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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봉사단이 직접 말하는 통역 봉사 ‘꿀팁’과 ‘유의사항’

작성일 2019.10.21
교육 봉사, 해외 봉사, 배식 봉사 등 봉사활동은 대학 생활을 하면서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 중 하나입니다. 그중 대학생이라면 꼭 해봤으면 하는 이색적인 봉사활동인 통역 봉사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통역 봉사, 왠지 모르게 어렵고 까다로울 것만 같다고요?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파견되는 국제회의부터 참가자와 신나게 춤을 추는 국제 페스티벌까지 종류는 다양하니까요. 통역봉사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통역 봉사의 꿀팁과 유의사항을 전해드립니다.

1. 만약 통역 중 단어가 기억나지 않는다면? 이렇게 대처하자!


▲ 헌법재판소 30주년 기념 국제회의 사진
▲ 헌법재판소 30주년 기념 국제회의 사진

Q. 통역 봉사활동을 하면서 단어를 잊어 식은땀을 흘렸던 경험 한 번쯤 다 있을 것 같아요. 자신의 경험과 상황 대처 꿀팁들을 공유해주세요.

김민형 (21, 숙명여대 TESL 전공): “2008년에 방문했을 때, 당시 국방부 장관과 만났어요. 잘 지내시는지 안부 전해주십시오.” 헌법재판소 30주년 기념 국제회의에서 리에종(회의에 참석하는 VIP를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는 특수임무를 띤 요원)으로 활동할 때 저를 당황하게 한 문장이에요. 긴장감에 사로잡히면 알던 단어도 모조리 까먹는 백지상태가 되는 거 아시죠? ‘국방부 장관’ 이 단어가 아무리 생각해도 안 떠오르는 거예요. 그때 나름 급한 대로 ‘the minister’(장관)라는 상위어로 단어를 대체했는데, 덕분에 아찔했던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어요. 만약 정확한 단어가 생각이 안 난다면 저처럼 그 단어의 상위어로 대체하는 것을 추천해요. 예를 들어 ‘살쾡이(wildcat)’가 기억이 안 난다면 ‘cat(고양이)’으로 바꾸어 쓸 수 있겠네요.

박혜수(21, 숙명여대 영어영문학전공): 통역 중 어려운 전문 용어를 마주칠 때가 있습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해외입양인 수행 통역’을 했을 때였어요. 당시에 해외입양 관련 지식도 없었고 어떤 용어들이 자주 쓰이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통역을 진행해야 했어요. 특히 주민센터에서 요구하는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 양친 가정조사서 등 서류 종류를 통역하는 과정에서 참 난감했던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당황스러운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 활동을 나가기 전 해당 행사에 자주 사용하는 전문 용어를 수첩에 필기해가는 편이에요.

2. 통역사의 입은 천 근 같아야 한다. 행사 중 오고 간 이야기는 절대 누설 금지!


▲ ASIA-PACIFIC 세계리틀야구대회
▲ ASIA-PACIFIC 세계리틀야구대회

Q. ‘통역사의 입은 천 근 같아야 한다’라는 말이 있어요. 통역 업무를 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대외비를 듣고 통역해야 하는 일이 발생하죠. 혹시 업무 기밀 사항을 통역해야 했던 경험이 있나요?

최유정 (21, 숙명여대 TESL 전공): 제가 직접 경험한 적은 없지만, 다른 단원이 처한 상황을 목격한 적은 있어요. 세계리틀야구대회에 참여했을 때의 일이에요. 한 팀의 코치단이 다른 팀 통역사에게 그 팀의 경기 전략, 훈련 시간 등을 은근슬쩍 물어보시더라고요. 팀 간의 승패가 걸려있는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에 함부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은 당연히 엄금이었죠. 다행히 그 단원은 기본적인 정보만을 전달함으로써 유연하게 상황을 대처했습니다.

