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진짜'공간에서 '진짜'사람을 만나다_ 2부 修理

작성일2013.11.25

이미지 갯수image 11

작성자 : 기자단





어쩌면 이 기사는 10 25일 그 날과 다를 수 있다. 김재관씨는 괜찮다고 했다. 자신이 말한 내용과 달라도 좋다고, 그러니 글 받아적는 것을 멈추고 이 순간의 이야기에 집중해 보자고.


본격적 이야기에 앞서 이번 기사의 주인공 김재관씨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앞으로 알아갈 많은 이야기들을 듣기에 앞서, 여러분이 김재관씨가 어떤 건축을 하는지 알고 다음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더욱 도움이 될 것 같기 때문이다.

김재관

1962년 충북 옥천 출생 無懷理 出生

목수木手 & 건축가 建築家

대한 건축사협회 정회원 KIA ,건축사 建築士

한국 건축가협회 정회원 KIRA/ 설계분과 상임위원

영국 옥스포드 브룩스 대학교 졸업 / 건축학 석사

주)맥 건축 근무

영국 홉킨스 건축설계사무소 근무

학생자치 웍샾 'INTERNOS' 총괄교수,2005

9th SAKIA / 한국 건축가협회 건축가학교 교수(BEN&JANE공동) ,2007

인하대학교.광운대학교.국민대학교 테크노대학원,삼육대학교, 배제대학교 설계강사

그는 매우 화려한 경력을 갖고있는데 초창기에는 교회건축을 하였지만 지금은 주로 사람이 사는 '집'을 짓고있다.


출처- 수리수리집수리 페이스북 < 작품명: 재훈이네 >

위의 집은 김재관씨의 대표작 중 하나로 서울에 지어진 한 주택이다. 이 집은 수리되기 전까지 무려 42살의 세월을 갖고있었다. 과거의 재훈이네집은 낡았다. 낡았지만 42년의 세월, 즉 대가족의 이야기를 갖고있었다. 본 기자가 김재관씨의 다양한 집 중 재훈이네를 대표로 선정하여 여러분에게 소개하는 이유는 바로 이 세월이다. 42년 전 우리네 삶은 대가족이 매우 흔한 시대였다. 결혼을 하면 부모님을 모시는 것이 당연했고 부모님을 모시고 살다가 아이를 낳고 살다보면 3세대가 쉽게 이루어지는 생활상이 일반적인 그런 시대였다. 그러나 재훈이네집이 지어진지 42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다르다. 부부가 노부모님을 모시는 것은 더이상 당연하지 않고, 자식은 '사생활'이라는 이름으로 방문을 꼭꼭 걸어잠구는 시대이다. 김재관씨는 이 수리를 통해 갓난아이와 중학생 자녀를 둔 중년의 부부가 노부모를 모시기에 안성맞춤인 집, 모두가 하나될 수 있는 집을 만들어내었다.

겉 외양부터 멋드러지게 그려 값나갈 것 같은 풍채를 자랑하는 건물만들기보다는 이러한 각 건물들이 말하는 이야기에 귀기울여 듣고 진짜 가치를 담아내는 건축가가 바로 오늘 소개하고자하는 김재관씨이다.

 

 

사진-김진국  부암동 풍경


 

건축

본 기자는 건축을 좋아한다. 집을 좋아하고 건물에 담겨있는 배려와 이야기를, 그리고 빛과 어둠의 흐름을 좋아한다. 그런데 건축이라는 단어를 곱씹어 생각해본적은 없었다. 우리에게 건축은 그렇게 늘 당연히 쓰이는 말이었다. 게다가 건축가라는 말은 왠지 좀 뭔가 있어보인다. 전문적이어보이고 사람을 멋있게 포장해주는 느낌마저 든다. 그런데 우리가 만난 김재관씨는 건축가로써의 남들이 열망하는 각종 이력과 이름을 벗어던지고 목수’, ‘수리라는 이름을 택했다.


왜 하필 건축이라는 이름이 아닌 수리라는 단어로 활동하시나요 라는 질문에 김재관씨는 하필이라는 단어자체가 잘못된 것이라 말했다. ‘하필이라는 단어안에서는 이미 부정적인 것을 내포한다고, ‘수리라는 말 이상 정확하게 본인의 일을 설명할 말이 없을 뿐이기때문에 사용하는 것이지 그 이상 그 이하의 어떤 이유는 없다고 했다.

