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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라이프스타일 (Young Lifestyle) :
공간과 가구에 대한 재상상

작성일 2020.07.21

정덕연 ‘아템포(a.tempo)’ 마케팅 총괄 / 영현대 1기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집이라는 공간과 가구


안녕하세요. 영현대 1기로서 북경탐방의 추억을 지금까지 가슴 속에 지니고 있는 정덕연이라고 합니다. 광고,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업계 등을 거쳐 현재 라이프스타일 부문 수입 브랜드를 다수 전개하고 있는 회사의 마케팅총괄을 맡고 있습니다.

▲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마케팅 총괄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마케팅 총괄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코로나로 인해 일상의 전 영역에서 변화가 도래한 듯 합니다. 언택트(비대면)가 보편화되고, 재택근무와 온라인 강의는 이제 낯설지 않습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우리는 ‘집’이라는 공간과 그곳을 구성하는 가구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라는 외부적 위협에 움츠러들고 축소되기보다 보다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삶의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과 홈쇼핑으로 주문한 홈.트(홈트레이닝) 장비로 몸을 단련하기도 하고, 보다 효율적인 재택 근무를 위해 홈 오피스 환경을 최적화하고 있습니다. 집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여가와 취미 경험을 위한 소비에 대해 망설이지 않게 되었죠. 홈 가드닝을 통해 심리적 안정과 치유를 꾀하기도 하고, ‘자신만을 위한’ 바(Bar)를 꾸며 위로와 위안을 느끼는 일상은 낯설거나 어색하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집이라는 공간에서 상수(常數)로 존재하는 가구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내리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정체성과 개성을 투영하고 표현할 수 있는 대상으로 ‘가구’를 본격적으로 인식하게 된 것입니다.

이른바 ‘홈 인테리어’와 ‘홈 퍼니싱’으로 대표되는 트렌드는 특히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이전과는 다른 삶을 영위하고 있는 ‘뉴 노멀’ 시대는 코로나라는 원인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생겨난 것은 아닙니다. 1인 가구의 지속적 확대, 앞서 언급한 MZ 세대와 ‘나나랜드’의 주인공들이 주도한 ‘이미 도래한 미래’였죠. 집은 이제 의식주라는 기본 생활 조건을 충족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자기계발과 자아실현의 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구는 집이라는 공간을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꾸미고, 구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그 정체성을 키워가고 있죠. 이러한 변화는 시대와 패션에 타협하지 않는 ‘오리지널스’로서 MZ세대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변화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인간의 삶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사적 오브제’로서 가구


앞서 설명한 현 시점에서의 공간과 가구에 대한 인식의 변화 및 전환을 보다 긍정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 특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집이라는 공간의 의미 변화는 핵심 주연 배우인 가구의 본질과 정체성을 재정립할 필요성을 제기하기 때문입니다. 집은 단순 의식주를 해결하는 공간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취미활동을 함은 물론 휴식과 안정, 치유가 가능한 사적이면서도 복합적인 공간으로 진화하였습니다. 그에 발맞추어 변화한 위상과 정체성에 부합하는 가구에 대한 의미 규정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가구는 더 이상 사용을 기다리는 수동적 도구나 장치에 머물지 않습니다. 인간의 삶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정신과 감각에 영향을 미치는 사적 ‘오브제’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풍요로운 인문학적 오브제(가구)로 배치된 공간은 삶을 위로하고 상처를 보듬으며 나아가 미적 감수성을 고양시키기도 합니다. 여기서 현재의 소비자가 가구를 상상하고 선택하며,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원칙이 도출됩니다.

▲ 가구는 소비자를 위로하고, 미적 감수성을 고양시켜주기도 합니다.
▲ 가구는 소비자를 위로하고, 미적 감수성을 고양시켜주기도 합니다.

지금부터는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역동적 존재로서 가구를 상상하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집이라는 공간과 가구는 휴식과 안정에 중점을 둘 것인지, 자기계발과 자아실현을 더 중시할 것인지에 따라 그 의미를 달리할 것입니다. 사용자 각자의 공간에 대한 비전과 원칙에 부합한 가구의 선택과 배치가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하지만 또 다른 공간 구성의 트렌드인 1인 단위 생활환경은 집이라는 물리적 생활 공간의 협소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습니다. 원룸과 같은 제한된 공간에서 일과 휴식, 취미활동 등을 함께 모색해야 하는 것이죠. 이럴 때는 업무와 휴식 등 서로 성격이 다른 일상의 상황이 혼재하는 공간에 질서를 부여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제한된 공간을 콘셉트와 원칙에 맞게 시공간적으로 분할하여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때 가구의 역할이 또 한 번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가능한 한 업무용 의자와 조명은 업무 효율을 제고할 수 있도록 기능을 중시하여 선택해야 합니다. 공간의 ‘카멜레존’화를 꾀하여 공간을 변주하는 것이지요. (카멜레존화 - 상황과 목적에 따라 공간을 다양하게 변신시키는 것. 소비 공간이었던 곳이 체험공간이나 전시 공간으로 변모하는 등의 현상)

