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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현대 OB를 만나다 ①] 구글코리아 김태원 상무

작성일 2018.06.05

“문 밖에 있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세요!”



국내 최고의 대학생 대외활동 프로그램인 ‘영현대 글로벌 대학생 기자단’이 올해로 15주년을 맞이했습니다. 1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이어져 온 프로그램인 만큼, 영현대 기자단을 거쳐간 사람도 500명이 넘는데요. 대학 시절, 개성과 실력을 뽐내며 소위 말하는 ‘한가락’ 하던 그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사회 각계각층에서 멋진 모습으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고 있는 영현대 기자단 출신 OB 멤버들을 영현대 기자단이 직접 만나봤습니다.

‘영현대 기자단, OB를 만나다!’

그 첫 번째 이야기는 영현대 기자단의 모태가 된 현대자동차 BGF 활동을 한 김태원 OB입니다. BGF는 ‘Be Global Friends’의 약자로 현대자동차의 해외 법인과 세계 각국을 탐방하는 취재단이었죠. 영현대 기자단의 조상님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김태원 OB는 영현대 기자단을 반갑게 맞았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을 다시 한번 실감하고 있습니다.

김태원 OB는 현재 구글코리아에 상무로 재직 중입니다. 2006년 구글코리아에 입사했고, 2016년, 입사 10년 만에 상무직에 오르는 등 성공한 직장인만이 아니라 유명강사로 청년 멘토로 화려한 이력과 언론의 주목을 받는 김태원 OB. 그의 대학 생활은 어땠는지, 그가 20대와 영현대 기자단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줬는지 귀 기울여보세요. 지금 시작합니다.

학교 붙박이었던 대학 시절


“구글코리아 광고 비즈니스팀에서 디지털 광고 솔루션을 맡고 있는 김태원입니다.”라는 간결한 자기소개로 인터뷰는 시작됐습니다. 몇 년 만의 인터뷰라며 조금은 어색한 미소를 보이던 김태원 상무. 무엇이 그를 인터뷰에 나서게 했을까요? 수많은 활동을 했지만 영현대와의 소중한 인연은 잊을 수 없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강의 등을 통해서 사람들을 자주 만나긴 했는데 지난 몇 년 동안 인터뷰 요청은 정중히 사양했었죠. 하지만 영현대 기자단의 인터뷰 요청은 쉽게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라는 그의 인사말에서 영현대와의 진한 연결고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호감형 얼굴에 30대에 글로벌 기업의 상무 타이틀. 못 가진 게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정신을 차리고 인간 김태원을 바라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은 ‘대학 생활’이었습니다. 지금의 김태원 상무를 만든 대학 시절은 과연 어땠을까요?
“수업 없는 날이 싫을 만큼 대학 생활이 재미있었어요. 수업이 없는 날에도 학교에 갔으니까요. 돌이켜보면 그 당시 제게 집은 잠만 자는 곳이었어요. 학교 가는 게 아니라 학교에서 지내다 집에 잠자러 가는 셈이요.”

‘수업 없는 날이 싫었다고?’ 쉽게 공감할 수 없는 말이죠. 하지만 김 상무의 이야기를 들으니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빈둥거리는 제 모습이 싫었어요. 하지만 학교에 가면 무언가를 하게 되고 늘 새로운 일들이 벌어지는 기분이었죠. 주어진 시간을 하나도 낭비 없이 모두 꽉꽉 채워 쓰고 싶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대외활동이나 공모전에 참여했고, 그럴 때마다 심리적 안정감 같은 걸 느꼈던 것 같아요. 현대자동차에서 BGF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한 것도 같은 이유죠. 대학생활이 너무나 좋아서 졸업하기 싫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하는 궁상(?)을 떨기도 했죠.”


그의 대학 생활을 벤치마킹하기에는 우리가 지극히 평범하다는 사실에 좌절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가 열정으로 가득한 완벽한 대학 생활을 보낸 것처럼 보였으니까요. 하지만 그 역시도 늘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비범하게 지냈던 건 아닙니다. 그 반증이 군대입니다. 김 상무는 늦은 학년에 군대에 갔는데,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아, 그건 아무 생각 없이 학교만 열심히 다니다 보니 일정이 늦어져서 그렇게 된 거예요(하하).”

무심한 듯 솔직하게 말하는 그에게서 인간의 냄새를 느낀 순간이었죠. 마음도 조금 편해졌습니다.

여행으로 견문을, 연애로 나를 넓혀


늦은 군 생활 때문이었을까요? 그는 군대에서 ‘자유의 소중함’을 많이 느꼈다고 합니다.

“한밤중에 초소 경계를 섰는데 저 멀리 차 한 대가 지나가는 걸 봤어요. 칠흑 같은 어둠을 가르는 빛줄기를 보니 그 시간에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그 차가 너무나 부러운 거예요. 그 일을 계기로 제대하면 대학생으로 자유를 더욱 소중히 여기고, 누려야겠다고 생각했죠.”

제대 후 그는 더 열심히 살았습니다. 영현대 기자단을 포함해 리포터, 공모전, 봉사 활동 등 많은 활동을 섭렵했죠. 영현대 기자단 활동을 통해서 그는 중국에 가는 기회도 얻었습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처럼 당시는 외국 탐방을 하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았는데 기회를 잡은 것이죠. 김 상무는 영현대 기자로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을 돌아보며, 글로벌 현대차의 성장과 위상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그때 쌓은 인맥은 지금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활동을 하면서 ‘나는 복 받았구나’라는 생각을 했는데요. 우리 사회가 대학생들에게 비교적 너그럽고, 또 많은 기회를 주려고 한다는 걸 깨달았죠.”

대학생 시절로 돌아간다면 그에게도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을까요?