 

 

 

그저 가장 정확한 말이기 때문에.”

 

수리는 낮은 단어도 비하 된 단어도 그렇다고 흥미위주의 단어도 아닌 아주 정확한 말이라는 설명과 함께 수리의 뜻을 알려주었다. 수리는 한자로 풀이하면 닦을 수, 다스릴 리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처럼 닦고 다스린다는 말은 해당 안되는 곳이 없다. 밥상마저도 디자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수리라는 말이 건축이라는 말 보다 훨씬 넓은 의미이고 정확한 단어이기 때문에 쓰는 것이다. 다스림. 이 말이 본인이 하는 일을 더 잘 설명하는 단어이기 때문에. 덧붙여 건축이라는 말이 어떤 단어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동사도 아니고, ‘법 합니다.’, ‘나무 합니다.’ 라고 말 안하듯 건축 합니다.’라는 말도 매우 부적합 한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문화 된 용어 같지만, 매우 은어 같은 말이지 않을까 한다고.

 

이 말을 듣자 궁금해졌다. 닦고 다스림이 건축이라면, 그는 그가 짓는 집에는 무엇이 있을까

 

수리를 할 때 최우선으로 담아내는 가치, 혹은 김재관씨의 집만의 무엇인가가 있으신가요

 

그는 본인을 명백한 건축을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그가 짓는 집에 무엇인가 담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저 철저히 의뢰인,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참으로 담백한 대답이었다. 보통 이런 질문에는 따스함을 담으려한다던가, 무언가 감동을 주려고 (의도)하는 대답이 나오기 마련인데 그렇지 않았다. ‘그저 그때 그때 의뢰인에 맞춰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한다’  이 말은 은 없을지언정 그 이상의 깊은 울림이 있었다.



사진-김진국  진행중인 부암동 주택 건축현장  

 

술에 잔뜩 취해도 찾아가는게 집

 

그렇다면 그의 집은 어떤 집일까, 그가 생각하는 집이란 무엇일까도 알고 싶었다. 그는 자신의 집에는 그 흔한 소파도 없다며 집에 무언가 쌓아두는 것이 싫다고 했다. 그는 을 다음과같이 설명했다. 술에 잔뜩 취해서 인사불성 상태가 되어도 찾아가는게 집이지 않느냐고. 이것은 곧 본능적 귀착지임을 뜻했다. 이러한 (이성적사고가 어려운 몹시 취해있는) 상황에서도 찾아가게 되는 본능적장소는 소란스러워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진정되고 차분한, 영어의 calm과 같은 장소. 깊이가 있고, 적당한 어두움이 있으며, 적당한 차단이 필요한 장소. 그의 말에 따르면 집이란 굉장히 역설적으로 들리지만 살기위한 무덤이 아닐까. 충전하고, 재생하고, 긴 호흡과 깊은 호흡을 가능케 하는 곳. 따라서 집에는 침묵, silence, 깜깜함이 아닌 어둠,calm’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이 맘에 안들어서 직접 찍었어.”

 

집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사진을 보던 중 이 사진은 본인이 직접 찍은사진이라며 보여 준 사진은 어둠이 살아있었다. 앞서 말한 집에서 필요한 요소인 ‘calm’ 이 보이는 사진이었다. 원래 사진을 직접 찍었냐고 물었더니 이 사진을 계기로 직접 찍게 되었다고 했다. 원래는 사진작가가 찍었었는데, 그 사진가가 집의 독해를 잘 못했다고 했다. 대상을 보고 좋은 사진 기술로 집을 잘 찍을줄은 아는데 집에대한 이해가 없었던 모양이다. 사진 기술이야 본인보다 사진작가가 훨씬 좋겠지만 적어도 설명하고자 하는 대상이 있는 사진이란 것은 사진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대상의 의미와 느낌을 전달하고 설명하는 것이지 않겠느냐고. 집을 정확히 설명하기위한 것이 김재관씨가 사진을 찍게 된 계기였다.

