에, 포르투갈 등의 제한속도는 120km/h로 유럽 내 낮은 편에 속하지만 이 역시 우리나라보다는 높습니다.


고속도로 제한속도, 어떻게 정해지는데?


▲ 중국과 달리 국내 고속도로의 설계 속도는 120km/h를 넘을 수 없다
▲ 중국과 달리 국내 고속도로의 설계 속도는 120km/h를 넘을 수 없다

그렇다면 고속도로 제한속도는 어떻게 정해지는 걸까요? 먼저 ‘설계속도’가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도로를 설계할 때에는 ‘설계속도’를 반드시 정합니다. 설계속도는 도로 설계 요소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조건 (차량 통행량, 날씨 등) 하에서 일반적인 수준의 운전 실력을 지닌 운전자가 안정적으로 운전할 수 있는 ‘특정 구간 최대 속도’를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최상의 상태’에서 운전자가 고속도로를 달리며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최대 속도’가 바로 설계 속도입니다. 제한 속도는 이러한 설계 속도를 기준으로 정합니다. 모든 운전자가 ‘최상의 상태’에서 운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정부는 제한 속도를 설계 속도보다 약 10km/h~20km/h 가량 낮게 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고속도로 제한속도가 최대 110km/h를 넘기지 못하는 건, 국내 도로 설계 속도 상한선이 유럽보다 낮은 120km/h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제한속도가 낮은 이유


▲ 전체 토지 중 82%가 산지인 강원도
▲ 전체 토지 중 82%가 산지인 강원도

그렇다면 왜 애초에 설계 단계부터 국내 고속도로 최고 속도를 낮게 책정하는 걸까요? 이유는 ‘국토’에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체 국토의 무려 63%가 산림으로, OECD 국가 중 4번째로 국토 중 산림 비율이 높은 국가입니다. 이는 유럽에서 ‘산맥’으로 유명한 스위스보다 훨씬 높은 수치입니다. 심지어 이미 각종 개발로 상당 부분 평탄화를 진행한 수도권 지역을 제외하면 산림 비율은 이보다도 더 높죠.


▲ 산지에는 직선 도로를 건설하기 어렵다
▲ 산지에는 직선 도로를 건설하기 어렵다

도로의 곡선 각도와 기울기가 크면 클수록 높은 제한 속도를 허용하기 어려워집니다. 제한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고속도로 직선 구간 비중이 높고 곡선이 완만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산림이 많기 때문에 산림 비중이 낮은 여타 국가에 비해 고속도로 직선 구간 비중이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설계속도 산정에는 이러한 요소를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제한속도는 타 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죠.


변화는 어려울까?


▲ 고속도로 설계속도 기준은 1970년대 제정 이후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출처: 국가기록원
▲ 고속도로 설계속도 기준은 1970년대 제정 이후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출처: 국가기록원

그러나 첫 제정 이후 40년째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는 ‘고속도로 설계속도 기준’이 지금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 역시 쏟아지고 있습니다. 차량 엔진은 물론이고 안전 관련 기술이 크게 발전했을 뿐 아니라, 운전자 의식 수준 역시 크게 개선됐는데, 고속도로 설계속도 기준만 그대로인 건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 직선 구간 비중이 높은 서울세종고속도로 *사진출처: 조선비즈
▲ 직선 구간 비중이 높은 서울세종고속도로 *사진출처: 조선비즈

지난 해 서울세종고속도로(2025년 개통 예정) 설계속도를 140km/h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이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많은 기대를 샀습니다. 이렇게 설계속도가 높아지면, 현재 두 시간이 넘게 걸리는 서울-세종 간 소요시간이 50분대까지 줄어들기 때문에 기대는 더욱 컸습니다. 그러나 제한속도 상향이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상향 찬성 측은 “전체 교통사고 중 과속 사고 비중은 적다”고 주장하는 반면, 상향 반대 측은 “교통사고 원인 중 치사율이 가장 높은 건 과속이다”고 주장합니다. 이렇듯 의견이 엇갈리며 제한속도 상향을 지난해 6월 ‘사회적 공론화 부족’을 이유로 보류했습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 모든 대한민국 운전자가 즐겁고 행복하게 운전하길
▲ 모든 대한민국 운전자가 즐겁고 행복하게 운전하길

경찰청은 지난해 10월 ‘도로교통법 개정을 위한 대국민 수요조사’에서 제한속도 상향 여부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조사했습니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새로운 교통문화 정착과 자율주행 등 첨단 자동차 시대 준비가 그 이유였습니다. 비록 당장 제한속도를 상향하기는 어렵겠지만, 여러 정부부처에서 ‘빠른 고속도로’를 위한 고민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영현대18기 이현규 | 성균관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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