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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쁨주의! 한복 입고 고궁 야간개장 즐기기

작성일 2017.07.31

안녕하세요! 요즘 날씨 때문에 많이 힘드시죠? 밤에는 열대야, 낮에는 푹푹 찔 것 같은 폭염으로 힘든 여름방학을 보내고 계실 거로 생각합니다. 또 이번 여름은 장마 기간도 길고 유난히 소나기가 자주 내리는 것 같아요. 얼마 전 저는 친구와 함께 창경궁 야간개장에 다녀왔는데 밤에 예고도 없이 찾아온 비 때문에 입고 간 한복과 DSLR 카메라가 물에 젖는 아찔한 경험을 했답니다. 여러분은 외출 시에 저처럼 실수하지 마시고 갑작스러운 소나기에도 잘 대처하시길 바랍니다.

이번에 제가 소개할 콘텐츠는 ‘한복 입고 친구와 함께 고궁 야간개장 즐기기’입니다. 나가서 놀고는 싶은데 더워서 고민이 되신다면 해가 질 무렵 고궁 야간개장에 다녀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특히 여름에는 낮에 관람하는 것보다 별빛 아래서 아름다운 도시의 야경과 함께 고궁을 바라보는 것이 더 설레는 일이니까요. 돌담길을 배경으로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방법부터 야간 고궁 관람 포인트까지 지금부터 꿀팁을 하나하나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CHECK
방문하기에 앞서 꼭 알고 가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고궁 야간개장은 계절별로 일정 기간에만 개장하고 있어 정해진 날짜에 맞춰가야 하며 온라인으로 입장권을 사전 구입해야 합니다. 개장 약 2주 전 옥션과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1일 2,000명으로 입장 수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2017년 7월 야간 개장일 기준)

PART 1. 한복 대여하기



고궁에 무료로 입장하는 방법이 한 가지 있는데요. 바로 한복을 입고 가는 것입니다. 한복이 없다 하더라도 걱정하지 마세요. 최근에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주변에 많은 한복대여점이 생겨 값싼 가격으로 빌릴 수 있답니다.

가게마다 각기 다른 특색의 한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게 맞는 한복을 선택하기 위해선 사전조사가 필수입니다. 만약 고르기가 어려워 직원분께 부탁하면 친절하게 추천해주십니다. 평균적으로 기본 한복 대여 가격이 2시간에 만 원 정도 하는데 온라인으로 예약을 하거나 각 한복점에서 진행하는 SNS 이벤트에 참여하면 더 싼 가격으로 대여할 수 있습니다.



저와 함께 간 친구들은 여러 한복점 사이트를 비교해보고 마음에 드는 한복을 선택한 후 예약을 진행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마침 이곳에서 이벤트를 하고 있어 5시간을 빌렸는데도 만 원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신발은 3,000원을 추가하면 대여 가능했고 예쁜 머리띠는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빌려주셨답니다.



많은 사람이 여름에 한복을 대여하기 때문에 빌리기 전에 땀 냄새 걱정도 됐고, 청결 상태에 대한 의문도 있었습니다. 대여점에 직접 가보니 체계적으로 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갔던 곳은 직원분들이 드라이와 다림질을 해서 구김도 얼룩진 부분도 없는 깨끗한 한복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착용감도 좋았고 무엇보다 쾌적한 느낌을 받아서 기분 좋게 한복을 입고 창경궁으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PART 2. 창경궁 돌담길을 배경으로 친구와 인생 샷



창경궁 야간개장 시간보다 대략 1시간 정도 일찍 도착했습니다. 예쁘고 우아한 한복을 입었기에 오늘은 무엇보다 많은 인생 샷을 친구와 함께 건지고 싶었는데요. 많은 사람이 시간에 딱 맞춰서 도착하는 경향이 있는데 여유 있게 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개장시간이 임박해서 오면 돌담길 방향으로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어 창경궁 외곽을 배경으로 촬영하는데 제한이 많습니다. 미리 사진도 찍어보고 팸플릿으로 좋은 스팟을 확인한다면 긴장도 풀리고 보다 즐겁게 창경궁을 관람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어두워지면 사진을 찍어야지’라고 생각했다면? 물론 밤에 찍을 수 있겠지만 인물사진은 최대한 해가 하늘에 있을 때 촬영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명, 가로등 불빛, 창경궁 내에 있는 등을 활용해 인물 촬영을 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모델의 입장에서 한복 입고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팁 3가지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1. 처음부터 카메라를 보는 것이 부자연스럽다면 시선 처리는 대각선 방향으로

