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현실을 재창조하는 신의 손, 로댕

작성일2010.07.30

이미지 갯수image 5

작성자 : 기자단

 

사실, 이 글을 쓰는 필자는 미술에 영 재능이 없다. 학창시절 매번 C와 D를 오락가락 하던 미술 수행평가 점수만 떠올려봐도 쉽게 가늠할 수 있다. 미술작품만 보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대체 이건 나에게 뭘 요구하는 건가, 하는 난감함을 느낄 때가 많다.

 

그 때문에 특별 취재로 로댕전을 가게 되었을 때, 즐거움 보다는 두려움이 앞섰다. 로댕에 대해서 아는 거라곤, 교육과정 충실히 공부한 학생이라면 누구나 아는 `생각하는 사람` 이라는 작품밖에 없었다. 그런 내가 과연 로댕전을 취재하고, 그 곳에 대한 느낌과 평가를 기사로 설명해낼 수 있을까 지금이라도 얼른 때려치고 난 절대 못하겠다고 땡깡을 부려볼까 심각하게 고민을 했지만, 일단은 부딪쳐보기로 했다. 조각, 지 까짓게 돌덩이 주제에 어려우면 얼마나 어렵겠는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미술관, 전시회 등을 대할 것이다. 예술은 난해하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편견으로부터 비롯되는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들. 그러나 미리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쨌든 미술관은 즐기러 가는 곳이니까. 그냥 가서 받아들이는 만큼만 이해하면 된다. 그래도 어렵게 느껴진다면, 녹음된 설명을 들으면서 봐도 좋고, 전시회 안쪽에 있는 큐레이터에게 질문을 해도 좋다.

 

또한, 미술가나 작품, 전시회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서 알고나면 전시회를 보는 것이 새록새록 즐거워진다. 내가 아는 이야기가 이런 식으로 표현되어 있구나, 하는 생각에 감탄하게 된다. 과연 신의 손, 로댕전에는 어떤 이야기가 당신을 부르고 있을까

 

 

- 사실적인, 너무나 사실적인 `청동시대`

 

(로댕의 `청동시대`)

 

로댕이 벨기에 브뤼셀에 처음 전시한 작품 `청동시대`는 전시되자마자 일대 파란을 불러왔다. 청동시대는 한 군인의 모습을 모델로 해서 만든 작품인데, 실제 사람의 모습과 너무나도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복부 위로 드러난 갈비뼈, 팔목부터 솟아있는 힘줄, 팔과 다리에 있는 섬세한 근육까지. 그 자리에서 당장 사람이 튀어나온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때문에 로댕은 `모델의 몸에서 직접 주물을 뜬 작품`이라는 논란에 휩싸이게 되었다. 이토록 정교한 작품을 만들어낸 로댕은 비난과 동시에 찬사의 대상이 되고, 일약 스타가 된다.

과연 어느 정도로 사실적이기에, 모델의 몸을 직접 주물을 뜬 작품이라는 논란에 휩싸이게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로댕전에 가면 그 정교한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다. 당장 살아움직일 것만 같은 작품이 조각의 모습으로 단상 위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 생각의 패러다임, 새롭게 만나는 깔레의 시민.

 

600년전 영국과 프랑스간의 백년전쟁이 있었다. 제일 마지막까지 저항하던 프랑스의 깔레시도 결국 영국에 항복하고 말았다. 그러자 영국의 왕 에드워드 3세는, 깔레의 시민들 모두의 목숨을 대신해서 시민 대표 6명의 목숨을 내놓으라고 말했다. 깔레 제일의 부호 상삐에르를 시작으로 깔레 시장과 시장 아들, 귀족 들이 자진해서 손을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형장으로 향했다. 그러나 출산을 앞둔 왕비가 무고한 죽음으로 인해 아이에게 화를 올 것을 걱정하여, 왕에게 간곡히 요청한 덕분에 여섯명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그 사건이 있고 몇 백년이 흐른 뒤, 로댕은 깔레의 시민 기념상을 의뢰받는다.

