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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의 비밀 : 이미 그 ‘무엇’이 된 것처럼 >

작성일 2020.05.12

조수빈 아나운서 / 영현대 1기


진짜 기자처럼 살았던 여대생


대학생 때 신문사의 인턴으로 근무 한 적이 있습니다. 배정받은 부서는 정치부 국회 담당팀. 요즘처럼 가벼운 스마트패드나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이라, 신문사에서 기자들이 사용하다 반납한 엄청나게 무거운 노트북을 지급받았습니다. 저는 매일같이 그 노트북을 어깨에 둘러매고 한 시간 반 거리를 출퇴근했습니다. 언론사 특성상 업무만큼 회식도 많아서 술도 처음 마셔봤고 늦게 퇴근하는 날도 부지기수였습니다. 스물 네 살의 저를 생각하면 마른 체형의 여대생이 자기 머리통보다 큰 노트북을 질질 끌다시피 하고 다니는, 어쩌면 노트북이 저를 끌고 다니는 것만 같은 모습이 먼저 떠오릅니다.

하지만 지금의 제가 생각해 보아도 그 시절의 나는 참 열심이었습니다. 기자 선배들이 시키는 의례적인 일들조차 최선을 다했습니다. 예를 들면 당 회의시간에 들어가 숨소리까지 받아 적기, 무작정 기다리며 취재원의 이야기 하나라도 더 건져오기 등입니다. 이런 것들은 조금 수동적으로 해도 아무도 뭐라고 안 했을 텐데, 누가 보든 말든 열정적이었습니다. 어쩌다 기사 작성을 해보라고 하면 신문에 실릴 것도 아닌데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까 백만 번 고민하며 쓰고 고치고를 반복했죠. 기자 선배들이 보기에는 대학생이 한 계절 잠깐 체험 삼아 해보는 일이겠지 싶었겠지만, 저는 매사에 마치 내가 진짜 기자인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 인턴 시절의 경험은 제게 귀중한 자산이 되었고, 이는 지금도 유효합니다.
▲ 인턴 시절의 경험은 제게 귀중한 자산이 되었고, 이는 지금도 유효합니다.

아나운서가 되기 전에도 나는 아나운서였다


“수빈 씨는 신문보단 방송으로 갈 것 같아.”

그분들께도 제 꿈이 보인 걸까요? 가만 있어도 이런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의 꿈은 아나운서였습니다. 인턴으로 국회의사당을 오가다 보면 정말 입사하고 싶은 KBS가 바로 눈앞에 있었는데, 티를 내지는 못했지만 아나운서가 된 내 모습을 상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하지만 단지 아나운서를 간절히 꿈꾼다고 해서 그 어떤 회사도 ‘너 시험보기만 하면 붙여줄게’ 하는 곳은 없었습니다. 그 때 제가 할 수 있는 건, 지금 하고 있는 신문사 경험도 언젠가 빛을 발할 거라고 생각하며 뭐든 열심히 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인턴일 때 ‘이미 기자가 된 것처럼’ 임했듯이, 아나운서 지망생일 때도 저는 ‘이미 아나운서가 된 것처럼’ 행동하고자 했습니다. 요즘에는 저 역시 긴 머리로 방송을 하지만, 대학시절 내내 단정한 단발머리를 고수했고 늘 깔끔하고 정돈된 옷차림을 위해 신경 썼으며 말 한 마디를 해도 또박또박 하려고 애썼습니다. 신문사 인턴으로 청춘을 불사르던 중 KBS 입사시험 일정이 시작되고 시험준비만 하는 것도 버거울 만큼 시간이 없었지만, 눈으로는 공부해야 할 내용을 읽으며 손으로는 국회의원들의 말을 받아 적는 신공을 발휘하며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기삿거리 건져오기' 근무를 위해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중에도 틈틈이 발음연습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치열한 시간을 보낸 지 반년이 채 되지 않아, 그 여대생은 KBS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4년 후, 어린 시절의 꿈이었던 뉴스 앵커가 되었죠!

▲ 무엇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열심히 살았던 여대생은 그토록 원하던 뉴스 앵커가 되었습니다.
▲ 무엇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열심히 살았던 여대생은 그토록 원하던 뉴스 앵커가 되었습니다.

