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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거장 김중만, 나에게 사진은 죽음이다

작성일2011.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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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인터뷰] 사진의 거장, 김중만을 만나다.

 

 

대한민국 사진의 역사를 말할 때 '김중만'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예술성과 대중성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거머쥔 사진의 거장 김중만.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사진을 잘 찍는 법에 대해 묻지만, 그는 자신 역시 잘 모른다고 답한다. 오히려 사진 잘 찍는 법을 알게 되면 자신에게 알려달라고 사람들에게 되묻는다.

 

 

그의 인생은 수많은 굴곡과 같이 한다. 한국에서 두 번의 추방,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시작된 수많은 아르바이트 경험. 그리고 해외 각국에서의 체류 경험 등 그를 표현하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사진만큼은 김중만 사진작가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준다. 슬픔과 기쁨, 환희와 눈물, 밝음과 어둠의 양면성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있는 그는 "나에게 사진은 죽음이다"라고 말한다. 사진을 찍지 않으면 나는 죽음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그가 사진에 집중하고 몰입하는 열정은 사막의 열기보다도 뜨겁다.

 

 

현대자동차 대치지점에서 열린 '대치지점 H·Art 갤러리 시즌 3' 개소 행사에서 사진의 거장이 등장했다. 자신의 작품이 전시된 그곳에서 김중만 사진가는 사진과 마음을 공유했다. 참석자들에게 사진의 가치를 선사한 그에게 영현대가 이제 그에게 물었다. 김중만 사진가에게 사진이란 어떤 의미일까

 

 

Q: 'H·Art 갤러리 시즌 3'에 자신의 작품이 전시된 소감이 어떤가

 

A: 기업이 예술가들에게 지원, 후원하는 성격이라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예술이나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후원과 지원이 우리도 선진국에 들어섰다는 증거이고, 좋은 시절이 왔다는 기분이 든다. 많은 예술가들이 기업들과 호흡하며 대중들과 나눔이 생긴다는 것이 좋다.

 

물론 좀 더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갤러리에서 하는 것도 좋겠지만, 자동차를 구매하러 온 사람들이 작품을 보며 또 다른 것을 얻어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 아닌가. 그게 바로 나눔인 것 같다.

 

 

Q: 해외 촬영이 많을 텐데 어떤 장소가 질주 본능을 일으키나

 

A: 캘리포니아에 있는 사막이 그렇다. 그곳에 가면 내 안의 질주 본능을 참을 수 없게 한다. 시속 250까지 밟아봤고, 시속 300까지도 달려볼 예정이다. 해외 촬영 때는 자동차의 디자인보다는 성능과 기능 위주로 고르게 된다. 그 중에 현대차 중에는 싼타페를 좋아한다. 사진 작업을 하기 위해 적합한 차 같다.

 

사막에서의 사진 촬영 때, 돌이 한번 박히면 자동차 엔진이 구멍이 나고 그 상태로 죽음이다. 사막 한 가운데에 놓여 지기 때문에. 하지만 기능과 성능이 좋은 차는 안심을 하고 갈 수 있다.

 

 

Q: 사진가가 자신의 운명이라고 생각하나

 

A: 운명적으로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해본 적 없다. 운명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내 의식과 의지다. 무엇이 나를 움직이게 하느냐, 어떤 것이 나를 진실하게 해주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운명은 돌이 머리 앞으로 날아오는 것이다. 하지만 숙명은 돌이 머리 뒤에서 날라오는 것과 같다. 즉, 숙명은 피할 수가 없지만 운명은 내가 피하고 비켜갈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운명론과 숙명론 속에서 나는 내 의지가 길을 만든다.

 

 

 

Q: 어떻게 사진가가 되었나

 

A: 간단히 말해, 성질이 급해서다. 그림을 그리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 밑그림, 스케치, 거기에 색을 입히고…하나를 완성하는 데 며칠이 걸린다. 하지만 사진은 금방 나온다. 그게 딱 맞았다. 그래서 지금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주 단위나, 월 단위로 친구의 암실을 빌려서 작업하기도 하고, 필름이 없으면 빈 카메라의 셔터만 누르면서 사진에 빠졌다. 학교 다니면서도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것이 필름을 못 사는 거였다.

 

 

Q: 굴곡이 많은 인생사. 만약 굴곡이 없었다면

 

A: 덜 추락하고, 덜 비상을 하고 굴곡이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좀 더 온전한 사람이 되지 않았을 까 생각하곤 했다. 하지만 그 어려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나에게 주어진 숙명이었고, 간직 보물이었다. 앞에 얘기한 숙명론과 같은 것이다. 갑자기 낯선 공간과 시간에 놓여진 적도 많았다. 바로 추방이 준 경험이 그것이다.

