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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함으로 남은 그곳, 폴란드 크라코프

작성일201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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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몇 년 전 스웨덴에서 사귄 참 다정했던 친구를 만나러 폴란드 크라코프로 떠났다. 다른 유럽 도시들에 비해 아직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크게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수도 바르샤바에 이어 폴란드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대학도시 그리고 유럽 내에서 손꼽히는 관광도시인 크라코프. 그곳에서 보낸 나흘간의 기억을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세련되진 않지만 따뜻한 사람들

 

크라코프에 도착해 받은 첫 느낌은 세련됨은 없다는 것이었다. 건물과 트램, 버스는 많이 낡아 있었다. 필자가 살고 있는 북유럽의 스웨덴과 동유럽 폴란드의 소득 수준을 도시의 모습에서 극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스웨덴에서의 그것과는 다른 활기가 크라코프에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참 따뜻했다. 크라코프 시내에 도착하자마자 탄 트램에서 표 스탬핑(승차 후 바로 스탬핑을 하지 않으면 벌금을 물게 될 수 있으니 주의)에 문제가 생겼다. 주변의 승객들은 곧장 통하지 않는 폴란드어로 말을 건네며 낯선 여행자를 도와주었다. 길을 물어보면 사람들은 언제나 친절히 알려주고 때로는 목적지까지 함께 가주었다. 한번은 트램에서 운전사에게 표를 사지 못해 곤란해하고 있자 옆에 있던 중년의 신사가 여분의 표를 내게 건네기도 했다. 소련 해제 후 개방된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동양인에 대한 호기심 어린 눈길들이 많이 느껴졌지만 낯선 도시에서 느끼는 사람들의 따뜻함은 여행자인 내게 큰 안정감을 주었다.

 

거스름돈은 노!

 

크라코프에서 신기했던 건 거스름돈은 노! 라는 것이다. 앞서 트램에서 표를 사지 못했던 이유는 돈을 표 값과 딱 떨어지게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떤 트램에는 자동 판매기가 없어 표를 운전사에게 직접 사야 하는데 이때 정확한 금액을 내지 않으면 운전사는 표 판매를 거부한다. 따라서 당황하지 않기 위해 미리 정류장 근처의 가게에서 표를 사고 승차하는 게 좋다. 크라코프 Balice 공항에서 기차로 17분이면 시내로 이동이 가능한데 공항의 표 자동 판매기에도 거스름돈이 나오지 않으므로 주의한다. 다행히 검표원에게 직접 표(10즈워티) 구입이 가능하다.   

 

 

신호 무시하는 차들

 

폴란드에서 횡단보도를 건널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아무리 파란 불이라도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차들이 있다는 것이다. 신호등이 없는 건널목에서 달리는 차가 멈춰 서주길 기대하고 계속 기다리고 있다가는 오래도록 그 자리에 서있어야 하는 수가 있다. 차들이 멈춰주기 않기 때문에 적당한 때를 봐서 건너야 한다.

 

교황의 나라, 수도자들의 도시

 

국민의 대다수가 가톨릭 신자인 폴란드인들의 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대한 존경심과 사랑은 매우 큰 것 같았다. 도시 곳곳에 요한 바오로 2세의 동상이나 사진이 담긴 포스터가 있었다.  또 크라코프에서는 거리에서 사제와 수도자들을 굉장히 자주 볼 수 있는데 이곳에 사제를 양성하는 대학이 있고 교회와 수도원이 많기 때문이라 한다.

