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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이용하는 헌책방 실전백서!

작성일2011.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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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귀찮아서, 깨끗한 책이 보기 좋아서, 아예 책이란 것과는 담을 쌓고 살아서... 어느 이유에서건 헌책방을 멀리한 이들이여. 이제 이 모든 고민들은 그저 고민에 불과했다는 사실에 감사하라. 자기만의 색깔로 '그런 책은 안받아요' 하며 도도함까지 갖춘 별별 헌책방이 많다는 사실을 여기서 깨닫게 될테니까. 게다가 기자가 필요했던 책을 직접 구입

한 과정도 엿볼 수 있으니 기사를 위한 기사가 아닌 지금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생활 정보 기사 되시겠다. 이젠 쌈짓돈만 있으면 당신도 책부자가 될 수 있다!

 

 

 

 

헌 책 삽니다

 

기자는 정말 이하의 책들이 필요했다. 그리고 이하의 책들은 헌책방에서 사야 제값을 발휘하는() 책들이다.

 


 

 

 

 

 

 

삐까뻔쩍- 헌책 맞아

 

 

광화문 근처의 대형 서점들을 들를 때마다 항상 하는 생각이 있었다. '헌책방도 이렇게 깔끔하고 찾기 쉬우면 장사 참 잘 될텐데-' 나만의 창업 아이템이라며 꼭꼭 숨겨두었었는데 이미 누군가 해놨더랬다. 바로 종각 역 근처의 '알라딘 중고서점.'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듯 알라딘 인터넷 서점이 모태다. 이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일반 서점 못지않은 책의 구비력과 분위기로 입소문이 났다. 이 곳이라면 따끈따끈한 신간의 파워포인트 책을 구할 수 있을거야!

 

 

 

 

직접 찾아간 알라딘 중고서점은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입구에서부터 독특한 인물 프린트들이 눈을 사로 잡는다. 가격대별로 책에 컬러스티커를 붙여놓아 일일이 주인아주머니께 물어봐야하는 수고는 덜었다. 서점 곳곳에 놓여있는 검색을 위한 컴퓨터들은 또 어떻고! 그야말로 헌책방의 혁명이라 불릴만 하다. 게다가 이곳은 DVD, 음악CD까지 취급하고 있어 싼 값에 소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파워포인트 책 찾는 건 고사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책구경에 바빴다. 꼭 읽고 싶었던 책이 있어 집어드니 종이 끝이 닳아있다. 이 책의 주인도 몇번이고 다시 읽었겠지- 그런 생각을 하니 오히려 꼬질꼬질한 게 맘에 들었다. DVD코너에 가서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영화들을 발견했다. 영화의 역사에 대해 공부할 때 봤던 흑백영화들도 있었다. 이런 DVD를 소장했던 사람은 누굴까. 무척이나 영화를 사랑했던 사람이었을 것 같다. 이렇게 이 책을 거쳐간 사람들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게 헌책방의 첫번째 묘미가 아닐까 싶다. 혼자 이런저런 상상에 빠지면서 깔끔하지만 헌책방의 느낌은 잃지않은 이곳이 무척이나 맘에 든다고 생각했다.

 

 

드디어 컴퓨터로 검색하여 파워포인트 책 발견! 가장 신간인 2007년도 버전에 기본개념과 실무개념이 합쳐진 그야말로 나를 위한 책이다. 가격을 보니 10000원! 음... 비싼 걸까 싼걸까. 역시나 컴퓨터를 통해 검색해보니 정가는 21000원이란다! 게다가 전주인이 친절하게도 원본 CD까지 달아놓아 거의 새것이나 다름없는 책! 난 주저없이 이 책을 구매하기에 이르렀다.

 

 

 

 

 


세상 어디에도 없어

 

 

정말 재밌게도 외국어 책은 외대 앞에 가장 많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다. 더 재밌게도 그 생각은 딱 맞았다. 외대 앞 헌책방들은 '외국어 책'을 가장 많이 구비해놓고 있다. 무작정 외대 앞으로 간 기자. 또래들의 생각이 가장 정확할 것 같아 외대정문앞에서 아무 학생이나 붙잡고 묻는다. "여기, 외국어 교재 싸게 파는데가 어디에요"

 

 

 

이미 날이 어둑어둑해져 도착한 신고서점. 착한 외대학생의 말로는 "외국어 교재는 물론 가장 많은 책이 있다"는 서점이다. 안에서 새어나온 불빛이 거리까지 환하게 비추는 위풍당당한 모습. 헌책방이라고는 믿기 힘들정도의 엄청난 규모다. 안으로 들어가니 구석구석 미로찾기처럼 책들이 즐비해있다. 심지어 위험해보이는 계단 위로 2층에까지 책이 있는 듯했다. 역시나 헌책방에 오면 그전의 목적은 잃어버린채 이리저리 표류하기 바쁘다.