 

그런 경험 속에서 좌절하지 않고, 개의치 않고 환경에 적응하는 법을 배웠다. 이미 돌이 날라 와서 맞았으니 어쩔 수 없는 숙명이 아닌가. 나는 낙천적이다. 세상이 좋고, 사람이 좋다. 그냥 덤덤히 앞에 놓여 진 상황에서 뭘 해야 하는 지 생각할 뿐이다. 지금도 비슷하다.

 

 

 

Q: 레게 헤어 스타일을 포기한 이유는

 

A: 사람들이 나를 너무 알아봐서 그렇다. 나를 알아봐준다는 것이 고맙고 좋은 일이지만 내가 연예인은 아니지 않은가. 전국 어디를 가든 전방 10미터부터 내 이름이 나온다. 깜짝 놀랐다. 정선에 5일장을 촬영하러 갔는데 80년 넘게 장사해온 쌀가게가 있었다. 그곳에 80세가 넘은 할머니가 나를 보며 '김중만 왔네'라고 했다. 물론 좋은 점도 있지만 나는 사진 생산자이고 사진가이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본 모습으로 가서 편안하게 작업하고 싶었다.

 

난 아직도 레게 머리가 좋다. 레게 머리가 더 좋고, 더 폼 난다. 하지만 그것도 버리고 내 본연으로 돌아가자고 생각했다.

 

 

 

Q: 김중만 사진가의 작품이 지닌 양면성

 

A: 궁극적으로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진가들이 노력하는 것이 아름답지 않은 것을 찍는 것이다. 아름답지 않은 것을 아름답게 찍는 것.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쉽다. 대신 그 안에 생명력과 시간을 집어넣는 것이 중요하다. 아름다운 것은 셔터를 누르면 아름답게 나온다. 원하는 대로 사진이 나오면 사진이 아니다. 끝없이 반복해서 찍고, 또 다시 찍고, 갔던 곳을 다시 가서 보고 빛을 충분히 파악해가며 작품을 완성해가는 것이다.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외로움이다. 내면에 가지고 있는 어두움이 있다. 솔직히 나는 밝은 사람이 아니다. 노는 것에도 관심이 별로 없다. 좀 어두운 편이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 이유도 그런 것 같다.

 

 

Q: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면

 

A: 없다. 난 작품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뭘 하나 찍기 위해서는 다 한다. 군인 철조망을 넘어간 적도 있다. 살이 찢어지고, 옷이 찢어지고 난리가 난다. 어떤 타깃을 설정하면 그것을 위해 나는 모든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Q: 디카 보유국 1위 한국, 어떻게 생각하나

 

A: 우리가 가지고 있는 DNA,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열망이 가장 많은 민족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거나 예술을 하고 싶어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하고 싶어도 못 했지만 간단한 툴이 나온 것이다. 그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열망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도구, 사진기. 세상에 그런 민족은 우리 밖에 없다.

 

 

Q: 사진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말은

A: 첫째로, 작품을 하겠다는 생각을 갖지 말 것. 둘째로, 잘못된 사진을 지우지 말 것. 그러면 답을 찾게 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나에게 사진이란

 

A: 나에게 사진은 '죽음'이다. 그게 아니면 죽는다. 나는 행복하게 사진 찍는 작가는 아니다. 정말 힘들게 찍는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다른 해외의 사진작가들에게 이길 수 없다. 그만큼 내가 사진을 늦게 시작했고, 오랫동안 갇혀 살기도 했다. 나는 작품을 위해 너무 바쁘고, 시간이 없다. 세상의 작가들과 싸워서 이기는 것이 나의 목표다. 전쟁이다. 그게 아니면 죽는 것이다.

 

 

 

 

[김중만 사진가와의 인터뷰는 열정과의 만남과 같았다. 그는 횃불과 같았다. 금방이라도 타올라 어둠을 밝힐 것만 같은 불씨가 그의 눈빛에 있었다. 광야와 초원, 그리고 드넓은 사막의 풍경은 그의 눈과 렌즈 속에 담겨졌다. 그는 상업 사진을 뒤로 하고, 순수 사진을 시작한 지 만 4년이 되어가고 있다. 그의 다음 발걸음이 어디로 향할지 그의 만남에서 더욱 궁금해졌다.]

 

 

 

 

김중만 사진가가 현장에서 직접 촬영해준 영현대 기자단의 모습. 기자의 갑작스러운 부탁에도 그는 흔쾌히 수락하고 카메라를 들어주었다. 자세히 보면 유리에 비친 그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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