 

마리아 성당 탑 위에 오르기

 

중앙역에서부터 걸어서 시내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 볼 수 있다. 도시를 적으로부터 보호하던 성벽의 초입을 지나면 아름다운 플로리안스카(Florianska) 길이 펼쳐진다. 이 길과 함께 카노니츠차(Kanonicza) 길도 걸어보길 추천한다. 플로리안스카 길을 지나면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중앙 광장(Rynek Głowny)이 나온다. 넓은 광장은 관광객들과 현지인들이 뒤섞여 활기찬 분위기이다. 5즈워티를 내면 광장에 있는 마리아 성당(Bazylika Mariacka) 탑에 올라갈 수 있는데 크라코프에 오면 꼭 해보아야 할 것으로 이것을 꼽고 싶다. 높은 성당의 꼭대기 위에서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크라코프의 전경은 매우 아름답고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유대인 구역 카지미에즈

 

교회와 수도원이 많은 이곳 크라코프에 아이러니하게도 폴란드에서 가장 유대인이 밀집된 지역이었다는 카지미에즈(Kazimierz) 구역이 있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기도 한 이곳에는7개의 유대 사원이 있고 2차 세계 대전 중 희생된 유대인을 기리는 기념비가 있다. 크라코프에 오면 이곳에도 와 보길 추천한다. (중앙역에서 10번 트램을 타고 Stradom에서 하차. 중앙역에서 걸어서 시내를 거쳐 내려와 이동도 가능. 20분 정도 소요)

 

그밖에 유명한 관광지로 기념품을 살 수 있는 중앙 광장의 직물 회관, 한 가난한 청년이 용을 물리쳐 공주와 재산을 얻었다는 전설이 있는 바벨성과 코페르니쿠스가 공부했던 야기엘론스키 대학등이 있고, 크라코프에서 버스로 비엘리치카 소금 광산과 아우슈비츠에 갈 수도 있다.  이들 주요 관광지에 대한 정보는 영현대 6기 최혜정 기자의 기사(2010-10-23)를 참조하길 바란다. 

 

폴란드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들

 

현지 가정에서 머물며 먹은 음식은 건강식이었지만 폴란드 전통음식은 현지인도 말하길 굉장히 기름진 편이고 한국인인 내 입맛에 그리 맞는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현지 음식 체험이니 폴란드에서 맛본 먹거리 몇 개를 소개해 본다. 이곳의 음식 1인분의 양은 많다는 걸 기억하고 있으면 좋겠다.

 

1.     Obwarzanek(오브바자넥): 길에서 파는 것을 많이 볼 수 있고 현지인들도 많이 사 먹는다. 베이글과 비슷한 맛으로 담백.

2.     Zapiekanka(자피에칸카) : 다양한 토핑을 올린 따끈한 빵. 매우 커 둘이서 나눠 먹어도 좋을 크기. 카지미에즈의 Nowy 광장에서 파는 것이 토핑을 다양화해 다른 곳의 것보다 특별하다고 한다.

3.     Surowka(수로브스카) : 절인 샐러드로 달다.

4.     Pierogi(피에로기): 폴란드 식 만두로 속은 고기, 치즈와 감자, 과일이 들어간 것으로 다양하다. 기름지지는 않지만 먹고 나면 느끼한 감이 있다.

5.     Bigos(비고스): 진한 소스에 고기, 소시지, 양배추가 들어있다. 감자나 밥과 곁들여 먹는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편.

6.     Zurek(주렉):  감자, 소시지, 베이컨, 삶은 계란이 들어가는 스프. 감자조림과 비슷한 맛. 기름져 먹고 나면 배부르다.

7.     Pierniki(피에르니키): 토룬에서 유래된 시나몬 쿠키. 촉촉한 질감은 아니지만 적당히 달고 맛있다.

8.     Kompot(콤포트): 과일음료. 인위적인 단맛보다 과일 맛이 더 난다.

 

내게 따뜻함으로 남을 크라코프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사실 크라코프에 도착해 큰 감흥이 느껴지지 않아 실망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을 보내면 보낼수록 따뜻한 사람들과 서울에서 느낄 수 있는 활기가 있는 이곳이 좋아졌다. 낯선 여행자인 내게 친절을 베풀어준 사람들과 이틀을 함께 지냈을 뿐인데 그새 정이 들어 헤어지기 아쉽다며, 내가 보고 싶을 거라며 작별의 인사로 날 꼭 안아주던 친구의 가족들. 내 기억 속 폴란드 크라코프는 따뜻함으로 남게 될 것 같다. 혹시 동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폴란드 크라코프에도 들러 여러분만의 아름다운 기억을 남겨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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