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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 사람 냄새 있는, 세계 곳곳의 독특한 재래시장

작성일201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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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린 시절 엄마를 따라갔던 시장 구경. 쫄깃한 어묵 꼬치를 손에 들고 시금치며 고등어며 잔뜩 장을 봐서 검은 비닐봉투를 양손 가득 들고 왔던 경험. 불과 10년 전만 해도 우리에게 꽤 익숙한 풍경이자 흔한 경험이었다. 크기를 앞세운 대형마트들이 거대한 아파트 단지 앞에 들어서고 ‘없는 게 없는’ 상품 종류의 다양성과 ‘실내 쇼핑’ 이라는 장점을 내세워 상권을 독점하고 있는 요즘. 어느새 사람 냄새 나던 재래시장은 명절 같은 대목이 아니고선 좀처럼 찾아가기 어려운 곳이 되어 있었다.

 

아날로그적 감성이 흐르는 재래시장.

이곳에 그들만의 독특한 색깔로 지역 주민들의 식탁을 책임지는 식료품 창구로, 관광객들의 흥미로운 볼거리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시장이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대형마트의 아성에 도전하며 그 개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재래시장을 만나보자.

 

 

 

 

 

 

 

스페인 동부의 도시, 바르셀로나.

1년 365일 관광객이 북적이는 람블라스 거리. 행위 예술을 펼치는 아티스트들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구경하며 그 복잡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창고처럼 생긴 삼각형의 거대한 회색 철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보케리아 시장.

바르셀로나 사람들의 식탁에 오르는 모든 식재료의 공급 창구로,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답게 다양한 종류의 해산물과 햇볕이 좋은 스페인에서 생산된 당도 높은 과일들이 주를 이룬다.

 

한국인들이 유럽 여행 중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경고를 가장 자주 듣게 되는 도시 중 하나인 바르셀로나에선 특히 소지품 관리에 신경이 곤두서지만, 이곳에선 깔끔하게 정리 정돈 잘 된 상점과 이국적인 분위기에 압도당해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두리번 거리게 된다.  

 

 

 

 

 

 

특히 과일을 층층이 쌓아올린 디스플레이가 진정 압권인데, 마치 수십년전 돌잔치 사진에서 색동 한복을 입은 아이 앞에 놓여진 과일 상차림처럼 거대한 탑이 쌓여 있다. 중간 쯤에 있는 사과를 하나라도 빼내면 와르르 무너져 내릴 것만 같은 과일 탑은 통로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긴장 시킨다. 한꺼번에 많은 손님이 모여들기도 하고 중간에 팔리는 과일의 수가 엄청난데도 하루 종일 반듯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그저 신기할 따름.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오랜 시간 동안 건조, 숙성 시킨 하몽. (사진 왼쪽)

한입 크기로 자른 메론 위에 하몽 한조각을 올린 핑거 푸드는 스페인 사람들에겐 ‘1등 맥주 안주’로 손 꼽힌다. 하몽은 샌드위치, 샐러드 등의 레시피에도 두루 사용되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식재료로 보케리아 시장 곳곳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각종 해산물들도 깨끗하게 손질이 된 채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오른쪽)

새우, 오징어, 조개 등의 싱싱한 해산물을 잔뜩 올린 빠에야 (샤프란 향신료가 들어간 해산물 밥) 는 어떤 맛일까 상상해 본다.

 

 

저녁 식탁에 올릴 식재료를 장만하기 위해 찾아온 현지 주민과 신기한 과일 탑을 구경하는데 시간가는 줄 모르는 관광객으로 언제나 북새통을 이루는 보케리아 시장. 깔끔하게 정리 정돈이 잘 된 이 시장에서 메론과 하몽을 구입해 스페인식 맥주 안주를 만들어 보는건 어떨까

 

 

 

 

 

 

 

 

동서양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나라 터키.

아시아와 유럽이 만나는 교차로라 불리며 다양한 문화가 살아 있는 이스탄불. 그곳에서 만난 그랜드 바자르에는 이슬람 문화의 섬세한 기술과 다채로운 색감이 돋보이는 공예품이 시장을 화려하게 뒤덮고 있었다. 

 

장식적이면서도 이슬람 특유의 신비로운 매력까지 뽐내고 있는 이스탄불의 그랜드 바자르로 마실을 나가 보자.

 

 

 

 

둥근 돔 형의 통로가 상하좌우로 끝없이 교차되는 거대 규모의 시장. 그랜드 바자르에 들어섰을 때, 처음 머리 속에 떠올랐던 단어는 '형형색색' 이었다. 성인 남자 키의 2배 높이에 달할 정도로 높게 쌓여 올라간 다양한 직물들과 온갖 악세서리를 한꺼번에 모아둔 상점들은 저마다 개성있는 '색감'으로 손님을 유혹했다.

