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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연출자 이기쁨에게 연극이란

작성일 2019.12.06
줄리엣과 줄리엣, 산책하는 침략자 등, 대한민국 연극계에 신선한 충격을 준 창작집단 LAS의 수장 이기쁨 연출가. 그녀는 셰익스피어의 대표작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줄리엣과 줄리엣’으로 만들며 우리가 늘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에 질문을 던집니다.

이기쁨에게 연극이란


출처: 인천문화재단
출처: 인천문화재단

출처: 창작집단 LAS
출처: 창작집단 LAS

이기쁨 연출은 자신을 ‘연극하는 이기쁨’이라고 소개합니다.

“연극은 제 인생의 대부분이고, 삶의 근본이에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데, 24시간, 인생의 대부분을 연극에 투자하고 있죠. 직업 특성상 출퇴근 시간, 자유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요. 쉴 때도 공연을 보러 가고요.”

그녀는 고등학생 때부터 영화 동아리 활동을 했고, 영화를 하기 위해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에 진학합니다.

”영화도 함께 하는 작업이 있기는 해요. 그런데 작업을 할 때 편집을 하거나 시나리오를 쓸 때는 특히 혼자 하는 일이 훨씬 많다고 느꼈어요. 반면에 연극은 24시간 내내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조율하죠. 이게 제 적성과 성격에 더 맞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연극연출로 진로를 정하게 됩니다.

‘연출’ : 작품이라는 배의 선장


출처: 창작집단 LAS
출처: 창작집단 LAS

“연출은 공연이라는 배의 선장이에요. 이 배가 어떤 항로로 어떤 방식으로 갈 건지 결정하고 책임지는 역할이죠.”

이기쁨 연출은 공연이라는 배에 여러 역할을 맡은 선원들이 있다고 합니다. 연출은 그 선원들과 소통하고 조율하는 구심점에 있는 사람이다 보니 ‘소통의 능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예술적 재능이나 창의적 생각도 중요하지만, 이야기를 듣고 대화를 나누고, 의견이 다를 때에는 수용할 줄도 알고 설득할 줄도 아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창작집단 ‘LAS’


출처: 창작집단 LAS
출처: 창작집단 LAS

출처: 창작집단 LAS
출처: 창작집단 LAS

이기쁨 연출이 선장으로 있는 창작집단 LAS는 2009년 창단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작품을 만들며 함께 공부하다 보니 뜻이 맞았던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 동료들과 시작한 창작집단입니다.

“저는 LAS를 통해 사회 흐름에 맞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시대는 계속해서 변하고 있어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낯설었던 이야기가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죠.”

그녀는 끝없이 변하는 사회를 공부해야 한다고 합니다. 게으르게 살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너무 앞서지도, 뒤처지지도 않은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연극 덕후들 사이에 ‘믿보라’라는 말이 퍼져 있습니다. ‘믿고 보는 라스’라는 뜻인데요, 아마도 창작집단 LAS가 끊임없이 공부하며 시대 흐름에 맞는 이야기를 공연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연출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출처: 창작집단 LAS
출처: 창작집단 LAS

연출을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기쁨 연출은 “하지 마세요.”라고 답합니다.

“어떤 집단에서나 책임자는 늘 어렵죠. 그런데 연극은 사람들이 모여서 하다 보니, 책임자 역할이 더 어려운 것 같아요. FM이라고 하죠? 메뉴얼이라는 게 없어요. 있지만 모든 프로덕션에 동일하게 적용하기 힘들어요.”

출처: 창작집단 LAS
출처: 창작집단 LAS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에요. 상황에 따라 변수가 많고, 그것에 대해 예측하고 파악하고 유동적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을 연출이 져야 해요.”

“도중에 관두는 분들을 봤을 때 반은 경제적 이유로 관둔다면, 반은 이런 것에서 오는 힘듦으로 인한 거예요. 연출은 그 힒듬과 어려움의 총합이죠.”

“그런데 이에 대한 보상은 마음의 보상이에요. 자아실현과, 자아 성찰, 눈에 보이지 않는 허상 같은 것. 이걸 삶의 우선 가치로 둔다는 게 너무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하지만 충분히 마음먹고 시작한다면 물론 재미있고 매력있기도 해요.

그럼에도 연극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


출처: 창작집단 LAS
출처: 창작집단 LAS

“돈 한 푼도 못 벌어도 좋으니 연극을 하고 싶다!”
그녀는 대학을 졸업 후 다닌 지 일 년이 채 안된 회사를 관뒀습니다. 이렇게 일을 하고 돈을 벌어서, 공연을 보기만 할 거라고 생각하니 답답했다고 해요. 그녀는 좋아하는 공연을 보고 싶은 게 아니라, 하고 싶었으니까요.

결국 그 마음을 놓지 못한 그녀는 연극판으로 돌아옵니다. 다시 시작하기 위해 극단 ‘드림플레이’의 연출부에 들어가 작품을 하다, 독립해 창작집단 LAS를 창단합니다. 하지만 창단 후 5년여를 열심히 작업했음에도 여전한 생활고로 대학 조교 사무직에 다시 취직합니다. 예전 회사 생활과 그리 다르지 않았지만, 그녀가 2년간 사무직 일을 버틸 수 있었던 건 퇴근 후 연극 연습 덕분이었습니다. 그 시간이 그녀에게는 보상이고 선물이었습니다.

출처: 창작집단 LAS
출처: 창작집단 LAS

그래서 그녀는 연극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하고 싶은 건 사람마다 다르고, 이기쁨 연출은 연극을 선택했기 때문이죠.

“연극을 하며 많은 어려움이 따르지만, 저는 제가 선택했기에 어려움을 안고 가려고 해요. 시간이 흐르며 해결방안을 찾고 있어요. 차차 나아지겠죠.”

출처: 인천문화재단
출처: 인천문화재단

우리는 누구나 꿈을 갖고 있습니다. 꿈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며 나아가는 이기쁨 연출. 그녀의 항해를 응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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