평소 카메라와 거리가 먼 사람이라면 자연스러운 표정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특히 촬영자와 모델이 처음 보는 사이라면 더 어색하고 부끄러울 것입니다. 첫 촬영부터 카메라 렌즈를 계속 바라보기보다는 대각선 방향을 보거나 살짝 눈을 감는 것이 도움 됩니다.

2. 정면을 보고 촬영할 땐 다른 곳에 시선을 두었다가 카메라 렌즈를 바라보자

이때는 촬영자와 모델의 호흡이 중요합니다. 카메라를 세팅하는 동안 모델이 카메라를 계속해서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면 긴장감만 고조되고 자연스러운 표정이 잘 나오지 않습니다. 시선을 편안한 곳에 두었다가 촬영자가 준비됐을 때 고개를 돌려 렌즈를 바라보면 보다 안정감 있는 사진을 건질 수 있습니다.

3. 손은 배꼽 위에 살포시 얹자

생전 입지 않았던 한복을 입으니 사실 표정이나 동작에 어색함이 묻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무난하고 자연스럽게 연출된 사진을 찍는 방법은 배꼽 위에 손을 얻는 것입니다. 한복을 입고 주먹을 너무 꽉 쥐고 있거나 손을 벌리고 있으면 오히려 표정이 경직돼 보입니다. 잊지 마시고 손을 배꼽 위에 살포시 올리고 촬영하셔서 원하는 사진을 얻기 바랍니다.


PART 3. 창경궁 야간개장



입장하기 전 온라인으로 구입한 입장권을 이곳에서 확인받아야 합니다. 이때 예매자 명의의 신분증을 반드시 들고 가야 하며, 한복 착용자로 예매했다면 티켓 판매원에게 반드시 착용하고 있는 한복을 보여주어야 무료 표를 발권 받을 수 있습니다.


날씨가 정말 원망스러웠습니다. 비를 잔뜩 품고 있던 먹구름이 야간개장 입장과 동시에 굵은 빗줄기를 쏟기 시작했습니다. 창경궁은 야간매점을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일단 이곳에 들어오면 다시 나갔다가 올 수 없기 때문에 우산을 구입할 방법이 없습니다. 혹시 비가 올 것 같은 조짐이 보이면 입장하기 전에 미리 외부 편의점에서 우비나 우산을 사서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사진에 보이는 연못은 춘당지입니다. 언덕에서 흘러내린 작은 냇물이 모여 만들어졌으며 위에서 내려다보니 표주박 모양처럼 보이기도 했는데요. 현재 만들어진 2개의 연못은 1909년에 조성됐습니다. 위에 있는 연못은 실제 조선시대 춘당지라는 연못이었고, 아래쪽은 연못이 아니라 임금이 백성들의 생활을 체험하고자 농사를 짓던 내농포라는 곳이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이곳에서 과거시험을 치르기도 했으며 그때는 지금보다 지대가 높았다고 합니다.


빗줄기가 좀처럼 약해지지 않았지만 야간 창경궁의 하이라이트인 고궁음악회를 보기 위해 통명전으로 이동했습니다. 창경궁의 고궁음악회는 우리나라의 국악과 현대음악이 섞인 퓨전음악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SNS를 통해 이슈가 돼서 이 공연을 보기 위해 창경궁을 여러 번 방문한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인기와 그 열기가 대단했는데요. 공연 시작 20분 전인데 빈자리는 찾을 수 없었고 우산을 들고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올해 고궁음악회의 주제는 ‘감(感), 흥(興), 통(通)’으로, 전통음악 공연을 통해 고궁과 일상의 자연스러운 만남을 시도했습니다. 우리 국악의 소리와 함께 섞인 빗소리는 공연의 분위기를 한 층 더 고조시켰습니다. 고즈넉한 고궁에서 듣는 흥겨운 우리 음악, 빛의 날개를 단 가무악의 향연, 화려한 고궁을 배경으로 피어나는 전통 음률의 향기가 여름밤의 창경궁을 휘감았습니다.