 

'지붕이 있는 시장' 이라는 뜻을 가진 그랜드 바자르. 이곳은 1461년에 세워졌는데, 처음에는 조그만 시장이었지만 지금은 5000여 개의 가게가 몰려 있다. 매일 25만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방문한다니 그 규모와 인기에 실로 입이 떡 벌어질만 하다.

 

 

 

 

 

이슬람 여인들이 얼굴이나 몸을 덮는데 쓰는 직물들. 지역이나 종교적 성향, 계층이나 연령, 취미 등에 따라 이슬람 여성들이 입는 복식의 형태나 색깔은 다양하다. 유럽의 문화와 공존하며 이슬람권 중에서도 비교적 개방된 문화가 주를 이루는 이스탄불에선 머리에만 히잡을 두르고 얼굴은 드러낸 여인들이 많이 보였다.

 

화려한 무늬가 들어간 히잡을 쓴 여인이 형형색색의 도기 위에 먹음직 스러운 음식을 담아내는 모습. 여행 중에 보는 단편적인 풍경으로 그들의 삶을 모두 들여다 볼 순 없지만 그랜드 바자르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공예품을 보며 그들의 일상 속 모습을 상상해 본다.

 

 

 

 

 

 

 

시장 한켠에 마련된 작은 카페에선 달콤한 애플티나 원두 가루까지 함께 섞어 만든 진한 터키쉬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즐거운 시장구경을 마친 후 화려한 카페트가 깔린 테이블에 앉아 차 한잔을 즐기고 있노라면 "내가 정말 이스탄불에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랜드 바자르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선물용으로 가장 많이 구입하는 것 중 하나인 애플티. 터키 전역을 여행하며 어떤 메뉴를 주문하던 이 달콤한 애플티를 함께 권하는 식당에 익숙해진 사람이라면 그랜드 바자르에선 한국으로 가져갈 선물용 패키지를 찾게 된다.

 

 

이슬람 문화가 만든 화려한 무늬의 섬유, 도자 공예를 박물관이 아닌 시장에서 만나는 독특한 경험- 이스탄불에선 이 진귀한 경험이 실제가 된다.

 

 

 

 

 

 

 

 

앞서 만난 보케리아 시장과 그랜드 바자르는 현지인과 관광객들 모두 사로잡기 위해 조금 더 갖추고 꾸민 흔적이 보이는 시장이라면 마지막으로 소개할 이 시장은 그야말로 우리가 '재래시장'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때 상상이 되는 서민적이고 꾸밈없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시장이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집성촌에서 만난 작은 재래시장.

현지 사람들의 식탁 위엔 어떤 음식이 올라가는지를 가장 솔직하게 보여주던 아디스아바바의 시장으로 호기심 가득한 여행을 시작해 보자.

 

 

 

 

 

차들이 뿌연 매연을 뿜으며 지나가는 도로의 양쪽 길가.

한 자리에 앉아 이방인인 기자를 신기하게 쳐다보던 사람들.

 

좌우로 난 좁은 골목에는 크고 작은 집들이 촌락을 이루고 있었고, 대문이 하나씩 열릴 때 마다 한 무리의 아이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면 꺌꺌 거리는 웃음소리에 온 마을이 들썩였다.

 

 

 

 

 

큰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는 재스쳐를 취하자, 수줍게 웃으며 손사레를 치던 감자 가게 아주머니. 오늘 하루 장사가 잘 되지 않은 모양인지 근심 가득한 표정을 하고 있던 열무 가게 아주머니. 새끼줄을 얼기설기 꼬아 만든 우리 안에 올망졸망 모여 있는 귀한 식재료, 닭. 

 

감자, 양파, 양배추, 토마토, 피망, 배추 등의 야채가 주를 이루고 많은 가게 들 중 양고기를 파는 정육점이 딱 한군데에 있었다. 보여지는 모습이 다를 뿐 우리가 시장에서 만나는 식료품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그들의 시장.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는 상투적인 문장이 떠오르는 순간 - 아디스아바바의 시장에는 서민들의 정겨운 웃음과,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삶의 애환과 감출수 없는 솔직한 일상이 있었다.

 

 

 

 

 

"훠리~ 훠리~" 하는 소리를 내며 본인 몸 보다 더 큰 양떼들을 몰고 가는 어린 목동. 커피 콩을 파는 엄마에게 딱 달라 붙어 떨어질 줄을 모르는 아이. 에티오피아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정겨운 풍경들로 시장 곳곳엔 훈훈한 온기가 가득했다.

 

 

 

 

 

 

지구촌 곳곳에서 만나본 다양한 재래시장들.

아찔한 과일 탑이 만드는 이색 풍경을 만나러, 이슬람 문화가 낳은 형형색색의 공예품을 구경하러, 정겨운 사람 냄새가 진동을 하는 추억을 찾으러-  작은 장바구니를 들고 재래시장으로 마실을 나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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