▲ 목적에 맞는 가구의 특성을 고려하여 선택하고, 활용합니다.
▲ 목적에 맞는 가구의 특성을 고려하여 선택하고, 활용합니다.

가구가 내게 말을 걸어온다 (어떤 가구를 구입할 것인가?)


서정적이고 고요한 사적 공간이었던 집이 이제는 역동적이고 생산적인 공간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구는 공간의 변화 양상과 그 궤를 같이 할 수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소비자에게는 어떻게 다가갈까요? 변화하는 집과 가구를 통해 이전보다 더 나아진 삶을 영위하기 위해 새로운 실천, 즉 새로운 선택과 소비, 사용 원칙이 필요해집니다. 속된 말로 표현하자면 ‘어떤 가구를 구입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구는 비교적 내구 연한이 긴 소비재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지요. 하지만 소비 자본주의가 보편화될수록 소비재의 교체 주기는 빨라집니다. 의류나 휴대폰은 말할 것 없고 가구 또한 신속한 교체의 운명을 피할 수 없습니다. 최신의 유행을 빠르게 반영한 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인싸’로 살아남기 위해 사람들은 ‘패스트 패션’ 상품처럼 가구를 긴급하게 그리고 강박적으로 소비하고 사용하는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그러는 사이에 가구에 개인적 의미와 가치를 아로새길 여유는 없어지고, 고유한 사용가치를 부여하기 힘들게 됩니다. 가구는 나에게 말을 걸지 않고, 나도 가구에게 냉담할 뿐입니다. 유행이 지나면 이내 싫증난 물건일 뿐인 가구는 온라인 중고마켓을 통해 팔릴 준비를 하거나, 심한 경우 대형 폐기물로 전락할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우리는 의류와 마찬가지로 나만의 공간을 장식하는 가구를 통해서도 자신의 정체성과 개성을 표현합니다. 패스트 패션 시대에 오히려 자신의 고유성(Originality)을 가구에 투영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원칙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얼마간 쓰고 유행이 지나면 폐기하거나 되파는 물건이 아니라 오랜 시간동안 사용하며 자신의 고유한 가치와 의미를 고스란히 쌓아가는 상호작용적 대상으로서 가구를 인식하면 좋겠습니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하여 자신만의 루틴으로 자리잡은 가구. 여기에 방점을 두어 소비와 사용 원칙을 세워 보시기 바랍니다.

▲ 소비자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수단으로서의 가구가 조명받고 있습니다.
▲ 소비자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수단으로서의 가구가 조명받고 있습니다.

유튜브에는 가구 사용후기와 언박싱 콘텐츠가 넘쳐납니다. 인스타그램의 #홈퍼니싱, #홈인테리어는 인기 태그로 자리잡은 지 한참입니다. 인플루언서들의 사용 후기는 가구 선택과 소비의 주요 고려 요인이 되곤 합니다. 이처럼 각종 플랫폼에서 쏟아지는 정보는 우리의 합리적 소비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구를 선택하고 소비하는 순간, 충족되는 욕망은 온전히 자신의 것일까요? 인싸로 살아남기 위한 대중의 욕망을 자신의 그것인 양 착각한 것은 아닐까 성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구를 통해 무엇을 하고, 어떤 것을 표현할지에 대해 구매 전 혹은 평소에 고민해 보세요.
새로운 가구와 소품을 구매한 후 인테리어가 완성되면 우리는 사진을 찍고, 영상을 찍어 1인 미디어 플랫폼으로 곧장 달려갑니다. 방 꾸미기, 홈 인테리어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좋아요’에 환호하고 비공감 댓글이 생기기라도 하면 크게 낙담합니다. 이처럼 반복되는 루틴 속에서 가구가 소비자와 상호작용하는 본연의 의미를 상실한 채로 남에게 전시하여 인정받는 도구로 전락한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오랫동안 곁에 두고 함께하는 친구와 같은 존재로 가구가 여러분과 함께 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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