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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F.중국]중국의 북촌한옥마을, 후통과 사합원

작성일201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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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중국으로 여행을 가게 되면 옛 유적지든 현대적이든 규모가 큰 웅장한 건축물들을 보고 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여행을 다녀오면 상상했던 중국, 피상적인 중국만을 기억하게 되는데 이곳 후통과 사합원에서는 작고 낡았지만 좀 더 사람냄새 나는 중국을 느낄 수 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직도 옛 중국 서민들의 애환이나 생활모습이 비교적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력거를 타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둘러본 중국의 뒷골목을 소개한다!

 

 자동차의 물결이 홍수를 이루고 있는 대도(大都) 베이징에서 한국에선 볼 수 없는 교통수단인 인력거를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후통. 우리 식으로 하자면 ‘뒷골목’ 정도로 해석되는 이곳은 사실 중국 정부가 지정하여 관리, 보존하는 전통 가옥(사합원)이 몰려있는 곳이다. (물론 서민들이 사는 전통가옥도 함께 존재한다.) 한국의 북촌 한옥마을처럼 골목마다 전통가옥 형태의 집들이 들어서 있고 골목 사이사이에서 실제 생활을 하고 있는 주민들의 생활도 볼 수 있다. 수많은 골목들을 돌고 나면 골목과 이어지는 십찰해도 볼 수 있다. 십찰해는 한국의 삼청동 거리처럼 카페와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끝없이 이어져 있는 곳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후통을 들어서면 볼 수 있는 인력거꾼들(사진=채일기)

 

 인력거 <운수 좋은 날>에서 김 첨지가 생계의 수단으로 몰았던 그 인력거를 후통에서 직접 탈 수 있다. 빠른 교통수단인 자동차가 넘쳐남에도 굳이 옛 교통수단을 택하는 것은 옛 것에 대한 향수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어쩌면 너무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대한 반동(反動)의 심리 같은 것이 내재되어 있지도 않을까 싶다. 이를테면 ‘느림’의 미학 같은.  우리가 타게 된 인력거는 사람이 뛰면서 끄는 형식이 아니라 자전거 페달을 밟아 움직이도록 개조해 만든 ‘독특한’ 인력거다. 후통에 들어서자마자 인력거꾼들이 줄지어서 자신의 인력거를 타라고 외쳤다. 최대 수용인원 2명! 그런데 2명이 탄 인력거를 모는 인력거꾼은 다소 힘들어 보인다. 그는 승객을 태우고 있는 힘껏 페달을 밟아 인력거를 움직였다.

 

인력거를 모는 인력거꾼과 인력거 모습(사진=채일기)

 

 이곳엔 인력거 도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동차와 자전거, 행인들이 뒤섞여 북적이는 도로를 마치 곡예를 하듯 아슬아슬하게 피해가며 인력거를 몬다. 그렇게 인력거를 타고 달리다보면 골목골목마다 사람 사는 흔적이 느껴지는 후통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북경 시민들의 삶의 터전, 후통(사진=채일기)

 

 후통엔 여전히 평범한 북경의 시민들이 산다. 길거리에서 장기를 두기도 하고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할머니는 문 가까이서 부채질을 한다. 동네에서 볼 수 있는 강아지와 집집마다 키우는 새 소리 때문에 사람 사는 동네의 모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수많은 집 중, 북경의 전통 가옥인 ‘사합원’의 형태를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집에 들어가 내부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지금부터 북경 전통 가옥인 ‘사합원’에 대해 알아보자.

 

사합원 내부(사진=채일기)

 

집안의 어르신이 사는 북쪽 안채(왼쪽) 하인들이 사는 남쪽 방(사진=채일기)

 

 

 

  조선후기 비판적 신지식인이자 북학의 선두주자였던 박지원은 북경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정정방방(正正方方)’. 그 당시 박지원이 본 북경은 꽤 정확했다. 사합원의 평면도를 보면 동서로 대칭이 되는 남북 방향의 중심선을 그을 수 있는데 이것을 중축선(中軸線)이라 한다. 중축선은 개별 가옥에서도 적용되고 궁궐은 물론 도시 전체 공간 배치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북경은 도시 자체가 중축선을 기준으로 해서 설계된 계획도시로서 자금성의 중축선이 바로 북경의 중축선과 일치하게 되어 있다. 개개의 사합원은 표준화된 모듈과 같아 동서남북으로 배열하기만 하면 골목과 마을이 쉽게 만들어지고 이것이 몇 번 반복되면 큰길이 되고 도시가 된다. 북경이 바로 그런 도시라서 개개의 집이든 골목이든 대로든 전부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딱딱 맞아떨어지면서 바둑판과 같은 구조를 갖게 된다.