 

 

 

난 먼지가 뽀얗게 앉은 책들을 집어들며 탄식하기에 바빴다.  '세상에-' 나조차도 잊고 있었던 동화책전집이 한쪽 벽에 누워있다. 내 기억 저편에서 추억하나를 꺼내오는 듯한 기분이 든다. 어느 벽에는 옛날 외국어 책들이 쌓여있다. 이런 책을 누가 살까 싶다만은 이런 게 헌책방의 두번째 묘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젠 세상 어딜가도 팔지 않는 책들이 자신의 생명을 야금야금 이어가며 누워있는 곳. 그 곳이 바로 헌책방이다.

 

 

 

표류는 그만하고 목적을 달성하자. 토익 리스닝 책을 사기 위해 구석으로 들어가니 외대앞 서점답게 상당히 많은 책이 즐비했다. 그러나 앞서 알라딘서점과는 달리 상태가 천차만별. 또한 개정이 되지 않은 옛날 영어책도 있었다. 난 최신이면서도 리스닝하기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책을 찾았다. 가격은 6000원!!! 실제 가격이 18000원인 것에 비해 1/3의 가격이다. 신이나서 리딩까지 구입할 기세였다. 리딩은 책의 분량때문인지 1000원 더 비쌌다. 자자- 헌책방에서도 지름신이 등장하면 아니되니까, 난 리스닝 책만 구입하겠다.
 

 

 

 

 

 

 "학생, 피자는 공짜야!"

 

 

자꾸만 펴보게 되는 그런 책이 있다. 그리고 자꾸만 펴보게 되는 만화책도 있다. 꼴에 만화는 좋아해서 만화방을 자주 드나들었던 소녀였지만 직접 돈을 주고 사서 본 적은 없다. 엄마께 혼날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소장가치가 있는 만화책은 꼭 사보리라 다짐했는데 이제서야 그 소박한 꿈을 이루게 됐다. 내 꿈을 이루게 해준 곳- '좋은 책 많은 데' 헌책방이다.

 

 

 

 

상봉역에서 얼마 떨어져있지 않은 곳에 보물섬이 있다. 지하로 들어가는 계단은 보물섬으로 들어가는 바닷길- 중고만화책이 20만권에 달하는 그야말로 노다지인 헌책방이 바로 '좋은 책 많은 데'다. 저녁에 찾은 책방에는 주인 아주머니, 아저씨께서 피자로 저녁을 때우고 계셨다. 식사 시간을 방해한 것 같은 기분에 책 속으로 숨어들어가려해도 사방이 만화책이라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학생, 괜찮으니까 피자 같이 먹어." 기자는 엉겁결에 주인 내외 분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게 됐다.

 

 


 

얘기를 들을 수록 이 곳은 엄청난 곳이었다. 올드보이의 촬영 조감독이 제작에 앞서 '올드보이' 만화책을 찾으러 이곳에 왔다갔고 식객의 매니아들이 허영만의 초기 작품을 보기 위해 이 책방에 온단다. 그야말로 만화책들의 박물관인셈. 없는 만화책이 없다. 헌책방 운영에만 20년을 하신 아주머니는 만화책 이름만 대도 척척 내용을 알려주신다. "아, 그건 남매끼리 사랑하는 얘기야." 기자가 오늘 산 만화책에 대한 아주머니의 해설이시다. 책만 취급하는 게 아니라 책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게 느껴졌다. 만화책 전문가가 다 되신 아주머니의 해설을 듣는 것이 쏠쏠한 재미인 이곳은 헌책방. 주인을 닮은 책들이 주인의 안목으로 다시 탄생되는 것. 그것이 헌책방의 세번째 묘미다.

 

 

 

원래 사려고 했던 만화책이 없어 '에덴의 꽃'이라는 10권 완결의 만화책으로 골랐다. 친구가 강력 추천해서 고르게 된 순정만화. 집에가서 읽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두근거린다. "한권에 700원이야~" 가격도 착한데 상태가 정말 좋았다. 이건 정말 대여금액 수준이었다. 얼떨결에 저녁까지 얻어먹은 기자는 거듭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책방을 빠져나왔다. 주인 아저씨, 아주머니를 생각하면서, 파는 책들만큼이나 만화같은 분들이라고 생각했다. 새파랗게 젊은 기자와 스스럼없이 요즘 세상 얘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만화 같은 분들이라고 생각했다.  

 

 

 

 

 


에누리의 결론

 

 


 

세 군데의 헌책방 투어가 남긴 것은 몇 천원 더 깎아 만든 여윳돈, 그 이상이었다. 분명 우리가 갖고 있던 헌책방에 대한 그간의 편견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거'였고 이번 투어가 그걸 무참히 깨주었다. 헌책방은 주인을 닮아 각자의 색을 입고, 앞서 말했듯이 '아무 책'이나 취급하지 않으며, 손님마저 가려 받는다. 또한 우리는 그 곳에서 오래된 추억을 사고 끝이 닳은 책을 덮으면서 집에 두고온 자식같은 책들을 떠올린다. 주인아저씨의 전문가 뺨치는 지식이 곳곳에 묻어있는 헌책방부터 세상엔 없는 걸 팔기 시작하는 헌책방까지. 그리고 우리는 자신들의 책을 짊어지고 다시 이곳을 찾게될 것이다. 그대 그래도 헌책방을 멀리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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