공연은 약 40분간 펼쳐졌습니다. 공연단은 관객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마지막 앙코르 무대까지 화려하게 장식했습니다. 동서양의 만남, 고전과 현대의 만남 등 시대와 문화를 아우르는 협연으로 펼쳐지는 가무악의 향연은 창경궁의 야간공연에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볼거리입니다. 국악과 클래식의 이색적인 만남이 궁금하시다면 창경궁 고궁음악회에 꼭 한번 가시길 바랍니다.

PART 4. 환경전&경춘전, 숭문당&문정전


▲ 환경전
▲ 환경전

▲ 경춘전
▲ 경춘전

경춘전과 환경전은 통명전, 양화당과 함께 창경궁의 내전을 이루는 침전입니다. 이곳을 중심으로 왕과 왕비의 생로병사가 이루어졌다고 하는데요. 경춘전은 성종이 1483년 인수대비를 위해 지었지만 정조와 헌정이 이곳에서 탄생하고 많은 왕후가 여기서 승하한 것으로 보아 대비뿐 아니라 왕비와 세자빈도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비해 환경전은 왕이나 세자가 주로 기거를 했던 공간이었습니다. 조선 11대 왕 중종은 오랫동안 앓아 오던 풍과 합병증으로 환경전에서 승하했는데 20년 동안 대장금이 이곳에서 왕의 주치의로서 보필했으며, 조선 22대 왕 정조는 본인의 탄생을 기념해 내부에 ‘誕生澱(탄생전)’이라고 친히 쓴 현판을 환경전에 걸기도 했습니다.

경춘전과 환경전 모두 성종 14년 창경궁 창건 당시 세워졌지만 임진왜란, 이괄의 난, 순조 연간 대화재 등으로 소실과 재건을 반복하는 안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 함인정
▲ 함인정

창경궁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함인정입니다. 멋진 정자 위에서 편히 쉬다 갈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눈에 보이지 않는 자리싸움이 치열했는데요.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온 관람객이 함인정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조선시대에도 함인정은 지금처럼 소통의 공간이었습니다. 남향에다 앞마당이 넓게 트여 있어 왕이 신하를 만나고 경연도 하고 연회를 베푸는 데 사용됐습니다. 함인정은 1830년에 소실되었다가 1833년에 재건되었으며 아홉 칸의 팔작지붕 화려한 단청색으로 채색되어 있는게 특징입니다. 예전과 달리 현재는 벽체가 없고 모두 개방되어 있어 이곳에 누워 밤하늘을 바라보는 것도 창경궁 야간관람의 묘미 중 하나입니다.

▲ 숭문당 외부전경
▲ 숭문당 외부전경

▲ 숭문당 내부
▲ 숭문당 내부

숭문당은 창경궁 창건 당시에는 없었고 광해군 때 창경궁을 재건하면서 세운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크기는 작지만 임금이 신하들과 경연을 열어 정사와 학문을 논하던 곳입니다. 편전의 부속건물이라 할 수 있는 숭문당은 창덕궁에서 성균관으로 가는 길에 있으며 임금이 거처하던 문정전과 함께 자리 잡고 있습니다. 궁궐 후원과도 가까워 일상적인 업무에서 벗어난 느낌을 주는 공간으로 국왕이 정치를 벗어나 학문을 논하기 좋은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습니다. 조선 21대 왕 영조는 특히 이곳을 애용했고 성균관 유생들을 접견하고 연회를 베풀었다고 전해집니다.

여름밤의 고궁 야간 관람을 마무리하면서



야속하게도 집에 돌아갈 때쯤 돼서 빗줄기가 약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비가 왔기에 기억에 더 많이 남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와 함께 한복을 입고 서로 인생 샷을 찍어주며 우정도 쌓고 흥겨운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이 섞인 가락에 맞춰 리듬도 타고 아주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아직 늦지 않았어요. 이번 여름방학이 가기 전 연인, 가족, 친구와 함께 고궁 야간개장에 다녀와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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