 

 후통에서 볼 수 있는 북경의 전통 가옥 구조를 보면 중국인들의 특성과 북경의 지리적 특성을 동시에 볼 수 있다. 가운데 마당을 중심으로 사방이 벽으로 막혀 있는데 이 때문에 사합원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런 구조를 가지게 된 이유는 북경이 상대적으로 북쪽에 위치하여 겨울바람이 매서웠기 때문에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벽을 사방으로 둘렀기 때문이며 좀처럼 사생활을 드러내지 않는 중국인들의 특성도 반영하기도 한다. 이렇게 폐쇄적인 구조의 사합원의 최대 단점은 바로 화장실이 없다는 것이다. 사방이 벽으로 막혀있어 화장실을 설치하면 그 냄새가 모두 집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때문에 지금도 이 동네에는 집에 화장실이 없어서 주민 모두가 공중화장실을 이용한다.

 

 예부터 북경에서 성공한 남자의 상징은 3명의 처와 4명의 첩을 거느리는 것이다. 한 집에 7명의 처첩이 함께 사는 이곳에는 그들만의 엄격한 ‘위계질서’가 존재한다. 이러한 위계질서는 방 배치로 나타나는데 좋은 방은 ‘음양오행’에 의해 결정된다. 음양오행 상 최고의 위치는 북쪽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쪽에는 집에서 가장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살았다. 동쪽은 해가 뜨는 방향이기 때문에 기운이 좋은 곳이라 하여 보통 아들이, 서쪽은 해가 지는 방향으로 딸이나 첩들이 생활했다. 중국에서 남쪽은 흉흉한 일이 많이 일어나는 방향으로 나쁜 귀신이 드나든다고 하여 주로 하인들이 기거했다.

 

 

문을 통해 주인의 계급을 알 수 있다.(사진=채일기)

 

 문 위쪽에 박힌 6각형 모양의 나무는 주인의 계급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통 2개는 군수급, 4개는 장관급이다. 중국에서 유일하게 12개의 6각형 모양의 나무를 볼 수 있는 곳은 바로 ‘자금성’이라고 한다.

그리고 문 앞에 놓인 양 벽의 돌 2개는 주인의 신분을 나타낸다. 북 모양은 무인을 상징하고, 북 대신에 책이 놓여 있으면 문인이라고 한다. 또 대문 위에 和라고 쓰여 있으면 개인 소유의 집이며, 公이라고 쓰여 있으면 국가나 공공기관의 소유라고 한다.

 

십찰해 전경(사진=채일기)

 

 후통 구경을 마치고 인력거로 십찰해 주변을 둘러보았다. 자금성의 서쪽, 북해공원의 북문에 위치하고 있는 십찰해는 본래 몽고어로 열 개의 사찰이라는 뜻이다. 호수주변에 10개의 사찰이 있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지만 지금은 하나도 남은 것이 없다. 이곳은 밤낮 할 것 없이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한 곳으로 한국의 삼청동이나 인사동과 느낌이 비슷하다. 전통적이고 차분한 분위기, 아름다운 경치 속에 예쁘고 고풍스러운 술집과 카페가 모여 있어 밤이 되면 젊은이들로 북적인다.

 

 2008 북경올림픽을 기점으로 북경시 정부에 의해 꽤 많은 후통들이 철거당했다고 한다. 중국의 평범한 일상을 볼 수 있는 곳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오늘 방문한 후통은 외부인들이 직접 들어가서 구경도 하고 실제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과 어렵지 않게 소통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었다. 오래지 않아 사라질지도 모르는 중국의 뒷골목과 평범한 중국인들이 전통에 대한 자부심을 간직한 채 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긴 세월 북경 서민과 함께한 이 특별한 공간을 찾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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