성공의 비밀 첫번째 : 이미 성공한 것처럼 행동하기


일반적인 기준으로 볼 때, 저는 시험에 떨어진 적 없는 운 좋은 사람입니다. 개인적으로야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하더라도 적어도 남들이 보기에는 그랬습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제게 비결이 뭐냐는 질문을 많이 합니다. 꿈을 이룬 사람들에게 특별한 비밀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활동하며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본 결과, 저는 꿈을 이룬 사람에겐 생각보다 ‘평범한 비밀’이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이미 내가 원하는 그 ‘무엇’이 된 것처럼 믿고 모든 일에 임한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저 역시 평범한 학생일 뿐이었던 젊은 날에도 늘 ‘이미 그 무엇이 된 것처럼’ 행동했던 것이 꿈을 이루는 데 큰 몫을 한 것 같습니다. 신문사 인턴을 할 때는 이미 기자가 된 것처럼, 일상에서는 이미 아나운서가 된 것처럼. ’안 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은 가급적 하지 않으려고 했죠. ‘쉽게 되진 않겠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될 거야. 아니, 나는 이미 된 거야.’ 라고 믿으면서요.

저의 부모님은 훌륭한 분이지만 사회적, 경제적으로 아무나 해줄 수 없는 엄청난 조력을 해주신 건 아닙니다. 그저 늘 마음을 다해 성심껏 응원해 주셨죠. 특별히 ‘누구의 자식’으로 혜택을 누리지 않고 제 힘으로 여기까지 살아온 그 원천은 아마 ‘이미 된 것처럼’ 믿고 열심히 하는 마인드 세팅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사람의 인생이란 뚜껑 열면 다 똑같으니 제게도 말 못할 힘든 점이 많았지만, 어찌됐건 내가 하고자 했던 일을 하며 살고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 하고자 했던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 하고자 했던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성공의 비밀 두번째 : 사소한 것에도 최선을 다하기


이미 자신이 원하는 그 무언가가 되었다는 마음가짐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에게는 또 하나의 공통된 특징이 있습니다. 사소하고 작은 경험에도 성심을 다한다는 것입니다. 제 경우만 돌아봐도 그렇습니다. 단편적으로 대학시절, 6개월 남짓 현대자동차 대학생 기자단 ‘영현대’ 1기로 활동했을 때조차 저는 마치 현대자동차 직원이 된 것처럼 뭐든 열심히 활동했습니다. 자동차의 ‘ㅈ’도 몰랐던 시절이었지만 현대자동차 베이징 공장을 견학하며 자동차 전문가가 될 것처럼 꼼꼼하게 살펴보았고, 그때의 경험으로 언어학 전공자인 제가 경제학부 졸업논문을 쓰기도 했습니다. 십여 년이 훌쩍 지난 지금, 의도치 않았지만 제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여러 자동차를 소개하고 있는 걸 보면, 이런 작은 경험들은 나도 모르는 사이 차곡차곡 쌓여 전혀 예상 밖의 일들을 만드는것 같습니다. 15년간 KBS 아나운서로 치열하게 일하며 겪었던 크고 작은 무수한 경험들이 퇴사 후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현재에 밑바탕이 되고 있다는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 이미 원하는 바를 이룬 것처럼 믿고 행동하자!
▲ 이미 원하는 바를 이룬 것처럼 믿고 행동하자!

무언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안 될까봐 걱정하고 주변의 남들과 비교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꿈은 큰데 지금의 나는 너무 작고 멀리 있는 것만 같은 막막한 심정, 저 또한 사람인지라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 생각에 너무 얽매여 있는 사람들은 결국 끝까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잘 된 나의 모습을 상상하기도 모자란 시간에 안 될까봐 걱정하는 순간 안 된 나의 모습이 연상되니, 시간낭비일 뿐입니다. 예전 유행가 가사의 ‘걱정하는 것을 걱정하지 마’처럼 걱정은 걱정을 해결해주지 않습니다. 걱정하는 시간에 ‘언젠가는 된다’는 마음으로, ‘이미 된 것처럼’ 믿고, 할 수 있는 일들에 성심을 다하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요?

운동을 어떻게 하는지,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자기계발을 어떻게 하는지… 세상에 방법론은 너무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방법론은 하나의 진리로 귀결되지 않을까요? 꿈을 이루고 싶다면 이미 그 꿈 속의 내가 된 것처럼 믿어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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