3. 야, 통역! 이리 와봐. 무례한 운영진의 태도,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 헌법재판소 30주년 기념 국제회의 사진
▲ 헌법재판소 30주년 기념 국제회의 사진

Q. 통역봉사자를 무례하게 대하는 운영진을 마주했던 경험이 있나요? 관련된 자신의 경험과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지 말씀해주세요.

최유정 (21, 숙명여대 TESL 전공): 한 행사에서 무례한 운영진의 태도를 경험한 적이 있었는데, 본래의 성격대로라면 곧바로 운영진을 찾아가 항의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학교를 대표해 파견된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이성적으로 반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따금 통역을 의뢰한 업체로부터 기분 상하는 일을 당할 수 있는데, 이때에는 개인적으로 항의하기보다는 소속된 단체(봉사단, 동아리) 대표단에 대처를 요청하는 것을 추천해요. 더욱 공적인 수준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박혜수 (21, 숙명여대 영어영문학전공): 가끔 무례한 태도를 보이는 분들이 계세요. 정중하게 혜수 씨라고 불러주는 분도 많지만, 가끔 “어이!” “빨리 와봐” 등 반말로 부르며 제가 맡은 임무 외의 것들을 요구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정말 난감하고 기분도 상하지만 원활한 진행을 위해 침착하게 대응하는 편이에요. 가끔 행사 당일 급작스럽게 동시통역을 부탁하는 업체도 있는데, 사전에 논의되지 않은 업무를 요청한다면 냉철하게 거절해야 합니다.

4. 의전 할 VIP의 이력들을 미리 조사해오자! 언제 어디서 유용하게 쓰일지 모른다


▲ 헌법재판소 30주년 기념 국제회의 사진
▲ 헌법재판소 30주년 기념 국제회의 사진

Q. 통역의 매력 중 하나가 바로 대학생 신분으로 세계 각국의 VIP를 만날 수 있는 것인데요. VIP를 만나기 전에 미리 준비해갔으면 하는 것들이 있나요?

박혜수 (21, 숙명여대 영어영문학전공): 헌법재판소 30주년 기념 국제회의 때 행사 전 미리 재판관분들의 사진과 이력들을 조사하고 갔던 경험이 있어요. 덕분에 첫 만남부터 빠르게 얼굴을 파악해 신속하게 안내할 수 있었고, 며칠 동안 담당 재판관 및 수행원분들과 자연스럽게 대화 주제를 이끌어갈 수 있었습니다.

조영인 (22, 숙명여대 TESL 전공): 정말 공감해요. 저 같은 경우는 말레이시아 재판관 의전을 담당했는데, 채식주의자인 것을 미리 조사해둔 덕에 식단을 특별히 세심하게 신경 써드릴 수 있었습니다. 행사 마지막 날 ‘덕분에 한국이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정말 뿌듯했어요.

5. 공식 석상 매너와 예절 꿀팁, 미리 기억하기!


▲ 세계교육포럼 사진
▲ 세계교육포럼 사진

Q. 대학생이 국제회의와 같은 공식 석상에 참여하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통역 봉사는 초청된 VIP 및 고위직 인사들을 대하는 매너와 예절을 배우기 좋은 기회이죠. 통역 경험을 통해 배운 공식 석상 매너 꿀팁을 전수해주세요!

유세진 (23, 숙명여대 중어중문학부): 저는 명함을 드릴 때 반드시 일어서서 오른손으로 드려야 하며 명함을 받고 난 후 즉시 집어넣지 않고 읽어보고 넣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어요.

김민형 (21, 숙명여대 TESL 전공): 왼손잡이도 악수는 오른손으로 하는 것이 예의라는 것, 용건이 끝나면 인사말을 정중히 하고 전화를 건 쪽에서 먼저 수화기를 놓아야 하는 것, 다만 상대방이 윗사람일 경우 상대방보다 늦게 끊는 것이 예의라는 것 등 여러 매너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 헌법재판소 30주년 기념 국제회의 사진
▲ 헌법재판소 30주년 기념 국제회의 사진

통역 봉사는 언어를 통역하는 업무를 넘어 사람을 대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의미 있습니다. 대학생을 위한 이색 경험, 통역 봉사에 대해 유용한 정보가 되었으면 합니다. 알면 알수록 숨은 매력이 존재하는 통역 봉사, 대학 생활이 끝나기 전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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