 

(로뎅의 `깔레의 시민`)

 

시민들은 당연히 당당한 영웅의 모습을 기대했지만, 로댕의 작품은 그들이 죽음을 앞두고 두려움과 고통스러워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담아냈다. 깔레시의 시민들은 크게 반발했고, 결국 이 작품은 시청광장에 설치되지 못했다. 그러나 곧 사람들은 로댕이 제작한 `깔레의 시민`의 진가를 깨닫게 된다. 로댕의 작품은, 고뇌하고 두렵고 고통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스스로 택한 깔레의 시민들의 위대함을 그려냈던 것이다.

로댕전에서 본 실제의 작품은 그들의 고통을 느끼기에 충분했고, 그만큼의 위대함 역시 같이 느낄 수 있었다. 피에르 드 비쌍, 장 데르, 자크 드 비쌍, 장 드 피엔느, 외스타유 드 셍 피에르, 앙드리유 당드르 까지. 표정은 고통스럽고 두려워 보였지만, 피할 수 없는 운명에 손을 든 그들의 모습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 아름답지만 추악한, 적나라하지만 진실된 `지옥문` 앞에서.

 

지옥의 불구덩이 속에서 사람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 로뎅의 `지옥문`은 그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고문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사람들, 인간의 추악함을 드러내는 사람들..... 지옥에서 고통스럽게 고문을 당하던 우골리노가 굶주림을 견디지 못하고 아들의 시신을 먹는 모습을 나타낸 `우골리노`, 파울로와 프란체스카의 부적절한 사랑을 그린 `입맞춤`, 또한 육신이 흙 속으로 묻혀 들어가는 모습을 만든 `죽음` 까지. 그 모든 작품들 중에서 지옥문의 가장 가운데 위치한 조각상은 바로 그 유명한 `생각하는 사람`이다.

 

(좌 :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우 : 로댕의 `입맞춤`)

 

생각하는 사람은 `시인`이라고도 불리는데, 지옥세계를 망연히 관찰하는 듯한 사람의 모습을 취하고 있다. 고문을 당하고 있는 육체와 달리 사색하고 있는 자유로운 영혼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모진 시련과 고문을 견뎌내는 단단한 근육의 그의 강한 모습을 드러낸다. 조각상과 눈을 맞추면 그의 거대함에 압도당하는 느낌마저 든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단독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작품들은 사실 `지옥문`이라는 커다란 작품의 일부분이다. `지옥문`은 상징적인 작품으로 `단테의 신곡`이라는 원작을 바탕으로 창조해낸 작품이다. 고딕 미술의 견고함을 느낄 수 있으며 르네상스 시대의 인간적인 느낌을 담아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스토리와 함께 하면 작품을 보는 재미가 생긴다. 스토리 텔링의 위력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마냥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지던 조각 작품들이 내가 아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면, 훨씬 편하고 친근하게 느껴질 것이다.

 

또한 이번 전시회는 한번도 파리 로댕미술관을 떠나 해외반출이 되지 않았던 작품들이 특별히 공수되어 전시되었다. `신의 손`이나 `생각하는 사람`은 이번 서울 전시를 위해 최초로 해외반출이 이루어졌다. 사진으로만 봤던 작품들을 실제로 보면 그 작품들이 뿜어내는 거대하고 웅장한 느낌을 받는다. 또한 로댕이 직접 그렸던 40여점의 크로키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종이를 보지 않고 빠른 시간내에 그려낸 로댕의 크로키는, 순간적인 포착과 놀라운 감각이 느껴진다.

 

이번 전시회는 현대의 미켈란젤로, 조각의 거장, 천재 조각가, 신의 손을 지닌 인간 등 수많은 표현으로 찬사를 받았던 로댕의 작품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이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4월 30일부터 8월 22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관련기사보기

 

쉽게 보는 로댕의 역사*


해당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로 영현대 저작권이 있습니다.
                                            해당 콘텐츠의 상업적 이용을 금지하며, 비영리 이용을 위해 퍼가실 경우 내용변경과 원저작자인 영현대 워터마크 표시 삭제는 금하고 있습니다.

SNS 로그인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할 계정을 선택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