 


출처-네이버 이미지 검색    노출 콘크리트기법으로 만들어진 안도타다오의 건축물 중 대표작 빛의 교회


김재관씨의 집들을 보다보면 회색벽돌, 쎄멘벽돌이라고 불리는 가장 평범하고 기본적인 벽돌을 많이 볼 수 있다. 건축의 거장 안도타다오는 노출콘크리트로 잘 알려져있고 국내의 많은 건축들에서 그 정신을 본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외양만큼은 엇비슷한 것들을 쉽게 볼 수있다. 안도 타다오가 노출 콘크리트를 쓰는 이유는 자연적 건축을 위해서였다. 옛 일본인들은, 그리고 동양의 건축들은 각 지방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하여 각 재료의 특성이 잘 드러나게, 재료의 속성이 드러나는 선까지만 다듬어서 집을 지었다. 이러한 동양, 본인의 나라 일본의 방식을 현대에 적극 도입해 콘크리트로 건물을 짓고 그 이상의 부가적 장식을 더하지 않은(보통은 콘크리트로 쌓아올려 그 위에 부가적인 물품으로 덮는-가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대식으로 재료의 자연적 속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을 실천했다.

 

혹시 김재관씨의 쎄멘벽돌에도 무언가 이유가 있는지 궁금했다.

 



재료는 주제가 아니다.”



사진-김진국  부암동 현장 주택 일부


쎄멘벽돌은 그리고 우리가 흔히보는 일반적 벽돌은 값이 저렴하다. 그렇다고해서 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가장 기본적이고, 미관상 나쁘지않고, 게다가 저렴한데 안쓸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그 재료보다는 그 재료로 구성 되는 집이 주제라는 것. 이 대목에서 다시한번 목적과 주제와 방향의 진정성을 다시금 상기할 수 있었다. 그는 이러한 가장 기본적인 벽돌, 즉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주제인 집이 지어지면 내부는 어떨지 궁금했다. 기자는 작년 2012년에 교양으로 현대건축의 흐름이라는 수업을 들었었다. 그 수업에서 들었던 내용 중 하나가 집과 집의 내부가 따로 놀아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 수업에서 보여준 건축물 중 루이스칸의 낙수장이라는 집이 있었다. 이 집은 자연속에 지어진 집으로 자연을 변형하지않고 자연에 사뿐히 얹듯이 지어진 집이다. 이 집의 내부는 자연을 그대로 노출시키기도 하고, 자연에 의해 독특한 형상의 구조가 만들어지는 그런 집인데 그렇기때문에 인테리어를 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닌 집이었다. 루이스칸은 이 집의 내부도 본인이 전부 만들어 내었다고한다. 그렇기때문에 집과 집안의 모습이 어우려졌고 하나의 완성품이 될 수 있었다. 그때 교수님이 우리나라는 집의 외부와 내부의 인테리어를 따로라고 인식하는데, 그러면 집이 자연스럽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김재관씨에게 물었다. 김재관씨에게 있어서 집과 가구는 어떤관계여야하는지.

 


출처-네이버 이미지 검색     루이스칸의 낙수장


그는 한 몸’, ‘균형이라고 말했다. , 어우러짐이 중요한 것인데, 집과 가구는 분리될 수 없, ‘분리되어서도 안되는 것이었다. 어쩌면 우리는 학업의 과제와 취업과 인생의 목표도 이와 같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취업이건, 과제건, 인생의 궁극적 목표이건 우리의 한 삶에 있는 것인데, 너무 그때그때 상황에 맞딱뜨려 내가 하고싶은 일은 아니지만 스펙을 위해서 취업을 위해서 마지못해, 꾸역꾸역, 게임하듯이 하나씩 클리어해내가지 않았나 싶었다. 큰 숲을 보지 못하고 눈앞의 작은 것에만 쫒기며말이다.

 


 

한번 들어본게 낫겠지 싶어서..초라하지만 그게 이유야.”

 

이 글을 읽는 대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막연함 때문에 앓이를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취업을 할 것이냐,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할것이냐, 눈 앞의 이익을 볼 것이냐 등 수많은 고민이 있을 것이다. 본 기자도 마찬가지이다. 막상 무엇하나 하는 것은 없으면서 주변에 너무나 대단한 친구들이 많아 괜시리 비교되기도하고 왠지 나는 한없이 초라해지고 작아지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럴 때 다가오는 수많은 명언들은 오히려 내게 짐이 되었다. 다들 참 거창했다. 그 일을 위해 태어났고, 그 일만이 길이었으며, 운명이었다고 한다. 정작 나는 그러지 못한데 말이다.

