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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광석과 대학생들이 전통시장을 살리다_대구방천소셜마켓

작성일2012.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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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서른 즈음에’라는 명곡을 남기고 서른셋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가수 김광석.

그의 노래를 들을 때면 ‘도대체 무슨 일을 겪었기에 목소리에서 이런 슬픔이 묻어날까’라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었는데 그의 노래뿐만 아니라 그의 일생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도록 해주는 장소가 있어서 가보았다. 바로 대구광역시 중구에 위치한 방천시장.

 

 대형 상점과 백화점의 등장으로 설 자리를 잃은 수많은 전통시장 중 한 곳으로 현재 이 시장의 절반정도는 비어 있고 시장을 지키는 상인들의 수도 눈에 띄게 적다. 그나마 ‘김광석 길’이 입소문을 타면서 관광객들이 시장을 찾을 뿐, 실제 장을 보기 위해 시장을 방문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데 이랬던 시장에 예술가와 대학생이 젊은 기운을 불어넣었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방천시장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입구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의 벽화들

 

 

2010, 문전성시 사업으로 방천시장에서 작품 활동 중인 17명의 작가들이 김광석을 주제로 한 벽화를 그렸고 그 해 겨울, 방천시장에는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이 생겼다.   

 일반 전통시장보다 상권이 많이 죽어있는 방천시장이었기 때문에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또한 크게 이슈화 되지 못하다가 최근 블로거들에 의해 이곳이 대구에 가면 방문해 볼 곳으로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은 규모가 크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거리엔 다양한 테마와 스토리를 가진 벽화를 보는 재미뿐만 아니라 거리에 김광석의 노래가 잔잔히 울려 퍼져 길을 걷는 동안은 1990년대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에 있는 김광석의 모습들

 

 

 노래로는 많이 접했지만 실제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그의 일생을 짧게 소개한다.

 김광석. 그는 1964년 대구에서 3 2녀 중 막내로 태어났고 초등학교 입학 전 서울로 이사를 가게 되어 학창시절을 보내게 된다. 그는 중학교 시절 선배들로부터 악기를 다루고 악보를 보는 법을 처음 배웠다. 대학 입학 후에는 연합 동아리에 가입해 소극장에서 공연을 해왔고 1984년에는 ‘노래를 찾는 사람들’ 1집을 내어 본격적인 가수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음악을 사랑하며 평범하게 살아가던 그의 인생에 시련이 닥치게 된다. 군 생활 중 큰형이 사망한 것. 그의 노래에 왠지 모를 우울함이 느껴졌던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군 제대 후 1987년에 학창시절 친구들과 함께 동물원을 결성해 활동하다 1989 10월 솔로로 데뷔하여 첫 음반을 내게 된다.

 이후 1991년에 2, 1992년에 3, 1994년에 마지막 정규 음반인 4집을 발표하였다. 1995 8월에는 1000회 공연의 기록을 세웠다. 생전 그의 무대를 영상으로 보게 되었는데 크지 않은 공연장, 관객들과 최대한 가까이서 나지막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음 해인 1996년에 고인이 되어버린 그. 그가 떠난지 올해로 16년이 지났지만 그가 남긴 주옥같은 음반들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있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에 푹 빠져 그와 그의 노래를 추억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거리에 대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물건을 올리며 소셜마켓을 시작 하기 위한 준비를 했다. 전통시장과 대학생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까 지금부터 소개한다.

 

 

▲방천소셜마켓 포스터/홍보물(출처-방천소셜마켓 공식블로그)

 

 

 방천시장은 대구광역시 중구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구광역시가 후원하는 문전성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최근까지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상인, 예술가 상인, 주민이 활성화 시키는 시장, 주민이 후원자가 되는 시장, 재래시장의 전통성을 살린 새로운 문화예술시장을 목표로 전통시장의 새로운 변화를 제시했는데 그 결과 대구 출신 가수 김광석을 주제로 한 거리가 만들어졌고 예술가들의 공방이 시장 내에 생겼다.

 

▲문전성시의 일환으로 예술적 감각이 잘 드러난 방천시장의 모습

 

 

 그러나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을 제외한 다른 이벤트나 행사를 찾아 볼 수 없어 시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수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에 대학생들은 시장에 생기를 더하며 시장방문객과 관광객의 갈급함을 채울 수 있는 마켓을 기획하게 되었다.