“먼저 여행을 더 많이 가고 싶어요.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고, 곧 나의 세상을 넓혀주는 경험이 되니까요. 온 지구를 무대 삼아 세상을 넓힐 수 있게 전 세계 인구를 나의 분모로 삼는 것이죠. 글로벌 인재가 된다는 것은 단지 어학연수를 가고 영어공부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죠.”

대학생 때 이런 생각을 못 한 것이 너무 아쉽다는 그에게 여행은 새로운 시각이었습니다. 그의 말을 빌리면 꼭 물리적으로 비행기를 타고, 배를 타고 떠나는 여행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인터넷 검색 창에 어떤 키워드를 넣을지 생각해보는 것도 여행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특별한 여행, 나만의 여행을 생각한다면 엉뚱한 키워드를 넣어보는 겁니다. 인터넷에 있는 영상과 콘텐츠가 지닌 시간들. 그 시간들은 어찌 보면 인간이 가진 가치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이죠.

“예전에 ‘슬로모가이즈(The Slow Mo Guys)’라는 유튜버 영상을 본 적 있어요. 그냥 슬로우 모션을 보여주는 영상인데, 처음엔 ‘이게 뭐지? 이게 인기 있다고?’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하지만 슬로모가이즈의 구독자가 1,100만 명이 넘는 걸 보고 의문이 풀렸어요. ‘이게 기회고 새로운 세상이구나!’”

네, 맞습니다. 슬로모가이즈는 큰 그림을 그리고 시작한 것이죠. 분모를 전 세계 80억 명을 대상으로 잡은 것이에요. 분모가 클수록 기회는 늘어나고, 그 영상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을 수 있죠. 영현대 기자단 활동도 그렇죠. 글로벌 대학생 기자단!


그는 여행에 이어 연애도 추천했습니다.

“대학 생활을 하며 여러분이 가진 감정의 밑바닥을 보았으면 좋겠어요. 가장 좋은 방법은 ‘연애’라고 생각해요. 연애를 하면 내가 얼마나 질투심이 많은지, 얼마나 소심한 사람인지 본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요. 그 일을 대학생 때 하지 못하면 사회에서 해야 할지 몰라요. 사회에서 나의 가장 밑바닥을 본다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죠”

지금은 창조하기 좋은 시대


지금은 특별한 사람이지만 김태원 상무의 대학 생활은 보통의 대학생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즐거운 것을 찾아다녔으며, 연애를 하며 감정의 밑바닥을 보기도 했죠. 그렇다면 지금의 그는 현재의 대학생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을까요?

“대학생들을 만나보면 모두 취업과 진로 때문에 힘들어해요. 하지만 조금만 관점을 바꾼다면 어떨까요? 지금은 창조하기 좋은 시대입니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기회를 얻기는 어렵지만, ‘기회를 창조하는 기회’는 많아졌어요. 80억 명이 공존하고 있는 넓은 시장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면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아질 거예요. ‘어떻게 기회를 얻을까? 보다는 어떻게 기회를 만들까?’라는 고민을 했으면 좋겠어요.”

취재를 진행한 영현대 기자단도 나름의 기회를 만들어보고자 도전한 사람들이라 김 상무의 말은 격한 공감을 불러왔습니다. 같은 영현대 기자단, 그것도 중국 현장 탐방까지 다녀온 OB 선배니까요. 더 많은 이야기, 더 구체적인 조언을 듣고 싶었습니다. 이야기를 하면서 인터뷰가 아니라 영현대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해준다는 생각이 더 깊어졌습니다.

“무엇을 해왔는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는 세 가지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해요. 지금까지는 무엇을 해 왔는가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그동안 배운 것과 해온 것을 바탕으로 무엇을 더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준비해야 해요. 과거에 무엇을 해왔는지를 설명하는 것보다 현재와 미래의 관점에서 내 가치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좋아하는 것은 나를 찾아오지 않는다


예정된 인터뷰 시간을 꽤 넘겼지만, 김태원 상무는 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영현대 OB 선배로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태원 선배님) 시간이 참 야속했지만, 눈물을 머금고 영현대 기자단은 그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라 방황하고 갈등하는 20대들이 많은데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 걸까요?

“예전에 읽은 책의 서문을 인용하고 싶습니다. ‘사람은 사고 싶은 것이 있어서 시장에 가기도 하지만, 무엇을 사고 싶은지 알고 싶어 시장에 가기도 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가만히 앉아서 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정말 위대한 사람일 거예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기 위해 문밖을 나서고 많은 일을 해봐야 해요. 저는 재수 생활을 할 때 제가 고시 체질인 줄 착각하고 있었어요. 대학에 와서 알았죠. 활동적이라는 것을요. 가만히 있었으면 제가 활동적이라는 것을 몰랐을 거예요. 움직였고 그 속에서 영현대 기자단 같은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죠. 내가 좋아하는 것은 나를 찾아오지 않아요. 내가 직접 찾아 나서야 하죠. 그렇기 때문에 20대들이 많은 일을 경험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대학생이 가진 장점이잖아요.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자체 휴강도 할 수 있고요.”

가지 않은 길은 길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는 곳이 새로운 길이 된다고 믿는 것. 영현대 OB로서 작게 인터뷰를 시작했지만, 끝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벅참이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자 그제야 ‘선배’라는 단어의 친근함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짐했습니다.

‘해주신 말씀 잘 새겨서 영현대를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보고 꿈꾸겠습니다. 선배님처럼요.’

▲ 영현대 기자단 16기(이동재, 곽성빈, 김영환, 양명호)와 김태원 상무(가운데)
▲ 영현대 기자단 16기(이동재, 곽성빈, 김영환, 양명호)와 김태원 상무(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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