 

몇 시간을 김재관씨와 인터뷰하면서 느낀 것은 정말 내공있으신 분이라는 것이었다. 이런분이라면 왠지 대학생 시절에도 남달랐을 것 같았다. 남다른 신념이 있었고, 탁월한 능력과 운명같은 것이 이끌었을 것 같았다.

 

대학시절은 어떠셨나요

 

별 것 없었지..연애하고, 놀고라고 시작 된 말은 대학시절을 거슬러 고등학교 시절까지 갔다. 어린시절엔 건축에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건축을 하기위한 멋진 이유도 없었고, 학교도 잘 안나갔다고 했다. 그저 그 나이 또래들처럼 이성에 관해 고민하고 놀고 그런 나날들이었다고 했다. 김재관씨는 그래도 공부를 잘했던 학생이었는데 어느날 함께 어울리던 공부 못하는 친구가 니 꿈이 뭐냐라고 물었다고 했다. 그때 놀란 감정이 들며 동시에 대답하기 싫은 감정이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 친구에게 되물었더니 그 친구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어 건축가라고 했다. 김재관씨의 고등학생 시절 그 당시에는 건축가라는 말이 흔치 않았는데 그 친구의 건축가라는 뚜렷한 대답에 매우 놀랬다고 했다. 선언 같은 말에 아직도 기억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다가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고 과를 선택해야하는데 정말 많은 과 중 건축학과가 눈에 띄었다고 했다. 그 때 그냥 한번 들어본 과가 낫겠지 뭐싶어서 건축학도가 되었다고한다. 초라한 이유이지만 그것이 김재관씨가 건축가가 된 이유였고 그 당시엔 비록 정체성이 없었을지언정 지금 정체성 그 자체가 된 것. 바로 그것이 건축자신이라고 했다.

 

때로는 위로나 좋은 말보다는 공감과 동질감이 더 힘이 되는 때가 있다. 김재관씨의 과거가 우리와 다를 바가 없었기에 무언가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면 별 다른 이유 없이 시작한 건축. 어떻게 지금까지 오게 하였나 궁금했다.


 

 

패닉상태에서 일한다.”


예측하지도 못한 것들이 있어 패닉상태에서 일하게 된다. 그렇지만 피하지 않고 일하기로 했으니 일을 한다. 더럽게 싫어하는게 이 곳에 있고 더럽게 좋아하는게 이 곳에 있다. 그런데 그것을 능가하는 무엇인가가 있다. 그것이 건축을 계속하게하는 원동력이라고 한다.



사진-김진국  부암동 현장의 자재와 도구들 


마치 대파는 싫어하는데 그것 때문에 좋아하는 떡볶이를 안 먹을 수 없듯이 그런 이유에서 계속해서 하게 된다고.

 

인생을 앞서 경험한 김재관씨에게 마지막으로 대학생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했다.

 

정확히 알면, 고통이 적어진다. 하다가 바꾸면 돼지. 고민해서 될 문제가 있고, 아닌 것이 있다. 자유로움이 나를 더 정직하게 만든다.”

 

우리는 어쩌면 시작도 하기전에 갖은 핑계를 대며 출발선상에서 움직이지 않을 때가 있다. 두려움이라는 옷을 걸친 귀찮음으로 눈 앞에 무언가가 아른아른 대는데 잡지 않는다잡고나면 그것이 맞을 때가 있고 틀릴 때도 있다. 맞으면 선택의 경험과 성취감이 있고 틀리면 다시 일어나는 힘, 그리고 반성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렇지만 움직이지 조차 않는다면 아무런 기회도 경험도 없다. 고민이 앞서 시간을 잡아먹고 때로는 나까지 잡아먹을 때, 우리는 그때 움직여야한다. 그것이 거창한 것이든 아니든 중요하지 않다. 그저 진짜나의 이야기이기만 하면 된다. 느린 것은 결코 무시당할 것이 아니다. 작고 느린 움직임이라도 그 노력을 비웃어서는 안된다. 실패할까 두려워해서도 안된다. 당신의 경험과 실패는 뒤로 후퇴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앞에 있는 다양한 길을 향한 진보가 될 것이다



사진-김진국  부암동 현장 주택 일부

















해당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로 영현대 저작권이 있습니다.
                                            해당 콘텐츠의 상업적 이용을 금지하며, 비영리 이용을 위해 퍼가실 경우 내용변경과 원저작자인 영현대 워터마크 표시 삭제는 금하고 있습니다.

SNS 로그인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할 계정을 선택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