 

 

▲방천소셜마켓

 

 

▲방천소셜마켓 상인들의 모습

 

 

 대구는 수도권 다음으로 가장 많은 예술 전공자를 배출하고 있으며 문화예술중심도시, 공연문화중심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대구의 문화기획은 주류(Major)문화가 중심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디(Indie) 문화에 관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없고, 젊은 작가, 예술가들이 설 공간 또한 마땅치 않았다. 

 이에 죽어가는 방천시장(전통시장)의 활성화와 문화예술인들을 비롯한 일반상인들의 자유로운 시장네트워크를 구축과 방천시장만의 독특한 축제문화를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2011 9월에 ‘토요방천컬쳐마켓’ 프로젝트가 시행되었다. 이는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이라는 장소적 특수성에 방천시장 상인과 문화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낸 시장의 부흥과 문화 활성화의 장으로 약 3개월간 진행되었다.

 그리고 그 후 약 1년 만에 방천소셜마켓이 열리며 죽어있던 문전성시 프로젝트에 불을 지폈다.

 

 

▲저녁이 되어서도 식지 않은 방천소셜마켓 모습

 

 취재 당일이 방천소셜마켓 프로젝트의 마지막 날이었는데 거리에 많은 상인들이 나와 마지막을 함께 해주었고 생각보다 많은 방문객들이 이곳을 찾았다. 상인들은 팔찌와 같은 수공예품뿐만 아니라 직접 리폼한 옷, 가방을 판매하고 즉석에서 캐리커쳐를 그려주기도 했다. 이곳에서 파는 대부분의 물건 가격은 5000원 대로 일반 매장보다 저렴했는데 수익금의 일부는 좋은 일에 사용한다고 했다.

 

 대부분의 상인들은 자신이 대학에서 전공하는 분야의 물건들을 판매했는데 대학생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완성도 있는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이들을 이곳으로 모이게 하고 뜻 깊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이 프로젝트의 주최자는 어떤 생각으로 방천소셜마켓을 시작하게 되었을까 프로젝트 마지막 날이어서 더욱 열심이었던 그를 만나 방천소셜마켓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에게 방천소셜마켓을 진행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처음엔 이러한 마켓을 열어야겠다고 생각한건 아니었어요. 다큐멘터리 작업을 위해 방천시장 내에 작업실을 얻게 됐는데 당시 문전성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토요반짝시장이 열렸었죠. 보통 전통시장에선 볼 수 없는 형태여서 흥미로웠는데 방천시장이 프로젝트 이후 지원이 끊기면서 이러한 시장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저희가 직접 테마를 가지고 마켓을 열어야겠다고 생각했죠.”라며 특히 이번 방천소셜마켓은 사회환원과 재능기부에 중점을 두었다고 했다. 주로 예술을 전공하는 상인들이 많이 등록을 하는데 미술에 소질이 있는 사람은 캐리커쳐를 그리고 의상 제작에 소질이 있는 사람은 자신이 리폼한 옷과 가방을 파는 등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발휘해 좋은 일에 기부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를 비롯해 방천소셜마켓을 진행하는 스태프들이 이 마켓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요즘 대학생들은 학점 관리와 스펙 쌓기에도 시간이 빠듯한데 말이다. 이에 그는 "즐거움을 얻는거죠. 가장 중요한건 우리가 이 프로젝트를 해나가는 것이 즐겁다는 거에요. 사실 공식적인 후원을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운영하는데 있어 개인적으로 지게 되는 금전적인 부담도 있지만 마켓이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면 우리가 추구하는 순수한 인디문화를 실현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소셜마켓을 통해 우리들의 즐거움을 충족시킨다는 것도 좋은데 이로 인해 시장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져서 뿌듯해요."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방천시장 내에는 작년에 보지 못했던 식당들이 많이 생겼고 기존의 식당에서도 많은 사람들 볼 수 있었다.

 

▲방천소셜마켓과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로 살아난 방천시장의 식당과 점포

 

 방천소셜마켓을 둘러보면서 정말 그들이 이 프로젝트에 열정과 애정을 갖고 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가을 즈음에도 이러한 마켓이 열린다고 하는데 단발성이지만 꾸준히 이어져서 전통시장이 젊은 사람들의 창의적인 생각으로 되살아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으면 좋겠다. 더불어 대구의 명물시장으로 자리잡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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