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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에서 괴테를 만나다.

작성일201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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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괴테의 젊은 시절 모습. (출처=위키피디아)


유럽 대륙에 처음 발을 들이는 도시 중 하나인 프랑크푸르트. 워낙 큰 도시인데다가, 명품샵과 금융기업들이 밀집해있는 곳이라 유럽의 낭만을 기대하고 온 사람들에겐 실망감을 안겨주는 도시로도 유명하다. 쇼핑을 즐기고 번쩍번쩍 빛나는 빌딩들이 길을 꽉 채우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 곳이 유럽인지 서울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이다. 유럽 중앙은행이 있는 유럽의 금융 중심 도시라는 단어가 정말 프랑크푸르트를 잘 설명해주는 단어라는 생각이 번뜩 들 수도 있다.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누군가가 독일의 유명한 작가를 꼽으라 묻는다면 보통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이름 '괴테'. 독일 문학의 독보적인 존재라 칭해질 만큼 독일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그의 뛰어난 재능과 실력은 익히 유명하다. 그런데 이 괴테라는 인물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1749년에 태어나 1775년까지 살았다는 것을 아는가 괴테의 삶의 흔적이 깃들어있어서 괴테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꼭 찾는다는 그 곳 괴테하우스는 온갖 빌딩으로 넘쳐나는 프랑크푸르트 중심가의 옆 골목길에 숨어있었다.





▲괴테의 서재(Library). 그가 얼마나 문학과 학문을 사랑했는지 알 수 있다. (사진=윤란)


괴테라는 이름 자체는 유명하지만, 한국이 독일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있는 만큼 그가 어떤 작품을 쓴 사람인지 다소 생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괴테’가 무엇을 썼는지 아느냐는 질문에 대답을 못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파우스트'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소설의 제목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이처럼 누구에게나 유명하고 뛰어난 그의 재능을 펼쳐낸 작품들이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괴테하우스 3층에 있는 Library는 그가 얼마나 학문에 뛰어나고 관심이 많았는지를 보여준다.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책들은 약 2000권 정도로, 괴테의 아들도 이 방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왼쪽 렘브란트 작 파우스트. 오른쪽 작자미상의 ‘베르테르 묘 앞의 샤를로트’. (출처=위키피디아)


먼저 그의 작품 '파우스트'를 이야기하자면, 무려 60년이 넘는 기간동안 구성하고 집필한 그의 대작이 바로 이 작품이다. 그가 사망하기 1년 전까지 집필했던 이 작품은 그의 작품중에서도 단연 최고로 손꼽힌다. 원래 독일에 있는 전설인 파우스트가 그의 손으로 다시 탄생한 것이 소설 파우스트인데, 집필된 기간만 보더라도 그가 얼마나 이 작품에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그의 또 다른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그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가져다 준 작품이다. 괴테의 친구인 요한 케스트너의 약혼녀인 샤를로트 부프를 짝사랑했던 괴테는, 자신의 다른 친구 칼 예루살렘이 자신처럼 다른 사람을 짝사랑하다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러한 자신의 경험을 모티브로 삼아 쓰여진 작품이 바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다. 혹자는 단순한 사랑이야기를 담아낸 소설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당시에는 이 소설이 엄청난 유행이어서 주인공을 따라 자살하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베르테르 효과’라는 단어가 바로 여기서 생겨난 것인데, 유명인이나 주변인의 자살을 목격한 후 자신도 자살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는 현상을 의미하는 단어로 쓰인다. 이처럼 괴테는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낼 만큼의 파급력을 가진 작품들을 만들 수 있는 작가였다.





▲괴테가 태어났을 수도 있다고 생각되는 방. (사진=윤란)


그런 괴테가 태어나 26년간 살았던 곳이 바로 프랑크푸르트이다. 그가 살았던 집은 이제 괴테하우스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해서 프랑크푸르트 한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 있다. 총 4개의 층으로 이루어져있는 괴테하우스는 괴테와 그의 가족이 직접 살았던 곳이어서 그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실제로 대문호 괴테가 아닌, 한 인간의 괴테의 삶을 꾸려나갔던 장소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특히 2층(우리나라식으론 3층이지만, 이곳은 1층을 ground floor라는 0층의 개념으로 사용한다.)에 올라서면 바로 앞에 있는 The so-called birth room은 괴테가 이곳에서 태어났다는 설이 있는 방이다. 1749년 8월 29일에 태어났다는 기록이 쓰여진 종이가 창문 바로 옆에 있다. 방에 있는 별과 고대 그리스 악기인 Lyre는 ‘시’와 ‘삶과 죽음의 연속’을 의미한다.




▲괴테의 작업실. 생각보다 규모가 작고 소박하다. (사진=윤란)


4층에 도착하면 왼편에 있는 곳이 바로 괴테하우스의 하이라이트인 poet’s room이다. 방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방은 괴테가 작품을 썼던 장소이다. 작은 책상이 있고 곳곳에 그림들이 걸려있는 이 방은 언뜻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곳곳에서 그 특별함을 찾아볼 수 있다. 이 방에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영감을 주었던 샤를로트의 실루엣 그림이 문 옆에 걸려있다. 또한 이 방에서 괴테는 자신의 초기작들을 집필했는데, 앞에서 말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뿐만 아니라 ‘파우스트’의 도입부분도 이곳에서 쓰여졌다. 





▲괴테와 그의 가족들이 음악을 즐겼던 The music room. (사진=윤란)


괴테하우스의 집 2층에 있는 The music room에는 오래된 피아노가 한가운데에 있고 벽에 몇가지 그림이 걸려 있다. 이 music room은 괴테의 가족들이 음악을 즐기던 방이었는데, 괴테의 아버지가 류트를 켜면 어머니와 딸들은 노래를 부르고 나머지가 피아노를 치곤 했다고 한다. 그 모습을 직접 그림으로 그려놓은 곳에는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죽었던 괴테의 다섯 형제를 유령으로 그려놓기도 했다. “school lesson”과 “Sewing lesson”이라 이름 붙여진 그림에는 괴테가 이곳에서 가족들과 함께 생활했던 모습을 상상하게끔 만든다.


프랑크푸르트는 수많은 체인점과 명품 샵, 금융회사의 빌딩으로 넘쳐나지만, 그 골목 속에는 오래된 독일 문학가의 삶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괴테하우스는 프랑크푸르트라는 도시를 새롭게 볼 수 있는 거점지임이 분명하다. ‘독일 문학’이라는 단어는 멀리 동아시아에 있는 한국 사람들에겐 조금은 생소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괴테하우스에서 그와 가족들의 삶을 돌아보면, ‘독일 대문호 괴테’이 아닌 ‘괴테의 삶’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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